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 현대 주식시장의 핵심 메커니즘을 밝히다 막스 베버 선집
막스 베버 지음, 이상률 옮김 / 문예출판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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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주식열풍이 대단하다. 물론, 부동산, 비트코인, 금, 달러 등. 그야말로 온나라에 재테크 바람이 쌔게 불고있다.

 지난해 말쯤 직장 생활하는 아들이 "지금이라도 주식해야 하는 거 아니야?"라고 했다. 나는 단호하게 안된다고 대답했다. 첫번째 이유는 시드머니도 없는 주제에 뭔 주식이냐는 것이었고, 두번째는 남따라하는 투자는 안된다는 거였다. 주식투자를 꼭 하고 싶으면 백만원정도 마련해서 연습삼아 사고 팔고 하면서 주식 공부를 제대로 해서 투자하라고 말해주었다. 

  나는 주식이나 재테크에 소질이 없다. 물론 경제쪽 공부를 꾸준히 하고 있기는하다.  경제 공부를 하는 것은 투자를 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경제관련 책을 읽거나 방송을 들으면 재미있다. 세상돌아가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시야도 넓어지고, 무엇보다 남편과 나눌 이야기 거리가 많다.

 

 막스 베버의[거래소]는 제목을 보는 순간 '아  증권 거래소구나'라고 생각했다.

[거래소]는 거래소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무엇이 거래되는지, 어떻게 운영되는지를 자세하게 설명한다. 그리고 선물 거래의 패해에 대해서도 비판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래소]를 없애면 안된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막스 베버는 선물 거래에서 일반 대중의 투기적 현물 거래를 비판 하면서도, 거래소 거래의 긍정적인 면, 선물 가격의 평준화, 시장의 확대등을 강조하면서 거래소 제도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제도라고 말한다.

베버는 "선물 매매 자체에 대해서 아주 일반적으로 행해지는 비난들은 모두 선물 매매가 판단력이 없거나 재산이 없는 투기자들을 쉽게 끌어들이다는 점과 관련이 있다. 그러나 이 용이함은 선물 매매로 촉발된 '시장 확대'의 뒷면에 불과하다. 부정적인 측면을 이유로 자국에서 선물매매를 금지할 수는 없다. 금지조치의 목적인 투기 억제에는 성공하지 못하고, 그 품목의 시장도 외국으로쫓아내 외국 금융의 능력을 강화 시킬뿐이기 때문이다."-p102

 

 이책을 읽으면서 그 시대나 지금이나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그 시대와는 달리 지금의 거래소는 투명하게 운영되고 있기는 하지만,  거래소로 유입되는 외국 거대 자본과 일반 대중의 투기적 거래는 우리의 고민이기도 하다.

지금 우리나라도 일반 대중 중, 주부들, 젊은이들이 영혼까지 끌어다가 주식에 투자하고, 외국 거대 자본에 의해 주식시장이 요동치기도 한다.

 요즘은 어떤 모임을 가더라도 주식시장이 대화의 중심 이슈가 되기 일쑤다. 주식 투자를 하고 있지 않다고 말하면 새대에 뒤쳐진 사람 취급이다. 그렇지만 주식투자를 할 생각이 별로 없다. 

 [거래소]를 읽고 선물 거래에 대해 확실히 이해할 수 있어서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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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무기가 되는 자본론
시라이 사토시 지음, 오시연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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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8, 9년 전 마르크스의 [자본]을 읽어보려고 시도했지만, 몇 페이지 넘기다가 그만두었다. 우선 책의 두께가 만만치 않아 들고 다니기에는 부담감이 컸고, 업무를 보는 중간에 독서를 하는 나로서는 손에 잡히지 않는 책이라 읽을 기회를 많이 잃었다. 그 후 독서 모임에서 [마르크스의 자본, 판도라의 상자를 열다][자본론 공부]를 읽었다. 둘 다 매우 재미있게 읽었다. 김수행 교수의 [자본론 공부]는 책은 다 읽지 못했지만, 퇴근 후 저녁 준비를 하면서 유튜브로 강의를 들었고, [마르크스의 자본, 판도라의 상자를 열다]는 책이 얇아서 출퇴근 시간 지하철에서 다 읽었다.

그리고 올해 같은 독서 모임에서 고병권 선생의 [다시 자본을 읽자]를 함께 읽고 있다. 마르크스의 [자본]이 어렵다고 하니 감히 원본을 읽을 생각을 못 하고 해설서들만 주구장창 읽어 대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읽게 된 [삶의 무기가 되는 자본론]은 달랐다. 읽고 난 뒤 정말 마르크스의 [자본]을 읽고 싶어졌다.

[삶의 무기가 되는 자본론]은 일본인 학자 시라이 사토시 선생이 쓴 책이다.

제목이 참 좋았다. 그렇지 않아도 요즘 코로나19로 힘든 사람이 너무 많다. 나도 작년 한 해는 정말 죽을 맛이었다. 그런데 제목에서부터 자본론을 삶의 무기가 된다고 극찬하지 않는가!

작가는 서문에서 자신이 [자본론]을 처음 접하게 된 동기를 풀어놓았다. 내가 자본론을 읽으려 시도했던 동기와 일부는 같고 또 다른 면도 있지만, 분명 서문부터 이 책을 읽을 수밖에 없도록 충분히 흥미로웠다.

작가는 마르크스의 자본에서 어려운 용어와 독자가 힘들어할 부분을 매우 쉽게 설명했다. 특히 영국, 일본의 상황을 예로 들어 설명하거나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세계적인 사건을 제시해서 이해를 도왔다.

마르크스의 [자본]을 읽지 않은 사람이라도 영국에서 자본주의가 시작된 경우는 많이 언급되었기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작가가 일본인이다 보니 일본에서 자본주의가 자리 잡은 내용을 자세히 언급한다. 일본의 시초축적 과정도 매우 자세히 설명한다. 특히 내 시선을 끈 내용이라 소개한다.

‘1929년에 세계 대공황이 터진다. 이 일로 인해 농촌의 현금 수지를 지탱하던 양봉업이 망하면서 농촌 생활은 파탄에 이른다. 그 결과 일본이 저지른 것이 만주 사변이다. 국민을 먹여 살려야 하고 농촌의 과잉인구를 해소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자 대륙으로 진출한다는 명분을 내걸고 활로를 찾겠다고 침략전쟁을 저지른 것이다.급속한 발전 끝에 외국과 전쟁을 일으키고 끝내 파탄한 것이 일본 자본주의의 독특한 점이다.’-p192~193

참 솔직한 설명이다. 미국이 세계공황을 불식할 수 있었던 것도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물론 이것은 시라이 사토시 선생뿐 아니라 여러 학자들이 이미 주장한 내용이지만 전쟁이 유효수요 부족에 대한 특효약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상대적 잉여가치 생산이 여러 나라에서 벽에 부딪힌 지금, 전쟁을 통해 자본을 축적해 잉여가치를 획득하고 싶다는 유혹이 커져갈 것이라고 말한다. 이 내용을 읽으면서 섬뜩했다. 미국과 중국이 패권 싸움을 하는 가운데, 자본적 요구가 합치되어 전쟁으로 발전하게 된다면 그 현장이 될 가능성이 가장 큰 나라가 한국인 것이다.

작가는 이 책은 마르크스의 [자본] 입문서이지만 그 배경에 깔린 테마는 신자유주의타도라고 천명했다.

-현재는 신자유주의 시대라고 전제한 상태에서 그것에 대한 대항책으로 [자본론]을 생각하고, 다양한 방향에서 신자유주의를 조명할 목적으로 이책을 쓴다. 신자유주의를 조명하는 관점 중 하나가 데이비드 하비의 말처럼신자유주의는 위에서 아래를 향하는 계급투쟁이라는 것이다.-P213

이 페이지를 읽으면서 이 작가에게 감동했고, 마르크스의 [자본]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이제껏 읽은 [자본]해설서 중에서 가장 재미있고, 유익한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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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구문 특서 청소년문학 19
지혜진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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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구문] ‘라쇼몽이 떠올라 읽게 된 청소년 소설

 

내가 책을 고르는 기준은 대체로 두 가지다. 하나는 추천을 받는 것이고 또 하나는 좋아하는 작가의 신작이 나왔을 때다. 평이 좋으면 바로 선택한다.

[시구문]은 이도 저도 아니다. 단지 [시구문]이라는 제목에 이끌렸다. 제목을 보는 순간, 내가 좋아하는 일본 작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소설 [라쇼몽]이 생각났다.

소설[시구문]시구문은 도성에서 죽은 사람의 시체가 나가는 문이라고 한다.

라쇼몽과 매우 비슷하다. ‘라쇼몽도 시체를 버리거나 내어가던 문이고, 그곳을 무대로 펼쳐지는 이야기이다.

라쇼몽은 극단에 몰린 인간의 추악한 내면을 리얼하게 그린 작품이다. 짧은 단편에 담은 이야기의 깊이가 정말 긴 여운을 남긴다.

 

청소년 소설[시구문]도 시체를 내어가는 시구문에서 이야기가 시작되고, 이야기의 마지막에 새 삶을 찾아 나서는 세 소녀의 출발도 시구문에서 하게 된다.

작가가 시체가 드나드는 시구문에 꽂힌 건, 삶과 죽음이 다르지 않다고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이야기의 시작이 참 좋다. 주인공 기련은 시구문으로 시체를 내어가는 사람들의 약해진 감정을 이용해 시쳇말로 삥을 뜯는다. 여기서부터 무언가 엉뚱하다는 생각과 함께 멋진 이야기가 펼쳐질 것 같아 잔뜩 기대하고 읽어나갔다. 그런데 뒤로 갈수록 실망스러웠다.

어머니가 무당일을 하는 기련은 한마디로 놀고먹는 소녀다. 엄마가 무당인 것이 너무나 싫다. 그런데 동네 사람들이 서방 잡아먹은 년이라며 욕하는 걸 보고 엄마를 연민하면서도 엄마가 무당인 것이 싫다고 한다. 물론 무당은 8대 천민 중 하나다. 무시와 멸시를 당할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당은 일반 백성에게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련은 엄마가 싫다면서 시구문에서 마음 약한 불쌍한 사람들을 속일 때 엄마가 무당인 것을 이용하기까지 한다. 여기까지는 이해해 줄만 하다. 백주와 백희를 돕는 걸 보면 마음이 따뜻한 아이다. 그런데 이야기 전개를 보면 싫어하는 엄마에게서 벗어나려는 방법이 참 이해가 안 간다. 백주처럼 열심히 일을 하던가, 자신이 가진 특별한 기능을 연마하던가. 무언가 노력하는 모습이 보여야 이야기에 호응할 수 있을 텐데, 전혀 보이지 않는다.

상갓집에 가게 되는 것까지는 이해가 가는데, 상갓집에서 벌어진 일을 꼭 그렇게 마무리해야 했을까 참 실망스러웠다. 물론 자신이 저지른 일이 아니지만, 잘못을 지지르고, 대신 죽고, 도망치고. 그리고 시구문에서 새 출발.

 

[시구문]은 자아를 찾아 시구문을 나서는 15세 소녀 이야기. 다소 실망감은 있었지만 무난히 읽힌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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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서 길을 찾다 - 우리가 꼭 살려야 할 전통유산 우암문고 4
이배용 지음 / 행복에너지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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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서 길을 찾다]를 읽게 된 것은, 얼마 전 읽은 [이완용 평전] 때문에 우울하고 화가 나 있던 나를 위로하고 싶어서였다.

책의 목차 중 4-‘한국여성의 역사를 찾아서가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말하자면 역사 속 여성들은 어떤 모습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냈을지 몹시 궁금했다.

책을 다 읽고 난 지금의 심정은 무척 아쉽다는 것이다. 저자가 평생을 가르치는 입장에 있었고, 총장까지 역임한 분이라 책의 모든 내용이 구구절절 옳은 말이고 좋은 내용이었다. 여성학자로서 많은 인재를 양성하고, 우리 문화유산을 세계에 알리는 등 괄목할 만한 족적을 남기신 것은 참 고맙고, 대단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내용에 깊이가 없었다. 책을 읽는 내내 초,,고 시절, 전체 조회 시간의 교장 선생님 훈화 말씀을 듣고 있는 기분이었다.

책에서 예로 든 위인들의 이야기들은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이었고, 유네스코에 등재된 우리나라의 문화유산들도 신문을 통해서, 영상을 통해서, 혹은 이미 답사를 해서 다 경험했기 때문에 전혀 새롭게 다가오지 않았다. 한마디로 참신한 내용이 없었다. 물론 책 속에 삽입된 사진과 그림은 무척 좋았다.

기대하고 읽었던 한국여성의 역사를 찾아서한글로 피어난 여성들의 애절한 사연들만 좀 좋았고, ‘명성황후 120주년 역사적 의미를 읽고는 저자가 근현대사를 전공하신 학자로서 그 시대의 지도자들을 좀 더 신랄하게 비판하지 않고, 일본의 만행에 대한 것만 언급해서 내용에 실망했다.

[역사에서 길을 찾다]는 역사학자로서, 여성 지도자로 살아온 이배용 선생님의 평생의 치적을 모아서 엮어낸 책이라, 독자들에게 역사에서 길을 찾게 만들기에는 조금 부족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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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도시의 아이들 바다 도시의 아이들 1
스트루언 머레이 지음, 마누엘 슘베라츠 그림, 허진 옮김 / 위니더북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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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딸아이가 비건을 선언했다. 평소에 베지테리언이었기 때문에 별로 놀랍지는 않았다. 굳이 비건을 선언한 이유를 물었더니, ‘해양 환경 관련 다큐를 시청하고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아서’라고 했다.

지금 환경이 심각하게 파괴되고 있다는 건 꼭 다큐를 시청하지 않아도 다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영상으로 확인하고 나면 경악을 금치 못할 정도로 충격에 휩싸일 것이다.

[바다 도시의 아이들]은 가상의 지역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앞으로 50년에서 100년 후 정도의 지구의 미래가 이럴 것이라고 생각하며 읽었다.

현재 지구는 온난화로 인해 해수면이 자꾸만 높아지고, 육지가 바다에 잠기고 있다. 나는 처음부터 이야기가 주는 흥미로움보다 ‘최후의 도시’는 왜 그런 모습으로 되었을까에 더 신경이 쓰였다.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최후의 도시’도 밀물에 도시의 일부가 잠겼다가 썰물 때는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즉, 도시가 생겼을 때는 육지였다는 말이 된다. 그러니 그곳에 건물을 지었을 것이다.

이야기는 밀물에 밀려온 고래가 썰물에 빠져나가지 못하고, 바다에 잠겼던 성당 지붕에 걸리면서 벌어진다. 그 고래 뱃속에서 소년이 살아나오고, 사람들은 소년을 악마의 화신이라며 처단하기로 한다.

소년을 처음 고래 뱃속에서 구해낸 엘리는 그 소년이 화신이 아니라며 소년을 살리기 위해 애쓴다. 화신을 잡아야 도시의 안녕을 보장할 수 있다고 믿는 집행관과 소년을 지키려는 엘리와 친구들은 쫓고, 쫓길 수밖에 없다. 반전이 거듭될수록 엘리의 행동이 너무나 이해가 되고, 그녀와 친구들을 응원하게 되었다.

‘처음엔 소년은 과연 화신일까?’를 따라가다가 나중에는 ‘화신의 몸속에 깃든 악마를 어떻게 몰아내고 살아남을 것인가?’에 초점을 두고 완전히 집중해서 읽었다.

인간의 내면에는 선과 악이 공존한다. 대부분의 상황에서는 선이 악을 누르고 살아가는 것 같다. 하지만 상실을 경험하거나 깊은 상처를 간직하고 있다면 악마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는 상황에 놓이기도 할 것같다.

단순한 주제인 것 같지만 참으로 깊이 고뇌할 수밖에 없는 주제이기도 했다.

아무튼 오랜만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을 만나서 참 행복한 독서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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