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을 보니 재작년 11월 초에 회고록 '아니 에르노 - 이브토로 돌아가다' 를 완독했다.

이브토 - 사진: Unsplash의Baptiste Blondel (2022년 4월 12일 게시)








릴본에서 태어난 아니 에르노는 어린 시절과 청소년기를 이브토라는 노르망디 지방의 소도시에서 보냈는데, 이브토는 코 지역의 고원에 자리하며 루앙에서 아브르로 이어지는 국도가 지나가는 곳이다. 중앙에 자리한 이브토는 이동과 교환의 장소로서, 그곳에는 역이 있고 파리-아브르 노선 철로가 있다.

아니 에르노는 다섯 살이던 1945년에 이브토로 오는데, 이브토는 작가의 부모가 청춘기를 모두 보낸 곳으로, 그 뒤로 그들은 이곳을 떠나지 않는다.

1958년에 루앙에서 학업을 지속하기 위해 이브토를 떠난다.

작가가 1967년 6월 부모를 보러 이브토로 돌아갔을 때,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사망한다. - 마르그리트 코르니에의 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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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진 소설 | 잘 가, 언니] 1회 https://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621563.html 2014년 한겨레에 연재한 조해진의 '잘 가, 언니'(소설집 '빛의 호위' 수록)는 차학경 아카이브가 있는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버스 안에서 차학경의 '딕테'를 꺼내읽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조해진 소설 | 잘 가, 언니] 8회 https://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623097.html 마지막 8회에서 제목인 '잘 가, 언니'가 차학경의 여동생 차학은의 편지('관객의 꿈' 수록)로부터 왔음이 밝혀지며 편지가 인용된다. 조해진의 이 작품은 테마소설집 '한밤의 산행'(2014)에도 실려 있다.


The Two Sisters, 1891 - Maurice Denis - WikiArt.org


내일 11월 5일은 고 차학경(테레사 학경 차)의 기일이다.






버스에서 내리자 11월의 찬 바람이 사정없이 불어오고, 까페테리아의 조명은 젖은 공기 사이로 묽게 번져 보입니다. 흐린 어둠속을 헤치며 서둘러 까페테리아로 들어가 커피와 도넛을 사서 나오는 데 마침 빗방울이 후드득, 콧등에 떨어집니다.

밤 아홉시 오십분, 버스는 드디어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했습니다.

버스에서 내리자 어디로 가야 하는 건지 알 수 없어 순간적으로 당혹감이 밀려옵니다. 아직 부화할 때가 되지 않았는데 알에서 나온 어린 날짐승처럼 저절로 몸이 움츠러듭니다. - 잘 가, 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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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기 위한 말'의 저자는 원인 모를 하혈을 오래 하다가 정신분석을 시작한다. 그녀는 오랜 시간 엄마와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사진: Unsplash의 Tatyana Rubleva







내가 엄마와 제일 잘 지낼 때는 엄마가 꽃꽂이를 가르쳐주는 동안이었다. 엄마는 꽃병에 꽃들을 어떻게 배치하는지 알려주었다. 먼저 꽃줄기의 유연한 정도에 따라 꽃병을 선택하는 법을 가르쳐주었고, 줄기가 잘 휘는 꽃들과 단단한 꽃들이 서로 어우러지지 않기 때문에 특정 조합은 불가능하거나 매우 어렵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제비꽃 철이면 언제나 우리는 그늘진 커다란 제비꽃 화단 앞에서 산책을 마치고 둥글고 향기로운 꽃다발을 만들었다. 엄마는 갸름한 손으로 이슬 맺힌 잎사귀 아래서 솜씨 좋게 꽃송이를 찾아 집어올렸다.

엄마는 이상한 표정으로 나를 보았다. 그 눈 속에서 놀라움, 후회, 시들었지만 아직도 향기가 남은 꽃다발 같은 것을 본 것 같다. 엄마가 있는 그대로의 나를, 당신이 바라던 모습과는 거의 일치하지 않는 나를 사랑하기 시작한 게 아마 그 무렵이었을 것이다.

너무 늦었다. 이제 나는 엄마의 사랑이 더이상 필요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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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6-11-04 21: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봄에 화단에서 자주 보이는 꽃이네요. 보라색이 진한 파란색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서곡님 편안한 하루 보내세요.^^

서곡 2026-11-04 22:14   좋아요 1 | URL
저는 밖에서 제비꽃 본 적이 없는 거 같아요 네 청보라색이네요 감사합니다 날 쌀쌀한데 건강 조심하시길요!
 


* 황석영 해제, 이창동 단편소설_「소지」(燒紙 1987) https://www.yoojungtimes.com/bbs/board.php?bo_table=sub09&wr_id=6


이창동의 소설 '소지'를 오디오북으로 들었다. 황석영은 이 작품을 자신이 뽑은 한국 명단편에 포함시켰다('황석영의 한국 명단편 101' 6권 억압과 욕망). 이창동 감독의 신작 '가능한 사랑'이 조만간 플랫폼에 올라온다. '가능한 사랑'의 영화음악은 정재일이 담당했다고 한다.


'밀양'을 본지 오래 되어 아래 옮긴 글에 나온 내용(출처: '한국영화 세 감독, 이창동·홍상수·봉준호 - 임우기 영화비평')이 기억나지 않는다.





밀양에 이사한 무렵, 신애는 동네 옷가게 주인에게 어두운 가게 안의 벽 색깔을 밝게 바꾸라는 조언을 한다. 신애의 이 조언을 따라 가게 주인은 벽지를 바꾸고 영화의 엔딩 신에서 "옷가게 안을 밝게 바꾸니 장사가 잘된다."면서 밝은 표정을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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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11월의 첫 월요일이다. '브뤼메르'(프랑스 혁명력 상 지금 시기에 해당하는 달로서 '안개의 달'이다)로 검색한 결과 마스네의 음반을 발견하여 들어보았다. 타이스의 명상곡으로 알려진 쥘 마스네이다. 이 음반에 실린 곡 중 '에리니에스'가 있는데 복수의 여신인 그들은 단테의 신곡에 등장한다. 민음사판 신곡 1권 지옥편 9곡이 아래 글의 출처이다.

Erinyes, 2009 - Branko Bačanović - WikiArt.org Poster for the play Erinyes, Sombor National Theatre


Les Érinnyes https://en.wikipedia.org/wiki/Les_Érinnyes





지옥의 세 퓨리3)가 피를 뒤집어쓴 채
한꺼번에 눈에 들어왔다.
여자의 골격과 몸가짐을 한 그들의39
허리를 푸르디푸른 히드라가 칭칭 감고 있었고,
작은 실뱀들과 뿔 달린 뱀들이 머리털처럼 자라나
잔악한 관자놀이 주위를 둘러싸고 있었다.42

"봐라. 표독스러운 에리니스다.45
왼쪽에는 메가이라,
오른쪽에는 울고 있는 알렉토,
티시포네가 가운데 있구나." 그는 한동안 침묵했다.48
뱀들은 손톱으로 서로 가슴을 찢고
손바닥으로 때리면서 찢어질 듯한 비명을 질러 댔다.
나는 무서워서 시인에게 바싹 다가섰다.51
"메두사를 불러라! 저놈을 돌로 만들자!"
그들은 우리를 내려다보며 울부짖었다.


3) 그리스 신화에서 에리니스라 불리는 복수의 세 여신. 메가이라(질투), 알렉토(멈추지 않는 분노), 티시포네(살해의 복수자) 세 자매를 말한다. 여기서는 단테를 구원하려는 천국의 세 여인(마리아, 루치아, 베아트리체)에 대립하는 존재로 등장한다. 삼위일체가 지옥의 방식으로 왜곡된 것이기도 하다. - 옮긴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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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1-02 09:2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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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1-02 16: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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