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는 내가 지킬 거야! 비룡소의 그림동화 160
존 버닝햄 글.그림, 이상희 옮김 / 비룡소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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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너무나 익숙한 이름 '존 버닝햄'.

비룡소에서 그의 작품 <지구는 내가 지킬 거야!>가 번역 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1999년에 출간되었고, 원제는 <Whadayamean>이다. 영어가 짧아서 뭔가 뒤적거렸더니 '뭐라고?'이다.

번역본 <뭐라고?>로 문진출판에서 한번 출간된 것 같다.

책을 고를때 서명에 의해 선택되는 경우를 본다면 <지구는 내가 지킬 거야>가 좀 더 내용을 유추 할 수 있어 좋은 것 같다.

 

작품 줄거리는 서명에서 느끼듯 지구의 문제를 아이들의 시선에 맞춰 진행한 그림책이다.

존 버닝햄 특유의 상상력과 반전의 즐거움은 여타의 작품보다 덜한 것 같지만, 메시지의 전달력은 쉽고, 설득력 있다.

삼나무 아래에서 늦게까지 놀던 아이들은 하느님에게 이끌려 지구를 구경한다.

오염된 바닷물, 매연덩어리 공기, 숲은 아사 직전, 녹아버린 얼음에 펭귄과 북극곰은 생존의 위협을 느낀다.

하느님은 아이들에게 말씀하죠. "내가 시켰다고 말하고, 이제부터 다르게 살아라!" 전달하라는 말씀.

 

아이들은 돈에 눈먼 부자들을 만나서 하느님 말씀을 전합니다.

각자의 종교에 빠져 떠들어대는 자들을 만나 하느님 말씀을 전합니다.

총과 폭탄을 사들여 전쟁을 준비하는 사람을 만나 하느님 말씀을 전합니다.

마지막으로 세상에 전혀 관심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 하느님 말씀을 전합니다.

 

만난 어른들은 똑같이 아이들에게 "아니, 뭐라고? 너희가 뭔데 이래라 저래라.. ?"

아이들은 "하느님께서 전하라고 우리에게 시켰어요. 세상을 구하려면 여러분 모두 이제부터 다르게 살아야 한다고요.'

그리고 어른들은 하느님을 대신한 아이들의 말을 따라 변화합니다.

환경을 정화시키고, 무기를 버리고, 세상에 대한 무관심을 관심으로 이완합니다. 살기좋은 세상이 됩니다.

아이들은 엄마에게 물어보죠. " 이제 하느님에게 세상을 보여줘도 돼요?'

 

이 책 표지에는 이런 글이 있다. "세상을 바꾸고 싶어 했던 어머니 아버지께"

버닝햄의 부모님들도 세상을 바꾸고 싶으셨나? 아마도 그 시절도 세상은 시끌했겠지?

어른의 입장에선 참 허무맹랑한 스토리지만, 아이들에게 쉬우면서 진지하게 지구의 문제를 나눌 수 있는 그림책임은 분명하다.

 

하느님이 바쁘셔 엄마를 만드셨다는데, 어른들을 깨우치려 아이를 만드셨는지도 모르겠다.

존 버닝햄 속의 아이들은 어느 공간에서도 자유롭다. 억압되지 않은 의식적 자유는 세상의 공존이 무엇인지 활발발하게 담았다.

 

 

 

본 도서는 '연못지기 12기' 2차 미션을 위해 출판사 '비룡소'에서 제공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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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목탁 소리 보림 시그림책
한승원 글, 김성희 그림 / 보림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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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제아제 바라아제>로 유명한 한승원 작가가 이번엔 그림책으로 불교적 성찰을 담았다.
목판에 새겨넣은 <신기한 목탁소리>는 늙은 노승의 이야기다.
듣도, 말하지도 못하는 노승은 유일하게 하는 일이 한달에 한개의 목탁을 깍아내는 것이다.
그 목탁 소리가 극락의 소리였던지? 많은 스님들이 노승의 목탁 갖기를 원했다.
재무스님은 노승에게 한달에 세개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 하지만, 스님은 오직 한달에 하나의 목탁을 만든다.
노승은 자신의 나이도, 이름도, 아무것도 모른다. 다만, 목탁을 깎는 것에 불심을 다한다.
목탁을 깎는 노승의 모습에는 밝은 관세음보살상의 염화미소가 느껴질 뿐이다.

 

 

목판을 한장씩 읽다 보면 노승 옆에는 항상 동승이 동행한다.
늙음과 유아의 대립과 조화. 노작가가 손자들에게 그림을 읽어주는 것과 맥을 같이 하는 것 같다.
손자들이 알기 쉽도록 불교적 이미지와 성찰의 주제를 쉽게 담아내었다. 쉽다고 철학적인 깊이가 낮은 것은 아니다.

 

 

목탁은 염불과 경전을 전할때 쓰이는 불목이다.
늘 깨어있으라는 불교의 메세지처럼 '목탁'은 소리로 중생을 깨닫게한다.
노승은 소리에 통제 당할 수 없는 인물이다.
비어있어 더 큰 울림의 소리를 내는 목탁처럼, 아무것도 듣지 못하니 목탁 만드는데 일심정진 했을것 같다.

 

 

복잡한 현실 속에서 중생은 많은 소리에 또 갇힌다. 깨달음의 정진은 순간순간 이탈하고, 비우기 보다 채우기 바쁘다.
정신이 드니 불신지옥이라... 잊고 있었는데, <신기한 목탁소리>가 나의 정신을 깨운다.
할... 할... 할...

 

* 본 도서는 '보림출판 '의 제공으로 작성된 신간서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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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3-03-03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 댓글 따라 왔다가 한승원 선생님 그림책을 보게 돼서 고맙습니다~ ^^

엄마콩 2013-03-03 17:24   좋아요 0 | URL
저두 오랜만에 한승원 선생님 글을 만났어요.
목판에 불교적 느낌이 참 좋았어요^^
 
비밀 친구가 생겼어 비룡소의 그림동화 105
수전 메도 글.그림, 허미경 옮김 / 비룡소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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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를 독차지하고 싶은 아이의 심리를 위트있게 표현한 <비밀친구가 생겼어>는 꽤 신선한 스토리다.

꼬마 해리와 초록 열대 샐리의 특별한 인연은 좋은 친구로 쭈욱 가는가 했더니 난관에 부딪힌다.

해리는 어떻게 샐리와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풀어갈까?

 

 

꼬마 해리는 길을 가다 사고당한 새를 만난다.

날개를 많이 다친 새를 품에 꼭 안고 집으로 데려온다.

놀란 엄마에게 소개한다. "제 친구 샐리예요"

 

 

친구라고 소개 할 만큼 샐리에 대한 애정을 다하는 해리는

정성을 다해 샐리를 치료하고, 먹이도 챙겨준다. 쏟은 정성만큼 해리는 샐리에

대한 감정이 절대적 관계로 이어지고..

 

 

자신이 좋아하는 친구 샐리에 대해 알고싶은 해리는 도서관에서 책을 대여해 살펴본다.

'초록 열대 새'라는 샐리. 겨울을 피해 따뜻한 남쪽으로 가야하는 새라는 것도 알게된다.

그렇게 샐리를 사랑하며, 알아가지만 해리가 생각한 만큼 샐리는 행복하지 않다.

엄마는 샐리가 친구들이 그리워서 그런다며 해리에게 충고하지만,

샐리의 친구는 오직 자신이라고 주장하는 해리.

 

 

그러던 어느날, 초록빛의 무리가 해리를 따라 다니고,

자신의 집 창문 밖 나무 한 그루에 초록열대새들이 뒤덮인다.

초록열대새들은 해리가 가는 곳이면 어디든 계속 쫓아 다닌다.

자신들의 친구 샐리를 돌려달라는 항의가 시작된 것이다.

 

 

해리는 새들이 원하는 것을 알았지만, 절대로 자신의 친구를 포기 할 수 없다.

"안 돼. 샐리는 보내 줄 수 없어."

 

 

날씨는 점점 쌀쌀해졌지만 새들은 꼼짝도 하지않았다.

해리는 단호하게 "샐리는 내 새야" 주장하고,

자신이 샐리를 잘 보살피겠다며 타일러도 본다. 그러나 새들은 꼼짝않는다.

 

 

고양이 분장으로 겁도 주고, 새들에게 제발 떠나라고 애원도 하고,

막대기도 던져 보았지만.. 움직이지 않는다.

 

 

"멍청이, 바보 새들 같으니라고! 너희 모두 얼어 죽어도 내 탓하지 마."

창문으로 친구들을 바라보는 샐리를 보자 해리는.... 결국.

 

 

눈송이가 흩날리기 시작하자 마음을 다져먹은 해리는 창문을 힘차게 열어젖힌다.

순간 초록머리새들이 방안 가득.. 샐리의 우정어린 포옹도 행복해 보인다.

 

 

 

우연일까? 아님 작가의 짜여진 각본일까?

암튼 <비밀 친구가 생겼어>는 이십대 시절 재미나게 보았던 로맨틱 코메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때'를 추억케 해주었다.

만남이란 우연처럼 나타나지만, 필연처럼 새로운 인연으로 발전 되기를 기획한다.

그 기획안에는 아이나 어른이나 사랑에 대한 몰입도는 자기중심성에서 출발하는 것 같다.

 

어른의 갈등구조에 익숙하여 아이가 등장하면 갈등의 범위가 협소하다고 생각하는 못되 먹은 습성이 나에겐 있었다.

아마도 어린것이 가슴 아파봐야 얼마나 아플까? 하는 안일한 어른의 입장을 내세우기 때문이겠지.

 

이 그림책은 또래시기의 아이들이 갖는 관계맺기의 자기중심성이 아주 잘 나타난다.

해리는 샐리에게 무한한 애정을 보인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내주며 친구라는 관계를 주장한다.

그러나 야생의 초록머리새 샐리는 친구들이 그립다. 그런 샐리의 마음을 모르는척 하는 해리.

갈등은 초록머리새 무리들이 등장하면서 시작된다. 처음엔 무시하고, 타이르고, 변장해서 어름장도 놓는다.

작가는 해리 또래의 심리를 그 시기에 맞게 알맞게 표현하고 있다. 자기가 사랑하는 것을 뺏기기 싫어서 고군분투하는 해리.

상대가 강하게 대항하자 해리의 순수한 마음은 어찌 할 줄 모른다. 따뜻한 남쪽으로 떠나야 하는 초록머리새들은

샐리를 두고 떠날 수 없자 추위에 죽음을 무릅쓰고 대치한다. 결국 자신의 창문을 열어 친구의 친구들을 맞이하는 해리.

 

해리는 이 사건으로 훌쩍 성장하게 되었겠지? 관계란 혼자 아무리 정성을 쏟아도 소통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

그것은 비단 해리 시기의 아이들에게만 던지는 메시지가 아니겠지.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때' 무슨 일이 생겼을까?

궁금한 독자라면 좀 더 알고 싶다면 <비밀 친구가 생겼어>를 한번 만나보시기를 추천한다.

 

해리와 샐리, 초록머리새의 삼각관계는 위트있는 긴장감과 상상력으로

웃음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본 도서는 '연못지기 12기' 1차 미션을 위해 출판사 '비룡소'에서 제공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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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비단길로 간다]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나는 비단길로 간다 푸른숲 역사 동화 6
이현 지음, 백대승 그림, 전국초등사회교과 모임 감수 / 푸른숲주니어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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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안에서 고구려비석이 발견되었다고 얼마전 보도 되었다. 관심의 타이밍은 절묘하다. 고구려의 후예들이 살았다는 '발해'에 관한 소설을 읽고 있었기 때문이다. '발해?' 해동성국, 대조영, 고구려인과 소수의 말갈족이 살았다는 꿈의 국가. 흥미를 가지려면 너무도 재미있는 '발해'는 '역사'라는 학습의 도구가 되었을때, 거부의 느낌만 전달된다. 그러나 소설이나 드라마,연극으로 표현 될 때는 상황이 달라진다.

 

<나는 비단길로 간다>는 '발해'를 배경으로 진행되는 무역상에 관한 이야기다. 상경에서 꽤나 큰 금씨상단은 태풍으로 몰락의 위기를 맞는다. 행방불명된 대상주 금기옥는 소식이 없고, 부왕의 혼례식에 바쳐야 할 비단은 태풍에 수몰되었다. 무작정 대상주인 엄마를 기다릴 수 없는 딸 홍라는 직접 교역의 무대에 뛰어든다. 선조들이 남겨둔 은화를 찾아 무사 친샤, 천문성 원보, 일꾼 비녕자, 빚을 받기위해 찾아 온 쥬신타와 동행한다.

 

'길'이란 참으로 묘하다. 희망인듯 하지만, 난관이 많다. 혼자면 외롭고, 여럿이면 얽힘이 많다. 낯설어서 모험 하기엔 적절하나, 낯설기때문에 부딪힘이 많다. '비단길'이 설핏 추측하면 참으로 멋지게 느껴지나 세상의 어떤 길도 녹록한 법이 없다. 홍라는 어머니의 목소리를 들으며 솔빈으로 동행자들과 길을 떠난다.

 

보아라, 길이다. 세상 모든 곳으로 통하는 길이다. 43쪽

 

상경성에서 북상한 다음 서쪽으로 사마르칸트까지 가는 길은 담비의 길이라고 했다.

서역 상인들이 초피를 사러 오는 길이라서 그렇게 부르는 것이다.

솔빈도 그 담비의 길 위에 있었다. 45쪽

 

'말'을 구하기 위해 솔빈으로 떠나는 홍라의 여정 속 '담비의 길'에 난 멈쳤다. 지도를 들여다보니 서역의 땅으로 뻗어나간 길은 흥분된다. '발해'가 멸망하지 않았다면, 고구려 비석의 발견들 부터.. 세계 유일 분단 국가인 남북한에 대한 생각까지 이르렀다.  노랫말 처럼 내가 살고있는 곳에서 택시만 타면 닿을 거리를 중국을 우회하고, 비행기를 타고, 그것마저 통제되어 갈 수 없는곳. 38선만 없다면 걸어서 서역의 길로 갈 수 있다는 것이 꿈처럼 아득하다. 말을 달려 솔빈으로 향하는 홍라일행에 홀연 끼어들어 꿈같이 그 길에 들어서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다.

 

홍라일행은 길 위에서 숱한 희노애락을 겪는다. 원보의 죽음, 복수를 노린 비녕자, 스님이 되기위해 떠나는 쥬신타. 나약했던 소녀 홍라는 낯선 교역의 길에서 자신의 꿈을 공고히 다지는 계기를 마련한다. 그리고 새로운 길, 홍라의 길을 떠난다.

 

새로운 길. 아무도 가지 않는 길. 홍라는 그런 길을 가고 싶었다.

서역 사람들이 비단을 사러 온다는 그 길고 긴 길을 넘어 세상 끝까지 가는, 나의 비단길.

그것이 자신의 꿈이라는 걸 이제 알았다.

그렇게 첫발을 내딛어 새로운 길이 열린다면, 훗날 사람들은 그 길을 홍라의 길이라고 부를 것이다. 183쪽

 

길을 걷고 싶었다. 길에서 만나고 싶었다. 길에서 사람을 만나고, 세상을 만나고,

새로운 나를 만나고 싶었다. 그렇게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을 만들어 가고 싶었다. 183쪽

 

<나는 비단길로 간다>는 살아진 역사 속의 국가 '발해'를 세상으로 끌어낸다. 다민족이 다양한 문화를 꽃피웠던 해동성국은 어쩌면 현재의 역사로 순환하는 것 같다는 상상. 서태지와 아이들이 불렀던 '발해를 꿈꾸며'를 웃습지만, 소설을 읽으며 처음 들어보았다. 소통되지 않는 길의 닫힘. 언제즈음 길이 열려 갈라진 땅의 친구들을 만날 수 있을까? 그 길에서 길로 이어진 저 너머의 길을 우리 아이들이 갈 수 있기를 .. 그래서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더 많은 문화를 접하며 살아 갈 수 있기를 꿈꾼다.

 

나 또한 홍라가 걸어 갔을 '담비의 길'을 거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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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캣 2013-01-24 0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보았습니다.

토토짱 2013-01-24 14:54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수고하세요^^
 
말의 알을 찾아 - 방글라데시 땅별그림책 8
비쁘러다스 버루아 글, 하솀 칸 그림, 로이 알록 꾸마르 옮김 / 보림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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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말의 알을 찾아>는 가난한 아버지 '산티'의 엉뚱한 모험담을 담은 방글라데시 민화이다.

어느 날, 학교에서 돌아온 아들은 친구들 처럼 말을 타고 등하교를 하고 싶어한다.

궁핍한 아버지는 묘책으로 '말의 알'을 찾아 길을 나선다. '말의 알'을 찾고 있다는 말에 사람들은 바보라고 놀리고, 결국엔 장사꾼에게 사기를 당한다. 귀한 '말의 알'을 찾았다 좋아하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 잠시 쉬는 동안 여우가 알을 깨버린다. 도망가는 여우를 뒤쫓는 산티. 사건은 꼬이고 꼬여 호랑이를 만나고, 원숭이를 뺑뺑이 돌리고, 곰을 놀라게 하는 상황까지 벌어진다. 결국 아버지 '산티'는 '말의 알'은 커녕 간신히 집으로 돌아와 아들에게 '알밤'을 먹이는 것으로 이야기를 맺는다.

 

피시식! 스토리의 기본 전개과정을 기대한 독자라면 실망이 클것이다. 한국의 전래동화를 닮은 듯도 하고, 판타지 만화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이 그림책의 매력은 엉뚱함에 있는 것 같다. 완벽한 것, 똑똑한 것, 논리적이고, 우월한 것을 칭송하는 세상에 반전의 묘미. 그것은 뭘까? 아마도 '웃음' 아닐까. 가난하지만, 아들에 대한 애정을 품고 '말의 알'을 찾아나선 어리숙한 아버지 '산티'는 어떻게 보면 희극배우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고보니 세상엔 '산티'처럼 살아가는 아버지들이 참 많을 법도 하다. '어리숙하면 어떤가? 자식을 위한 사랑하나면 괜찮지 아니한가. 웃자.' 산티가 아버지들에게 그렇게 말해주는 것 같다.

 

낯선 이방인을 만난 듯 <말의 알을 찾아>는 엉뚱한 줄거리만큼 만화같은 그림이다. 방글라데시 사람들의 낙천적인 정서를 담았을까. 그림의 빛도 밝은 수채화에 선명한 선이 유쾌함을 전한다. 웃음이 필요할 때 적절한 치유의 그림책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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