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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명문가의 자녀교육
최효찬 지음 / 예담 / 2012년 7월
평점 :
아무리 시대가 변하지만, 속칭 상위층, 잘 나가는 고위층을 대물림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기에 부자 3대를 못 간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물론 한국에선 그런 예외가 있겠지만..ㅠㅠ
그런데, 부자 3대는 아니지만 집안의 고위층을 연이어 배출하는 집안이라면 또 이야기가 달라진다.
도대체 그 집안은 어떻게 했길래, 무슨 비결이 있어서 아이들을 그렇게 잘 가르칠까?
이런 궁금증에서 시작된 책 한권.
현대 명문가의 자녀교육.
최효찬 선생이 지었다. 그는 연세대 미디어아트연구소 전문연구원, 자녀경영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또 삼성경제연구소 SERI CEO에서 명문가 위대한 유산을 주제로 강의를 하고 있다.
그의 관심사는 뚜렷하다. 명문가의 교육비결이다.
지금껏 그가 저술한 책은 5백년 명문가의 자녀교육과 세계 명문가의 자녀교육, 세계 명문가의 독서교육 등이 있다.
명문가란 무엇인가?
저자는 재벌이나 상류층이 아니라고 단정한다. 저자의 기준은 소통과 공감이다.
좀 와닿지 않는 표현이지만, 저자는 명문가란 다름 아닌 사회적 소통과 따뜻한 공감을 잘 나누는 가문이라고 정의했다.
좀 쉬운 표현으로는 이웃과 사회와 소통하고 따뜻한 공감을 공유해 온 가문에게 주어진 사회적 명성이라고 한다. 그래도 와 닿지 않는다.
소통, 사회적 공감을 어떻게 판단한단 말인가? 흔하게 미디어에 오르내리면 되는건가?
명망을 쌓으면 되는건가? 도대체 사회적 성공을 소통으로 판단하는 기준은 뭘까?
일단,
이 책은 명문가로 판단한 저자의 취재의 결과물이다.
피천득, 장재식, 송하성, 홍용식, 신평재, 윤여준, 황병기/한말숙, 조지훈, 전형필, 정인보, 정일형/이태영 집안을 저자가 상세하게 설명한다.
누가 나온 집안이고, 그 집안 이력부터 어떤 인재를 길러냈는지, 그리고 그 인재육성의 비결은 무엇인지 친철하게 설명하고 있다.
저자가 구분한 이들을 명문가로 불릴만한 사회적 지위와 책임, 그리고 그 재능에 있어서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평소 관심있게 지켜보지 않아선지 낯선 이름들이 많이 눈에 보였다. 그 만큼 난 명문가와는 거리가 멀었나 보다.ㅠㅠ
명문가. 저자는 16년간 신문기자로 일한 경력 덕분인지 참 소상하게 각 각의 집안의 내력을 잘 파악하고 있다. 또 사진들 곁들여서 설명한 그의 섬세하고 친절한 집안 소개가 정겹기까지 하다.
명문가의 자녀교육 비결은 무엇일까?
저자는 이렇게 정리해 놓았다.
1.자녀의 꿈을 위해 때론 모진 아빠가 되어라
2.아버지가 밑줄 치며 평생 공부하라
3.꿈을 향해 뛰다 보면 언젠가부턴 꿈이 나를 데러간다.
4.과학자에게 수학 재능은 기본, 여기에 창의력을 더하라
5.열심히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잘 해야 한다.
6.좋은 아버지란 자녀와의 대홧거리가 많은 아버지다.
7.장학금 없이는 유학 갈 생각을 마라.
8.신념과 자기주장이 강한 아버지가 리더를 만든다.
9.가족문화의 날을 만들어 재능에 눈 뜨게 하라.
10.우리 것을 세계에 알리는 문화 전령사를 꿈꿔라.
11.고학생을 키워준 교회와 남을 위해 일하라.
이 가운데 어떤 비법들이 더 많이 있겠지만, 저자의 인터뷰와 자료조사를 토대로 추출한 비결들이다.
물론 이 모든 것들의 가장 기본은 가족간의 화합과 사랑이다. 우애있고 존경받는 부모밑에서 그들이 이뤄낸 값진 성공의 씨앗들은 결코 남들이 가르쳐준다고해서 배울 수 있는게 아니다.
피천득 선생은 딸바보라고 불리울 정도로 가장 아끼고 소중하게 키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단이 필요할 때 모질게 굴었다.
어릴적부터 퀴리부인과 같은 과학자를 꿈꾸게 만들었던 피천득 선생.
그는 역할모델을 미리 만들어준 것이다. 요즘이라면 자기주도학습의 선구자적 발상이다.
멘토가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인생의 롤모델, 이를 지도하는 부모.
난 사실 영어가 큰 스트레스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 마찬가지가 아닐까?
요즘이야 유학생들이 워낙 많아서 영어구사가 자유로운 이들도 많겠지만 말이다.
그래선지 영영사전으로 공부한 장하석의 방법은 참 독특하고, 기발했다.
아니 참 대단했다. 영영사전은 아니지만, 일일사전으로 일어공부를 한 적이 있다.
일단 더디다. 사전을 두번찾는 기분이랄까? 그래선지 쉽게 지치고, 포기하기 일쑤였다.
사실 학창시절 누구나 그렇듯 영어사전을 씹어먹을 정도로 영어단어를 머릿속에 집어 넣으려 갖가지 방법을 다 동원해 보지 않았던가? 깜지라는 16절지를 볼펜, 연필로 단어를 써가며 온통 까맣게 만들어 내던 숙제들이 새록새록 떠오른다.ㅠㅠ
방법은 익히 들었지만 실천이 어려운 방법들....
공부방법 100일작전이란 참 더하다.
송하성교수님의 아들을 위한 비법전수인데, 아들의 꿈을 인정하고, 그 자신감을 좀 더 큰 꿈을 꾸도록 다독여주는 부모의 모습속에 아들 역시 공부에 매진.
100일, 사실 66일이 사람의 습관을 들이는 시간인데, 여기에 좀 더 시간을 투자한 100일.
영어공부를 위해 코리아헤럴드 신문기사를 통째로 외우고 이를 확인하는 송 교수. 이런 1백일.
"같은 행동을 꾸준히 반복하게 하는 방법으로는 칭찬이 제일 좋습니다. 부모가 자신을 알아주고 인정해주고 기특하다고 말해주면 아이는 심리적인 쾌감을 느낍니다. 칭찬은 다음으로 미룰 것이 아니라 그 자리에서 바로 해 줘야 효과가 있습니다."
"꿈이 있으면 생각이 바뀌고,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버릇이 바뀌고, 버릇이 바뀌면 운명이 바뀐다"
송하성 교수의 비법들은 자존감을 키워주는 것에서 비롯된 듯 싶다. 아이의 꿈을 키워주고 감싸주는 부모의 사랑을 확인시켜주는 것부터 시작하는 공부라니, 참 마음에 든다.
"똑똑한 사람들은 일을 잘하고, 바보들은 일을 열심히 한다(Figure out what you want to do, and what you have to do will follow.)"
열심히 하는게 아니라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신중훈 교수의 글이 참 많은 것을 생각케 한다.
3년 단위의 목표와 성과달성, 어쩌면 작심3일의 끊임없는 반복으로 또 다른 목표를 달성한다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의미일지 모르겠다.
3년의 목표가 세워지고 이를 위해 돌진하는 자세.
저자는 체덕지를 말한다 지덕체가 아니라 체력을 가장 앞장세워야 하지 않겠냐며 말이다.
운동으로 다져진 지구력이 바탕이 되어야 공부를 오래도록 할 수 있다는 말이다.
자신의 체력적 한계를 느껴보고나서 집중력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을 정해 몰두하는 공부법.
이게 바로 고시패스의 기본이 아닐까? 체력. 가장 기본이 되는 공부의 자질이다.
이외에도 저자의 주옥같은 강연은 이어진다.
흔히 듣는 즐기는 자를 누가 이기겠는가?
아는 사람도, 좋아하는 사람도 질 수 밖에 없는 즐기는 사람.
독한 마음으로 각오를 다지면 못해낼 일이 어디 있겠는가?
책에서는 이 외에도 다양한 공부법을 소개한다.
오기공부법과 외국어+인테그러티, 가족문화의 날, 옵저버형 참여교육법, 문화 전령사, 독서리스트 등등.
에필로그에서는 고 강영우 백악관 차관보의 이야기와 김용 세계은행 총재의 사례를 들려준다.
흔하게 큰 꿈을 갖는 자만이 그 꿈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한다.
남들의 자녀들의 공부가 자만이 되는 게 아니라, 그 집안의 내력과 분위기.
기업문화, 조직문화가 있듯이 가풍, 집안의 내력, 집안의 분위기 자체가 인성을 가다듬고 사람을 만든다.
이 책의 명문가는 그래서 소통을 강조한다. 사회적 소통으로 명망받는 그들.
명문가의 자녀교육법을 조금이나마 배울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지금에라도 이들의 비법들을 적용해 활용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