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밍버드 '오즈의 마법사'(부희령 역) 표지에 양귀비 꽃밭 삽화가 쓰였다. 해당 부분으로부터 일부 옮긴다.

By William Wallace Denslow - Public Domain, 위키미디어 커먼즈


다음 표지에도 양귀비꽃들이 보인다.





도로시와 친구들은 화려한 빛깔의 새들이 부르는 노랫소리에 귀 기울이고, 아름다운 꽃들을 둘러보면서 걸었다. 얼마쯤 가니 마치 양탄자를 깔아놓은 것처럼 빽빽하게 꽃이 피어 있었다. 노랑, 하양, 파랑, 그리고 보랏빛의 커다란 꽃송이뿐만 아니라 새빨간 양귀비꽃도 한가득했다. 환하고 선명한 양귀비꽃의 빛깔에 도로시는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도로시와 친구들이 앞으로 나아갈수록 붉고 탐스러운 양귀비가 점점 더 많아지고, 다른 꽃은 점차 눈에 띄지 않았다. 그러다가 드넓은 양귀비 들판 한가운데까지 오게 되었다. 잘 알려졌다시피, 양귀비꽃이 한데 어울려 있으면 뿜어내는 향기가 너무 독해서 그것을 맡은 사람은 곧 잠에 빠져들게 된다. 그때 다른 곳으로 옮겨주지 않으면 그 사람은 영원히 깨어날 수 없다. 하지만 도로시는 그 사실을 알지 못했고, 설사 알았다고 하더라도 붉은 꽃으로 가득 찬 들판을 미처 벗어나기 어려웠을 것이다.

도로시의 눈꺼풀은 점점 무거워졌고, 마침내 그 자리에 주저앉아 잠들고만 싶었다.

그래서 계속 걸었지만, 마침내 도로시는 더 이상 서 있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정신을 차리려 했으나 눈이 스르륵 감겨버렸다. 결국 도로시는 양귀비 꽃밭에 쓰러져 깊이 잠들고 말았다.

밀짚과 양철로 만들어진 허수아비와 양철 나무꾼은 꽃향기에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았다.

"넌 어서 달아나. 가능한 한 빨리 이 죽음의 꽃밭에서 벗어나. 도로시는 우리가 데려갈게. 하지만 네가 잠들면 몸집이 너무 커서 데려갈 수가 없어."

허수아비가 사자에게 말했다.

사자는 졸음을 쫓으려 애쓰면서 성큼성큼 앞으로 달려갔다. 사자의 모습은 순식간에 눈앞에서 사라졌다. - CHAPTER 8 죽음의 양귀비 꽃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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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잇고 2024-03-28 15: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우 감사합니다!!!! 하품이 맞았네요!!! 양철과 밀짚은 그러게요 영향을 안 받겠어요. 사자가 불쌍해요.ㅠㅠ
오즈의 마법사가 읽고 싶어졌어요!! 그림의 표정 하나에도 이유가 있었네요. 재밌습니다.😆😆😆

서곡 2024-03-28 15:25   좋아요 1 | URL
네 너무 재미있죠 ㅋㅋㅋ 결국 사자도 잠들어버린답니다 ㄷㄷㄷ

서곡 2024-03-28 15:39   좋아요 1 | URL
덕택에 저도 재미있었습니다 ㅎㅎㅎ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