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케트의 부조리극 / nothing
살림지식총서 '반연극의 계보와 미학'(임준서 지음) 중 베케트 부분으로부터 일부 옮긴다.
By Edmund S. Valtman, CC BY-SA 4.0, 위키미디어커먼즈
결국 베케트 연극을 떠받치는 두 축은 ‘허무주의’와 ‘해체주의’이다. 전자가 인식의 축이라면, 후자는 표현의 축이다. 이 두 축을 통해 베케트는 연극의 전통을 송두리째 허물고 무대를 무(無)의 상태로 비운다. 그 빈 무대는, 고통스럽지만, 진실하다. 관객으로 하여금 자신의 적나라한 실존과 대면케 한다. 그의 연극이 지금까지도 생명력을 잃지 않고 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그래서 베케트의 다음과 같은 말은 곧 현대극의 표어가 된다.
"표현할 대상도, 표현할 방법도, 표현할 소재도, 표현할 능력도, 표현할 의욕도 없지만, 그럼에도 나는 표현할 의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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