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케스의 서재에서 - 우리가 독서에 대하여 생각했지만 미처 말하지 못한 것들
탕누어 지음, 김태성.김영화 옮김 / 글항아리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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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 가능하다면 동일한 작가(물론 충분히 훌륭한 작가여야 한다)의 작품을 한 권도 빼놓지 않고 다 읽는 완정한 독서를 강력하게 권하고 싶다. 문자의 기호적 결여와 은유적 본질 때문에 언어를 이용해 직접적으로 표현할 수 없는 게 너무 많기 때문이다. 아무런 손실도 없이 문자로 모든 것을 드러내는 일은 불가능하며 모든 것을 원래 형태 그대로 책 안에 넣을수도 없기 때문에 좀더 많은 단서가 있어야만 정확한 의미를 포착할수 있다. 따라서 단편적인 생각을 담고 있는 여러 권의 책을 다시 하나의 시간 축에 연결시켜 작가의 사유가 걸었던 길의 정확한 궤적을 따라가야 하고 책과 책 사이의 유기적인 연결망을 뒤적여야 한다. 이렇게 해야 책 밖에 존재하는 것들을 장악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꼼꼼히 살피고 비교하는 데 익숙해지는 게 좀더 치밀하고 효과적인 독서 방법이 된다. 한 작가의 작품을 한 권 더 읽을 때마다 독서의 진전은 1+1의 산술적인 증가로 그치지 않는다. 기하급수적으로 폭증한다고 하면 과장이겠지만 생각지도 못한 엄청난 추가 효과가 뒤따른다는 것만은 확실히 보장할 수 있다.
27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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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케스의 서재에서 - 우리가 독서에 대하여 생각했지만 미처 말하지 못한 것들
탕누어 지음, 김태성.김영화 옮김 / 글항아리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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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54년의 노벨상은 거의 글을 쓰지 못하게 된 이 늙은 작가에게 돌아갔다. 그는 상을 받으러 스웨덴까지 갈 생각도 없었고 갈 힘도 없었다. 그의 수상 소감은 자기반성, 심지어 참회에 가까웠다.
 "글을 쓴다는 것은 기껏해야 고독한 인생에 지나지 않습니다. (….)진정한 작가에게는 모든 작품이 완전히 새로운 시작이지요. 가보지 못한 영역에 대한 또 한 번의 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작가는 항상 자신이 해보지 못했거나 다른 사람이 하다가 실패한 것들을 시도해야 합니다. 때로 운이 좋으면 성공할 수도 있겠지요."
헤밍웨이의 수상소감문중에서
26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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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케스의 서재에서 - 우리가 독서에 대하여 생각했지만 미처 말하지 못한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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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작가일수록 실패를 피하기 어렵다. 이것이 그가 자신을 대신하여 온갖 고생 끝에 도달할 다음 목표를 위해 지불하지 않으면,
안 되는 대가를 정해주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류 작가만이 분명하고 아무런 어려움이나 위험도 없으며 진정한 의문도 없는 작은세계 속에 머무르려 할 것이다. 이로써 글쓰기는 모든 것이 다 갖춰진 포퍼먼스에 지나지 않게 된다. 진정한 글쓰기는 동시에 인간의 가장 순수하고 집중적인 사유의 지속 과정이자 맨 밑바닥까지 캐묻는 가장 본질적인 질문이며, 글 쓰는 사람이 잘 풀리지 않는 자신의 고민을 상대로 벌이는 무수한 흥정이다.
2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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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케스의 서재에서 - 우리가 독서에 대하여 생각했지만 미처 말하지 못한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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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는그저 읽는 것으로 끝나지 않으며 사유하고 계시하고 이해하는 것이다. 독서는 우리 눈이 움직이는 속도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심지의 속도와 깊이, 확장되는 폭(깊이와 폭이 더 중요하다)에 의해 결정된다. 글쓰기가 글씨를 쓰는 속도나 타이핑 속도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렇지 않다면 노벨문학상은 마르케스가 아닌 우리 출판사에서 놀라운 속도로 원고를 타이핑해주는 여직원에게 돌아갔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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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을 읽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책을 읽는 것이 오랜 시간 천천히 즐거움을 누리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읽는 시간이 길수록 즐거움도 많아진다. -마르케스의 ‘속독 우승자와 미식가‘중에서
23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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