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 자들의 국가 - 세월호를 바라보는 작가의 눈'(2014) 중 진은영 시인의 글 '우리의 연민은 정오의 그림자처럼 짧고,우리의 수치심은 자정의 그림자처럼 길다'(문학동네 2014 가을호 '특집 4·16, 세월호를 생각하다' 수록)로부터 옮긴다.

사진: UnsplashPascal Debrunner


오늘 무안공항에서 고인이 되신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그러니 사고 이후 정치인들이 내놓는 주된 수습안들이 모두 연민과 시혜의 관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가엾은 희생자의 가족들을 위해 적절한 보상금을 책정하고 생존자에게 특혜를 베풀어서 착한 정치인으로 남고 싶은 거다.

동정이나 연민은 베푸는 사람의 마음이지 받는 이가 요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충분히 동정해줬는데도 자꾸 사실을 규명해야겠다니 이제는 피곤도 하고 화도 치밀 것이다. 정치가 있어야 할 곳에 연민과 시혜의 언설이 난무하는 사회가 어째서 뻔뻔스러운 사회인지 나는 이제야 알 것 같다. – 진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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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힐 2024-12-30 12: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구상에서 인간은 가장 위대한 종이라고 하지만 막상 나에게 닥친 현실을 대처할 때는 사실 할 수있는게 별로 없거나 전혀 없는 경우가 대부분 인 것 같습니다. 나이를 먹을 수록 그러한 사실에 더욱 체감하게 됩니다. 무안의 소식도 참으로 안타깝지만 결국 똑 같은 현실의 벽에 막막하기만 할 따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곡님 기운내시고요.
올 한해 서곡님의 올려 주신 글과 사진을 통해 많이 위안 받았습니다.
늘 감사 드리고, 새해에도 건강하십시요.

서곡 2024-12-30 17:43   좋아요 1 | URL
댓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산 자들은 이 세상을 살아갑니다 그래서 기운이 꼭 필요하고요 ...... 위안 받으셨다니 저도 위안이 됩니다 고맙습니다 오늘 빼고 하루밖에 안 남은 올해 잘 마무리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