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츠 올 라잇 마마
베르티나 헨릭스 지음, 이수지 옮김 / 다른세상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세상에서 가장 친한 친구 관계인 엄마와 딸.
점점 나이가 들면서 정말 공감되는 말이다.
엄마 걱정하실까봐 정작 힘든 말은 잘 하지 않지만
그 외의 일은 서로 이것 저것 말하기도 하고,
엄마는 엄마 친구에게 할법한 남편흉을 딸인 나에게 하기도 하고,
나도 남자친구 이야기를 엄마에게 하고.


 

주인공이자 딸인 에바와 엄마인 레나는 그렇게 돈독해 보이지는 않았다.

엄마를 가리켜 엄마라고 하지 않고, 레나라는 이름으로 표현한 것도 모녀간의 거리감이 느껴졌다.
멀리 살고 있는 에바는 엄마가 쓰러지셨다는 말을 듣고 병원으로 달려가서 엄마를 만나고,


잠시 엄마의 짐을 가지러 간 사이 엄마는 죽고만다.
마지막 이별을 제대로 하지도 못한채 그렇게 엄마는 떠나갔다.
이 어이없는 이별에 웃을 수도, 울 수도 없었다.


 

엄마의 빈자리를 느껴가며 마음을 달래던 어느 날
가수 엘비스 프레슬리의 집을 방문하려고 했던 엄마의 비행기표를 발견하고
딸은 엄마가 왜 그곳을 가려고 했는지 알기 위해 멤피스로 떠난다.


멤피스에서 엘비스 프레슬리의 집 투어를 하면서
딸은 엄마의 행동들을 상상하고, 가늠하면서
점점 혼자가 아닌 엄마와의 동행인듯한 여행을 보여준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과연 엄마에 대해서 얼마큼 알고 있는지,
좋은 딸이자 친구가 맞는지,
부끄러운 마음과 함께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딸의 마음을 위로해준 책이였지만 오히려 나에겐
부끄러운 딸임을 다시한번 반성하게 만든 시간이였다.


 

전체적으로 너무 잔잔해서 큰 감동은 없었지만 엄마의 죽음 후에
엄마에 의해 떠나게되는 여행이라는 소재와
점점 자연스럽게 마음이 치유되어 가는 듯한 딸의 모습을 그린것은 좋았다.


 

처음부터 끝날때까지 노래 가사를 통해서 전달되고 있는 그 말.
'나는 괜찮아요 엄마'.
어쩌면 엘비스 프레슬리의 집 투어 비행기표는
엄마가 가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 딸을 위해 엄마가 미리 준비해둔 표가 아니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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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조절구역
츠츠이 야스타카 지음, 장점숙 옮김 / 북스토리 / 2011년 1월
평점 :
품절


제목만 보면 '인구의 밀집화를 막는 정책에 해당되는 구역인가?'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사람이 길에 쓰러져 있고, 사람을 집어서 들어올리는 기계가 있는 표지를 보고 나니 제목이 섬뜩하게 다가온다.


 

인구조절구역.
정말 말 그대로 인구를 조절하는 구역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바로 '노인 상호처형제도'라는 국가정책을 통해서 노인들이 단 한명이 남을때까지 서로가 서로를 죽이는 제도이다.
정해진 날짜내에 단 한명의 노인으로 남으면 그 노인은 살 수 있고,
정해진 날짜에 2명 이상이 살아있으면 모두 국가에 의해서 처형을 당하게된다.
무슨 이런 말도안되는 정책이 있단 말인가


살인을 허용하는 정책이라니, 나라가 권장하는 살인이라니 정말 상상만해도 끔찍하다.

 

이웃사촌으로 지내던 노인들이 서로 칼을 들고, 총을 들고 죽이기 위해 찾아나선다.
어떤 노부부는 어차피 마지막에 1명만이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에 서로가 칼로 상대방을 찔러주기로 하면서 함께 자살을 한다.
생전 다른 사람을 때려보지도 못했을 이젠 늙어서 힘도 없는 노부부가 칼을 잡고 마주 앉아서


아프지 않게 깊숙히 한번에 찌르라고 말하는 모습에 블랙유머같은 어처구니 없는 웃음도 나왔다.
휠체어에 탄 할머니는 언제 죽을지 두려우니 자신을 죽여달라고 하기도 한다.


 

노인 상호처형제도에 해당하는 노인이 남은 가족들과 이별하는 장면을 볼때는 정말 눈물이 날뻔했다.
어쩔수가 없는 국가정책이지만 생이별을 하는 가족들의 모습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까?


노령화에 대한 문제를 이런식의 방법으로 해결한다는 작가의 상상력이 정말 대단한다.


왠지 일본이라 가능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이런 제도가 있는 나라라면 모국이라고 생각할 가치도 없을 것 같다.
과감히 온가족이 이민을 가버릴텐데.


 
그동안 내가 접했던 일본 소설은 조금 가볍게 읽으면서 다 읽고 난 후의 여운보다는 읽을때의 재미가 컸던 책이 대부분이였다.
그런데 최근에 읽은 일본소설을 비롯하여 이 책은 읽는재미인 흡입력도 좋았지만
마음에 남는 강한 메시지도 있어서 정말 좋았다.


 

일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도 노령화 문제가 심각하다.
다시한번 중요한 문제라는 것을 각인하면서 '노인상호처형제도'같은 말도 안되고,
있어서도 안되는 정책말고 좋은 해결책이나 지원책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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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행관람차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27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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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속죄,소녀'등 미나토 가나에 작가의 모든 책을 다 읽었다.
처음 작품인 '고백'에서 보여지는 독특한 그녀만의 매력에 쏙 빠져서 그다음에 나온 작품도 다 읽었던 것 같다.
그러나 이미 '고백'에서 보여지는 비슷한 패턴이 다음 작품들인 '속죄, 소녀'에도 그대로 나타나서인지
첫 작품보다 신선함이 떨어져 조금 실망했었다.


그리고 이번에 출간된 '야행관람차'.
역시 이전작품처럼 화려하고 강렬한 표지에 끌리고, 이번에는 어떤 이야기일지 기대감에 끌려 펼쳤다.


 
시작하자마자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피해자는 아버지, 가해자는 어머니.
과연 살인 사건이 일어났던 밤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정말 가해자가 어머니가 맞는지 일반 추리소설같은 느낌을 가지고 시작했다.



미나토 가나에 작가의 특징중에 각 장마다 글을 이끌어 나가는 사람을 바꾸어서
같은 사건을 여러명의 다양한 시각으로 보여주는 것이 있는데 이번에도 역시 그 특징이 잘 나타나 있다.


각 장마다 다양한 입장과 시각이 있었고, 읽을수록 그날 밤에 집 안에서 일어난 사건은 중요하지 않았다.
어쩌면 그 사건을 막을 수도 있었을지 모를 외부의 시선들.
자신의 일이 아니기때문에 귀찮아하고, 관망하는 이웃들의 철저한 외면이 적나라하게 표현되고 있었다.


 

어찌보면 조금은 과장된 성격의 인물들이 등장하는지도 모르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점점 개인주의가 되어가고 이기적이 되어가는 면을 정확히 찔러서
그 안에 포함된 나의 모습도 보이는거 같아서 씁쓸하고 불편했다.


 

서로 돕고 사는 정다운 이웃이라는 말은 온데간데 없이
타인의 불행이 재밌는 가쉽거리인냥 취급되고, 조금이라도 신경쓰인다면 그냥 무시해버리고,


자신에게 손해라도 생길 것 같으면 다같이 마녀사냥에 나서기도 하는 사람들의 모습.

 

높은 곳까지 올라가서 돌아가니 모든 것이 보이겠지만
그저 바라보기만 하는 표지속의 관람차의 모습은 내가 알던 놀이공원의 즐거운 모습이 아니였다.
관람차에 타서 그냥 바깥만 보지 않기를, 필요하면 문을 열고 내리기도 하고,
함께 타기도 하는 관람차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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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나만의 첫 책쓰기
양정훈 지음 / 판테온하우스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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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
라는 말이 있듯이 한번 태어나서 열심히 사는 인생, 무엇인가 내 이름이 남는다면 얼마나 뿌듯하고, 행복한 일일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아주 놀라운 업적을 세워서 이름을 남기면 정말 좋겠지만 당장은 내 이름이 담긴 책 한 권을 갖고 싶다는 꿈을 꿔본다.
물론 내 이름이 담긴 책 한 권.
이것도 실로 엄청난 업적일 것이다.


 

내가 겪어 보지 못한 수많은 다양한 인생을 느끼고 싶어서 책을 읽고,
똑같은 일도 사람마다 느끼고 생각하는 것이 다르듯이 책을 통해 내가 알고 있는 것에 대한 다른 생각을 들여다보는 것이 재밌어서 책을 읽는다.
책을 통해 느껴지는 많은 감성이 즐겁고,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때의 긴 여운이 행복하다.
그리고 그 느낌과 생각들이 한순간에 사라지는 것이 아쉬워 조금씩 적는다.


 

책을 읽는 것이 좋고, 적는 것이 즐겁다 보니 언제부터인가 '내 이름이 저자란에 찍힌 책 한 권을 갖고 싶다.'라는 막연한 생각을 조금씩 하게 된 것 같다.
그래서 작가들의 삶이 궁금했고, 그들의 글쓰기 방법이 궁금했고, 출판사에서 어떻게 책이 만들어지는지 궁금했다.
'내가 정말 글 재주가 있다면 난 쓰고, 출판사에서는 책을 만들어주면 되는 거겠지?'라는 단순한 생각만을 가지고 아무것도 모른 채 이 책을 만났다.


누구나 혹할만한 제목에 엄청난 서재 그림의 표지는 한눈에 내 관심을 끌 만하였다.
그들의 비밀이 궁금해서 바로 책을 펼칠 수밖에 없을 정도로 나는 들떠 있었다.


 

출판사 대표 인터뷰와 저자들의 인터뷰로 시작되었는데 누구나 궁금해할 만한 질문과 답이 간단명료하게 나와 있어서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들을 궁금하게 만들었다.

한 권의 책을 출간하기 위해서 작가와 출판사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그 둘의 사이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 각자의 책임과 의무는 무엇인지 등 쉬운 설명과 함께
실례도 보여주고 있어서 전혀 몰랐던 부분도 알게 되고, 이해하기도 쉬웠다.



분명히 출판사 세계도 전문용어가 있고, 어렵고 복잡한 절차가 있을 수도 있는데 전문적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딱딱한 설명서의 느낌이 들지 않도록 서술되어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이어지는 글쓰기의 비법.
역시 다양하고 쉬운 예를 들어가며 설명해주고 있었고, 실재 작가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공감대를 끌어올렸다.
글쓰기 비법이야 한도 끝도 없을 것이고 아주 자세하게 파고들면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첫 책 쓰기에 대한 책인만큼 적절한 수위를 조절한 것 같다.
또 저자가 개발, 운영하고 있는 작가 되기 과정인 <꿈꾸는 만년필>에서의 실제 모듈 및 각각의 미션도
소개하고 있고, 글쓰기 관련 추천도서도 나와 있어서 좋은 정보가 되었다.



글쓰기에 관한 책임에도 여러 곳의 오타가 보였다는 점은 조금 아쉬웠다.
어떤 책이라도 오타가 있어서는 안 되겠지만 특히 글쓰기에 관한 책이라서 오타, 문법 등에 대한 글을 나오는데 오타가 자꾸 보인다는 것은 안되지 않을까?


저자가 알려준 온라인 한국어 맞춤법에 이 서평을 검사하니 고칠 문법이 한두 군데가 아니어서 창피한 마음에 누가 볼세라 고치고 또 고쳤다.

 

역시 세상엔 쉬운 일이 없듯이 글을 쓰는 작가도, 책을 만들어내는 출판사도 평소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대단했다.
책을 덮으면서 여러 가지 몰랐던 것을 많이 알게 되었다는 점이 가장 좋았고, 갑자기 무엇인가 마구 적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다.
그 언제인가 저자란에 내 이름이 멋지게 딱 들어가 있을 책 표지를 상상해본다.


 



 삼다, 다독.다작.다상량이 바로 그것이다 - 175p

 

 작가에게 눈물이 없으면 독자에게도 눈물이 없고, 작가에게 믿음이 없으면 독자에게도 믿음이 없다 - 203p

 

 온라인 맞춤법 검사 사이트 : http://speller.cs.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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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와 나
야나기 코지 지음, 정인영 옮김 / 새앙뿔 / 2011년 2월
평점 :
절판


처음에 표지와 제목만 보고서는 어린이동화인줄 알았다.
"아버지는 호랑이가 되었다. 그것이 파란만장하고 불가사의한 여행의 시작이었다"라는
띠지에 적힌 글을 읽는순간 어린이동화같은 표지에 어울리지 않을 법한 문장이 오묘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호랑이가 된 아버지. 아버지를 찾아떠나는 아들.
판타지인가? 추리인가? 성장소설인가?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전혀 가늠안되는 상황에서 호기심만 가득 안고 첫 장을 시작했다.


 

타지에서 돌아오지 않는 아버지가 호랑이가 되었다는 아버지 친구의 편지를 받고,
아들은 그길로 아버지를 찾아나선다.
왜 아버지가 호랑이가 되었는지, 어디에 계신지를 알기위해 떠나는 여행.
어떻게 사람이 호랑이가 되었는지 나도 정말 궁금해서 아들의 발길을 재촉했다.



아들은 여러가지 일을 겪고,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사실은 아버지가 호랑이가 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그 때 '그럼 그렇지'하는 생각이 들면서 약간은 허무한 생각이 들려고 하는 찰나에
나를 '헉'하게 만드는 결말이 기다리고 있었다.


아버지가 호랑이가 되고 안되고가 중요한게 아니였다.
왜 아버지가 호랑이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생기게 된건지, 무엇이 발단이 된건지에 허를 찔리고 말았다.

그렇게 글자 하나에 의미가 완전히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이 정말 놀라웠다.
지금은 의미를 보는 그대로 받아들 일 수 있는 쉬운 한글을 사용하지만
예전에 한자를 사용해서 문장을 적고, 특히 함축된 시구의 의미를 해석하는 것은 어려웠을지도 모르지만 큰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말 하나 하나의 중요성을, 또 그만큼 많은 의미를 담을 수 있는 글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느낀다.


 

작고 가볍고 빨간색의 동화표지 같은 책.
어찌보면 참 재밌는 시선으로 흥미로만 읽게 되리라고 생각했었는데
놀라운 결말도 있고, 조금은 성장소설 같은 느낌도 있고, 의외의 결말때문에 진지한 생각을 해 볼 수 있는 기회도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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