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장악한 현대자동차의 품질경영을 배우다 - 타협은 없다 오직 품질이다
박상복 지음 / 터닝포인트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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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G90이라는 제네시스의 최상위 자동차를 선보인다.

오는 11월 27일이면 세상과 마주하는 고급자동차에 많은 이들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단순히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에서도 큰 관심속에 있는 것이다.


현대자동차의 신차 출시에 왜 이렇게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일까?

그 만큼 우리나라에서 현대자동차가 차지하는 관심의 비중이 크다는 반증이 아닐까 싶다.


타협은 없다. 오직 품질이다.

세계를 장악한 현대자동차의 품질경영을 배우다.

박상복 지음으로 터닝포인트에서 펴냈다.


지은이는 현재 울산 북구 의회 기초의원(초선)이다. 2018년 제7대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분이 왠 현대자동차 이야기(?)를 싶었다. 사실 제목만 보고서는 분명히 현대자동차 홍보실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론 저자는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에서 경영학을 수학하고, 현대자동차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그는 기획실과 품질본부 차장으로 경영층 보좌업무를 담당했다. 이러한 업무과정에서 무려 1천명 이상의 창업주와 전문 경영인을 만났고, 제조업에 대한 그들의 열정과 노력을 배웠다고 밝히고 있다. 


이미 저자로도 인정받고 있다. 지난 2013년 제로플로스라는 제목의 책에서는 기업 창업주의 열정을 다뤘다. 그리고 2016년에는 강소기업이 힘이다라는 책에서 대한민국 강소기업을 다뤘다. 그리고 이번 품질경영에 대한 현대자동차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서울역사박물관이 개관했을 당시 초창기 전시로 대한민국 근현대사유물전이 있었다. 당시 아이들과 함께 관람을 갔는데, 마침 파란색 삼발이 자동차와 시발택시라는 6.25전후 남긴 지프자동차를 개조한 자동차와 함께 전시된 주황색(빨간색?) 포니자동차였다. 


현대라는 영문 이니셜이 있는 뒷편에 있는 트럭과 같은 용도의 짐차(?)같은 변형모델도 어디선가 본 듯 하다. 생각해보니 포니 자동차는 꽤 많은 곳에서 나온 듯 싶다. 역사적 의미도 있고, 당시 시대적 상황을 가장 잘 말하는 물품이 아닐까 싶다. 


책으로 돌아와서, 이 책은 어쩌면 현대자동차에 관한 사랑이야기라고나 할까? 애증의 관계랄까? 자신이 몸 담았던 현대자동차에 관한 품질경영에 관한 이야기를 이 시기에 꺼내는 이유는 바로 현대자동차의 전환점, 변화의 계기가 지금 꼭 필요한 시기라는 판단이 아닐까 싶다.


이런 생각은 저자의 프롤로그에 잘 나타나 있다.


새로운 시장의 주인이 되기 위해서는 다시 시장과 고객이 원하는 품질 좋은 차를 만들어야 한다. 품질 좋은 차는 고객에게 사랑을 받는, 잘 팔리는 차이다. 이를 위해 현대자동차 품질경영의 철학을 이해하고 업무에 적용함으로써 미래 시장의 자동차 트렌드를 주도해야 한다.


이러한 생각때문일까? 책에서는 거의 중심 스토리가 현대자동차의 품질경영을 위해 노력한 이야기를 아주 상세히 담고 있다.


책은 전체 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품질의 첫 단추부터 점검하다를 시작으로, 2장 타협은 없다. 3장 브랜드를 살려라, 4장 소통과 협업, 5장 마인드셋 이노베이션, 마지막 6장은 You ar the Best!


저자가 밝히고 있듯이, 책은 신종운 전 부회장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물론 그 혼자만의 노력으로 지금의 현대자동차의 품질이 완성되었으리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그러한 노력들을 위한 한 사람 한 사람의 직원들의 노력과 경영진의 추진의지를 합쳐진 결과이리라.


사실, 자동차회사의 품질불만으로 인한 구매 감소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우리는 많이 알고 있다. 체감하는 이들이 훨씬 더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과거형이 아니라 지금도 진행형이다. 


현대자동차는 미국 시장에서 초기에 '일회용 차'라는 오명을 쓴 기억이 있다. 하지만, 지금 어떤가? 지금은 대형 수입차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고급 브랜드 구축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토요타의 렉서스와 같이,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라는 브랜드를 키우는 데 큰 힘을 쏟고 있다.


이러한 현대자동차가 글로벌 브랜드로 거듭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저자가 말하는 품질경영이다. 기술의 품질을 높이고, 감성품질로 확장하고, 그에 따른 기술력을 갖추는 일이다. 


책에 따르면 신종운 전 부회장은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품질또한 내가 리더가 되어 회사를 이끌어 간다는 태도로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개척하고 리드해 나가야 한다"


굳이 이야기하지 않아도 경영서적들에서 자주 인용되는 이야기다. 회사의 주인이 곧 나라는 인식, 주인정신, 책임감, 나 하나쯤이야라는 게 아니라, 나 부터, 내 스스로하는 그런 자주적인 회사구성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품질은 결국 경영진 혼자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다. 고급차 브랜드는 나만 외친다고 인정받는 것이 아니다. 비싸게 산다고 빤짝인다고 다 명품이 아니듯 말이다.


책의 중심인물인 신종운 부회장의 마인드는 정말 본받을 만 한다. 그리고 그와 함께 일하는 이들 역시 많이 힘들겠지만, 정말 하고자 하는 목표를 향해 맨땅에 헤딩하듯 부딪히고 고난과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들이 어찌 이 책 하나에 다 담길 수 있을까 싶다.


지금의 현대자동차가 품질의 문제에 있어서는 어느 브랜드 못지 않게 잘 대처하고 있다는 것은 결국 이 시대에 구매자가 원하는 것은 이름에 걸맞는 품질을 요구하고 있다는 말이다.


사실 경영적인 판단에서 원가절감과 함께 인건비 절약이라는 당근이 왜 안보이겠는가? 하지만 1명의 품질에 대한 철저한 자긍심으로 뭉친 직원들이 모여서 지금의 공장을 움직이고, 현대자동차를 세계에 널리 알리고 있지 않은가?


물론, 완벽한 것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품질의 현대자동차라지만, 소소한 불량에 대한 대처 역시 품질만큼 중요한 문제다. 스스로 대처하고, 미리미리 고객만족을 위해 노력하는 자세를 보인다면, 이는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모든 국가들로부터 사랑받는 현대자동차가 되지 않을까 싶다.


사실, 개인적으로 이 책과는 별개로 현대자동차의 이러한 품질에 관한 노력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가 아니라 완벽한 전기자동차 개발에 조금 더 힘을 보태서 시장의 흐름에 동참하는 게 어떨까 생각해 본다. 


론 책에서 언급한 자율주행차와 수소차 개발에 대한 부분은 정말 엄청난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 개발과정에서 땀흘린 이들의 노력들은 많이 칭찬받고 합당한 대우를 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시장조성이라는 문제는 품질과는 또 다른 세상인 듯 싶다. 


앞으로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하듯, 품질의 현대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 또 한 번 놀라운 기적을 이뤄내기를 나 역시 소망해 본다. 저자의 현대자동차에 대한 애정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책이었다.


만일 현대자동차에 입사를 원하는 이들이 있다면, 필독서가 아닐까 싶다. 현대자동차의 해외진출부터 노사활동, 품질개발에 관한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책이라서 면접 때 꼭 질문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미리 예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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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카리 2018-11-14 2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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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줄다리기 - 언어 속 숨은 이데올로기 톺아보기
신지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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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이건 어떻게 쓰는 거야?"

며칠 전 딸아이가 물었다.


아직 한글을 배우고 있는 6살 딸아이, 모든 게 신기하게 보일 나이.

녀석은 한글이 마치 그림처럼 재미있나보다. 


그림처럼 하나 하나 따라 쓰기(배낌)도하고, 나름 소리내어 읽기도 한다.

물론 아직 서툴다. 

하지만 글에 대한 녀석의 열정에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한글을 뗀 오빠는 제법 글을 잘 읽는다. 다만 아직 쓰는 건 조금 서툴다. 하지만 서툴면 그런대로 맞은면 맞는대로 놔둔다. 녀석의 글을 보는 이가 조금씩 고쳐주면 될 일이다.


사실 나도 직업상 글을 많이 쓰고는 있지만, 두려운 일이다.

누군가에게 평가받아야 하는 일이고, 항상 빨간펜으로 수정을 두려워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한글 어문법을 완벽히 아는 것도 아니라서 수정에는 반드시 이유와 근거를 찾아야 한다. 어려운 일이다. 


한글세대인 나는 한문세대와는 사뭇 거리감을 느낀다. 물론 유학파들이 쓰는 영문번역투 어체를 보는 것도 마찬가지다. 세상은 다시 돌고 돌아 중국어를 배우려는 이들이 많다.


각설하고 언어는 살아숨쉬고 있다. 나는 그렇게 느낀다. 세대와 시대를 따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우리말은 날로 성장하고 발전하고, 퇴화되고 있고, 소멸되고 있다.


언어의 줄다리기.

언어 속 숨은 이데올로기 톺아보기.

신지영 지음에 21세기 북스에서 펴냈다.


톺아보기라는 말은 구석구석 꼼꼼히 살펴본다는 뜻을 가진 순 우리말이라는 설명이 눈에 들어오지만, 순우리말에 대한 정의에 관해서는 여쭤보고 싶다. 그 기준점이 어디에서 부터인지와 그 근원에 관한 학문적 논지를 순수한 호기심에서 따져보고 싶다. 오해는 마시라. 딴지는 아닌 그거 궁금함때문이다.


책에 대한 설명는 이미 책을 소개하는 글에 다 나온 듯 싶다.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단어 '대통령'. 극단적 성차별 언어 미망인과 과부, 이분법적 이데올로기가 담긴 기혼과 미혼"

대통령이란 단어에는 국민을 주권자라고 생각하지 않고 관리와 통제의 대상으로 여기는 이데올로기가 숨어 있다.

아직 죽지 않는 죄인이란 뜻의 미망인이나 부족한 사람이 된 부인쯤으로 해석되는 과부 역시 극단적으로 여성을 폄훼하는 모멸적인 언어다.


지은이는 신지영 교수. 고려대학교에서 국어국문과를 맡아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런던대학에서 박사를 끝내고, 지금은 음성공학과 언어병리학을 연구하고 있다.


이미 말소리의 이해, 한국어의 말소리, 쉽게 읽는 한국어학의 이해, 한국어 문법 여행, 열려라 말, 한국어 발음 교육의 이론과 실제, 말소리 장애 등의 책을 펴낸 바 있다.


과히 전문가의 필모그래피(?)를 보여주는 저자의 활약상이다. 이 쯤되어야 사람들로부터 어떤 옹졸하고 치졸한 언어에 대한 주장도 단번에 반박할 수 있을 듯한 자신감을 보여준다는 생각이다.


책은 줄다리기라는 제목답게 경기장으로 구분지어 설명한다. 무려 10번째 경기장까지 있다. 대단히 두껍고 담긴게 내외적으로 충실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마치 책장에 전리품처럼 두고두고 봐야할 듯 싶은 그런 국어책이다. 내가 마음이 흔들릴 때 바로 꺼내 봐야할 책이다.

저자의 학술적인 가치를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이처럼 국어, 우리나라 한국어, 한글에 관한 전문가는 무려 4년에 걸쳐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해 언어의 줄다리기라는 결과물을 집대성했다.


비단 저자가 이 책 하나가 아니라 앞으로 더 많은 한글 단어와 한국어에 관한 설명들을 곁들인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길 기대한다. 비단 내가 아니라 이 땅의 모든 한국어 한글을 배우려는 이들과 관심 깊은 이들에게는 충실한 교과서가 되기 때문이다.


대통령 각화와 대통령님을 시작하는 첫 번째 경기장을 시작으로 책은 무려 10번의 경기장을 소개한다. 대통령은 지금 줄다리기를 기다리는 중, 관점과 관점 사이의 줄다리기, 미혼과 비혼의 줄다리기, 미망인과 유가족, 여교사와 여성 교사, 청년과 젊은이, 요즘 애들과 요즘 어른들, 자장면과 짜장면, 용천과 룡천의 줄다리기를 살펴보고 있다.


사실, 저자의 말 처럼 이런한 단어들에 관해 지금껏 무관심했고, 그저 그냥 아는 만큼만 사용한 점이 부끄럽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언어에는 많은 뜻이 담겨져 있구나를 새삼 느꼈다. 


언어와 권력의 관계, 남자와 여자라는 성차별적인 단어들이 친숙히 자리잡고 있고, 남과 북의 언어가 한글 한국어와 조선어로 갈리면서 생긴 문제들까지 참 복잡하고 다단한 문제들이 얽히고 섥였다.


 뿐만 아니라, 요즘 세대의 청년고민들에 관한 부분은 교육현장에서 더욱 많이 느끼는 저자가 아닌가 싶다. 

우리가 생각하는 문제는 결국 우리 자신이 만들어 낸 것이 아닐까 싶다. 언어적인 부분은 누군가 내가 대우받고 남보다 존경받는 모습을 위해 태어나고 그리 불려지도록 관습화시켜 놓은 것이 아닌가 한다.


저자는 각하를 쓰면 안되는 이유는 대한민국은 국민 모두가 주인인 평등한 나라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각하는 중국의 사대주의에서는 제일 말단인 셈이다. 공화국을 거치면서 결국 대통령을 높여부른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민주공화국이라는 헌법 1조는 틀렸다.  저자 역시 ‘크게 거느리고 다스리는 사람’이라는 의미의 ‘대통령’이란 단어를 지적한다.

이제는 주권자인 국민이 선출한 국민의 대표라는 뜻을 온전히 담아내지 못했기에 이 단어 역시 줄다리기를 한다는 것이다.


아직 죽지 않은 죄인이라는 뜻의 미망인(未亡人)은 언론에서 예사로 다뤄지고 있다. 남편이 죽어서 이제 부족한 사람이 된 과부(寡婦)는 너무나 자연스럽다.  과거 관습처럼 사용된 단어의 뜻은 결국 우리에게 다가온다. 이런게 언어적 차별이고 폭력이 아닐까 싶다.


청년이라는 단어는 왜 여성을 포함하고 있는지에 대한 사회적 함의는 없었는지, 학생회는 왜 여학생회가 별도로 있는지? 여자대학교는 왜 있는지, 우리사회속 기혼과 미혼은 적절한 구분인지에 관한 이야기는 전혀 지루함이 없다.


또 다른 이야기지만, 차를 타고 가던 아들이 묻는다. 

"아빠 여대생 마사지는 여대생이 하는 마사지야? 여대생이 손님인거야?"

"응? 뭔 소리야?"

"저기 간판에 여대생 마사지라고 써 있어"

"음 그건 아마 여대생들이 많이 피곤해서 그런가봐"


뭐 대충 둘러대고 말았지만, 간판에 떡 하니 자리잡은 여대생 마사지에 대한 아들녀셕의 호기심은 참 대단하다. 왜 남대생은 없고, 마사지는 여대생만 받는거냐며? 뭐 한 동안 설명하느라 애썼다. 우리나라 말이 참 어려운 단어임을 아이들 한글 가르치면서 느낀다. 한글은 결국 어렵다. 


저자는 요즘 애들이 쓰는 극단적인 줄임말이나 급식체를 관해서는 남다른 시각을 보여준다. 우리 세대풍자이고, 그 시대 그 시대마다 나타나고 사라진 또래언어인 셈이다. 


하긴 방가방가라는 통신체를 한 때 썼던 세대인 나 역시 지금의 새로움은 낯설음으로 다가온다. 그들만의 리그에 끼지 못한 소외감과 어찌하든 그들처럼 유행에 뒤처짐없이 따라하고픈 애어른의 마음을 들킨 듯 부끄럽다.


저자는 마지막 말로 이 책의 쓰임새를 말한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서로 다른 생각들이 정면으로 출동하며 벌이는 언어 표현들 사이의 다양한 줄다리기를 관전했다. (중락)언어표현들 사이의 충돌을 지켜보며 자연스럽게 소통의 문제를 고민하게 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결국 지금 이 순간에도 이 책의 제목인 '언어의 줄다리기'는 진행중이다. 언어는 살아움직이며 또 다른 쓰임새를 만들어내고 있다. 소통의 수단이 된 언어가 어디서 활용되고 사용되는지, 왜 많은 사람들이 언어로 자신을 표현하고 나타내기 위해 노력하는를 이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던 시간이 되었다. 


그리고 내가 쓰는 이 글에서도 나만의 글로 감정과 느낌을 정리해 표현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다시금 느끼게 해 준 소중한 경험이 되었다.


단순한 국어에 대한 흥미를 갖는 이들이나, 언어와 언어적 사회기능에 관한 궁금증이 있다면 꼭 한 번 찾아 읽어야 할 책 같다. 그리고 추천한다. 글을 쓰는 이들, 써야만 하는 이들이라면 꼭 함께 고민하고 소통해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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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카리 2018-11-14 2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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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시장 돌프 - 제2회 교보문고 동화공모전 대상 수상작
이재문 지음, 장서영 그림 / 마카롱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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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 드론을 날리던 아들은 야외에서 그만 기체를 잃어버렸다. 
로스트. 신호미달로 제멋대로 날아다니다 그만 다리에 부딪혀 강물속으로 풍덩 빠져버렸다. 

울고불고 슬픈 감정을 주체 못하는 아들을 달래기 위해 드론과 이별을 말해주고, 앞으로 엄마아빠 말을 잘 들으면 다가오는 크리스마스에 산타할아버지가 다시 선물로 드론을 주실꺼라고 말해줬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보니 음. 잘하는 것인가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어린이 시장 돌프. 이재문 글과 장서영 그림으로 마카롱에서 펴냈다.
이 책은 제2회 교보문고 동화공모전 대상 수상작이다.

심사평을 잠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어린이였던 자신의 과거와 꿈을 모두 잊고, 하루 하루 이익을 좇아 살아가는 어른들을 위한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중략) 이 작품의 놀라운 점은 자유와 자발성에 관해 잘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중략) 어린이는 어린이대로 어른은 어른대로 느끼고 생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높이 평가할 만 하다.'

책을 읽고 반성해 보기는 참 오래간 만이다. 저자의 비유도 참 적절하고 그 이야기를 서술하는 방식도 마음에 든다. 물론 유아보다는 아마도 초등고학년, 또는 중학생들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어른들에 대한 비판적인 모습들이 그려지기 때문이다. 동화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스스로 주체적 시각을 갖는 시기에 읽기를 권장해 본다.

책으로 돌아가면 산타와 루돌프에 관한 이야기를 어른과 아이들이 겪는 갈등을 조합해 조금 엉뚱한 상상력으로 결합시켰다.
책 속의 산타는 과격하다. 말 안듣는 돌프를 가두고 밥을 굶기려하지만, 매번 탈출하는 돌프. 
어느 어른시에서는 시장선거를 앞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여러 어른 후보를 이겨낸 돌프는 시장이 된다. 공약은 참으로 기발하다. 아이들이 하기 싫어하는 것을 그냥 하지 않은 공약들이다.
학교시험이 없고, 공부는 하고 싶을 때만, 늦잠을 맘 껏 자고, 밥도 안 먹고, 군것질은 맘껏, 스마트폰 게임도 실컷해도 괜찮다는 말이다.

결국, 아이들은 맘껏 활동하고, 어른들은 떠난다. 자유롭던 아이들은 어느 누구도 돌보지 않아 짐승으로 변하고 만다. 누구도 치우지 않아 쓰레기가 나뒹구는 놀이터. 음식을 마구 버려 악취가 진동하는 급식실. 도무지 살 수 없는 곳에서 아이들은 스스로 반성하고 변화시킨다. 알아서 공부를 하고, 쓰레기를 치우고 나름의 성장통이랄까 생활이 정상화될때쯤. 이번엔 어른들이 문제다. 빨간양복(산타)은 어른들의 이기심과 욕심을 조장해 이번엔 짐승으로 변한 어른들이 아이들을 잡으러 다닌다. 나쁜 어린이를 벌주고, 말 잘 듣는 착한 아이로 만들려는 속셈이다. 하지만 공개체벌을 하던 곳에서 사람들은 산타의 정체를 깨닫게 된는 이야기다.

책에서는 더 많은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지고, 등장인물도 많고, 내용도 무척 속도감있게 펼쳐진다. 물론 어른들을 반성케하는 장면들도 많다.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한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정말 말 잘 듣는 순종적인 아이들만 키우고자 하는가?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삶을 개척하는 아이들은 때론 주관이 확실해서 도무지 어른들의 말을 안듣는 아이로 보일 수도 있다.

중간 중간 난 이 책을 읽으면서, 지난 촛불이 생각났다. 집회에서 마이크를 잡은 교복입은 학생들에게 어른들은 무슨 생각이 들었을까? 학생이 공부나 하지 뭐하러 이런곳까지 나왔지? 뭘 안다고 마이크를 잡아? 세상 철없는 이야기나 하러 왔나? 뭐 이런 생각을 하는 어른들도 있었을 것 같다.

그렇지만, 연단에 오른 학생은 누구보다 논리적이고, 강단있게 그리고 힘있게 지금의 정치상황을 이야기했고, 자신의 처한 상황을 소개하며 이제는 어른들이 힘을 보태야한다고 호소하는 이야기에 다들 박수를 쳤고 환호했다. 이전까지 오른 어른들의 이야기보다 훨씬 그 감동이 컸고, 사람들을 영상을 올려 이 사실을 알렸다.

물론, 투표권, 선거권으로 한바탕 어른들이 논란도 있었다. 그때마다 등장하는 건 아이들이 뭘 아느냐? 학교가 공부해야지, 정치하는 장소냐? 뭐 이런 이야기로 자신들의 권력을 선택하는 방식을 규정지었다.

그들이 이야기하는 공부하는 청소년은 십대들이다. 과거를 보고 사랑을 했던 춘향이와 이몽룡은 16세였고,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던 유관순 열사는 17살이다. 무수한 이들이 역사속에서 사라졌지만, 자신의 인생을 내 걸고 행동하는 양심을 시작한 이들은 교과서속에만 있지 않았다.

어른들의 말을 잘 듣는 어린이는 과연 좋은 어른이, 착한 어린이가 될까? 나쁜 어린이는 어른들을 말을 안 듣는 아이, 말대꾸하는 아이? 내가 생각하는 바를 이야기하면 안되는 세상? 마치 군대처럼 상명하복, 교사는 학생들 위에 군림하고, 어린이집 원장은 아이들 먹은 음식을 줄여 고급차를 타고. 대학원생들은 내 하수인처럼 부러먹는 교수들.

책을 통해 성장하는 아이들이란 점에서 대상을 받은 점에는 이의가 없다. 규칙을 어기고 내 맘대로 생활하면 짐승으로 변하는 모습이라든지, 어른들의 탐욕적인 모습이 짐승으로 변한다던지, 참으로 기발한 상상력이 더해진 동화적인 이야기다.

지금의 어느 나라 처럼 인민들의 순종을 이끌어 내기 위해 공개적인 체벌을 활용한 결말 짓는 이야기는 요즘 타작마당이라고 종교적 체벌형태와 비슷했고, 공개 망신이 역으로 당하는 모습으로 결말짓는 과정이 역시나 동화답다라는 느낌을 받았다.

이 책을 읽는 어른들에게도 어린이들에게도 이 책이 반성하고 성장하는 데 좋은 본보기기가 되길 바란다. 이야기속의 비판적 모습을 스스로 생각해 느껴보고,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란 점에서 역할에 관해서도 생각하는 시간이 된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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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카리 2018-11-10 1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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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하는 여자들 - 그들은 어떻게 과학자에서 벤처 사업가로 변신했을까?
양윤선 외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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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여자가 뭐 배워서 뭐할려구, 시집이나 잘 가면 되는거 아냐?

이러한 유리천장이 가득한 세상에 모든 편견과 맞서 싸운 이야기는 이미 많은 이야기들이 남겨져 있다.


게다가 요즘 미투운동이라고 해서 내가 당했던 수치스러운 일들을 밝히고, 세상이 남녀 공평하고 균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스스로를 드러내며 남자들의 과오를 이야기하고 반성을 요구하고, 사과를 이야기하는 시대.


아직도 뭐 그런게 있어? 요즘 다들 많이 배우고 많이 생각해서 그런건 없잖아? 세상에 그런건 그쪽만 있는거 아냐?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마리퀴리 부인을 되돌아 살펴보지 않아도, 신사임당을 굳이 말하지 않아도 우린 결국 잔다르크식의 영웅을 이 세상에서 찾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그런 모습들이 필요한 세상, 영웅이 여자가 되면 안되나?


수 많은 사회분야 속에서도 그나마 더욱더 희귀(?)한 케이스가 되는 이 한국사회속에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담은 책이 나왔다.

'벤처하는 여자들'. 양윤성, 이영, 곽수진, 문여정, 이진주 지음으로 이미경 정리. 한국여성과총 기획으로 메디치에서 펴냈다.


책은 과학기술계 5개 분야의 여성 파워리더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벤처 캐피털과 소셜벤처, 과학전시, 정보보안, 바이오벤처 등의 분야에서 열심히 노력하는 여성들의 모습이 흥미롭게 전개된다.


비단, 여성만의 책이 되질 않길 바라지만, 책의 서문에는 이런 표현이 있다. 

'부디 이 책이 이공계 진학을 희망하는 여중고생들과 스타트업을 꿈꾸는 이공계 여성들에게 꿈과 희망 그리고 위로와 격려가 되길 바랍니다'


물론 직설적인 목적이지만, 남녀가 모두 함께 바라보는 이야기가되는 사회를 만들어갔음 좋겠다. 편가르지 말고 말이다. 가부장적인 사회를 극단적으로 거부하며 아마조네스처럼 여성만의 고립된 사회를 꿈꾸지는 말자는 생각이다. 


이 책은 한국여성과총에서 기획되어 나왔다. 국내 63개 여성과학기술단체, 7만4천여명의 회원들이 함께하는 국내 최대 여성과학기술단체연합회로 여성 과학 리더를 지원하고 있다.


한국여성과총은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의 줄임말이다. 게다가 이 책은 '과학하는 여자들' 시리즈의 세 번째 책이다. 벤처하는 여자들. 소셜 벤처를 포함해 한국 최고의 과학 기술계 여성기업인 5명의 창업 스토리를 담았다.


양윤선 바이오벤처 대표는 (주)메디포스트를 설립해 국내 제대혈은행과 줄기세포 치료제 시장을 개척한, 바이오업계의 여성 경영자다.


이영 정보보안전문기업 테르텐 대표다. KAIST 암호학 박사로 지난 18년간 보안 소프트웨어 기업을 경영하고 있다.


곽수진 과학전시 중심의 과학 커뮤니케이션 전문회사인 더쉐이크크리에이티브 대표는 KAIST 문화기술대학원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문여정 벤처캐피털리스트로 바이오와 디지털 헬스케어 관련 초기 기업에 투자하는 의사 출신 1호 벤처캐피털리스트로 현재 인터베스트 이사로 활약하고 있다.


이진주 사회적 기업가로 삼성전자 마케터를 거쳐 국회방송과 중앙일보에서 기자로 활약했다. 국내에서는 여성로봇 전문기자로 국내외 로봇계의 인물들을 발굴해 소개하는 한편, 걸스로봇이라는 소셜 벤처 네트워크를 만들어 과학 기술계 여성과 성소수자를 지원하고 있다.


이 책은 여성들이 불모지에 가까운 국내 과학기술계에서 나름의 위치를 차지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들려주고 있다. 그들 자신들의 이야기를 정리했으니 뒤에 따라오는 후배들에게 어떻게 전해줄까를 고민한 흔적들이 가득하다.


게다가 각 파트별 이야기가 마무리되면 깊이 읽기라는 코너를 마련해서 핵심용어, 어려운 단어에 대한 설명을 상세히 게재하고 있다. 이 분야에서 일하려는 사람들을 위해선느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단순한 관심뿐만 아니라 자신이 준비하는 공부를 어떻게 이끌어 가야하는지 조언도 있다. 게다가 단순한 공부가 아니라 아예 이들처럼 창업을 꿈꾼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간단히 살펴보고 있다.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면, 마치 그녀들의 성공스토리를 따라간다면 이렇게 해보라는 조언인데 장단점이 있을 듯 싶다. 일단 정해진 길을 따라하는 건 좋으나 자칫 분야가 좁아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개척이라고해야할까? 여성이 쉽게 도전하기 쉽지 않았던 분야들에게 힘겹게 일어서는 그들에게 성공의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뒤 따르는 이들에게 역시 앞 선 자들의 성공을 향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용기를 잃지 말고 도전해 보라는 격려들이 참 마음에 와 닿는다.


단순한 유리천장을 부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새로운 건물을 짓기까지 하는 이들의 이야기는 이땅의 무수한 인재들, 많은 여성들에게 또 다른 도전과 각오를 다지게 할 듯 싶다.


아침 신문에 이런 기사가 있었다. 이 땅에 걸그룹이 1백개가 넘는 현실과, 연습생을 더하면 수 많은 청소년, 이 땅에 살고 있는 무수한 20~30대 남녀는 오로지 연예인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는 기사다. 데뷔를 해도 곧 사라지는 걸그룹의 현실을 준비했던 이들은 어떻게 바라볼지 모르겠다.


게다가 젊은이들은 그저 공무원 준비, 공인중개사와 같은 자격증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이런 어른들이 만든 세상을 그저 여자 남자로 나눠서 준비해보라는 이야기는 무책임한듯 싶다.


그런, 어른들의 사회를 그저 정의감없이 순응하며 받아들이고 있는 이 사회가 참 서글프다. 여자로 태어나 차별받는 일도 없어야 하지만, 남자든 여자든 젊은 꿈을 가지고 수 많은 시도로 도전하고 실패하고, 성공하는 경험속에서 창업의 꿈을 이뤘으면 좋겠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성공스토리가 비단 과학과 이공계로 국한되더라도 이외에도 수 많은 여성지도자와 기업인이 활동하고, 그 역시 세상의 절반이상의 참여자를 가지고 이 사회에 한 축으로 활동하고 있음을 인식했음 좋겠다.


나 역시 마찬가지겠지만, 실패의 변명이 여자가 아니라, 내 노력이 부족함을 탓하는 그런 세상이 오길 바란다. 장애가 있어 탈락이 아니라, 내 실력이 부족해서 탈락이고, 내 키와 외모가 취업실패의 탓이 아니라 내 적성에 맞지 않는 일자리였을 뿐이라고. 공무원고시가 인생의 당락이 아니라, 수 많은 기회가운데 하나를 성취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아무래도 난 늙어가나보다.


본문을 다 읽고 마지막 이 책의 엮기 위해 노력했을 작가의 글이 가슴에 와 닿는다.


'여자들은 자신을 미워하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쓴다'라는 말이 있다.

가부장제 사회에서 나고 자란 우리는 타인의 시선으로 자신을 평가하고 주변 분위기와 상대 기분을 수시로 살피며 자기 능력과 의견과 결정을 끊임없이 회의하도록 길들여진다.


거절을 두려워 해서 마냥 순종하고 시키는 일에 만족하는 착한 여자가 아니라 이 책의 사례들처럼, 이젠 스스로의 운명은 스스로 개척하는 사람이 되어야할 듯 싶다.


이 땅의 모든 청소년 여성들과 남성들이 모두 읽어보길 추천한다. 세상의 반은 여자고 그 나머지 반은 남자다. 어느 한 쪽이 사라지길 바라지 않는다면, 우린 서로 조화롭게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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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카리 2018-11-10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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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빈 공간 - 영혼의 허기와 삶의 열정을 채우는 조선희의 사진 그리고 글
조선희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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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아간다는 것은 또 하나의 삶으로 다가선다는 것 같다.

지금까지 내가 살아왔던 삶은 또 하나의 삶으로 옮겨가는 인생.


꽤나 거친 삶을 살았을 듯 싶은 사진작가. 조선희.

그녀의 새로운 발자취를 느껴볼 수 있는 책이 나왔다.


내 마음의 빈 공간.

인플루엔셜에서 펴냈으며, 조선희 글과 사진으로 엮었다.


조선희라는 이름을 들은 건 아마 TV에서 본 듯하다.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벌써부터 이래선 안되는데 아마 사진에 관심이 멀어져서인지도 모르겠다.(슬픔)


그 당시에는 아마 2007년인지 2008년인지 '왜관 촌년 사진'뭐 이런 제목의 책인데, 꽤 흥미롭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내용은 역시나 가물가물이지만, 표지에 있던 자신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위해 발가락으로 셔터릴리즈를 누르는, 좀 쌩뚱맞은 표지가 인상적이었다.


그녀는 잘 모르지만, 투사라는 이미지가 내게는 박혀있다. 왜관 촌년에서도 사진집단의 학벌주의 순혈통주의 뭐 이런 곳에서 꽤나 밉상처럼 살아왔다는 기억이 있다. 전공자도 아니고, 그저 도제식으로 굴러먹다 이 자리에 선 그런 투사말이다. 


그녀의 스승이 아마도 조세현이라는 걸출한 연예인 전문 사진가인지, 아니면 김중만이라는 유럽감성의 포토그래퍼인지는 역시나 모르겠지만, 그녀가 찍는 사진 하나 하나에 독창적인 그녀만의 특징이 잘 살아있음을 책에서 많이 보고 있다.


별 시답지 않는 쓸데없는 이야기가 길었다. 그런데 이 책을 다 읽고나면 아마도 이런 글이 남겨지지 않을까 싶다.


사진가 조선희, 그녀가 누군지, 몇 살이고 또 무슨 일을 하는지, 이 책에서 그리 말하는 20대의 그녀가 무엇을 했고, 또 무슨 말들을 남겼는지. 사실 그녀의 이야기는 아마 계속 이어지는 글이라 끝이 없을 듯 싶다.


다시 돌아와서, 이 책은 그녀의 에세이집이다. 몇 번째인지는 모르겠으나 사진가의 글이 이렇게 궁금해보기는 또 처음이다. 20대의 열정속으로 다시 들어가고 싶다는 조선희. 그 때의 순수함과 좌충우돌 힘들고 아팠던 느낌으로 살아가고 싶다는 열정에 미친 그녀의 글과 사진이 빼곡하다.


책을 세 파트로 나뉘어 있다. 첫번째는 기록. 기억의 창고에서 나를 사유하다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착한 여자아이, 무엇을 위해서, 친구, 덜 솔직하게, 철이 든다는 것, 마크 로스코 등등


두번째는 시간. 무한의 흐름에서 나를 치유하다....사랑의 이유. 설레다. 삐뚤게 살기, 엄마 부르기, 그놈, 당신이 청년이라서, 열등감 대하는 법.


세번째는 여행. 미지의 세계에서 나를 경유하다. 행복의 상태, 어떤 천국, 사막의 아우디, 떨어져 나온 것들. 생각을 만드는 시간. 그리고 어둠. 포기 또한 용기인 것을. 깨어나고 싶은 순간....


마지막 책장을 덮고나면 나의 빈 공간에 관해 생각한다. 나만의 갖고 있지만 아직 채우지 못한 인생의 한 부분. 내 생각이 아직 채워지지 않는 사유의 공간. 


신발 두 컬레를 남겨두라는 조언에 관해서는 선문답처럼 오가는 이야기가 잠시 스스로를 되돌아 보게한다. 과연 나는. 이런 식이다. 사진과 글은 결국 조선희 그녀 만의 궁금증과 질문으로 끝이 나는게 아니다.


우리가 살아온 인생과 그리고 앞으로 살아갈 인생을 두고 불안함, 열정의 사그라짐에 대한 아쉬움. 삶과 죽음의 그림자를 그대로 뒤 쫒는 두려움. 이런 모든 생각들이 이 책의 한 글자 한 글자 속에 남겨져 있다.


아마도 전 세계의 모든 지역을 다 돌아봤을 듯 싶은 그녀의 사진자료 가운데 이렇게 에세이와 딱 맞는 것들만 간추려 엮었다니 참으로 그 고생이 이만저만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때론 주름살이 깊게 패인 노부의 모습과, 천진난만한 아이의 뒷 모습들. 때론 드넓은 평야의 코끼리와 사자들. 그리고 얼룩말. 

사실 사족을 달자면, 얼룩말 사진이 좀 아쉽다. 파사체 촬영거리에 따른 교과서적인 전신, 바스트, 클로즈업한 얼룩말 세 장의 사진인데, 제책과정이 일명 떡제본이라서 책등 가운데 접히는 방식으로 얼룩말이 감춰져 버렸다. 얼룩말이 잘 보이질 않았다. 

물론 이것도 저자가 의도한 것이라면 조선희 그녀는 천재임에 분명하다. 


삶에 관조하는 방식이라든지, 지금의 삶을 살아가는 그녀의 모습들이라든지, 에세이에서 충분히 그 모습들을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책이 되고 있다. 내 삶의 한 부분이 충분치 못하고, 그 모습들을 되돌아 보고 싶을 때 이렇게 한 글자, 한 글자 되새기며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책을 덮고 나서도 이런 저런 생각이 나는 그런 책이다. 빈 공간의 모습에 내가 해야할 일, 내가 하고 있는 일, 내가 해야만 하는 일을 어떻게 채워갈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채워왔는지에 관해 내 스스로의 에세이를 만들어 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아마도 이 책은 젊은 청춘들보다는 앞으로 또 다른 삶의 방향을 생각해야 하는 40대에게는 큰 울림이 될 듯 싶어 추천한다. 지금껏 온 길과 가야할 길의 중간에서 이런 글들속에 자신의 모습을 투영해본다면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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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카리 2018-11-08 1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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