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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비단길로 간다 푸른숲 역사 동화 6
이현 지음, 백대승 그림, 전국초등사회교과 모임 감수 / 푸른숲주니어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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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안에서 고구려비석이 발견되었다고 얼마전 보도 되었다. 관심의 타이밍은 절묘하다. 고구려의 후예들이 살았다는 '발해'에 관한 소설을 읽고 있었기 때문이다. '발해?' 해동성국, 대조영, 고구려인과 소수의 말갈족이 살았다는 꿈의 국가. 흥미를 가지려면 너무도 재미있는 '발해'는 '역사'라는 학습의 도구가 되었을때, 거부의 느낌만 전달된다. 그러나 소설이나 드라마,연극으로 표현 될 때는 상황이 달라진다.

 

<나는 비단길로 간다>는 '발해'를 배경으로 진행되는 무역상에 관한 이야기다. 상경에서 꽤나 큰 금씨상단은 태풍으로 몰락의 위기를 맞는다. 행방불명된 대상주 금기옥는 소식이 없고, 부왕의 혼례식에 바쳐야 할 비단은 태풍에 수몰되었다. 무작정 대상주인 엄마를 기다릴 수 없는 딸 홍라는 직접 교역의 무대에 뛰어든다. 선조들이 남겨둔 은화를 찾아 무사 친샤, 천문성 원보, 일꾼 비녕자, 빚을 받기위해 찾아 온 쥬신타와 동행한다.

 

'길'이란 참으로 묘하다. 희망인듯 하지만, 난관이 많다. 혼자면 외롭고, 여럿이면 얽힘이 많다. 낯설어서 모험 하기엔 적절하나, 낯설기때문에 부딪힘이 많다. '비단길'이 설핏 추측하면 참으로 멋지게 느껴지나 세상의 어떤 길도 녹록한 법이 없다. 홍라는 어머니의 목소리를 들으며 솔빈으로 동행자들과 길을 떠난다.

 

보아라, 길이다. 세상 모든 곳으로 통하는 길이다. 43쪽

 

상경성에서 북상한 다음 서쪽으로 사마르칸트까지 가는 길은 담비의 길이라고 했다.

서역 상인들이 초피를 사러 오는 길이라서 그렇게 부르는 것이다.

솔빈도 그 담비의 길 위에 있었다. 45쪽

 

'말'을 구하기 위해 솔빈으로 떠나는 홍라의 여정 속 '담비의 길'에 난 멈쳤다. 지도를 들여다보니 서역의 땅으로 뻗어나간 길은 흥분된다. '발해'가 멸망하지 않았다면, 고구려 비석의 발견들 부터.. 세계 유일 분단 국가인 남북한에 대한 생각까지 이르렀다.  노랫말 처럼 내가 살고있는 곳에서 택시만 타면 닿을 거리를 중국을 우회하고, 비행기를 타고, 그것마저 통제되어 갈 수 없는곳. 38선만 없다면 걸어서 서역의 길로 갈 수 있다는 것이 꿈처럼 아득하다. 말을 달려 솔빈으로 향하는 홍라일행에 홀연 끼어들어 꿈같이 그 길에 들어서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다.

 

홍라일행은 길 위에서 숱한 희노애락을 겪는다. 원보의 죽음, 복수를 노린 비녕자, 스님이 되기위해 떠나는 쥬신타. 나약했던 소녀 홍라는 낯선 교역의 길에서 자신의 꿈을 공고히 다지는 계기를 마련한다. 그리고 새로운 길, 홍라의 길을 떠난다.

 

새로운 길. 아무도 가지 않는 길. 홍라는 그런 길을 가고 싶었다.

서역 사람들이 비단을 사러 온다는 그 길고 긴 길을 넘어 세상 끝까지 가는, 나의 비단길.

그것이 자신의 꿈이라는 걸 이제 알았다.

그렇게 첫발을 내딛어 새로운 길이 열린다면, 훗날 사람들은 그 길을 홍라의 길이라고 부를 것이다. 183쪽

 

길을 걷고 싶었다. 길에서 만나고 싶었다. 길에서 사람을 만나고, 세상을 만나고,

새로운 나를 만나고 싶었다. 그렇게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을 만들어 가고 싶었다. 183쪽

 

<나는 비단길로 간다>는 살아진 역사 속의 국가 '발해'를 세상으로 끌어낸다. 다민족이 다양한 문화를 꽃피웠던 해동성국은 어쩌면 현재의 역사로 순환하는 것 같다는 상상. 서태지와 아이들이 불렀던 '발해를 꿈꾸며'를 웃습지만, 소설을 읽으며 처음 들어보았다. 소통되지 않는 길의 닫힘. 언제즈음 길이 열려 갈라진 땅의 친구들을 만날 수 있을까? 그 길에서 길로 이어진 저 너머의 길을 우리 아이들이 갈 수 있기를 .. 그래서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더 많은 문화를 접하며 살아 갈 수 있기를 꿈꾼다.

 

나 또한 홍라가 걸어 갔을 '담비의 길'을 거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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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캣 2013-01-24 0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보았습니다.

토토짱 2013-01-24 14:54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수고하세요^^
 
[신기한 붓]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신기한 붓 사계절 그림책
권사우 글.그림, 홍쉰타오 원작 / 사계절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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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레미제라블>이 흥행돌풍에 이어 골든글러브 3관왕을 차지했다고 한다. 이 작품은 빅톨위고가 37년간 가슴에 품고, 17년간 몰두하여 세상에 내놓았다. 꾸준히 독자들을 만나고 있지만, 고전이 대중의 인기와 이슈를 몰고 다닌다니 재미있다. 그 이유야 다양하겠지만, '빅톨위고'의 뛰어난 원작에 '톰 후퍼'라는 감독의 신선한 뮤지컬 연출이 대박의 원인 아닐까.

 

 

최근 출간된 그림책 <신기한 붓>을 읽으며, <레미제라블>의 현재 상황을 떠올린 건 탄탄한 원작과 신선한 연출의 힘을 또 한번 느꼈기 때문이다. 이 그림책은 권선징악의 표본이라 할 수 있는 단순한 스토리다.

 

 

가난한 동자 마량은 그림 그리기를 너무 좋아한다. 늘 '붓 한 자루만 있으면'하고 바란다. 그러던 어느날, 신선에게 신기한 붓 한자루를 선물로 받는다. 신기한 붓은 마량이 그려놓은 그대로 실제가 된다. 수탉을 그리면 수탉이 되고, 밥을 그리면 밥이 나오고, 황소를 그리면 소가 떡하니 나타난다. 이런 귀한 물건에 욕심내는 이는 반드시 나타나는 법. 마을 원님은 마량의 붓을 탐하여 자신이 원하는 금덩이를 그리고, 돈 나무를 그려댄다. 그런데 웬일? 금덩이는 똥이 되고, 돈 나무는 뱀 나무가 되니.. 옥에 가둔 마량을 불러들여 그림을 대신 그리게 한다. 오~~ 지혜로운 마량. 푸른 바다 가운데 황금산을 그린다. 황금산에 가기위해 배를 탄 원님은 독자들의 예상대로??

 

 

그림책이 선과 악의 이분법적 진행으로 독자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선 그림과 글이 아주 신선해야 한다. 유아들에게는 착한 것과 나쁜 것에 대한 교훈적 내지 교육적인 효과를 줄 수 있지만, 요즘 처럼 그림책을 즐겨보는 성인 독자들까지 끌어 들이기 위해서는 디테일한 연출력이 접근성을 높인다.

 

 

이 책의 원작은 작가이며 교육자인 중국 아동문학가 '홍쉰타오'의「신필마량(神筆馬良)」이다. 본래 신필마량은 중국과 우리나라 북부지역에서 오래전부터 내려오던 구전이다. 그것을 홍쉰타오가 아동문학으로 재탄생시켰다. 이제 한국의 작가가 신필마량을 새롭게 연출하여 <신기한 붓>으로 독자들을 만났다. <신기한 붓>에 글쓰고, 그림을 그린 권사우는 이 한 작품을 10년간 가슴에 품고 살았다고 한다. 그림 한 쪽. 한 쪽. 글 한 줄. 한 줄. 10년의 내공이 느껴졌다.

 

 

이 작품의 색채는 이야기를 끌어당기는 묘한 힘이 있는 것 같다. 이국적 이지만, 친근감이 있다. 색의 화려함에 비해 거부감없이 서사의 리듬을 잘 담아낸다. 수탉이나 황소, 두꺼비의 생동감에 아이들이 좋아 할 것 같다. 물욕을 대표하는 원님은 코믹하기도,극도의 욕망앞에 두려움을 나타내기도 한다. 글의 흐름도 낭독을 하거나, 자녀에게 들려주기에 막힘없이 자연스럽게 다듬어져있다. 그림 속에 '꼬끼오오!', '와, 밥이다!', '움머어!', 펄쩍 같은 의성어나 의태어의 표현으로 낭독이나 읽어주기에 재미를 더한다.

 

 

반복해서 읽다 보니, 원님의 욕심이 남 애기 같지 않다. 마량이 그리는 쪽쪽 밥이 되고, 황소가 되고, 황금산이 되는 것을 보니 나도 좀 빌려달라고 말하고 싶으니. 내 나이가 마흔에 이르자 물욕이 차오른다. 예전 같으면 어린 마량의 순수한 마음에 기울었을 내 마음의 여유가 살아졌을까? 원님의 욕망이 하나도 밉지 않으며 공감까지 되는 것은 무엇일까? 욕망의 끝은 자멸 한다는 것은 맞을까? <신기한 붓> 한자루에 욕망의 끈을 놓지 못하는 원님처럼 욕망에 대한 사념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을 보니 이젠 나도 어른이 되었나 보다. 현실에 얽매인 어른 말이다.

 

 

<신기한 붓>의 도입.

그림 그리기를 너무 좋아하는 마량이.

원님과 대립되는 귀욤이 동자

 

 

배가 고파 동냥하는 어린 동자들을 위해서

마량이는 밥을 그려준다.

 

 

원님의 요청에 뚜꺼비를 그리는 마량.

직접 돈 나무를 그렸지만.. 뱀 나무가 되었네

<신기한 붓>은 원님의 얼굴 표정의 변화가 압권이다.

 

 

뱀 나무.. 장면을 아주 흥미있게 본다.

이렇게 큰 표현의 그림을 아들은 좋아한다.

뱀이 무섭지도 않나 ㅋㅋ

 

 

24개월 생에게도 통하는 <신기한 붓>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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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캣 2013-01-29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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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어린이/가정/실용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기다리던 서평 도서가 도착.

흥분된다. 새로운 뭔가에 도전하는 맘.

그 맘을 담아 2013년 1월의 신간추천(12월 1일 ~ 12월 31일내 출간된 도서) 中

토토짱을 유혹하는 책들을 골라 보았다.

 

 

   小식구 밥상 (바쁜 엄마, 아빠와작은 아이가 있는 단출한 집을 위해나왔다!)

   김정은(지은이) | 그리고책 | 2012. 12. 14

 

 

 

   小 풀어보면 '작다'라는 뜻.  아주 단촐한 식구의 밥상은 어떻게 차려야 할까?

   먹다 남은 음식, 냉장고에 남아돌다 버려지는 식재료, 재탕해서 먹기엔 싫은..

   주부들에겐 대식구보다 적은 식구의 밥상차림도 쉽지는 않다.

   '소식구밥상'은 어떤 노하우를 담아 밥상 레시피를 제공할지 궁금????

 

 

 

 

 

     기이한 책장수 조신선 |징검다리 역사책 2

      정창권(지은이) | 김도연(그림) | 사계절출판사 | 2012. 12. 20

 

 

 

   문필가 추재 조수삼의 기록을 참고로 '책장수 조생'의 삶을 어린이의 시선에 맞춰

   풀어낸 책이다. 현대로 치자면 서점영업을 겸한 출판인, 서평인, 책에 관현한 기획

   자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책장수 조생의 삶을 통해 역사상 최고의 인문학이 펼쳐졌던

   조선후기의 책문화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한눈에 펼쳐보는) 문화재 연표 그림책

      이광표(지은이) | 이혁(그림) | 진선아이 | 2012. 12. 18

 

 

      서명에서 추측하듯 선사시대에서 근대까지 우리 문화재와 역사를 연표와 사진

      자료로 체계적으로 정리한 책이다. 시대별로 자료를 연계하는 것이 어려운 독자

      들에게 아주 유용한 역사 자료가 될 것 같다.  마흔에 역사공부를 시도하는

      올해의 나에게도 꼭 필요한 책!!!

 

 

 

 

 

 

 

    

     평강공주와 바보온달 | 비룡소 전래동화 24

     성석제 (글) | 김세현(그림) | 비룡소 | 2012. 12. 21

 

    

     새롭지 않을 것 같은.. 그러나 기대하고 싶은.

     소설가 성석제는 어떻게 평강공주와 바보온달을 글로 담았을까?

     미리보기를 들춰보니 김세현 화가의 신선한 꼴라주기법은 신선하다.

     두 작가는 고구려의 설화를 어떻게 버무려 놓았을까 맛보고 싶다.

 

 

 

책과 함께 할 수 있어 좋은 2013년.

책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남편과 아들이 건강하니 더 없이 좋은 2013년.

나는 '평강공주'  남편'바보온달'... 온달의 후예는 '울 아들'  호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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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캣 2013-01-04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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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알을 찾아 - 방글라데시 땅별그림책 8
비쁘러다스 버루아 글, 하솀 칸 그림, 로이 알록 꾸마르 옮김 / 보림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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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말의 알을 찾아>는 가난한 아버지 '산티'의 엉뚱한 모험담을 담은 방글라데시 민화이다.

어느 날, 학교에서 돌아온 아들은 친구들 처럼 말을 타고 등하교를 하고 싶어한다.

궁핍한 아버지는 묘책으로 '말의 알'을 찾아 길을 나선다. '말의 알'을 찾고 있다는 말에 사람들은 바보라고 놀리고, 결국엔 장사꾼에게 사기를 당한다. 귀한 '말의 알'을 찾았다 좋아하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 잠시 쉬는 동안 여우가 알을 깨버린다. 도망가는 여우를 뒤쫓는 산티. 사건은 꼬이고 꼬여 호랑이를 만나고, 원숭이를 뺑뺑이 돌리고, 곰을 놀라게 하는 상황까지 벌어진다. 결국 아버지 '산티'는 '말의 알'은 커녕 간신히 집으로 돌아와 아들에게 '알밤'을 먹이는 것으로 이야기를 맺는다.

 

피시식! 스토리의 기본 전개과정을 기대한 독자라면 실망이 클것이다. 한국의 전래동화를 닮은 듯도 하고, 판타지 만화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이 그림책의 매력은 엉뚱함에 있는 것 같다. 완벽한 것, 똑똑한 것, 논리적이고, 우월한 것을 칭송하는 세상에 반전의 묘미. 그것은 뭘까? 아마도 '웃음' 아닐까. 가난하지만, 아들에 대한 애정을 품고 '말의 알'을 찾아나선 어리숙한 아버지 '산티'는 어떻게 보면 희극배우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고보니 세상엔 '산티'처럼 살아가는 아버지들이 참 많을 법도 하다. '어리숙하면 어떤가? 자식을 위한 사랑하나면 괜찮지 아니한가. 웃자.' 산티가 아버지들에게 그렇게 말해주는 것 같다.

 

낯선 이방인을 만난 듯 <말의 알을 찾아>는 엉뚱한 줄거리만큼 만화같은 그림이다. 방글라데시 사람들의 낙천적인 정서를 담았을까. 그림의 빛도 밝은 수채화에 선명한 선이 유쾌함을 전한다. 웃음이 필요할 때 적절한 치유의 그림책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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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을 만났어요 - 겨울 계절 그림책
이미애 글, 이종미 그림 / 보림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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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서정을 노래하다

 

작가는 '배미마을'에서 보낸 겨울을 생각하며 글을 썼다고 합니다.

'배미'라는 말이 참 이쁩니다. 검색해 보았더니, '논을 세는 단위'라고 나옵니다.

상상이 가는군요. 시골 어느 마을에서 작가가 보낸 겨울이야기.

잔잔한 차를 준비하면 더욱 따뜻한 '겨울의 서정'을 맛볼겁니다.

 

어린 꼬마 아이가 강아지와 연을 날리기위해 갑니다.

그 곁에 '겨울이'가 함께 하네요.

혼자서 심심 하지 않을까? 염려가 되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아주 좋은 벗이 동행을 하고 있으니깐요.

<겨울을 만났어요>는 '겨울'을 사람처럼 표현합니다. 아이의 입장에서 글을 풀어냅니다.

겨울이, 겨울은, 겨울을, 겨울과, 겨울에게... 아이의 놀이에 '겨울'은 친한 벗입니다.

 

겨울과 함께 마을을 지나, 숲을 헤치고, 강둑을 건너, 바다를 지켜봅니다.

겨울이 선물한 눈밭에서 썰매를 타고, 눈사람을 만들고, 딩굴며 신나게 노는 모습 부럽습니다.

아이는 겨울의 모든 것을 느낍니다.

바싹 마른 풀을 도닥이는 겨울, 나붓나붓 내리는 눈, 반들반들 언 고드름, 푹신푹신한 눈의 포근함.

의성어, 의태어는 리듬감을 띄웁니다. 아이와 겨울이가 놀고있는 풍경에 영감을 불어줍니다.

도닥도닥, 조잘조잘, 나붓나붓, 차락차락, 폴짝폴짝, 나른나른... 겨울의 생동감이 느껴지시나요?

 

겨울의 서정을 더욱 고조시키는 것은 '수묵화'입니다.

선의 강약, 먹의 담백함, 글과 함께 조화를 이루는 표현이 읽는 이에게 선한 마음을 전합니다.

이 그림책을 들여다보니, 얼마전 함박눈 오던 날이 기억납니다.

눈을 그닥 좋아하지 않지만, 생애 처음 눈을 보는 아들을 위해 집앞 놀이터에 나갔어요.

처음엔 낯설어 바라만 보더니 금방 눈밭을 뛰어다니던 녀석이 기억납니다.

 

나이가 들수록 겨울은 엄숙하고, 지루합니다. 뼈속까지 다가오는 추위에 난방비 걱정, 먹거리 걱정 뿐입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새롭게 알게된 것이 있습니다. 아이들은 어떤 계절이든 잘 논다는 것입니다.

봄은 봄대로, 여름은 여름만큼, 가을은 가을처럼... 겨울은 추위가 뭔지도 모를만큼.

그림책 읽으며, 저두 '배미마을' 어디즈음 눈 속에서 딩굴딩굴 아들과 뛰어놀고 싶어집니다.

이 그림책은 여러번 낭독해 보시기 바랍니다. 표현들이 참 이쁘게 담겨져 있습니다.

 

춥다고 웅크리지 마시고, 겨울이의 도닥임도 느껴보세요.

겨울이를 등에 태우고 썰매도 타보시기 바랍니다. 생기있는 겨울이 되실겁니다.

 

나뭇가지에

바람의 푸른 목도리를

휘익 둘러 주었어요.
.

.

잎들을 쓰다듬고

풀줄기까지 도닥도닥
.
.

겨울은 등 뒤에서

나를 꼭 껴안고

썰매를 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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