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면 더 재밌는 영화 파묘 비하인드 7] https://www.harpersbazaar.co.kr/article/1861558
여성절이자 금요일 오늘, 파묘를 보고 왔다. 오랜만의 영화관 나들이. 파묘의 네 주역들, 이른바 묘벤저스(판타스틱 포?) 중 여성이 한 명 뿐인 게 걸렸으나 빛나는 여성들이 영화 속에 더 존재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과 한국 도깨비 신부로 낯익은 배우들이 합심하여 활약하는지라 반갑고 친근했다. 엔딩 크레디트에 제일 먼저 최민식이, 그 다음으로 김고은의 이름이 뜬다.
[김고은, '신'을 받들게 된 이들의 마음을 파고들고자 했다'] http://www.cine21.com/news/view/?mag_id=104583
예고편으로 일부를 이미 보았지만 김고은 배우가 연기한 굿 장면이 짜릿하니 멋있었다. 비건 지향 무당 홍칼리가 이 영화를 봤다면 굿에 쓰인 많은 돼지들 - 실제 돼지가 살생된 것은 아니라고 한다 - 때문에 가슴 아파했으리라.
굿판에는 종종 돼지 머리가 올라간다. 그뿐만 아니라 무당이 신령의 강림을 보여주기 위해 돼지의 창자를 날로 먹거나 살을 뜯기도 한다. 내가 무당이 되기로 했을 때, 가장 고민되었던 건 굿판의 이런 풍경이었다. 이 전통을 따라야 할까?
나는 굿을 받으라는 이야기를 듣고 온 손님에게 동물을 올려야 하는 굿판 대신 봉사활동을 하라고 말씀드리곤 한다. 봉사하는 것이 굿을 여는 것보다 더 효과적일 때가 많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굿을 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되면 돼지 머리나 닭의 살점이 필요하지 않은 굿판을 열면 된다. 나물 반찬과 과일로 꾸려진 제사상에 향을 피우고, 억울하게 죽은 돼지와 오리, 닭들을 위한 위령제를 함께 열고 싶다. - 비거니즘을 굿판으로 / 2 그래도 나는 여전히 나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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