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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수호지
시내암 지음, 이상인 엮음, 최정주 그림 / 평단(평단문화사) / 2025년 5월
평점 :
[수호지]는 이미 읽었던 소설이다. '삼국지', '초한지'는 역사적 사실이라 그런지 매우 재미있었다. 하지만 '수호지'는 그닥 재미있지 않았다. 그때도 '장길산'이 수호지와 비슷하다고해서 무엇이 비슷한지 비교해보려고 읽었던 기억이 난다. 두 소설 모두 무협지를 읽는 느낌이라서 도저히 흥미를 느낄 수가 없었다.
그런데 [청소년을 위한 수호지]라는 책이 눈에 딱 띄었다.
[청소년을 위한 수호지]는 문장이 단순하고 꾸밈이 없어서 쉽게 잘 읽혔다. 하지만 무협지에 흔히 나오는 과장된 무술 실력도 믿기지 않았고, 하필 대통령선거철이라서 모든 매스컴에서 선거 관련 내용을 떠들어 대니 더 집중하기 어려웠다. 솔직히 꾸역꾸역 읽었다.
[수호지]는 송나라 말의 어지러운 시대가 시대적 배경이다. 나라는 망하기 일보직전이었고, 탐관오리들의 온갖 비리가 난무하다보니 백성들의 삶은 피폐해질대로 피폐해져 있었다.
[청소년을 위한 수호지]에서도 그 당시의 부패한 벼슬아치들이 어떻게 했는지 양산박에 모여드는 호걸들이 귀양가는 장면만 봐도 알수있다. 그들 대부분은 낮은 벼슬을 살다가 억울한 누명을 썼거나 피치 못할 사정으로 큰 죄를 짓게 된 사람들이다. 그런데 그들이 귀양 처로 호송될때 조차 호송하는 사람에게도 뇌물을 주어야 하고, 귀양지에 도착해서는 그곳 관가에 또 뇌물을 바쳐야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귀양지까지 당도하기도 전에 죽임을 당하기 일쑤이고, 도착하더라도 매질을 하거나 힘든 노동을 시켜 견디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죄인이라고 낙인 찍힌 그들은 살기위해 양산박으로 모일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이른다.
나는 솔직히 양산박에 모여든 108명이 영웅호걸인지 모르겠다. 소설 속 그들은 특기할만한 출중한 무예가 있거나 재주가 있다. 그렇다고 그들 모두를 영웅호걸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내 견해로는 그들을 영웅호걸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수호지의 결말이 어떻게 되는지 알고 있기때문에 이런 생각이 드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의 제목을 잘못 붙인것 같다. [청소년을 위한 수호지]가 아니라 [수호지 속 인물 소개]이라고 해야 맞다. '수호지' 전체 내용을 요약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이 책을 기획하신 분들이 청소년들에게 도움을 주려고 애쓰신 것은 충분히 알겠다. 소설속에 인용된 고사성어나 사자성어를 착실히 해석해 주었고 사용된 무기에 대해서도 그림을 더해서 자세히 알려주고 있다.
간추린 내용만으로도 500페이지가 넘으니 청소년을 위해서 읽기 쉬게 하기 위해서는 이정도가 최선이었던 모양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