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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곽선생뎐 1~2 세트 - 전2권 ㅣ 싱긋나이트노블
곽경훈 지음 / 싱긋 / 2025년 7월
평점 :
[곽곽선생뎐]은 "쥬"라고 하는 가상의 나라에서 일어난 이야기다. "쥬"라고 하는 이름도 내 머리에서는 "제주"라고 생각했다. 나의 너무나 빈약한 상상력이 도저히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밀어내고 있었나보다. 그래서일까? '카락', '와' 등 이야기속에 나오는 이름들이 모두 겉돌았다.
하지만 이야기의 진행도 빠르고 사건의 해결도 시원시원해서 마음이 한결 가벼웠다. 별로 고민하거나 아쉬워할 것 없이 악당이 완전히 제거되는 얼마나 시원하던지! 폭염이 사라질 지경이었다.
곽곽 선생이 나타나는 곳은 탐관오리들이 말끔히 제거된다. 우리 역사속 어떤 나라에서도 이렇게 깔끔하게 해결되어 본 적이 있었을까?
과거의 어는 가상의 나라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그 곳에도 탐관오리가 있고, 흑,백 당들이 서로 싸우는 걸 보면, 인간 세상은 늘 그러해야 했나보다.
한 200년 전 조선의 백성들이 그렇게 살았다. 가렴주구에 시달린 백성은 삶의 터전을 버리고 산적이 되거나 거지가 되거나! 실권을 쥔 세도가들의 온갖 횡포를 견딜 수없었던 것이다.
비리가 난무하던 조선 후기. 그 시대에 곽곽 선생같은 암행관이 있었다면 정말 소설처럼 시원하게 평정되었을까? 아마도 그 시대의 탐관오리들은 가만히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중앙의 세도가들을 등에 업고 곽곽 선생을 처단하려는 음모를 반드시 꾸며서 엄청나게 저항했을 것 같다.
지금 우리나라의 어느당만 보더라도 정권을 잡으면 온갖 비리가 우후 죽순처럼 쑥쑥자라난다. 그들은 정권을 잃더라도 절대 그냥 죽지 않고 똬리를 틀고 납작 엎드렸다가 때를 봐서 반드시 올라온다.
지금 우리나라에도 곽곽선생같은 암행총관이 나타나서 서민 등쳐먹는 관리들을 혼내주면 좋겠다. 특히 주가 조작하는 세력들, 하청에의 재하청으로 노동력을 착취하는 재벌들. 물론 법의 테두리안에서 해결해야겠지만 말이다.
“암행총관이 인간이 아니라 ‘내수교 악마’라는 소문은 이전부터 있었다. 그가 가는 곳마다 피바람이 부는 것도, 그를 미워하는 사람이 많지만 건재한 것도, 숱한 위기에서 살아남는 것도, 내로라하는 무사들과 겨루어 털끝 하나 다치지 않는 것도 모두 곽곽 선생이 인간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요괴든 악마든 신선이든, 그것이 무엇이든 곽곽 선생은 확실히 인간이 아니었다.”(2권 63~64쪽)
이 소설은 제목에 혹해서 읽게 되었다.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연암 박지원의[호질] 같은 느낌의 이야기일 것만 같았다. 아니면 [구미호뎐] 정도의 이야기가 아닐까 기대했다.
완전 내 기대와 다른 인물이야기를 읽고 흥미를 느껴서 선택했지만 솔직히 가상의 나라에서 있었던 가상의 이야기여서 많이 아쉽다. 이 이야기를 꽃에 비유하자면 뭔가 뿌리가 없는 화초 같다는 느낌이랄까?
역사속 어느 한 시기의 실존 인물을 부각시켰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고 혼자 생각해 본다.
이 소설의 쓰신 곽경훈 작가님의 필력이라면 충분히 좋은 인물을 찾아내어 멋진 소설을 완성해 낼 수 있을 것 같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