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지나갈 오늘 11월5일이 차학경(테레사 학경 차)의 기일이다. 2021년 악스트 11.12월호에 수록된 장혜령 시인의 산문이 아래 글의 출처.


2013년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상영작 '딕테-차학경 오마주 Dictee-An Homage to Theresa Hak Kyung Cha' (2012) https://siwff.or.kr/kor/addon/00000002/history_film_view.asp?m_idx=102309&QueryYear=2013


['현대의 고전'된 차학경 '딕테' 20년 만에 재출간] https://www.yna.co.kr/view/AKR20241029123500005?input=1179m 이 달 하순 출간 예정이다.


[지하 극장서 보는 으스스한 전시…아트선재센터, '혀 달린 비'] https://www.newsis.com/view/?id=NISX20240403_0002685924&cID=10701&pID=10700 올해 상반기에 한 전시로서 "故 차학경의 제의 공간처럼 보인다"고 기사에 적혀 있다.




영어를 강제로 배워야 했던 이민자 학생인 차학경 자신과 일제 강점기 일본어로 말해야 했던 조선인 교사 어머니의 고통은 무엇이 같고 또 다른가?

그녀는 뉴욕 맨해튼의 빌딩 지하에서 낯선 남자에게 살해당해 죽었다. 오빠 차학성은 경찰을 믿지 못해서 동생의 마지막 흔적을 직접 찾으러 다니다가, 누구도 발견하지 못했던 장갑 한 켤레를 찾아낸다.

그는 증거물일 뿐이었던 동생의 장갑을 작가 차학경이 세상에 전하려 했던 하나의 작품으로서 받아들인다. 그 후 30여 년간, 그는 동생이 남긴 장갑—손의 이미지를 간직하며 살아간다.

나는 차학성이 건넨 차학경의 마지막 손과 구두점을 붙잡아 전달하려는 『딕테』 속 여자의 손을 맞잡게 하고 싶다. 내 안에서 두 손의 이미지가 마주 보며 이야기한다. 나는 그 소리에 귀 기울인다. - 장혜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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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아 2024-11-06 20: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사카이 나오키의 ‘번역과 주체‘를 통해 차학경을 처음 접했어요.
그때까지 국내에서 누구도 차학경을 언급한 사람을 보지 못했답니다.
사카이는 차학경으로부터 문학의 정치성을 읽어내고 있었지요. 이민자 2세로서 경계의 언어를 사용하는 자의 고통이지요. 딕테의 소개글을 보게되니 반가운 마음입니다.

서곡 2024-11-06 20:31   좋아요 1 | URL
아 저도 ‘번역과 주체‘를 읽었는데 거기 차학경이 나오는 건 잊어 버렸네요...아직 가지고 있는 책이라서 찾아 볼 수 있겠어요 알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Marie Antoinette being taken to her Execution, October 16, 1793, 1794 - William Hamilton - WikiArt.org


http://www.playdb.co.kr/playdb/PlaydbDetail.asp?sReqPlayNo=197879 올해 상반기에 우리 나라에서 공연한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는 하반기에 공연한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와는 다른 작품이다. 전자는 엔도 슈사쿠의 '마리 앙투아네트'가 원작인 일본 뮤지컬의 한국 버전이고, 일본 만화 '베르사유의 장미'가 원작인 후자는 우리 나라의 창작 뮤지컬이다. http://www.playdb.co.kr/playdb/playdbDetail.asp?sReqPlayno=203354



[뮤지컬 속 자애로운 마리 앙투아네트·소박한 루이 16세···역사가들의 평가는?] https://www.khan.co.kr/culture/performance/article/202403201148001


현재 품절인(중고책 구매 가능) 역사소설가 안토니아 프레이저의 '마리 앙투아네트'도 있다.








"지금의 제 신분은 태어날 때부터 하느님이 주신 것이기는 하지만", 그녀는 어머니에게 띄운 편지에 이렇게 적고 있다. "당신의 막내딸인 저에게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왕국을 골라주신 하느님의 섭리를 놀라워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자기의 지위가 위대함을 느꼈을 뿐 거기에 따른 책임을 느끼지 못했으므로 거리낌없이 활짝 핀 얼굴로 왕좌에 오른 것이다.

온 세상이 마리 앙투아네트를 둘러싸고 환호를 보내고 시샘을 하는 동안 그녀의 어머니는 자기가 신임하는 대사에게 어머니의 한숨을 적어보냈다. "내 생각으로는 그애가 누렸던 가장 아름다운 날들은 이미 다 지나가버린 것 같구려." - 국왕 붕어, 신왕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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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een Marie Antoinette on the way to her execution, 1793 - Jacques-Louis David - WikiArt.org


[네이버 지식백과] 자크 루이 다비드 [Jacques-Louis David] (미술대사전(인명편), 1998., 한국사전연구사 편집부)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265743&cid=42636&categoryId=42636 아래 다 옮기지는 않았는데 츠바이크는 화가 다비드를 기회주의자로 보고 비판한다.




생오노레 가(街) 한모퉁이, 요즘 카페 드 라 레장스가 있는 곳에 한 남자가 손에 연필을 들고, 종이를 든 채 누군가를 기다리고 서 있었다. 그가 바로 가장 비열한 인물이며, 또한 그 시대의 가장 위대한 예술가였던 루이 다비드였다. 그는 혁명 동안에는 권력을 쥔 사람들 밑에서 일을 했으나 그들이 위험에 처하자 그들을 저버렸다.

그는 종의 근성과 비겁함이 천성이기는 했지만, 뛰어난 눈과 정확한 손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단숨에 종이에다 형장으로 가는 왕비의 모습을 그렸는데 놀랄 만큼 뛰어난 스케치였다. 이미 아름다움은 사라진, 약간의 자부심만이 남아 있는 늙은 여자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입은 거만하게 다물고, 속으로 외치고 있는 사람처럼, 눈은 냉담하고 손을 뒤로 묶인 채 마치 왕좌에라도 앉아 있는 것처럼 죄수 호송마차에 꼿꼿이 앉아 있는 여자를. - 마지막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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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4-11-05 18: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개정판이 최근에 나온 모양이네요. 제가 가지고 있는 것은 구판인데, 같은 번역자인지 한번착아봐야겠어요. 다비드가 그린 스케치는 설명을 보지 않으면 마리 앙뜨와네트를 연상하지 못했을 것 같아요. 잘 읽었습니다. 서곡님, 날씨가 많이 차가워졌어요.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서곡 2024-11-05 19:42   좋아요 1 | URL
전자책이 올해 나왔고요 이 책의 종이책 발간 날짜는 2005년이네요 그쵸 츠바이크는 ˝뛰어난 스케치˝라고 적었지만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ㅋㅋ 현장에서 급히 한 스케치라는 점을 감안해야 할 것 같습니다.
 


프랑스 루이 15세의 손자인 루이 16세(결혼식 당시에는 왕세자)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는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 마리아 테레지아 여왕의 딸이다.

Archduchess Maria Antonia of Austria, the Later Queen Marie Antoinette of France, at the Age of 16, 1771 - Joseph Kreutzinger - WikiArt.org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 음악·무대·서사 호평 속 마무리] https://ent.sbs.co.kr/news/article.do?article_id=E10010293156&plink=ORI&cooper=DAUM 동명의 일본 만화가 원작인 올해 공연한 국내 창작 뮤지컬이다.





"사랑하는 딸아, 매월 21일에는 행동 지침서를 읽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라. 내 소원을 생각하여 꼭 지키도록 하여라. 부탁이다. 네게서 걱정되는 점은 다름이 아니라 네가 기도와 독서를 게을리 하고, 경망하고 태만해지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지 않도록 자신과 싸우거라 —— 그리고 멀리 떨어져 있다고 하더라도 숨이 끊어질 때까지 너로 인해서 마음 졸이는 이 어미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라." - 어린 소녀를 결혼시키다

1755. 11. 2 : 마리 앙투아네트 출생.
1769. 6. 7 : 루이 15세의 서신에 의한 구혼.
1770. 4. 19 : 빈에서의 대리 결혼식. 5. 16: 베르사유에서의 결혼식.
1774. 5. 10 : 루이 15세 사망.
1780. 11. 29 : 마리아 테레지아 사망. -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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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테판 츠바이크가 쓰고 우리 나라 원로 여성 독문학자 박광자, 전영애 교수들이 공역한 '마리 앙투아네트 베르사유의 장미' 전자책을 발견하여 궁금한 점 위주로 발췌독했다. 후기를 보니 초역이 1979년이다.

Queen Marie Antoinette of France, 1783 - Louise Elisabeth Vigee Le Brun - WikiArt.org


다른 출판사에서 번역발간된 츠바이크의 '마리 앙투아네트'와 함께 최근 출간된 미공개 에세이 '어두울 때에야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 - 슈테판 츠바이크의 마지막 수업'을 찾아둔다.





여자에 대한, 설령 그 여자가 우연하게도 왕비라고 할지라도, 그녀의 인간적 또는 윤리적 권리에 대한 우리들의 견해는 전보다 훨씬 자유로워졌기 때문에 오늘날의 우리들은 공명정대함으로 가는 길에 좀더 가까이 갈 수 있게 되었고 정신적인 진실에 대한 두려움도 줄었다.

신격화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화하는 일이 모든 창조적인 심리학의 최고 법칙이다.

나는 그녀가 지상에서의 어떤 조건이나 아무런 높임 없이도 현대인의 관심과 이해를 받게 되기를 희망할 따름이다. - 저자 후기

1920년대와 1930년대에 츠바이크는 유럽 최고의 작가로, "세계에서 가장 많이 번역된 작가"로 불렸고 그의 휴머니즘과 자유정신은 유럽 정신의 대표라는 칭호를 받았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그의 인생의 황금기인 1932년에 쓰였다.

쇤브룬 궁의 철없는 소녀가 프랑스의 왕비가 되고 결국은 단두대에서 사라지기까지의 내면의 성숙을 그린 작품이다. - 역자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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