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 작가의 2020년 이효석문학상 수상 소감으로부터
최윤 - Daum 백과 (장석주)
꽃잎 - Daum 백과
저의 어머니께서 습작시절 학교 신문에 연재했던 소설을 읽으셨던가 봅니다. 앞자리에서 과일을 깎으시던 그 분은 무심한 듯, 안타까우신 듯 말씀하셨습니다. "얘야, 너무 어두운 글은 쓰지 마."
병약하셨던 어머니는 딸이 소설가가 되기 전에 돌아가셨고, 어머니의 조언은 큰 효력이 없었나 봅니다. 저는 늘 어둡고 그늘진 생에 마음이 이끌렸습니다.
문득, 어머니의 생각이 나는 곳은 어디나 내 문학의 생가다, 라는 생각을 합니다.
어느 반항의 사춘기, 가출을 할 생각으로 기차를 타고 이 부근을 지나쳐, 당시의 세상 끝인 동해안까지 갔습니다. 그 해안 도시의 한 책방에서 시집을 몇 권 사들고 여관방에서 하룻밤을 지냈습니다. 투숙객이 많지 않은 겨울이었습니다. 여학생 혼자 밤새 불 밝히고 있는 것이 불안했던지 주인아주머니는 여러 번 "학생 자?" 하고 저를 불렀습니다. 이것이 저의 처음이자 마지막 가출이지만, 맘속으로 저는 늘 가출 중입니다. - 대상 수상작가 수상 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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