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악스트로부터 아래에 옮긴 글에 모파상의 단편 '물 위에서'의 내용이 언급됩니다. 

2막에서 이리나 아르카지나가 읽는 작품이 모파상의 단편 '물 위에서' - '물 위' '강가에서'라고도 국역 - 라는 설정은, 호수와 갈매기에 연결되며 시체와 자살로 이어진다. (모파상의 '물 위에서'에 시체가 나온다.) [네이버 지식백과] 모파상 환상 단편집 [Contes fantastiques de Maupassant] (고전해설ZIP, 2009. 5. 10., 지식을 만드는 지식)





처음에는 「보트에서」라는 제목으로 발표되었다가 다시 「물 위에서」라는 제목으로 발표된 아주 짧은 단편에서도 "물에 미친 사람"이 등장한다. 그는 "언제나 물 가까이, 항상 물 위에, 늘 물속에 사는 사람이었고, 보트 속에서 태어났을 거고, 보트를 타다가 죽을 게 분명한 사람"이다.

이 ‘물’에 미친 사람은 자신의 기이한 일화를 들려주는데, 여느 때처럼 친구 집에서 저녁을 먹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밤에 항상 사용하는 12미터가 넘는 배를 타고 힘들게 노를 저어서 오다, 갈대밭이 뾰족하게 튀어나온 곳에서 한숨 돌리려고 잠시 멈춰 선다. 철교에서 200미터 떨어진 정적이 감도는 그곳에서 파이프 담배 하나를 피우면 더 없이 좋을 것 같아 닻을 잡아 강에 던진다. 강물은 완벽하게 조용하고, 도란대는 물결 대신 도란대는 것은 오로지 옆의 갈대들이다. ‘물결’의 대체물로 ‘갈대’를 편성한 모파상의 감각은 이것이 단순한 자연 묘사가 아니라 자신의 내적 광기를 불현듯 추상화하는 상징이라고 짐작해도 될 만큼 완벽하게 정합적이다. 개구리도 가세한다. 개굴개굴 요란한 청각성은 또 다른 ‘물결’이다. ‘물: 물결’은 ‘부동성: 동성’일 수 있으며, ‘전체성: 부분성’일 수 있다. 그런데 둘은 늘 공시성 속에 있다.

보트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며 평화롭게 있던 그가 순간 공포를 느낀 것은 바로 배가 가볍게, 살살 움직일 때였다. 배는 움직이는 듯도 하고 움직이지 않는 듯도 하다. 배 아래 뭐가 있는 듯도 하고 닻줄이 어디 걸린 듯도 하다. 이제 파이프 담배가 아니라 ‘럼주’를 찾는다. 술의 취기 속에 잠시 이 묘연한 스트레스를 잊는다. 어둠이 오고, 럼주를 더 마시고, 잠이 들고, 안개가 싸인다. 이튿날, 날이 밝고, 침침한 회색빛이 가득한데, 비가 부슬부슬 온다. 차가운 슬픔의 기분 속에 휩싸여 있는데, 배를 탄 몇몇 사람들이 보인다. 그들에게 도움을 청해 꿈쩍도 않던 닻을 서서히 움직인다. 이윽고 닻이 올라오기 시작하는데, 닻에 끌려온 것은 바로 "목에 커다란 돌을 매단 한 늙은 여자의 시체"였다. - 류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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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3-01-26 18: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혜영님 항상 우아한 아우라가 흘러요! 연기 잘하신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연극도 하셨군요^^*

서곡 2023-01-26 19:34   좋아요 1 | URL
카리스마에 음성도 조으시니 연극 잘 어울리실 것 같아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