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호산 배우의 낭독으로 피츠제럴드의 단편 '겨울 꿈'을 들었다. 재미있었다. 특히 박 배우가 여성 인물을 연기할 때 웃음이 절로 났다. 하필 아름답고 부유한 여성으로 구체화된 '꿈'에 매달리는 남성의 삶이 펼쳐진다.

F. Scott Fitzgerald House, Buffalo, New York By Andre Carrotflower - Own work, CC BY-SA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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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옥의 '환상수첩'은 엄청나게 끔찍하다. 여성을 거침 없이 희생양으로 삼는 남성들을 거칠게 드러낸다.



사진: UnsplashJosh Withers


「환상수첩」에 나타난 이항대립 연구 - 해체적 사유를 통해서 - (2021)





김윤식은 적었다. "바다와 죽음의 이미지를 빼면 이 글은 무너진다." 그리고 "바다와 죽음의 두 이미지는 60년대 문학적 특질의 하나를 표시하는 상징물이다." 여기에 덧붙여 나는 ‘눈’과 ‘소금’의 이미지를 빼면 이 글은 무너진다고 말하고 싶다.

이 소설을 쓸 당시 김승옥에게 ‘자살과 속화’라는 양자택일만이 존재했기 때문이고, 자살을 택하는 또래 주인공들에게 깊은 연민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고, 그 길이 더 순수한 길이라는 생각을 끝내 버리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해설 / 신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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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지식백과] 『슈크림』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백신애의 '슈크림'은 사랑스럽다. 일본 신혼여행에서 슈크림을 잔뜩 먹고 질린다는 내용.



"내일 또 먹겠어요. 더 못 먹겠어요." 하고 겨우 거절을 하면 그 편은 내가 체면이나 하는 줄 알고 자꾸 권하니 그런 딱한 노릇이라곤 없었어요. 하는 수 없이 한 자리에서 열 개를 계속해 집어넣었더니 지금까지라도 슈크림이라면 머리가 흔들립니다. - 슈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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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옥 소설에 나타난 글쓰기 특징—「다산성(多産性)」(1966)의 문맥 형성 과정 고찰, 백지은, 2008 https://www.kci.go.kr/kciportal/ci/sereArticleSearch/ciSereArtiView.kci?sereArticleSearchBean.artiId=ART001299562


Woman in Blue Dress, c.1903 - Victor Borisov-Musatov - WikiArt.org






"자, 먼저 들어가세요."

나는 점잖게 말했다. 그 여자는 남대문 쪽으로 가고 나는 동대문 쪽으로 가기 위해서 지금 헤어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내가 요 몇 시간 동안 만나고 있던 것은 숙이가 아니라 무어라고 말했으면 좋을지 모를 어떤 것, 나에게서도 조금은 나왔고 숙이에게서도 조금 은 나왔고 의자에서도 조금은 나왔고 탁자에서도 조금은 나왔고 레지에게서도 조금은 나왔고 잠바에게서도 조금은 나왔고 음악에서도 조금은 나왔고 커피에서도 조금은 나왔고 마네킹에서도 조금은 나왔고…… 그렇게 나온 조금씩의 어떤 것들이 뭉친 덩어리였음을 저 앞에서 걸어가고 있는 숙이의 좁은 어깨를 보고 있는 동안에 나는 깨달았다.

무인도 따위의 엉뚱한 생각을 할 게 아니다. 정면으로 숙이와 나에 대하여 생각을 집중시켜보기로 했다. 그 여자와 말을 주고받기 전엔 나는 그 여자에게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고 그 여자를 좋아하고 있었다. 좋아했다는 말이 너무 지나치다면 그 여자를 내 곁에 느끼고 있었다고 하자. 어느 날 문득 ‘천사의 직계 후손’이란 말이 생각났다. 그러자 숙이를 거의 완전하게 표현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어느 날 그 여자를 다방으로 불러내었다. 서로 무언가 말을 주고받았다. 시시한 얘기뿐이었다. 그 여자를 대단찮게 생각하게 되었다. 대단찮다는 말은 그 여자가 이미 내 속에 들어와 있는 존재가 아니라 앞으로 끌어들여야 할, 내 속에 들어오게 하기 위해서는 그 여자를 둘러싸고 있는 많은 모서리나 돌기들을 내가 힘써 깎아내고 문질러 없애야 할 존재, 다시 말해서 남이라는 것이었다. ‘대단찮게 생각했다’는 것은 ‘귀찮게 생각되었다’는 것과 같은 뜻이었다. 귀찮게 여기지 않으면 안 될 어떤 과정을 겪어낼 것을 일단 포기해버리자. 다시 그 여자는 여전히 남이긴 했으나 내 속에 들어와 있는 셈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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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는 결혼하여 딸 하나 아들 하나를 두었는데 남편은 한국전쟁이 일어난 1950년 말 서대문형무소에서 죽었고 아들은 세 살 때 세상을 떠났다.

박경리 결혼식과 가족 사진


장영은의 '쓰고 싸우고 살아남다'에 묶인 박경리에 관한 글이다. https://www.khan.co.kr/culture/book/article/201905212111005






박경리 선생은 이러했습니다. 문학은 선생에게 무엇입니까, 왜 작가가 되었습니까, 라는 질문 앞에서 "인생 자체가 문학이에요. 문학을 내 인생과 갈라놓지 않아요. 문학이 제 인생이고 제 인생이 문학이고…"라 합니다. - 글 쓰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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