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xabay로부터 입수된 P G님의 이미지 * 아일랜드 더블린의 사무엘 베케트 다리 사진이다. https://en.wikipedia.org/wiki/Samuel_Beckett_Bridge
베케트의 극은 세상에 표현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 없으며, 그런 누추한 상황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도구도 없다는 것을 전제한다. 덧붙여서 표현할 수 있는 작가 스스로의 능력도, 의욕도 없는 상황을 극화하는 것이다. 베케트는 어떤 논리나 신념으로 설명할 수 없는 우주 속, 인간의 취약한 상황을 그리고 있다. 인간의 상황은 너무나 초라해 "아무것도 아닌 것(nothing)"에 근접한다. 베케트는 아무것도 아닌 것을 집요하게 천착하고 있는 것이다.
베케트나 외젠 이오네스코(Eugène Ionesco), 장 주네(Jean Genet) 등 부조리 극작가들이 보여주는 삶의 무의미성, 원칙과 신념의 부재, 이상의 추락, 이에 따른 인간 존재의 부조리성에서 오는 불안 등은 새로운 것도, 그들만의 것도 아니다.
멀리서는 그리스 비극이나 셰익스피어의 비극에서도 인간 존재의 초라함과 신과 우주의 불합리성에 대한 단말마의 외침을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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