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 - 청춘의 밤을 꿈을 사랑을 이야기하다
강세형 지음 / 김영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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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는 순간부터 마음이 움직였다.
나이는 어른이지만 내 안의 나는 아직 아이인 것 같아서 더욱 끌리는 제목이였다.
저자가 라디오 작가인것도 마음에 들었다.
왠지 허황되고 꿈같은 이야기가 아닌 우리들의 이야기를 가감없이 들려줄 것 같아서였다.


 

책 속의 이야기는 저자의 이야기이자 나의 이야기이자 우리들의 이야기였다.
내가 고민했던 부분을 저자인 그녀도 같이 고민했었고,
그녀가 마음이 아팠던 것도 내가 아팠던 거였고,
책 속의 주인공이 마치 나 인것 같아서, 나의 일기장인것 같아서
한장 한장 허투루 읽을 수가 없었다.


 

'나도 이랬었는데'하면서 심하게 공감도 하고,
'이럴수도 있었겠구나'하면서 나와는 다른 마음도 들여다 볼 수 있었고,
'이건 아닌데'하면서 반성도 하고,
'이렇게 해야지'하면서 결심도 하고,


 

참 많은 느낌과 생각을 주었던 시간이였다.

 

무엇보다 '나만 그런건 아니구나'하는 생각에
'우리들 살아가는 모습이 다 똑같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많은 위로도 받고
위안도 되었던거 같다.



내 안에 웅크리고 있는 작은 아이가 어느날 갑자기 어른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한 해 한 해 숫자로 세어지는 나이와 같은 속도로 어른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보살피지 않았던 내안의 또 다른 내가 이 책을 통해서 조금은, 아주 조금은 자란거 같은 느낌이다.

 

소소한 일상에서 느껴지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그러나 쉽게 놓칠 수 있는 이야기를
콕콕 집어내는 그녀의 능력에 역시 작가는 작가구나라는 생각도 해본다.

 

이 책은 한번에 다 읽기보다는 조금씩 읽기를 권장해본다.
심하게 공감되는 내용들이 많아서 자칫하면 그 느낌들의 크기만큼 제대로 느끼지 못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이다.

 



 지금 자신 또한 자신만의 진한 체취를 갖기 위해 바닷바람과 햇빛의 공격을 견뎌내고 있다는,
 아니 견뎌내야만 한다는, 그런 생각을. - 23p

 

 아무리 천천히 가도 놓치는 것들이 있다는데
 늘 부산스런 마음, 늘 정신없는 하루.
 그 안에서 나는 도대체
 얼마나 많은 것들을 놓치고 있는 걸까 싶어서. - 32p

 

 지나친 게으름이 만들어낸 자기 합리화라 불러도 좋다.
 나를 둘러싼 모든 걱정, 고민들을 잠시 뒤로 밀어둔 채
 딱 하루쯤,
 내 일상에 쉼표 하나 찍어주는 게 그리 큰 잘못은 아닐 테니까 - 37p

 

 NG!
 이렇게 외친 다음.
 죄송합니다, 다시 할께요!
 이게 우리 인생에도 가능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 51p

 

 내가 해봐야 하는 거다.
 혹여 나중에 "거봐. 내가 뭐랬니?" 이런 이야기를 듣게 된다 할지라도
 정말 언제까지나 상상만 하고 있을 순 없는 일이니까 - 93p

 

 금일휴업.
 내 이마에 이렇게 써 붙이고 싶은 날이 있다 - 114p

 

 어제와 같은 오늘을 사는 나이든
 어제와 다른 오늘을 사는 나이든
 내가 만족하는 나.
 내 스스로 행복하다 느끼는 나.
 그런 내가 되고 싶다. - 139p

 

 언젠가 지나치게 바쁜 듯한 내 일상을 투덜거리던 내게
 한 선배는 이렇게 말했다.
 "다 할 수 있대.
 시간이 없어서 할 수 없는 건 세상에 아무것도 없대.
 다만 시간이 없다고 말하는 것이
 가장 쉽게 나를 속일 수 있는 핑계일 뿐이라더라." - 209p

 

 웃기면 그냥 웃으면 되고
 슬프면 그냥 슬퍼하면 되고
 좋으면 그냥 좋은 대로 즐기면 되는 건데
 그게 어려워서
 나는 참 많은 것들을
 제대로 느끼지도 못한 채
 제대로 즐기지도 못한 채 흘리듯 놓쳐버린 거다.
 그 많은 좋은 책, 좋은 영화, 좋은 음악.
 그리고 좋은 사람들을 - 26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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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경계에 선 여자 1 민음사 모던 클래식 31
마지 피어시 지음, 변용란 옮김 / 민음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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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읽는내내 마음이 답답했고, 마지막 장을 덮고 나오는 알듯 모를듯한 한숨소리.


'시간'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판타지적인 느낌이 강하게 든다.
붉른 머리가 휘날리고 있는 고개숙인 여자의 그림이 더욱 호기심을 자극한다.


 

37세의 이혼녀 코니는 아무 희망도 없이 하루 하루 살아간다.
생활보호대상자이며 한때의 아동학대의 경험이 있어서 딸과 살지도 못하고 혼자서 아무 의미도 없이
살아가다가 설상가상으로 조카와 조카의 포주로 인해 정신병원에 입원까지 하게된다.


 

이야기속의 그녀도, 그녀를 바라보는 나도 아무런 희망의 빛을 찾지 못했다.
그러다 미래의 인물인 루시엔테가 코니에게 접속하게 되고, 코니는 미래의 세계로 시간여행을 하게된다.


 

그곳은 유토피아라고 불리는 아무런 경쟁도 계급도 차별도 없는 평등 민주주의 사회이다.
모든것이 공동으로 이루어지고, 함께 책임지며 평화롭게 살아가는 공간이
코니가 경험한 미래의 세계인 것이다.
루시엔테와의 접속을 통해 코니는 희망의 빛을 조금씩 꿈꾸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렇게 평화롭고 좋은 미래의 세계만 존재하는 것이 아닌
또 다른 미래의 세계가 존재함을 알게되고, 그곳은 유토피아와는 정반대인
차별, 무력, 계급이 난무하는 미래의 세계이다.


 

코니는 유토피아라고 불리는 좋은 미래의 세계를 위해서 그녀만의 전쟁을 계획한다.

 

가만히 존재함으로서 좋은 미래의 시간들이 알아서 오는것은 아니다.
한 100년만 살다가 가면 끝나는 공간이 아닌 것이다.
유토피아를 위해서는 치열하게 준비하고 열심히 계획하고 진행해야 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의 상반되는 미래의 2가지 모습을 보여주면서
현재의 우리에게 경계선에 서 있는 듯한 우리에게 묻는다.
어떤 노력을 하고 있냐고, 또 어떤 노력을 할 것이냐고


 

내가 바라는 미래의 세계.
내가 존재하지 않게되는 먼 미래의 세계.
과연 우리는 어떤 공간에 서 있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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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길동전.전우치전 문학동네 한국고전문학전집 7
김현양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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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에서 한국고전문학전집이 출간되었다.
전집이라는 말에 책욕심이 발동되고, 평소 잘 접해보지 못한 고전이고, 멋스러운 표지에
출간소식을 듣자마자 확 끌렸다.


 

왠지 어렵고 지루할 것 같은 편견이 있는 고전이라 평소에 잘 읽어보지 않아서
일단 제일 재밌고 쉽게 읽힐 것 같은 홍길동전.전우치전을 선택했다.


 

홍길동전은 오래전에 책이나 드라마로 많이 봤던 내용이지만
그 유명한 말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는"
이 부분은 또 한번 마음을 안타깝게 만들기도 했다.


 

전우치전은 얼마전에 배우 강동원이 주연한 영화 '전우치'를 보고 알았기 때문에
글로서는 접해보지 않아서 더 기대가 되었다.
읽는내내 자꾸 배우 강동원이 오버랩되서 더 재밌기도 했고, 그의 환상적인 도술에 통쾌하고 신나기도 했다.


 

홍길동, 전우치는 모두가 알듯이 도술로 사회 체제를 비판하면서 의를 행했던 인물이라
고전이긴 하지만 마치 판타지를 보는 듯한 느낌도 들고,
'나에게도 도술 능력이 있다면 좋겠다'라는 말도 안되는 상상을 해보면서 즐겁기도 했다.


 

문학동네에서 심혈을 기울여 만든 책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그동안 한국고전을 많이 접해보지 못해서 그런지
어렵거나 지루할거라는 나의 편견을 정말 말 그래도 '편견이었다'로 만들어준 책이다.


애매한 문장이나 어려운 문장, 이해안되는 문장도 없어서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책 뒤쪽에는 원본이 그대로 실려있어서 소장가치까지 좋은 책이고,
시리즈중에 다른 책도 읽어보고 싶게 만드는 책이고,
무엇보다 고전에 흥미를 느끼게 해주어서 개인적으로는 참 고마운 책이였다.

 

 

                                                   <책 뒤편에 실린 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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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 문화 관찰자 이상은의 뉴욕 이야기
이상은 지음 / 스테이지팩토리(테이스트팩토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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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하면 무언가 화려하고 자유롭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많은 사람의 동경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한번쯤은 여행으로 가보고 싶은 나라이기도 하다.
아마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한번쯤은 뉴욕에 관한 여행에세이나 다른 장르의 책을 통해서
또는 텔레비젼을 통해서 접해봤을 것 같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음악가 이상은씨의 뉴욕 이야기.
미술도 공부하고 음악도 공부하고 정말 예술가로서의 감수성이 풍부할 것 같아서
우리가 알고 있는 뉴욕의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궁금했다.


 

그녀의 예술가적인 감수성으로 바쁘고 화려하고 열정적인 뉴욕을 어떻게 이야기할지 기대감으로 시작했다.

 

그러나 내가 생각했던 책의 이미지와 이 책의 이미지는 많이 달랐다.
이 책은 뉴욕을 소개하기 위해 여러명의 스텝들을 구성해서 뉴욕으로 갔고,
그곳의 예술극장, 미술관, 옷 가게, 서점.등등 여러곳을 소개하는 책이였던 것이다.
중간 중간 그녀의 사진도 나오는데, 내 느낌때문인지 너무 작정하고 인위적으로
찍은 듯한 사진이 자연스럽지 못한 느낌마져 들었다.
물론 그녀의 글들이 살려있긴 하지만 여러 곳을 소개하는 글이 대부분이고,
그녀의 감수성을 느낄만한, 내가 함께 공감할 만한 글은 별로 없었다.


 

뉴욕 여행 계획이 있다면 그래서 뉴욕의 어느곳을 여행할지 알아본다면
그땐 이 책이 도움이 조금 될 지도 모르겠다.


 

내가 이 책을 통해서 기대했던건 뉴욕의 소개에 치중한 것이 아닌
그녀의 감수성이 풍부한 글들이였고, 뉴욕이라는 곳에서 그녀의 마음들이
어떻게 표현되는지였다.


 

나의 기대와는 전혀 다른 방향의 책이였고,
난 마치 뉴욕관련 잡지를 보는 듯한 느낌이였다.


 

다음엔 그녀의 노래에서 느꼈던 그 감수성을 그녀의 글로서 제대로 한번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나는 여행의 첫날이 이 세상의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좋다.
 기대감과 생동감이 넘치는 자유로운 순간. - 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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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가게 재습격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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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때 친구가 선물해준 무라카미 하루키의 [어둠의 저편].
이 책이 지금까지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의 책 중에 유일하게 읽은 책이다.
그 책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된 것이다.


그 책을 읽을때 도대체 작가의 의도가 무엇인지도 모르겠고,
어떤 부분을 중점으로 읽어야 하는지도 알 수가 없었다.
재밌다거나 감동적이라든가 독특하다든가 정말 어떤 느낌도 없었다.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의 첫 책에 대한 기억이 이렇다보니 자연스레 접하지 않게 되었다.


 

그 이후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 그때의 나의 편협한 시선이
훌륭한 작가에 대에 접할 기회를 막는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이번에 다시 한번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인 이 책을 펼쳤다.


제목이 독특하기도 했고, 표지도 재밌었고
단편집이기도 하고, 왠지 이 책은 조금은 가볍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마음에 기대되었다.


 

6개의 단편이 실려 있고
읽으면서 독특하다, 발상이 재밌다라는 생각이 전반적으로 들었다.
글의 배경은 일상적이지만, 그 이야기의 내면에 담겨 있는 속뜻은 전혀 일상적이지 않다.
그래서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다양한 감정이나 느낌을 끌어낼 수 있을듯하다.


 

담겨 있는 속뜻을 파악하고 다양한 감정을 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그 의미가 파악이 안되거나 느껴지지 않는다면 조금은 무의미하고 지루한 글들이 될 수도 있을거 같다.


6개의 단편들 전부가 다 재밌지는 않았다.
발상이 독특하고, 무언가 무라카미 하루키만의 독특한 색깔이 있다는건 분명 느껴지는데
느낌이 잘 오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단 2권으로 한 작가의 색깔을 파악할 수는 없지만
아직도 여전히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의 색깔은 더 파악해야 할 듯하다.
처음으로 읽었던 책에 대해 별 1개. 그에 비해 조금은 내 느낌이 발전했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싶다.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
이상하게도 읽었던 책을 나중에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 작가이다.
지금 너무 감동받아서 다음에 다시 읽어보고 싶은 느낌이 아니라
지금 읽었던 느낌과 나중에 다시 읽었을때의 느낌을 비교해보고 싶은 욕구가 강하게 드는 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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