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파묘'의 굿에 쓰인 돼지를 보고 나서  - 같은 감독의 '검은 사제들'에서도 돼지는 중요한 존재로 등장한다 -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문화권의 금기 사유를 찾아본다. 


[신성해서? 더러워서? 돼지고기 안 먹는 이유 궁금해 / 김태권의 고기고기 여행] https://v.daum.net/v/20180621095610546


아래 글의 출처는 과학 저널리스트 마르타 자라스카가 쓴 '고기를 끊지 못하는 사람들- 인류의 육식 연대기(원제 : Meathooked)'이다.


발췌글 속 문화인류학자 마빈 해리스와 함께 진화인류학자 랭엄의 저서도 찾아둔다.

마빈 해리스는 모든 것이 경제학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육류 금기는 자원의 가용성을 향상하고 사회가 생존할 수 있도록 도왔다.

해리스는 만일 유대교와 이슬람교도가 돼지를 잡아먹기 위해 사육했다면 중동의 귀한 자원이었던 식량과 물을 두고 돼지와 사람이 서로 경쟁해야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돼지를 키우려면 곡물을 먹이고 체온을 낮추기 위해 물을 대량 제공해야만 했다. 소, 양, 염소는 어차피 인간이 먹지 않는 짚이나 덤불만으로도 더운 기후에서 번식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가축으로서 훨씬 나은 선택이었다. 돼지는 같은 자원을 두고 사람과 경쟁해야 했을 뿐만 아니라 젖을 짤 수도 없었다. 사육하기 위해 비용이 많이 들었고, 따라서 더 키울 수 없었다.

유지 효율성에 대한 이론이 육류 금기의 몇 가지 수수께끼를 풀어주지만, 전부 설명해주지는 못한다. 서양에서 개고기를 먹지 않은 것이 단순히 비경제적이라는 이유 때문이었을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랭엄은 이러한 금기가 사람들로 하여금 소속감을 느끼게 한다고 믿는다. 그는 동아프리카에서 일했을 때 여러 사회 계층의 다양한 음식 금기를 경험했다고 말했다.

다른 과학자들도 랭엄의 주장에 동의하며 문화적 구분의 지표로서 금기의 역할을 강조했다. 육류 금기를 따르는 것은 사람들에게 공동체의 일원이라는 소속감을 준다.

인도의 쇠고기 금기는 이슬람교도의 부상과 힌두교가 이슬람교와 분리되어야 한다는 개념의 부상과 관련이 있다.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중동의 돼지고기 금기는 그리스도교로부터 이슬람교와 유대교를 차별화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문화는 바뀌며 진화한다. 육류 금기의 예가 나타내듯이, 우리의 육류 식문화는 경제의 현실과 환경의 상태에 맞춰 조정된다. 인도의 힌두교는 소를 먹는 것이 너무 피해가 커서 금기로 만들었다. 중동의 유대교는 돼지를 사육하는 일이 자신의 이익에 반하기 때문에 금지했다. 물론 이것으로 모든 상황을 설명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지구의 기후가 빠르게 부정적인 변화를 겪으면 앞으로 우리의 육류 금기도 진화하지 않을까? - 제10장 육류 금기는 왜 생겼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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