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희 작가의 별세 소식을 조금 전에 읽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아래 글은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2' 중 '21주 남이 나로 살아본 것도 아닌데 - 자신을 증명하려는 욕구'의 마지막 부분이다.

Pixabay로부터 입수된 Jongjoon Moon님의 이미지


백세희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블룸스버리서 영문판 출간 https://v.daum.net/v/20220711174743775 영어역자는 안톤 허.





어쨌든 나는 들어주기만 하는 걸 못 견디는 사람이다. 내 이야기를 하는 걸 좋아하고, 나에 대해 묻지 않는 사람과는 만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는 쪽이다. 한쪽만 들이붓는 건, 그냥 벽보고 이야기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지 않나.

자기 자신을 표현하면서 남보다 자신이 낫다는 걸 끊임없이 증명하려는 사람들을 보면 피곤하다. 그 에너지에 앓아 눕게 된다. 그러면 나라도 입을 좀 다물면 좋으련만, 나는 질세라 떠든다. 더 많이, 더 자극적으로, 더 주목받을 이야기를 만들어서라도. 사실 그 자리엔 나와 그 사람 둘 뿐인데.

둘 중 누가 더 피곤할까?

나지? 나겠지. 아마도 나일 거야.

그래서 오늘도 이틀째 앓아눕는다.

나도 내가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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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5-10-18 09:4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영문판 서지사항에 ‘안톤 허‘가 없다. 알라딘 관리자님이 이 페이퍼를 혹시 보실 경우: ‘안톤 허‘가 역자라고 표시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야채/채소를 많이 먹어야 한다는 의무감에 비해 턱 없이 먹는 양이 부족한 나, 이럴 때면 알량하지만 또 책이라도 읽어줘야 죄책감이 줄어든다. '1일 1채소'는 부제가 '매일 채식으로 100세까지 건강하게'로서 투자라는 발상으로 야채 먹기의 필요성에 접근한다.

사진: UnsplashMurat Ts.


cf. '1일 1채소, 오늘의 수프'란 책도 있다. 마찬가지로 일본인 저자가 썼다.






채소를 먹는 것은 인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귀찮음 가운데 극복하기 쉬운 부류에 속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귀찮게 여기는 것을 행동으로 옮겼을 때 자신감의 씨앗이 생깁니다. 그렇게 채소를 꾸준히 섭취해 자신감이 싹트면 다른 귀찮은 일들에도 도전하는 마음가짐이 생기고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채소를 먹으면 건강해질 수 있습니다. 또 채소 섭취는 인생을 긍정적으로 사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그러니 채소를 먹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 1장 왜 채소에 투자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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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5-10-16 16: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채소 먹어야 하는데 이렇게 챙겨 먹기 쉽지 않은 것 같아요.
부담없이 1일 1채소 먹으면 간편할 것 같네요^^

서곡 2025-10-16 20:15   좋아요 1 | URL
야채잘먹기가 어려운 일이더라고요 매일 한 가지라도 꼭 먹기! 작심삼일이라도 일단 시작해봐야겠습니다 ㅎ
 

채소를 찬양하는 책 '1일 1채소'(지은이 이와사키 마사히로, 옮긴이 홍성민)를 읽고 있다. 이 책을 읽기 전 생숙주를 베트남 쌀국수에 넣는 것처럼 다 끓인 라면에 넣어 먹었더랬는데 - 냄비뚜껑을 닫고 잠시 두면 숙주는 살짝 익고 라면의 뜨거움은 줄어들어 먹기 좋게 된다 -  마침 아래와 같은 대목을 발견했다.

By 국립국어원, CC BY-SA 2.0 kr


숙주나물 - Daum 백과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14XXE0031842 아이고, 신숙주야...





무엇보다 채소를 먹는 것은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고 혼자서도 여유 있게 할 수 있는 행동입니다. 게다가 정말 처음이라면 컵라면에 숙주를 넣어 먹는 것처럼 간단한 단계부터 시작해도 됩니다.

"그래도 돼요?""물론이죠!"

처음부터 제대로 하려면 쉽게 지칩니다. 우선은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 차츰 본격적으로 단계를 높여보세요. 이것은 뭔가를 습득할 때 통용되는 숙달에 이르는 진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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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리뷰 인터뷰집 '작가란 무엇인가' 1권으로부터 옮긴다. 이언 맥큐언 인터뷰 중 영화화된 '속죄'에 대한 부분이다.

Lilies and Lemons, 2007 - Mary Fedden - WikiArt.org 제목은 '백합과 레몬'이지만 가운데 호박(?)도 존재감이 상당하다.






- 당신은 브리오니에게 긴 인생과 문학적인 성공을 줌으로써 그녀를 너무 쉽게 용서했다고 생각하지 않으시나요?

그녀는 결코 악한 마음으로 행동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그녀가 처한 환경에서 생각할 게 너무 많았기 때문에, 오래 사는 것이 그녀에겐 결코 큰 상이 아니었습니다. 진짜 악한은 폴 마셜과 롤라 마셜이었는데, 그들은 성공하고 행복하고 오래 살았지요. 심리적인 리얼리즘은 종종 악한이 잘사는 것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이언 매큐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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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15 19: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10-15 19: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10-15 19: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제비뽑기'(셜리 잭슨)를 처음 읽었을 때의 충격이 기억난다. 나만 아니면 돼, 나만 안 당하면 돼, 그러다가 내 차례가 온다.


제비뽑기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201706260424261584

Shirley Jackson, photographed in 1940, Erich Hartmann Magnum Photos


State Lottery Office, 1882 - Vincent van Gogh - WikiArt.org


The State Lottery, 1882 - Vincent van Gogh - WikiArt.org







셜리 잭슨의 단편소설 「제비뽑기」가 세상에 공개되었던 1948년 6월 26일, 지면을 내주었던 《뉴요커》는 독자들의 무수한 항의 전화와 편지에 대응하느라 애를 먹어야 했다. 《뉴요커》가 소설을 게재하고 150통이 넘는 항의 편지를 받았던 건 당시로선 이례적인 일이었다.

특히 작품이 발표됐던 해(1948년)의 시대적 배경을 살펴보면 독자들이 왜 그토록 민감한 반응을 보였는지 짐작해볼 수 있다. 1948년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지 3년 뒤이자, 냉전 시기가 막 시작됐던 시기였다. 살인 축제를 아무런 의심 없이 이어가는 「제비뽑기」 속 마을 주민들의 체제 순응적인 태도는 당시 독자들에게 홀로코스트나 메카시즘을 떠올리게 했다. - 역자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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