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자신이 죽어가고 있다는 걸 직감했던 것 같아. 내 손을 꼭 잡고 나를 자기 앞으로 끌어당기더니 입을 맞췄어. 마지막 입맞춤인 것처럼.
—총사령관 동지, 동지께서는 사랑을 해보신 적이 있나요? 저는 남편을 묻는 게 아니라 사랑을 묻는 겁니다.
나는 조국을 세상 무엇보다 사랑했어. 정말 사랑했지…… 이제 와서 누구한테 이런 이야기를 하겠어?
그래서 딸아이한테 해…… 오로지 그 아이한테만…… 내가 전쟁을 추억하면 딸아이는 내가 동화를 들려주는 줄 알아.
연금이 나왔어. 그 돈으로 얼마든지 나를 위해 살 수 있었어. 오로지 나 자신만을 위해. 하지만 다른 사람들을 위해 살고 싶더라고. 나는 공산주의자니까……
나는 내 것이 하나도 없어. 내가 가진 거라곤 훈장들, 메달들, 그리고 표창장들이 전부지.
지금은 사후세계에 대한 책을 즐겨 읽어. 저세상엔 뭐가 있을까? 거기서 누굴 만나게 될까? 엄마를 만나고 싶은데 엄마 얼굴 보기가 두렵기도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