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교유서가 첫단추 시리즈 1
에드워드 크레이그 지음, 이재만 옮김 / 교유서가 / 2015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읽기된 동기라면 올해 처음 만든 인문학 동아리에 진지하게 참여하고 픈 마음에서 였다.

말하자면 인문학의 기초를 조금 더 다져두고 싶었다고 해야 맞는 표현 일 것이다.

그동안 인문학 서적들을 남들보다 조금 많이 읽었다고 자부해 왔지만 철학이 무엇인지 머리 속에 선명하게 그려지지 않는다. 

막연하게 세상과  자신의 삶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고민해 보는 학문이라고 생각해왔다.

이 책에서도 비슷한 얘기를 하고 있다.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우리는 어떻게 아는가?" "나는 누구인가?" 등 끊임없이 세상에 대해서 질문을 던지고 답을 하는 것이 철학하는 것이라고 말이다. 

그러면서 좀더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철학에 입문하도록 이끈다.

여기서 소개하는 플라톤의<크리톤>은 예전에 읽었다. 그때는 소크라테스의 고뇌에 대해서 별로 크게 감동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이번에 새로 읽으면서 당시의 정치적 상황등을 고려해 볼때 나라도 소크라테스 같은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가에서는 패전에 대한 희생양을 필요로 하는 상태였고,

자신이 피신을 하게 된면 남아있는 자식들과 제자들의 뒷 일이 암울한데 어떻게 도망을 가겠는가!

"악법도 법이다"하고 죽을 수 밖에. 

흄의<기적에 관하여>는 아직 읽지 못했는데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좀 더 합리적인 인간이 되기위해서라도.

 

이 책을 통해서 인도 철학을 살짝 엿보았다. 중국 철학만 공부했지 인도 철학은 불교만 조금 알 뿐이었다.

사실 안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미미하게. 불교의 5온설도 처음 알았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철학의 용어라고 할 수 있는 -론, -주의에 관하여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알기쉽게 풀이해 주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마르크스를 읽기 전에 헤겔을 먼저 읽으라고 권하고 있다.

그런데 나는 이미 마르크스를 읽었지만 헤겔은 읽지 못했다.

마르크스를 읽기 전에 이미 마르크스의 철학은 변증법적 유물론이라고 입력시켜놓고 읽었다.

그때 변증법이 무엇인지 찾아보면서 헤겔을 살짝 맛보았다고 해야 맞을 것이다.

그리고 이책에서 읽으보라고 추천하는 책 중 니체의 [도덕의 계보학]도 이미 읽었다.

그런데 지금 내 머리 속에 남아있는 [도덕의 계보학]에 관한 정보는 참 어려운 책이었다는 것과

니체는 기독교에 대해서 엄청 부정적었다는 정도이다.

다시 읽으면 좀더 잘 이해 할 수 있을까? 시간이 넉넉할때 다시 도전해봐야겠다.

그리고 데카르트의 [방법서설]도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고 가장 크게 얻은 것이라면 데카르트라는 인물이 엄청 흥미를 끌었다는 것이다.

데카르트는 "틀린 의견들의 그릇된 지도를 받으며 살아가지 않으려면 일생에 한 번은 자신의 신념체계 전체를 허물고 새로 건설해야한다"라고 했단다. 멋진 말이다.

"만일 내가 생각하고 있다면, 나는 틀림없이 존재한다.=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고.

 솔직히 헤겔에 대해서는 좋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내가 좋아하는 키에르케고르와 버트런드 레셀에게 영향을 미쳤다니 헤겔의 사상이 좀 더 궁금해 졌다. [역사철학 강의]를 읽어보라고 권하니 읽어볼 생각이다.

 

이 책을 참 꼼꼼하게 읽었다. 그런데 읽는 내내 만만찮았다.

이 책에서 언급된 책들 중 이미 읽은 책들이 많아 나의 경험과 비교해볼 수 있어서 집중이 잘 되었던 것 같다.

그런 예비 지식없이 처음 이 책을 대하는 독자라면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독서력이 꽤 있는 고등학생 또는 대학생 쯤 되어야 읽어낼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상 모든 것의 원리, 물리 : 고전물리편 세상 모든 것의 원리, 물리 1
김영태 지음 / 다른세상 / 2015년 2월
평점 :
품절


 물리학을 발명의 어머니라고 한단다.

1600년 뉴턴의 반사망원경부터 GPS,LED까지 무수한 발명품들이 물리학과 관련된 것들이라고 하니 참으로 놀랍다.

이 책에서는 생활 속에 들어와 있는 물리를 호기심을 풀어나가는 방법으로 펼쳐주었다.

 

 "사람들은 무엇을 알고 싶어했고, 왜 그것을 필요로 했을까?

 "위 질문의 해답을 찾아낸 이는 누구였을까? 그 과정은 어땠을까?"

 "당시 시대 상황은 여기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오늘날 실 생활에서 우리는 그 지식을 어떻게 활용하고있을까?  .....   P8

 

 이 책은 위의 4가지 물음에 대해서 착실하게 답하는 방식을 택했다.

들어가는 말에서 물리학이 과학자들의 독점물이 아니라 사물의 이치나 원리를 탐구하는 과학의 한 분야이며,

사물이란 아주 미세한 원자에서부터 온 우주까지 포함한다며 세상의 모든 것들의 원리에 호기심을 가지라고 부추기고,

물리를 배우면 생각이나 삶의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고 꼬드긴다. 

꼭 물리를 전공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어떤 현상이 일어나는 원인에 대해서 호기심을 가지고 관찰하면 가까운 곳에 답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아르키메데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부터 완전 이 책에 넘어가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중학교때 배운 물상의 기초 지식 밖에 없던 나는 정말 재미있어서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었다.

그리고 분명 과학을 얘기하고 있는데 철학이 나오니 더 흥미로왔다.

서양과학의 뿌리가 그리스문명이고 그리스인들의 논리적 사고방식이 과학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니 말이다.

세상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이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고 세상에 꼭 필요한 뭔가를 발견해내고 발명해 낸다는 것도.

그리고 종교가 특히 기독교가 과학에 미친 영향이 얼마나 엄청난 건지도 알았다.

1500년 가량을 발전없이 정체시켰으니 말이다.

어떤 원리를 찾아낸 과학자들을 소개하면서 그들이 어떻게 그런 원리를 찾아낼 수 있었는지 과정을 재미있게 소개하고,

그 원리가 어떤 것인지 설명해주면서  생활 속에 있는 현상들을 예로 제시하니 정말 쉽게 이해가 되었다.

내가 잘 못 알고 있던 상식도 바로잡아 주었다.

우리나라가 여름일때 지구는 태양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단다.

지구의 자전 축이 23.5도 기울어져 있어서 계절의 변화가 생긴다는 것도 다시 알았다.

예전에 분명 배웠겠지만 다 잊어버렸던 지식이다.

그리고 이미 알고 있던 아르키메데스, 갈릴레이, 뉴턴,케플러등의 일화 외에 가장 획기적인 내용은

뭐니뭐니 해도 피뢰침을 발명한 벤자민 플랭클린 미국 대통령이었다.

아들과 함께 비오는 날 연날리기 실험을 했다는 것도 놀라웠고 피뢰침을 생각해 낸 것도 놀라웠다.

아마도 플랭클린 대통령은 어린시절 연을 날리다가 번개맞은 연을 통해 미리 경험해 보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그리고 통계학이 물리에 얼마나 큰 역할을 하고 있는지도 알았다. 통계학은 대학다닐때 내가 엄청 싫어했던  과목이었다.

 

이 책이 물리를 참 재미있게 안내해 줘서 과학을 싫어하는 아이들도 신나게 읽을 것 같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꼭 권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독학
시라토리 하루히코 지음, 송태욱 옮김 / 이룸북 / 2015년 1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소개글을 읽는 순간 꼭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문구는  [세속적 성공을 추구하는 공부가 아닌 오직 자신의 흥미를 추구하는 공부가 어떻게 일상을 바꾸는지를 이야기하고, 이 책의 가장 큰 목적은 인문학 공부의 ‘수단화’, ‘실용화’를 경계하며 그에 구애받지 않는 앎의 힘을 독자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였다.

이책을 선택한 이유가 공부하는 기술을 전수 받으려고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독학은 특정한 스승은 두지 않고 최고 수준의 책을 스승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책을 대하는 자세라던가 讀書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 책을 보면서 저자의 생각이 나의 독서생활과 참 많이 닮아 있어서 기뻤다. 난 주로 책을 사서 보는 사람이다. 도서관을 이용하기도 하지만 도서관에서 빌려보는 책은 저자의 말대로 절판되었거나 소장가치가 없는 책이다. 그리고 내용을 잘 모르는 책도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고 마음에 들면 산다. 소장하고 있는 책은 적어도 한번이상 읽은 책들이고 어떤 책은 대여섯번씩 읽은 책들도 꽤 있다. 여러번 읽게 되는 책은 철학서적이나 역사서적일 때가 많다. 특히 동양철학은 요즘 들어 정말 자주보고 있다. 대학을 보다보면 논어나 소학에도 나온 글귀가 있다. 그러면 논어와 소학을 다시 펼쳐보고, 중용을 보다가 맹자나 시경을 펼치기도 한다.  소설을 보다가도 작품 속에 나온 철학자나 인용된 역사적 사실이 있으면 꼭 다시 펼치게 된다.  그러니 철학책이나 역사책은 꼭 사서 본다.

그리고 저자는 어려운 책이라고 무턱대고 겁먹지 말라고 한다. 처음부터 정독하겠다는 마음을 버리고 아무데나 펼쳐서 읽어도 되고 마음가는 곳부터 읽어도 되고 꼭 다 읽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나는 어려운 책이라도 꼭 정독하는 부류다. 쉬운책은 기간을 짧게 두고 한두시간만에 빨리 읽어내고 어려운 책은 조금씩 느리게 본다. 한번 손에 든 책을 꼭 읽어내고 마는 성격이다. 이런 독서 습관이 언제부터 생겼는지는 모르겠다.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독하다보니 나도모르게 그렇게 되었다. 그리고 이 책에서 성서를 꼭 읽어보라고 권한다. 저자의 말처럼 성서를 읽고 기독교에 입문하라는 것이 아니라 서양문화, 철학, 역사 등을 이해하려면 성서를 모르고서는 어렵다는 것이다. 나도 늘 다른사람에게 성서와 그리스 로마 신화를 꼭 읽어보라고 권한다. 서양을 이해하는데 꼭 필요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리고 외국어를 공부에 대해서 이야기한 장에 참 공감이 갔다. 우선 모국어를 충분히 잘 해야 외국어도 잘 할 수 있다는 것과 외국어는 익숙해 지는 것이라는 말이었다. 어떤 언어든 풍부한 문화적 지식이 전제가 되어 있는 것과 감성과 관련된 것을 이해해야 한다는 말도 크게 공감이 되는 것이었다.

 나와 생각을 같이 하는 저자의 독서 취향을 엿볼 수 있는 책이라 참 반갑고 , 읽는 내내 즐거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걸작의 탄생 - 2014 제5회 김만중문학상 금상 수상작
조완선 지음 / 나무옆의자 / 201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걸작의 탄생]을 읽어야 겠다고 마음먹은 이유는 김만중 문학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 때문이었다.

 김만중 문학상 수상작중에 [남해는 잠들지 않는다]도 읽었다.

그때 괜찮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선택한 작품이었다.

 이 책의 소재는 교산 허균과 연암 박지원이다. 이 두  인물을 어떻게 엮어낼까 참 궁금했다. 

소설속 이야기는 끝까지 교산 허균이 홍길동의 자취를 찾아가는 기행과 연암이 교산기행이라는 책을 찾아가는 기행으로 이루어진다. 말하자면 한 소설에 두 이야기가 공존하는 것이다.

이야기는 연암과 친분이 있는 책쾌 조열의 죽음으로부터 시작된다.

 사실 나는 이 책을 끝까지 읽고 조금 실망했다.

 작가는 나름대로 교산이란 인물의 행적과 연암이 교산의 기행문을 찾는 여행을 통해 뭔가 교집합을 만들려고 했던 것 같다.

그런데 난 끝까지 서로 따로 논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산이 홍길동의 행적을 따라갔던 여행으로 [홍길동]전이 탄생한 것은 충분이 공감이 간다.

그런데 연암이 교산기행이라는 책을 찾아다닌 여행에서 [허생전]을 탄생시켰다는 것은 억지로 갖다붙인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리고 교산은 워낙 조선 천지간의 괴물이라는 별호가 붙을 정도로 꺼리낌없이 행동한 인물이니 이 책에서 처럼 홍길동의 행적을 따라 전국을 누볐을 법한 사람이다. 그리고 그대로 잘 그려나갔다.

그런데 연암은 성격이 호방하고 신분에 구애받지않고 친분을 쌓은 면에서는 교산과 비슷하지만 어쩐지 이 작품에서는 연암이 너무 진지하게 그려져서 열하일기에서의 호방함이나 양반전과 호질 등에서 보이는 유머러스함은 전혀 느껴지지않아 아쉬웠다.

그리고  연암은 교산같이 통이 큰 인물이 아니라 겁이 많았다.

그런 연암이 살인사건이 일어나는 장소를 따라 여행을 하는 모험을 하면서 결국 찾고자 했던 책도 찾지 못하고 살인사건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흐지부지 끝내는 것도 아쉬웠다.  

마지막에 가서 허균의 홍길동전 집필에 장자의 호접몽을 갖다붙인 것도 이야기의 리얼리티를 확 떨어뜨려서 맥이 풀렸다.

작가는 허균이  홍길동전을 집필해야하는 당위성을 부여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더욱  그 부분이 없는 것이 더 좋았다는 생각이다. 

이 책을 쓰기 위해서 작가는 나름대로 공부도 많이하고 자료도 많이 찾아봤을 것이다.

그런데 손곡 선생의 시론을 푼 대목에서 "시대를 아파하고 시속을 분개하는 것이 아니면 시라고 할 수 없다." 다산의 시론을 그대로 인용한 것이다. 손곡 선생의 시론과 다산의 시론이 같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그래도 마음에 걸렸다.


작가가 공들여 써놓은 글에 세설이 길었다. 나보고 이런 소설을 쓰라고 한다면 당연히 쓰지 못한다. 그렇지만 기대한 책이라 많이 아쉽다.

 

마지막으로 p265 아래에서 둘째줄, 266 아래에서 10째줄에오타 허균이라고 해야하는데 연암이라함.

초판이니 참고 하시기 바랍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가 사랑한 헤세, 헤세가 사랑한 책들
헤르만 헤세 지음, 안인희 엮음.옮김 / 김영사 / 2015년 1월
평점 :
품절


요즘 세대들이 열광하는 작가는 누구일까? 세대가 많이 다르니 좋아하는 작가도 참 많이 다를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열광하는 작가는 사실 잘 모르겠다. 김연수, 박민수, 정유정, 김애란 정도가 세대를 초월해서 공감을 얻고 있는 것 같고, 외국 작가라면 더글라스 케네디나 알랭드 보통 정도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작가라 짐작한다. 여기서 일본작가는 빼고 얘기했다. 잘 나가는 일본 작가들은 엄격히 따지면 요즘 세대라기보다 우리 세대의 작가들이어서 말이다. 무라카미, 히가시노, 미미여사, 오꾸다 히데오. 등등...

내가 중고등학교를 다닐무렵에는 TV가 없는 집도 꽤 있었다. 시골 마을에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마을이 많았고, 도시에도 TV가 있는 집이 드물었다. 살림살이가 궁색하지 않았던 우리집에도 TV를 설치한 게 70년대 초였다. 그러니 TV를 보려고 만화방이나 동네 TV있는 집에 돈을 내고 가기도 했다. 그런 시대를 살아온 우리의 지적 흥미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돌파구는 책이었다. 지금은 책이 넘쳐나는 시대지만 그때는 책도 귀했다. 8남매의 일곱째로 태어난 나는 다행히 언니, 오빠들이 보던 책이 많았다. 특히 큰오빠가 보는 책들은 꽤 괜찮았다. 책을 좋아했던 나는 언니가 읽던 시집이나 오빠가 보던 철학 서적까지 손에 닿는 대로 읽었다. 중학생 이던 내가 이해 못하는 책도 꽤 있었다. 특히 칸트의 순수이성비판, 실천이성비판, 판단력비판 같은 책들은 읽어도 읽어도 이해가 되지 않는 책들이었다. 그런데도 그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뜻을 이해하려고 읽었다기보다 이 책을 다 읽어냈다는 자부심을 가지기 위해서 눈으로 훑었다는 게 맞는 말일 것이다.

그런데 그런 어려운 책들을 눈으로 훑은 것이 약이 된 것일까?

 헤세를 만났을 때 헤세의 책들은 너무 재미있었다. 수레바퀴아래서, 지와 사랑, 유리알 유희, 데미안... 같은 책들이 술술 읽혔다. 당시에 전혜린의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가 히트를 치고 있어서 한때 꼭 독일로 유학을 하리라 다짐했을 정도였다.

 

 이 책을 읽으면서 헤세라는 사람의 생각들을 내가 왜 사랑했는지 바로 알아 차렸다. 그는 자신의 지적 우월을 자랑하지 않았고 다른 작가의 작품을 폄하하지도 않았다. 젊은 작가에게는 따뜻한 시선으로 조언이 될 말들을 해 주었고 기존 작가의 책들은 성심을 다해 서평해 주었다.

 

[우리가 사랑한 헤세, 헤세가 사랑한 책]은 헤세가 출판사의 의뢰로 책에 대한 평을 써 준 것들을 엮어서 내 놓은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원고료를 받고 써 주었을 것이라 짐작한다. 그래서 일까? 서평이 참 긍정적이었다. 물론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헤세는 절대 돈 때문에 자신의 양심을 팔 사람이 아니다. 그런 줄을 알기에 더 재미있게 읽었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서 언급된 책들이나 작가들은 대부분 세계문학전집에 이름을 올린 작가들이었다. 그렇지만 내가 모르는 작가도 있었다. 확실히 내가 아는 작가의 작품에 대해서는 내가 느꼈던 것들과 비교하며 “어? 나도 그렇게 느꼈는데”하면서 환호하기도 하고 “그런 깊은 사상을 담은 책은 아닌 것 같았는데”하면서 실망하기도 했다.

 아무튼 동서양을 넘나들며 그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과 사상에 대해서 엄청난 독서를 한 헤세가 정말 존경스러웠다.

 동양사상을 처음 접한 헤세가 낯설어하면서도 관심을 가지는 모습에서는 사고가 유연한 학자의 모습도 엿볼 수 있었고 호기심에 가득 찬 학생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지금 내 나이가 헤세가 서평을 쓰던 때와 비슷하다. 그러니 인생을 보는 느낌이랑 책에서 취하는 것들이 비슷해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지난 한 주 이 책이 날 참 행복하게 해 주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