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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빈 공간 - 영혼의 허기와 삶의 열정을 채우는 조선희의 사진 그리고 글
조선희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8년 11월
평점 :
<<이 글은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것입니다>>
사람이 살아간다는 것은 또 하나의 삶으로 다가선다는 것 같다.
지금까지 내가 살아왔던 삶은 또 하나의 삶으로 옮겨가는 인생.
꽤나 거친 삶을 살았을 듯 싶은 사진작가. 조선희.
그녀의 새로운 발자취를 느껴볼 수 있는 책이 나왔다.
내 마음의 빈 공간.
인플루엔셜에서 펴냈으며, 조선희 글과 사진으로 엮었다.
조선희라는 이름을 들은 건 아마 TV에서 본 듯하다.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벌써부터 이래선 안되는데 아마 사진에 관심이 멀어져서인지도 모르겠다.(슬픔)
그 당시에는 아마 2007년인지 2008년인지 '왜관 촌년 사진'뭐 이런 제목의 책인데, 꽤 흥미롭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내용은 역시나 가물가물이지만, 표지에 있던 자신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위해 발가락으로 셔터릴리즈를 누르는, 좀 쌩뚱맞은 표지가 인상적이었다.
그녀는 잘 모르지만, 투사라는 이미지가 내게는 박혀있다. 왜관 촌년에서도 사진집단의 학벌주의 순혈통주의 뭐 이런 곳에서 꽤나 밉상처럼 살아왔다는 기억이 있다. 전공자도 아니고, 그저 도제식으로 굴러먹다 이 자리에 선 그런 투사말이다.
그녀의 스승이 아마도 조세현이라는 걸출한 연예인 전문 사진가인지, 아니면 김중만이라는 유럽감성의 포토그래퍼인지는 역시나 모르겠지만, 그녀가 찍는 사진 하나 하나에 독창적인 그녀만의 특징이 잘 살아있음을 책에서 많이 보고 있다.
별 시답지 않는 쓸데없는 이야기가 길었다. 그런데 이 책을 다 읽고나면 아마도 이런 글이 남겨지지 않을까 싶다.
사진가 조선희, 그녀가 누군지, 몇 살이고 또 무슨 일을 하는지, 이 책에서 그리 말하는 20대의 그녀가 무엇을 했고, 또 무슨 말들을 남겼는지. 사실 그녀의 이야기는 아마 계속 이어지는 글이라 끝이 없을 듯 싶다.
다시 돌아와서, 이 책은 그녀의 에세이집이다. 몇 번째인지는 모르겠으나 사진가의 글이 이렇게 궁금해보기는 또 처음이다. 20대의 열정속으로 다시 들어가고 싶다는 조선희. 그 때의 순수함과 좌충우돌 힘들고 아팠던 느낌으로 살아가고 싶다는 열정에 미친 그녀의 글과 사진이 빼곡하다.
책을 세 파트로 나뉘어 있다. 첫번째는 기록. 기억의 창고에서 나를 사유하다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착한 여자아이, 무엇을 위해서, 친구, 덜 솔직하게, 철이 든다는 것, 마크 로스코 등등
두번째는 시간. 무한의 흐름에서 나를 치유하다....사랑의 이유. 설레다. 삐뚤게 살기, 엄마 부르기, 그놈, 당신이 청년이라서, 열등감 대하는 법.
세번째는 여행. 미지의 세계에서 나를 경유하다. 행복의 상태, 어떤 천국, 사막의 아우디, 떨어져 나온 것들. 생각을 만드는 시간. 그리고 어둠. 포기 또한 용기인 것을. 깨어나고 싶은 순간....
마지막 책장을 덮고나면 나의 빈 공간에 관해 생각한다. 나만의 갖고 있지만 아직 채우지 못한 인생의 한 부분. 내 생각이 아직 채워지지 않는 사유의 공간.
신발 두 컬레를 남겨두라는 조언에 관해서는 선문답처럼 오가는 이야기가 잠시 스스로를 되돌아 보게한다. 과연 나는. 이런 식이다. 사진과 글은 결국 조선희 그녀 만의 궁금증과 질문으로 끝이 나는게 아니다.
우리가 살아온 인생과 그리고 앞으로 살아갈 인생을 두고 불안함, 열정의 사그라짐에 대한 아쉬움. 삶과 죽음의 그림자를 그대로 뒤 쫒는 두려움. 이런 모든 생각들이 이 책의 한 글자 한 글자 속에 남겨져 있다.
아마도 전 세계의 모든 지역을 다 돌아봤을 듯 싶은 그녀의 사진자료 가운데 이렇게 에세이와 딱 맞는 것들만 간추려 엮었다니 참으로 그 고생이 이만저만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때론 주름살이 깊게 패인 노부의 모습과, 천진난만한 아이의 뒷 모습들. 때론 드넓은 평야의 코끼리와 사자들. 그리고 얼룩말.
사실 사족을 달자면, 얼룩말 사진이 좀 아쉽다. 파사체 촬영거리에 따른 교과서적인 전신, 바스트, 클로즈업한 얼룩말 세 장의 사진인데, 제책과정이 일명 떡제본이라서 책등 가운데 접히는 방식으로 얼룩말이 감춰져 버렸다. 얼룩말이 잘 보이질 않았다.
물론 이것도 저자가 의도한 것이라면 조선희 그녀는 천재임에 분명하다.
삶에 관조하는 방식이라든지, 지금의 삶을 살아가는 그녀의 모습들이라든지, 에세이에서 충분히 그 모습들을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책이 되고 있다. 내 삶의 한 부분이 충분치 못하고, 그 모습들을 되돌아 보고 싶을 때 이렇게 한 글자, 한 글자 되새기며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책을 덮고 나서도 이런 저런 생각이 나는 그런 책이다. 빈 공간의 모습에 내가 해야할 일, 내가 하고 있는 일, 내가 해야만 하는 일을 어떻게 채워갈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채워왔는지에 관해 내 스스로의 에세이를 만들어 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아마도 이 책은 젊은 청춘들보다는 앞으로 또 다른 삶의 방향을 생각해야 하는 40대에게는 큰 울림이 될 듯 싶어 추천한다. 지금껏 온 길과 가야할 길의 중간에서 이런 글들속에 자신의 모습을 투영해본다면 좋을 듯 싶다.
<<이 글은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