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조절구역
츠츠이 야스타카 지음, 장점숙 옮김 / 북스토리 / 2011년 1월
평점 :
품절


제목만 보면 '인구의 밀집화를 막는 정책에 해당되는 구역인가?'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사람이 길에 쓰러져 있고, 사람을 집어서 들어올리는 기계가 있는 표지를 보고 나니 제목이 섬뜩하게 다가온다.


 

인구조절구역.
정말 말 그대로 인구를 조절하는 구역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바로 '노인 상호처형제도'라는 국가정책을 통해서 노인들이 단 한명이 남을때까지 서로가 서로를 죽이는 제도이다.
정해진 날짜내에 단 한명의 노인으로 남으면 그 노인은 살 수 있고,
정해진 날짜에 2명 이상이 살아있으면 모두 국가에 의해서 처형을 당하게된다.
무슨 이런 말도안되는 정책이 있단 말인가


살인을 허용하는 정책이라니, 나라가 권장하는 살인이라니 정말 상상만해도 끔찍하다.

 

이웃사촌으로 지내던 노인들이 서로 칼을 들고, 총을 들고 죽이기 위해 찾아나선다.
어떤 노부부는 어차피 마지막에 1명만이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에 서로가 칼로 상대방을 찔러주기로 하면서 함께 자살을 한다.
생전 다른 사람을 때려보지도 못했을 이젠 늙어서 힘도 없는 노부부가 칼을 잡고 마주 앉아서


아프지 않게 깊숙히 한번에 찌르라고 말하는 모습에 블랙유머같은 어처구니 없는 웃음도 나왔다.
휠체어에 탄 할머니는 언제 죽을지 두려우니 자신을 죽여달라고 하기도 한다.


 

노인 상호처형제도에 해당하는 노인이 남은 가족들과 이별하는 장면을 볼때는 정말 눈물이 날뻔했다.
어쩔수가 없는 국가정책이지만 생이별을 하는 가족들의 모습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까?


노령화에 대한 문제를 이런식의 방법으로 해결한다는 작가의 상상력이 정말 대단한다.


왠지 일본이라 가능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이런 제도가 있는 나라라면 모국이라고 생각할 가치도 없을 것 같다.
과감히 온가족이 이민을 가버릴텐데.


 
그동안 내가 접했던 일본 소설은 조금 가볍게 읽으면서 다 읽고 난 후의 여운보다는 읽을때의 재미가 컸던 책이 대부분이였다.
그런데 최근에 읽은 일본소설을 비롯하여 이 책은 읽는재미인 흡입력도 좋았지만
마음에 남는 강한 메시지도 있어서 정말 좋았다.


 

일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도 노령화 문제가 심각하다.
다시한번 중요한 문제라는 것을 각인하면서 '노인상호처형제도'같은 말도 안되고,
있어서도 안되는 정책말고 좋은 해결책이나 지원책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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