[전자책] 시모어 번스타인의 말 : 피아니스트의 아흔 해 인생 인터뷰 - 피아니스트의 아흔 해 인생 인터뷰 ㅣ 마음산책의 '말' 시리즈
시모어 번스타인.앤드루 하비 지음, 장호연 옮김 / 마음산책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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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7년 4월에 태어난 미국인 피아니스트 시모어(세이모어) 번스타인은 현재 생존 중으로서 2027년이면 백살, 만수무강하시길 바란다. 인터뷰어 앤드루 하비의 적극적인 개입-목소리가 장점이자 단점인데, 이 때문에 이 책이 좋기도 싫기도 하여 뒤죽박죽 양가감정이 생긴다. 두 사람은 진정한 자기 자신이 되기 위해 각자 겪고 분투한 경험과 체험을 주거니받거니 털어놓으며 생각과 의견을 교환한다. 하비는 신비주의와 영성이 주된 관심사인 영국인 작가.


번스타인이 만난 인연들 특히 선생님들과 멘토들을 평하고 논하는 솔직한 말하기가 흥미롭고 유익하다. 나아가 그는 아버지가 폭행과 추행을 했다는 사실을 털어놓는다. 어쩌면 이 부분이 이 책의 스포일러 아닐까. (스포일러포함옵션을 제공하지 않는 도서라서 스포일러 처리를 할 수 없다.) 번스타인은 러시아 유대인 이민자 집안 출신으로 아버지는 생존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고물상이었다.

 

번스타인은 부당하게 대하거나 상처를 입히는 사람들을 멀리하고 - 쉽게 이루어진 과정은 물론 아니다 - 재능을 찾아 소명을 발견하는 방식으로 자신을 보호하며 결국 풍요로운 삶을 살았다. 그의 고향이자 구원자, 피난처는 음악-예술이다. 모든 사람들이 이런 기회를 누릴 수는 없지만 그의 경우 가능했고 평생을 바쳐 성취했다. 그 결과, 번스타인은 자신의 삶을 이야기함으로써 타인에게 선물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많은 아버지들이 그렇듯이 그도 아들이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고정된 틀을 갖고 있었어요. 문제는 내가 이것과 완전히 상반되는 성향이었다는 점입니다. 이것이 내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불을 보듯 뻔했습니다. 내게 아버지는 늘 시무룩하고 엄격하고 화를 내는 사람이었습니다. 일례로 그는 저녁 식사 때 내가 여자 형제들과 쾌활하게 떠드는 것을 참지 못했습니다. "그만 떠들고 밥이나 먹어!" 혹은 "남자답게 굴어!" 같은 엄한 질책을 하곤 했죠. 이게 통하지 않으면 손을 들어 후려쳐서 나의 활발한 기세를 꺾고 복통을 일으켰습니다.

세 살인가 네 살 때였는데 뉴어크 페인가街의 아파트 욕실에 아버지와 같이 있었어요. 그가 용변 가리는 법을 내게 가르쳐준다면서 옷을 다 벗었습니다. 여섯 살 때는 키어가街의 거실에 우리 둘만 있었는데, 그가 소파에서 나를 무릎에 앉히고는 몸을 여기저기 쓰다듬었습니다. 이런 일이 2년 넘게 계속되었습니다. 당혹스럽고 혐오스러웠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나 당시에는 아버지들이 원래 아들에게 이렇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 용서하거나 용서하지 않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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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1월6일이 주현절(공현절)이라는데 '지극히 사적인 프랑스'(오헬리엉 루베르·윤여진)로부터 풍습을 찾아본다.

galette des rois or King cake By Roozitaa


https://youtu.be/4ZY2HPxSbPk J.S. Bach: Christmas Oratorio, BWV 248 / Part Six - For The Feast Of Epiphany - No. 64 Choral: "Nun seid ihr wohl gerochen" 바흐의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는 주현절에 초연되었다고 하며 구성 상 마지막 6부가 주현절을 축하하기 위함이다. [교회음악 이야기: 바흐의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 https://pds.catholic.or.kr/pdsm/bbs_view.asp?menu=4807&id=185558 참고.


By Steph Gray le 15 janvier 2011








1월 6일은 주현절l’Epiphanie이라고 해서 세 명의 동방 박사가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베들레헴까지 찾아온 걸 기념하는 날이다. 주현절은 공휴일은 아니지만, 이날 가족과 함께 모여 갈레트 데 루아Galette des rois, 왕의 파이라는 뜻의 둥근 파이를 나누어 먹는다. 갈레트 데 루아는 사과 혹은 프랑지판frangipane, 설탕, 아몬드, 크림이 들어간 반죽 과자, 두 가지가 있다.

단순히 맛있는 파이를 나누어 먹는 게 전부가 아니다. 파이 안에는 페브Fève라고 부르는 작은 도자기 인형을 몰래 넣는다. 그리고 그 자리의 막내인 어린아이에게 테이블 밑에 들어가라고 해서 그 아이가 각각의 파이 조각을 누구에게 줄지를 정한다. 아이에게 "이 조각은 누구에게 줄까?"라고 물으면, 아이는 파이를 전혀 보지 못하는 상태에서 "음……, 큰이모 줘" 하는 식으로 무작위로 파이를 나눠 준다.

자기 몫의 파이에서 페브가 나오면 그날의 왕이 되고, 금빛 종이로 만든 왕관을 쓴다. 왕이 된다고 해서 별다른 특혜가 있는 건 아니다. 그냥 그날 하루 기분이 좋을 뿐이랄까? 그런데도 우리 아버지는 모두가 페브를 얻을 수 있게 애초에 여러 개를 넣으셨다. 우리는 무슨 대단한 게임을 하는 것도 아닌데 져도 상관없지 않느냐고 말했지만 소용없었다. 아버지는 모두가, 특히 함께 참가한 내 여자 친구가 꼭 페브가 들어간 파이를 받고 즐거운 추억이 되도록 하셨다. 마치 모두가 하나씩 상을 타는 게임처럼 말이다. 페브는 가게에서 쉽게 살 수 있고, 여러 종류의 페브를 수집하는 사람도 있다. - 68혁명이 바꾼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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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24-01-07 0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 에피파니가 저런 뜻이었군요. 갈레뜨, 과자 같은 둥근 파이의 유래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어요.

서곡 2024-01-07 11:52   좋아요 0 | URL
네 그렇더라고요 ㅎ 그리고 갈레트 왕 놀이는 신분제가 엄격했던 과거에는 급진적인 의미가 있었다고 합니다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https://youtu.be/y59HuMy6Wi0 영화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박하선 주연)를 연출한 김희정 감독은 원작이 수록된 책 '바깥은 여름'을 저자 김애란 작가로부터 직접 선물받았다고 한다.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김희정 감독X김애란 작가 함께한 스페셜 GV 성료!]https://naver.me/GLSHYLUL [헤이 시리, 오늘 날씨는 어때?]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73XXXXKS5898 (과학향기)


이 단편소설은 『21세기문학』 2015년 가을호 발표작인데 김금희 작가의 '너무 한낮의 연애'도 이 때 같이 실렸다.


cf. 박하선 배우와 그녀의 배우자인 류수영 배우의 오디오북을 발견했다.





—어디로 가는 경로 말씀이세요?
—……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
—죄송해요. 잘 못 알아들었어요.
—……

—당신은 정말 존재하나요?
작은 고요. 시리의 캄캄한 얼굴 위로 가느다란 실금이 갔다. 몇 초 후 익숙한 음성이 들렸다.
—죄송합니다. 답변해드릴 수 없는 사항입니다.

-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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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란의 단편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에서 남편과 사별한 주인공은 사촌이 사는 스코틀랜드의 에든버러에 가서 시간을 보낸다. 


* 에든버러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b15a1700a


김애란 작가의 이 소설은 'K-픽션' 시리즈로 영역되었다.

겨울의 에든버러 - Pixabay로부터 입수된 8052601님의 이미지






에든버러에서 나는 시간을 아끼거나 낭비하지 않았다. 도랑 위에 쌀뜨물 버리듯 그냥 흘려보냈다. 시간이 나를 가라앉히거나 쓸어 보내지 못할 유속으로, 딱 그만큼의 힘으로 지나가게 놔뒀다. 나는 관광 명소를 찾지 않고, 신문을 보지 않고, 사진을 찍지 않았다. 친구를 사귀지 않고, 티브이를 켜지 않고, 운동을 하지 않았다. 한국에서 연락이 오면 문자나 메일로 답했다. 그리고 어느 때는 그마저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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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2023) OTT에서 본 영화 중 박하선 주연작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에 대해 적는다. 사전 정보 없이 보다가 익숙한 내용이란 생각과 느낌이 들었는데 김애란 작가가 쓴 동명의 단편('바깥은 여름' 수록)이 원작. 다만 소설의 스코틀랜드(주인공이 머무는)가 영화는 폴란드로 바뀐다. 감독이 폴란드에서 유학했다. 여성 감독 김희정의 연출.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감독 김희정 - 전주국제영화제 https://youtu.be/y761k0z__Dk 김희정 감독·배우 박하선 인터뷰 (광주일보) 2023년 07월 05일 http://www.kwangju.co.kr/article.php?aid=1688560800754591007


전에 읽은 김애란의 원작을 다시 펼쳤다. 김희정 감독작들도 담아둔다.





그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드문드문 몇몇 장면들이 멀어지다 끊기며 머릿속에 섞였다. 눈물이 땀처럼 새어나왔다. 감정이 북받치지 않을 때조차 얼굴에 눈물이 진물처럼 고였다. 장례식 날, 남편 영정 사진 앞에 우두커니 앉아 있는데 세 살 난 조카가 아장아장 다가왔다. 내 여동생이 낳은 남자아이였다. 조카는 어두운 표정으로 내 얼굴을 빤히 쳐다봤다. 그러고는 그 말도 못하는 애가 자기 손에 있던 과자를 내게 쥐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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