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케스의 서재에서 - 우리가 독서에 대하여 생각했지만 미처 말하지 못한 것들
탕누어 지음, 김태성.김영화 옮김 / 글항아리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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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사리. 내가 말하는 것은 책이다. 책을 사서 읽어라. 책을 읽는 세월 속에서 질정한 돈을 저축하게 되면 기회를 봐서 채링크로스로 떠나라. 아직 그곳이 존재할 때 가보라. 순조롭게 그곳에 도착했다면 나를 대신해서 그 거리에 입맞춤을 보내주길 바란다. 우리는 그곳에 정말 많은 신세를 졌으니까.
4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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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한 권 한 권 책을 읽을 때마다 반복해서 놀라움을 느끼게 된다. 알고 보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현실 세계가 기존 책의 세계에 비해 이해할 수 있는 일이 너무나 적고, 바라볼 수 있는 시야도 너무 나 좁으며, 사유의 속항 능력도 너무나 형편없고 인심은 또 너무나 폐쇄적이며, 공공 영역과 사적 영역을 다 포함하여 우리를 지속적으로 괴롭히고 곤혹스럽게 만드는 어려운 문제가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들은 누군가가 이미 경험했고, 이로 인해 고통을 받았으며, 이에 대해 사유한 적이 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경험과 지혜가 세세하게 담긴 해답들이 책 속에 잘 보존되어 있다.
47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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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란 인간 세상에서 가능성이 가장 큰 창고이자 가장 중요한 집산지라고 할 수 있다. 책은 날렵함과 저렴함 그리고 친숙한 형식으로 수천 년에 이르는 인류의 사유와 모든 가능성을 거의 빈틈없이 보존하며 완전한 가능성을 보유하고 있다.
46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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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케스의 서재에서 - 우리가 독서에 대하여 생각했지만 미처 말하지 못한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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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 글쓰기는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을 과대평가하고 유아독존의 상태에 빠지게 하지만 독서는 영원히 사람을 겸손하게 만든다. 극기복례의 도덕적 겸허함을 갖추게 하지 않으면 자연의 거대함에 스스로 숙연해지게 만든다. 따라서 독서와 글쓰기의 필요를 느끼지 않고 좀더 즐겁고 자유로운 독서에 전념하지만 글 쓰는 사람은 책을 읽지 않을 수 없다. 책을 읽어야만 자신을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44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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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케스의 서재에서 - 우리가 독서에 대하여 생각했지만 미처 말하지 못한 것들
탕누어 지음, 김태성.김영화 옮김 / 글항아리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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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문학은 불행을 녹여냄으로써 소화한다. 여기서 내가 유독 소설에 애정을 갖는 것은 오늘날의 시들이 벤야민이 말한 것처럼 그저 ‘생명 속에서 비교할 수 없는 사물에 대해서만 쓰기 때문이다. 소설은 그나마 낫다. 소설은 문학에서 가장 겸손하고 기특한 장르다. 소설은 우리의 보편적인 생명의 현장에서 가장 가깝고, 생명의 실물 소재의 상태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어 그 느낌을 교환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소설이 사용하는 언어는 바흐친이 말한 ‘잡어로서 우리가 참여 가능한 언어의 조밀한 지대로 진입할 수 있다. 그래서 소설은 어떤 서술을 전달할 수 있고 어떤 사실을 지적할 수 있는 것이다. 예컨대 우리는 오늘날 카페에서 보통 사람들이 『율리시스』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같은 소설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떠드는 것을 들을 수 있지만 「순수이성비판」이나 「고용 이자 및 화폐에 관한 일반이론」에 대해 감히 이야기하는 사람을 찾아보기 쉽지 않다. 이는 소설이 자신의 이야기를 말하고 처지를 표현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 실제 생활의 체험 속에 ‘권고‘를 함께 짜넣음으로써 독서가 더없이 진실하고 확실한 경험이 되게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49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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