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용 - 21세기 시선으로 읽는 동양고전
박찬근 지음 / 청년정신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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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중용을 공부한지 10년이 넘었다. 늘 동양고전을 공부하고 있지만 언제나 나의 부족함을 통감한다. 여름이 끝나갈 즈음, 건널목을 빨리 건너려고 달리다가 넘어져서 왼쪽 다리를 다쳤다. 덕분에 두어달 동안 향교에서 하는 한문 수업을 휴강했다. 6월에 [대학] 수업을 종강하고, 7월부터 이어서 [중용] 수업을 하고 있었다. 두 달을 쉬고 10월 들어 다시 강의에 나가고 있다. 대학 중용은 10년전에 이어서 2번째로 공부하는 샘이다.

[21세기 시선으로 읽는 동양고전 중용]은 중용을 어떤 시각으로 해석해 놓았는지 궁금해서 읽었다. 향교에서 하는 수업은 한문 원문을 독해하면서 읽는다. 뜻 풀이를 하고 다같이 소리내어 따라 읽는다. 전통적인 수업방법이다. [21세기 시선으로 읽는 동양고전 중용]은 처음엔 <주자의 주석으로 읽는>이라는 챕터로 일단 원문을 해석한다. 같은 문장을 <현대적 해석>을 내용에 대한 세밀한 해석을 덧붙였다. 이렇게 끝나지 않고 <일상의 중용 실천>이라는 소제목으로 일상에서 중용적 실천을 어떻게 하는지 예를 들어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나를 바꾸는 질문>이라는 챕터에서는 세가지 정도의 질문을 제시하여 독자가 스스로 내면을 중용의 뜻을 생각하며 성찰해 보도록 이끌고 있다.

이렇게 읽다보니 한문장을 여러번 되세길 수 있어서 머릿속에 오래 남는 것 같았다.

중용에서 가장 유명한 문장은 "天命之謂性이요, 率性之謂道요, 修道之謂敎니라."일 것이다. 해석하자면 "하늘이 명해 준 것을 본성이라 하고, 본성에 따름을 도라 하고, 도를 마름하는 것을 가르침이라 하느니라." 라는 내용이다. 너무나 유명한 문장이라 중용을 모르는 사람도 이 문장은 다들 들어봤을 것이다.

나는 특히 "修道之謂敎'를 좌우명으로 삼고 실천하려고 노력한다. "나를 갈고 닦는 것을 일컬어 가르침이라고 하느니라. "내마음대로 이렇게 해석하고 가르치는 일을 업으로 삼고 있는 나의 좌우명을 삼았다. 여기에 더 나가서 누구를 가르친다기 보다 늘 그들에게서 배운다는 생각을 놓지않으려고 애쓴다.

그 다음 내가 가장 중용에서 아끼는 문장은 "博學之하며 審問之하며 愼思之하며 明辨之하며 篤行之니라."이다. 널리 배우고, 자세히 물으며, 신중히 생각하여 명백히 분별할 것이며, 독실히 행하여라는 내용이다.

사실 중용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이다.

誠者는 天之道也요 誠之者는 人之道也니 誠者는 不勉而中하며 不思而得하여 從容中道하나니 聖人也요 誠之者는 擇善而固執之者也니라. 중용에서 말하는 誠에 대한 해설이다. 朱子는 眞實無妄함을 誠이라하며, 이는 천리의 본연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중용의 모든 문장이 참으로 좋다. '下學而上達(형이하학을 실천해야 형이상학에 이른다)' 이라는 공자님 말씀대로 좋은 글을 배웠으니 독행(篤行)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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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필사 : 헤르만 헤세 편 생각이 깊어지고, 마음이 단단해지는 문장들
헤르만 헤세 지음 / 코너스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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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를 해본지 꽤 오래 되었다. 10수년전 레지오 단원들과 함께 성서를 필사해본 적이 있다. 나 혼자 한 것이 아니라 한페이지씩 단원들이 돌아가면서 쓰는 것이었다. 내가 맡은 부분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별 어려움이 없었다. 그때는 짧은 숙제를 해치우는 기분이었다. 그리고는 가끔 동화 필사를 해보았다. 글쓰기를 배우는 차원에서.

[하루필사]를 받았다. 책 제목이 "생각이 깊어지고, 마음이 단단해지는 문장들[하루필사]" 다. 내가 독일 작가 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헤르만 헤세의 "수레바퀴 아래서·데미안·싯다르타"에서 발췌한 문장들을 필사하라는 것이다. 다행히도 세 소설 모두 고등학생일때 읽었던 소설이다. 그 중 데미안은 여러번 읽었다. 책을 받고 나서 너무 좋아서 한동안 가슴에 안고 팔짝팔짝 뛰었다. 그렇게 혼자서 기쁨을 한껏 만끽했다.

<수레바퀴 아래서>는 고등학교 1학년 겨울방학 때 쯤 읽은 것 같다. 한참 나도 엄청 힘든 시절이라 소설 속 한스가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다만 내 처지에 비해 너무나 배부런 고민을 하는 것 같아서 부럽기도 했다. 마지막에 자살로 생을 마무리하는 것에 대해 얼마나 가슴앓이를 했는지 모른다. 그때 우리집은 가세가 갑자기 기울었다. 경제적인 이유로 학업을 중단하게 될지도 모르는 나와는 차원이 다른 고민이었다.

"어린 학생들의 눈앞에 낯설고 울퉁불퉁하고 난해한 모습으로 불쑥 솟아난 히브리어가 변덕스럽게 가지를 내뻗어 학생들의 주의를 끌고, 기묘한 색깔로 변하거나 향기로운 꽃을 피워 깜짝 놀라게 하는 것이었다. 그 나무의 가지와 구멍과 뿌리에는 수천 년 된 소름 끼치는 정령 혹은 친근한 정령들이 살고 있었다."-p40

<수레바퀴 아래서>에서 읽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나는 문장이다. 히브리어를 배우는 학생들이 새로운 언어를 생소하면서도 아름답게 받아들였다는 것을 이런 문장으로 표현 했다. 그 당시 나는 수업시간에 끝없이 딴생각을 하고 있었다.

<수레바퀴 아래서>, <데미안>,<싯다르타> 모두 세상의 틀을 깨부수고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소설이라고 생각하며 읽었다. 특히 <데미안>이 더 그랬다.

"사랑은 애원해도 안 되고 요구해서도 안됩니다."부인이 말했다. "사랑은 그 안에 확신하는 힘이 있어야 해요. 그러면 사랑은 더 이상 끌려가지 않고 끌어당기게 되죠. 싱클레어, 당신의 사랑은 내게 이끌리고 있어요."-p168

[하루 필사]에 세 소설에서 따온 좋은 문장들이 수록되어 있다. 하루 한 page씩 써나가는 것이다. 하지만 한장도 채우지 않았다. 내 악필로 이 필사노트를 버리고 싶지 않았다. 대신 잠자리 들기전에 여러번 소리내어 낭독해 보았다. 결국 필사는 하나도 해보지 않고 고이 간직할 것 같다.

헤르만 헤세의 좋은 문장을 읽으면서 엄청 행복했다. 더불어 생각이 깊어지고, 마음이 단단해지면 좋겠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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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나는 풀꽃 이야기 - 2025년 개정 3학년 2학기 국어활동 교과서 수록, 어린이를 위한 친절한 풀꽃 책
이동혁 지음 / 이비락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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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나는 풀꽃 이야기]의 작가이신 이동혁님은 이 책의 머리말에서 어느 소설가의 말을 소개하고 있다. "건전한 오락 가운데 가장 권장해야할 것은 자연을 벗하는 것과 독서하는 것 두 가지라 하겠다."

이 말에 나도 절대 공감한다. 그 중에 한가지라도 하고 있는 아이가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지만 둘다 하고 있으면 금상첨화겠다.

이 책은 어린이를 위한 책이지만 길잡이 역할을 하는 부모님이나 선생님을 위한 책이기도 하다고 소개하고 있다. 정말 그랬다.



책의 구성이 참 좋았다. 처음엔 식물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한다.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서 그 식물의 쓰임새를 "이렇게 쓰여요"라는 소 챕터를 만들어 알려준다. 그런 뒤, 식물을 특성을 설명한다. 그리고 "재미있는 이야기"라는 챕터에서는 이 식물에 얽힌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또 언뜻 볼때는 이 식물과 비슷하지만 다른 종인 경우를 상세하게 알려준다.

정말 알차게 구성되어 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책에 푹 빠져서 읽었다.



내가 가르치는 아이 중에 유독 생물에 관심이 있는 아이가 있다. 그 아이가 며칠전 사마귀 한마리를 잡아서 가방에 넣어 왔다. 학교 화단에서 잡았다고 말했다. 사마귀를 데리고 가서 집에서 기를 거라고 했다.

내가 "너희 집에서 사는 걸 사마귀도 좋아할까? 선생님 생각에 그 사마귀는 원래 있던 화단을 더 좋아할 것 같아. 화단에는 먹이도 많고 친구도 있고, 해도 마음껏 볼수 있잖아."라고 했더니 좀 생각해보겠다고 대답했다. 수업을 마치고 집에 돌아갈 즈음 "사마귀를 원래 있던 화단에 놓아줄거예요."라고 말해서 나를 안심시켰다.

도심에서는 아무래도 동물이나 식물을 관찰하기가 참 어렵다. 그러다보니 화단에 놀러온 사마귀 한마리에도 아이들의 호기심이 폭발한다.

내가 사는 곳은 변두리라서 산도 가깝고, 강도 가깝다. 산 자락에 수목원이 있고, 강변에 생태공원이 있다. 자연친화적인 환경에 살고 있으니 정말 나는 복받았다고 생각한다.

도시에서 자란 나는 길가에 흔하게 자라는 식물의 이름 조차 잘 모른다. 그러다보니[처음 만나는 풀꽃 이야기]는 내가 진짜 재미있게 읽었다.

나는 이 책에 나온 식물들 이름을 거의 알고 있었다. 그런데 정말 흔하게 볼 수 있는 이런 식물들이 때론 약제로 쓰이고, 때론 나물이 된다는 것은 몰랐다. 어떤 식물은 독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특히 식물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를 알게 된 것이 가장 좋았다.

[처음 만나는 풀꽃 이야기]를 수업시간에 소개할 생각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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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 강아지 봉봉 1 (리커버) - 똥개 아니고 번개 낭만 강아지 봉봉 1
홍민정 지음, 김무연 그림 / 다산어린이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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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 강아지 봉봉]은 초등 저학년 대상 동화다. 표지만 봐도 작은강아지 봉봉이 몹시 귀엽고 사랑스럽다. 책속의 그림만 봐도 재미있다.

봉봉은 한살도 안 된 강아지 같아 보인다. 봉봉의 최대 관심은 마음껏 달려 보는 것이다. 지금은 고물상에 살고 있다. 고물상 한켠에 작은 개집에 묶여 있는 상태다. 그러니 당연히 목줄 길이 만큼만 뛸 수 있다. 태어나서 고물상 마당을 벗어나 본적이 없는 봉봉은 목줄을 풀고 자유롭게 달리는 게 소원이다. 묶여 있는 것도 서러운데 도둑고양이 볼트와 너트는 봉봉이 묶여 있다는 것을 이용해서 봉봉의 밥을 수시로 훔쳐먹는다. 봉봉은 그들이 얄밉지만 볼트와 너트는 봉봉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아주 중요한 존재다. 봉봉을 위기에서 구해주니까. 그리고 자연의 법칙에서는 절대 벌어질 수 없는 일이지만 동화라서 가능한 일이 여기서 벌어진다.



고양이를 무서워하지 않는 정말 건방진 시궁쥐 등장이 그것이다. 그림에서 보이는 것만 봐도 녀석이 어떤 짓을 했는지 알 것이다. 그렇지만 봉봉에게 시궁쥐가 간절히 필요하다.

이 동화책에 나오는 강아지 봉봉, 고양기 볼트와 너트, 시궁쥐 톱니까지 정말 귀여운 존재들이다. 아이들이 확 빠져들 캐릭터다. 나도 완전 반했다.

위에 소개된 내용은 [낭만 강아지 봉봉]이 친구들의 도움으로 고물상을 탈출하는 내용이다. 말하자면 첫이야기에서는 고물상을 왜? 어떻게 탈출했는지가 이야기의 주요 내용이다. 그런데 [낭만 강아지 봉봉]이 세상에 나와서는 자기 뜻대로 맘껏 달리고 있는지? 험한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정말 궁금하다. 그런데 [낭만 강아지 봉봉]이 벌써 8편까지 나왔다고 한다.

다음 편에서는 낭만 강아지 봉봉과 친구들이 어떤 모험을 펼칠지 기대 만땅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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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팡맨 구드래곤 구드래곤 시리즈 6
박현숙 지음, 이경석 그림 / 다산어린이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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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팡맨 구드래곤]을 딱 보는 순간 읽고 싶었다. <다산 어린이>에서 나온 책이라서 더 믿음이 갔다. 더구나 제목이 눈길을 확 끌었다. 요즘 세태를 그대로 반영한 기발한 제목이었다. 나도 그렇지만 우리집에 뭔가가 배달되면 괜히 마음이 설렌다. 어른인 내가 그렇다면 아이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오죽하면 택배기사가 되는 것이 장래희망인 꼬마친구들도 많다.

박현숙 작가님의 [수상한 시리즈], 청소년 소설[구미호 시리즈]도 엄청 재미있게 읽었다. 이분의 남다른 소재 발굴에 찬사를 보낸다.

구드래곤이라는 인물도 정말 멋지다. 구미호에 이어 이제 이무기라니! 아무리 오래 산 뱀이라도 용이 되어 승천하기가 어디 쉽겠나? 이책의 구드래곤은 [구드래곤 시리즈 1~5]까지의 피나는 노력 끝에 드디어 용이 되어 승천했다. 그런데 하늘에 올라가 보니 너무 찌질했다. 다른 용들은 찬란하게 빛나는데 구드래곤만은 아직 반짝이지 않는다.



용이라고 다 같은 용이 아니다. 뭔가 빛나는 업적이 있어야지만 반짝일 수 있는 것이다. 이 설정도 참 신선했다. 대왕용은 용이 되는 미션이 수록된 책 '용목록'과 함께 다시 지상으로 추방한다. '용목록'은 여자 아이로 변신해서 구드래곤과 함께 지상에 내려온다.

그리하여 구드래곤과 용목록의 좌충우돌 분투기가 시작된다. 구팡맨이 되어!



그림도 참 재미있다. 구드래곤이 구팡맨이 되려고 면접보는 장면이다. 재미있는 이야기에 그림까지 더하니 아이들이 지루한 줄 모르고 빠져들 것 같다.

이 동화는 초등 중, 저학년 어린이 독자들이 대상이다. 이야기는 어른이라면 쉽게 짐작하겠지만 구드래곤이 택배기사가 되어 겪게 되는 이야기들이다. 솔직히 어른인 내 입장에서 구팡맨이 빛날 수 있을지는 다소 의문이다. 해결된 두 건의 배달 사고 외에도 1동과 3동을 잘못 알았다면 생수와 쌀도 엉뚱한 집에 배달한 게 아닌가! 아무튼 깔끔하게 잘 해결 되지 않아서 빛나기 힘들 것 같다. 다음편을 기대해야할까? ㅋㅋ

아무튼 아이들 수준에 딱 맞는 재미있는 동화를 읽어서 즐거운 한때를 보낼 수 있었다.

명절이 다가오고 있다. 어린 조카나 자녀들에게 추석선물로 구드래곤 시리즈를 주는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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