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홍
노자와 히사시 지음, 신유희 옮김 / 예담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심홍.
깊을 심, 붉을 홍, 그리고 피눈물 흘리는 소녀의 그림.
"나만 살아 남아서 미안해"라는 표지의 문구.
이 책이 끌리는 이유는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


 

하루아침에 가족을 모두 잃은 그녀.
그것도 엄청 잔인하게 살해당한 가족들.
그 장면을 어찌나 세세하게 묘사 했는지
정말 제목처럼 깊은 피바다가 연상되었다.


 

피해자의 딸인 그녀는 8년이 지난 후 가해자의 딸을 찾아나선다.
가해자의 딸을 찾아서 복수라도 하고 싶었던걸까?
똑같은 고통으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싶었던걸까?
가해자의 딸을 찾아서 조금씩 접근해가며 겉의 행동과
다른 속마음을의 글을 읽을땐 정말 섬뜩했다.


 

가해자의 딸이지만, 아무 잘못도 없다지만
그녀 입장에서는 가해자의 딸이라는 사실자체만으로도 복수하고 싶었을 것이다.



침착하게 담담하게 가해자의 딸 앞에 설 수 있는 그녀가 참으로 대단하다.
8년이란 시간이 지났다지만 결코 지울수도 용서할 수도 없는 일일텐데 말이다.


 
객관적인 입장으로 보면 가해자의 딸이 불쌍하고 안쓰럽다고도 생각되지만
피해자의 딸 입장에서보면 정말 온갖 고통을 다주고 싶을정도로 죽이고 싶을 것 같다.
이런 이중적인 생각으로 그녀의 시선을 따라가자니
혼란스럽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했다.


 

그녀의 마지막 선택에 대해서 난 잘 모르겠다.
잘했다고 박수를 치고 싶다가도 어떻게 그럴수 있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만약 나였다면..


 

긴장감있게 몰입되는 재미도 있고, 여러 생각도 들게 한 책인데
자살로 생을 마감한 저자라서
더 이상 이 저자의 책을 볼 수 없음에 안타깝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 - 청춘의 밤을 꿈을 사랑을 이야기하다
강세형 지음 / 김영사 / 201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을 보는 순간부터 마음이 움직였다.
나이는 어른이지만 내 안의 나는 아직 아이인 것 같아서 더욱 끌리는 제목이였다.
저자가 라디오 작가인것도 마음에 들었다.
왠지 허황되고 꿈같은 이야기가 아닌 우리들의 이야기를 가감없이 들려줄 것 같아서였다.


 

책 속의 이야기는 저자의 이야기이자 나의 이야기이자 우리들의 이야기였다.
내가 고민했던 부분을 저자인 그녀도 같이 고민했었고,
그녀가 마음이 아팠던 것도 내가 아팠던 거였고,
책 속의 주인공이 마치 나 인것 같아서, 나의 일기장인것 같아서
한장 한장 허투루 읽을 수가 없었다.


 

'나도 이랬었는데'하면서 심하게 공감도 하고,
'이럴수도 있었겠구나'하면서 나와는 다른 마음도 들여다 볼 수 있었고,
'이건 아닌데'하면서 반성도 하고,
'이렇게 해야지'하면서 결심도 하고,


 

참 많은 느낌과 생각을 주었던 시간이였다.

 

무엇보다 '나만 그런건 아니구나'하는 생각에
'우리들 살아가는 모습이 다 똑같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많은 위로도 받고
위안도 되었던거 같다.



내 안에 웅크리고 있는 작은 아이가 어느날 갑자기 어른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한 해 한 해 숫자로 세어지는 나이와 같은 속도로 어른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보살피지 않았던 내안의 또 다른 내가 이 책을 통해서 조금은, 아주 조금은 자란거 같은 느낌이다.

 

소소한 일상에서 느껴지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그러나 쉽게 놓칠 수 있는 이야기를
콕콕 집어내는 그녀의 능력에 역시 작가는 작가구나라는 생각도 해본다.

 

이 책은 한번에 다 읽기보다는 조금씩 읽기를 권장해본다.
심하게 공감되는 내용들이 많아서 자칫하면 그 느낌들의 크기만큼 제대로 느끼지 못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이다.

 



 지금 자신 또한 자신만의 진한 체취를 갖기 위해 바닷바람과 햇빛의 공격을 견뎌내고 있다는,
 아니 견뎌내야만 한다는, 그런 생각을. - 23p

 

 아무리 천천히 가도 놓치는 것들이 있다는데
 늘 부산스런 마음, 늘 정신없는 하루.
 그 안에서 나는 도대체
 얼마나 많은 것들을 놓치고 있는 걸까 싶어서. - 32p

 

 지나친 게으름이 만들어낸 자기 합리화라 불러도 좋다.
 나를 둘러싼 모든 걱정, 고민들을 잠시 뒤로 밀어둔 채
 딱 하루쯤,
 내 일상에 쉼표 하나 찍어주는 게 그리 큰 잘못은 아닐 테니까 - 37p

 

 NG!
 이렇게 외친 다음.
 죄송합니다, 다시 할께요!
 이게 우리 인생에도 가능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 51p

 

 내가 해봐야 하는 거다.
 혹여 나중에 "거봐. 내가 뭐랬니?" 이런 이야기를 듣게 된다 할지라도
 정말 언제까지나 상상만 하고 있을 순 없는 일이니까 - 93p

 

 금일휴업.
 내 이마에 이렇게 써 붙이고 싶은 날이 있다 - 114p

 

 어제와 같은 오늘을 사는 나이든
 어제와 다른 오늘을 사는 나이든
 내가 만족하는 나.
 내 스스로 행복하다 느끼는 나.
 그런 내가 되고 싶다. - 139p

 

 언젠가 지나치게 바쁜 듯한 내 일상을 투덜거리던 내게
 한 선배는 이렇게 말했다.
 "다 할 수 있대.
 시간이 없어서 할 수 없는 건 세상에 아무것도 없대.
 다만 시간이 없다고 말하는 것이
 가장 쉽게 나를 속일 수 있는 핑계일 뿐이라더라." - 209p

 

 웃기면 그냥 웃으면 되고
 슬프면 그냥 슬퍼하면 되고
 좋으면 그냥 좋은 대로 즐기면 되는 건데
 그게 어려워서
 나는 참 많은 것들을
 제대로 느끼지도 못한 채
 제대로 즐기지도 못한 채 흘리듯 놓쳐버린 거다.
 그 많은 좋은 책, 좋은 영화, 좋은 음악.
 그리고 좋은 사람들을 - 260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시간의 경계에 선 여자 1 ㅣ 민음사 모던 클래식 31
마지 피어시 지음, 변용란 옮김 / 민음사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읽는내내 마음이 답답했고, 마지막 장을 덮고 나오는 알듯 모를듯한 한숨소리.


'시간'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판타지적인 느낌이 강하게 든다.
붉른 머리가 휘날리고 있는 고개숙인 여자의 그림이 더욱 호기심을 자극한다.


 

37세의 이혼녀 코니는 아무 희망도 없이 하루 하루 살아간다.
생활보호대상자이며 한때의 아동학대의 경험이 있어서 딸과 살지도 못하고 혼자서 아무 의미도 없이
살아가다가 설상가상으로 조카와 조카의 포주로 인해 정신병원에 입원까지 하게된다.


 

이야기속의 그녀도, 그녀를 바라보는 나도 아무런 희망의 빛을 찾지 못했다.
그러다 미래의 인물인 루시엔테가 코니에게 접속하게 되고, 코니는 미래의 세계로 시간여행을 하게된다.


 

그곳은 유토피아라고 불리는 아무런 경쟁도 계급도 차별도 없는 평등 민주주의 사회이다.
모든것이 공동으로 이루어지고, 함께 책임지며 평화롭게 살아가는 공간이
코니가 경험한 미래의 세계인 것이다.
루시엔테와의 접속을 통해 코니는 희망의 빛을 조금씩 꿈꾸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렇게 평화롭고 좋은 미래의 세계만 존재하는 것이 아닌
또 다른 미래의 세계가 존재함을 알게되고, 그곳은 유토피아와는 정반대인
차별, 무력, 계급이 난무하는 미래의 세계이다.


 

코니는 유토피아라고 불리는 좋은 미래의 세계를 위해서 그녀만의 전쟁을 계획한다.

 

가만히 존재함으로서 좋은 미래의 시간들이 알아서 오는것은 아니다.
한 100년만 살다가 가면 끝나는 공간이 아닌 것이다.
유토피아를 위해서는 치열하게 준비하고 열심히 계획하고 진행해야 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의 상반되는 미래의 2가지 모습을 보여주면서
현재의 우리에게 경계선에 서 있는 듯한 우리에게 묻는다.
어떤 노력을 하고 있냐고, 또 어떤 노력을 할 것이냐고


 

내가 바라는 미래의 세계.
내가 존재하지 않게되는 먼 미래의 세계.
과연 우리는 어떤 공간에 서 있게 될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홍길동전.전우치전 ㅣ 문학동네 한국고전문학전집 7
김현양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문학동네에서 한국고전문학전집이 출간되었다.
전집이라는 말에 책욕심이 발동되고, 평소 잘 접해보지 못한 고전이고, 멋스러운 표지에
출간소식을 듣자마자 확 끌렸다.


 

왠지 어렵고 지루할 것 같은 편견이 있는 고전이라 평소에 잘 읽어보지 않아서
일단 제일 재밌고 쉽게 읽힐 것 같은 홍길동전.전우치전을 선택했다.


 

홍길동전은 오래전에 책이나 드라마로 많이 봤던 내용이지만
그 유명한 말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는"
이 부분은 또 한번 마음을 안타깝게 만들기도 했다.


 

전우치전은 얼마전에 배우 강동원이 주연한 영화 '전우치'를 보고 알았기 때문에
글로서는 접해보지 않아서 더 기대가 되었다.
읽는내내 자꾸 배우 강동원이 오버랩되서 더 재밌기도 했고, 그의 환상적인 도술에 통쾌하고 신나기도 했다.


 

홍길동, 전우치는 모두가 알듯이 도술로 사회 체제를 비판하면서 의를 행했던 인물이라
고전이긴 하지만 마치 판타지를 보는 듯한 느낌도 들고,
'나에게도 도술 능력이 있다면 좋겠다'라는 말도 안되는 상상을 해보면서 즐겁기도 했다.


 

문학동네에서 심혈을 기울여 만든 책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그동안 한국고전을 많이 접해보지 못해서 그런지
어렵거나 지루할거라는 나의 편견을 정말 말 그래도 '편견이었다'로 만들어준 책이다.


애매한 문장이나 어려운 문장, 이해안되는 문장도 없어서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책 뒤쪽에는 원본이 그대로 실려있어서 소장가치까지 좋은 책이고,
시리즈중에 다른 책도 읽어보고 싶게 만드는 책이고,
무엇보다 고전에 흥미를 느끼게 해주어서 개인적으로는 참 고마운 책이였다.

 

 

                                                   <책 뒤편에 실린 원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뉴욕에서 - 문화 관찰자 이상은의 뉴욕 이야기
이상은 지음 / 스테이지팩토리(테이스트팩토리)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뉴욕하면 무언가 화려하고 자유롭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많은 사람의 동경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한번쯤은 여행으로 가보고 싶은 나라이기도 하다.
아마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한번쯤은 뉴욕에 관한 여행에세이나 다른 장르의 책을 통해서
또는 텔레비젼을 통해서 접해봤을 것 같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음악가 이상은씨의 뉴욕 이야기.
미술도 공부하고 음악도 공부하고 정말 예술가로서의 감수성이 풍부할 것 같아서
우리가 알고 있는 뉴욕의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궁금했다.


 

그녀의 예술가적인 감수성으로 바쁘고 화려하고 열정적인 뉴욕을 어떻게 이야기할지 기대감으로 시작했다.

 

그러나 내가 생각했던 책의 이미지와 이 책의 이미지는 많이 달랐다.
이 책은 뉴욕을 소개하기 위해 여러명의 스텝들을 구성해서 뉴욕으로 갔고,
그곳의 예술극장, 미술관, 옷 가게, 서점.등등 여러곳을 소개하는 책이였던 것이다.
중간 중간 그녀의 사진도 나오는데, 내 느낌때문인지 너무 작정하고 인위적으로
찍은 듯한 사진이 자연스럽지 못한 느낌마져 들었다.
물론 그녀의 글들이 살려있긴 하지만 여러 곳을 소개하는 글이 대부분이고,
그녀의 감수성을 느낄만한, 내가 함께 공감할 만한 글은 별로 없었다.


 

뉴욕 여행 계획이 있다면 그래서 뉴욕의 어느곳을 여행할지 알아본다면
그땐 이 책이 도움이 조금 될 지도 모르겠다.


 

내가 이 책을 통해서 기대했던건 뉴욕의 소개에 치중한 것이 아닌
그녀의 감수성이 풍부한 글들이였고, 뉴욕이라는 곳에서 그녀의 마음들이
어떻게 표현되는지였다.


 

나의 기대와는 전혀 다른 방향의 책이였고,
난 마치 뉴욕관련 잡지를 보는 듯한 느낌이였다.


 

다음엔 그녀의 노래에서 느꼈던 그 감수성을 그녀의 글로서 제대로 한번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나는 여행의 첫날이 이 세상의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좋다.
 기대감과 생동감이 넘치는 자유로운 순간. - 3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