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일상의 루틴 중 하나!

헬스장 가서 최대한 있는 힘과 땀을
뺀 후 사우나로 피로를 풀고

˝솔티라떼 덜달게˝ 한잔 주문 후

차분히, 가라앉은 심신으로
찬찬히, 읽어내려가는 이 시간이

참 행복하네요.

책 종이를 손바닥으로 쓸면
마치 애정하는 강아지를 쓰다듬을 때처럼 아끼는 마음이 든답니다.
좋은데 질리지 않는
많지 않은 것들중에 하나.


˝나와 스미레는 말하자면 서로 닮은 꼴이었다. 두 사람 모두 마치 숨을 쉬는 것과 같을 만큼 자연스럽게 열심히 책을 읽었다. (중략)
나는 나 자신을 제외하고 그렇게 깊고 폭넓게 열렬히 소설을 읽는 사람을 만난 적이 없었고, 그것은 그녀도 마찬가지였다.˝ 25~26쪽




여러분들도 여러분만큼이나
열렬한 독서가를 친구로 두고 있는지요.
둘도 없는 친구가 독서취미까지
공유한다면 그 인연은
참 부러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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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여주인공 ˝스미레˝가 그녀보다 17살이나 많은 한국인 여성 ˝뮤˝와 난생 처음 사랑에 빠졌다고 시작합니다.
전작과는 다른 독특한 설정이 흥미를 불러일으키네요.


하루키의 장편소설 14종 중에 12번째 책을 완독중인데 이제 <양을 쫓는 모험>과 <태엽감는새>만 남았습니다.

전작읽기의 골문이 눈앞에 있어
뿌듯하기도 하지만 다 읽고나면
허전해질것 같은 마음에 아쉽기도 합니다.

하루키 옹이 러셀 옹만큼이나
오래 살아서 <기사단장이야기>이후로도
수많은 작품을 내 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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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2-09-16 18: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하루키가 1년인가, 몇년에 한번씩 책 내잖아요.
새책이 나올 때가 된 것 같은데...
핑계 같지만 저도 허무하고 허전할 것 같아 전작 읽기는 안 합니다.ㅋㅋ

북프리쿠키 2022-09-17 15:46   좋아요 1 | URL
우와 텔라님 전작읽기 안하시는 이유가 철학적이시네요!역시!!! 기사단장이야기가 2017년에 나왔으니 영감님 또 나올때가 된것 같습니다!

새파랑 2022-09-17 10: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남아있는 두편의 장편들도 다 재미있는것만 남아있네요 ㅋ
전작하시면 아쉽겠지만 길은 있습니다. 재독하시면 됩니다 ^^

북프리쿠키 2022-09-17 15:48   좋아요 1 | URL
유일하게 3번 읽은게 노르웨이의숲인데.
재독!이 있었네요 ㅎㅎ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옹이 재독이 아니면 읽은게 아니다 라는 말씀 항상 기억하고 있습니다. 잊고 있었던 진리를 일깨워주셔서 감사합니다.^^
 


고등학교 시절 같이 지냈던 세명의 친구

주인공인 다이스케, 히라오카, 그리고 미치요

결혼은 히라오카와 미치요가 했지만,

사랑의 감정은 다이스케와 미치요가 더 깊었습니다.

그땐 서로가 내색은 못했지만 도쿄에서 다시 만나 재회했을 때

품어왔던 사랑의 감정은 아무리 막으려 해도 들불처럼 번져나갔습니다.


부도덕에 대한 세상의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미치요와 결합함으로써 '자연의 순리'대로 살 것인가.

아니면 '마음의 자연'을 포기하고, 다시 '제도의 껍질'속에 갇혀서 평생 살아야 되는가.

다이스케가 미치요를 사랑한다는 '자연의 순리'는 과연 스스로의 불륜에 대한 도덕적 비난에 대해서 회피하는 논리인가.


인간이 만들어낸 결혼이라는 제도가 곧 사랑과 등식이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반대로 불륜이라는 것은 사회적, 도덕적으로 무조건 죄악이지만, 그 속에는 '사랑'이라는 것이 들어 있을 수 있습니다.

결혼이라는 제도의 껍질 속에 무수한 불행과 죄악이 난무하듯이

불륜 관계에서 진정한 자신을 발견하고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이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사회적 시선은 내로남불인 셈이죠.

다이스케가 미치요를 고등학교 때부터 사랑했듯이 미치요의 대답도 같았습니다.


이 소설에서 특이한 것은 다이스케가 미치요의 남편 즉, 친구 히라오카에게 

이런 결정, 혹은 마음의 불륜(육체적 관계에까지는 이르지 않았습니다)을 고백하는 게 의무라고 생각하고 정정당당히 만나서 얘기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과연 다이스케와 미치요, 그리고 친구 히라오카와 다이스케의 가족들은 

이 상황을 어떻게 풀어낼까요? 그리고 "그 후"의 삶은...?





빵과 관련된 경험은 절실한 것일지는 모르지만 사실은 저열한 거지.
빵을 떠나고, 물을 떠난 고상한 경험을 해보지 않고서야 인간으로 태어난 보람이 없지. - 27쪽

다이스케는 울며 애원하여 남의 마음을 움직이려고 할 정도로 저속한 취미를 가지고 있지는 않다고 자신했다. 일반적으로 속이 빤히 들여다보이는 가식적인 눈물과 번민과 진지함과 열성만큼 메스꺼운 것은 없다고 다이스케는 생각하고 있다. - 85쪽

현대사회는 고립된 인간의 집합체에 지나지 않았다. 대지는 자연과 연결되어 있지만 그 위에 집을 지으면 금세 토막토막 분리되어 버렸다. 집 안에 있는 인간도 마찬가지였다. 문명은 인간을 고립시킨다고 다이스케는 생각했다. - 142쪽

다이스케는 인류의 한 사람으로서 마음속으로 서로를 모욕하지 않고서는 감히 서로에게 접촉할 수 없는 현대사회의 양상을 20세기의 타락이라 부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요즘 들어 갑작스레 팽만해진 생활욕이 도의심의 붕괴를 초래한 결과라고 해석했다. 또한 그것을 신구가치관의 충돌로 간주했다. 결국 눈에 띄게 커진 그 엄청난 생활욕은 유럽으로부터 밀어닥친 해일이라고 결론지었다. - 145쪽

이따금 그러하듯이 지금 그의 기분은 전체적으로 어두운 빛을 띠고 있었다.
그래서 너무 밝은 것을 접하면 그 모순을 견디기가 어려웠다. - 158쪽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 인간의 껍데기와 이야기하는 듯해 답답해서 견딜 수 없었다.
그렇지만 자기 자신을 돌아다보면, 자기야말로 그 누구보다도 상대방을 답답하게 만드는 사람이었다. - 176쪽

다이스케는 요즘 같은 세상에 변함없는 사랑을 입에 담는 사람을 제일가는 위선자로 간주했다. - 203쪽

그는 전부터 진심을 털어놓을 때는 반드시 평소대로의 자기 자신이어야만 한다는 각오를 했었다.(중략)
왜냐하면 그는 거리낌없이 평소의 태도로 상대방에게 공언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면 자기의 진심이 아니라고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술기운이라는, 일종의 장벽을 쌓아서 그것의 엄호를 받고서야 비로소 대담해진다는 것은 비겁하고 잔혹하며 상대방을 모욕하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 279쪽

여러가지 의미에서 "그 후"이다. <산시로>에서는 대학생에 대해서 썼는데, 이 소설은 그 후에 대해서 썼기 때문에 "그 후"이다. <산시로>의 주인공은 단순하지만, 이 소설의 주인공은 그 다음 단계의 인물이므로 이 점에서도 "그 후"이다. 이 주인공은 마지막에 기구한 운명을 맞게 된다. 그 후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서는 쓰지 않는다. 이런 의미에서도 "그 후"이다. - 3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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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에 대해서 하루키는 보기 드물게 해설과 창작 과정의 에피소드까지 밝혔습니다.


그리고 젊은 날의 상처를 치유하는 구원의 길을 제시한 최초의 작품으로


결말에 대해서는 그의 아내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여러 번 고쳐 썼다 하네요.


해설에 있다시피 "현재의 생활 깊숙이 침투해 있는 과거라는 것에 영향 받지 않고, 현실 생활


에 긍정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 소설입니다.


그래서일까요.


하루키 답지 않은 소설이 되어 버렸습니다.


현실의 결말은 죽음 뿐, 구원을 받거나 아니면 


"그래서 오래 오래 잘 살았다" 라는 식은 없습니다.


우린 번뇌와 상처, 잘못된 판단과 선택의 연속적인 삶에서 


결국 그것을 고민하다가 죽어갑니다.


하루키의 소설은 완벽을 추구하는 결핍의 존재로서 그것을 채우려고 서둘수록 더 멀어지는 


신기루를 안고 사는 것을 인간의 삶으로 봅니다.


그래서인지 그의 소설을 읽고 나도 앞으로 어떻게 해야겠다는 


다짐이 든 적이 한번도 없었습니다.


그냥 혼자서 책을 좋아하고, 음악을 좋아하고, 맥주를 마시고 보통 사람과는 약간 다른 사고를 


가진 인물을 소설속의 주인공으로 내세움으로써(이는 하루키의 모습과도 닮아있겠지요) 사람


들과 잘 어울리는 소위 "사회성"이 좋은 사람을 '善'의 가치로 내세우는 현실에, 작아지는 내 


신을 위로 받은 적도 꽤 있었습니다.


하루키의 에세이나 단편, 장편소설까지 


다이내믹한 스토리와 구성을 크게 기대한 적이 없습니다.


평이한 문장에 소소한 이야기, 다 읽고 나면 이게 뭐지? 하는 모호함이 최고의 장점이었습니다.


하루키의 저작에서 여러번 나온 말 중에 "글을 쓰다 보면 결말은 그냥 쓰여진다"는 말이 


참 근사했는데 결말을 여러 번 고쳐서 연애-실연 이라는 모티브에 확연한 결론을 내린 시도, 


그것도 아내나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고 썼다고 하니..괜한 걸 한 것 같아 아쉽습니다.


한번도 독자들에게 이래야 된다, 저래야 된다, 가르친 적 없는 하루키가 


"현실 생활에 긍정해야 한다"는 분명한 교훈으로 끝을 맺은 것은 별로이네요  


이번에도 독자들 각자의 몫으로 남겨두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렇지만 결말 부분 아쉬운 거 빼고는 간만에 하루키의 "연애소설"을 읽어서 참 좋았습니다.  


하지만 그때의 나는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언젠가, 누군가에게,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깊은 상처를 입히게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인간이란 건 어떤 경우에는, 그 인간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누군가에게 상처를 입히게 되는 것이다. - 46쪽

모두 점점 사라져간다고 나는 생각했다. 어떤 것은 끊어져 버린 듯 순식간에 사라지고, 어떤 것은 시간을 두고 희미하게 사라져간다. 그리고 남는 것은 사막뿐이다. - 128쪽

타인을 위해서 울기에는 나는 너무나도 나 자신밖에 모르는 인간이었고, 나 자신을 위해 울기에는 너무 나이 들어 있었다. - 243쪽

우리는 늘 완벽함을 갈망하지만, 막상 그런 삶이 이루어지면, 그 삶이 주는 평화를 참지 못하는 이상한 본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 341쪽

일본의 젊은 신예작가 이누카이 교코의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리믹스>판에 관한 것이다.-36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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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하루키 팬으로서 이 책을 이제서야 읽게 되다니.

1권에서 생각보다 흥미진진했고, 2권을 다 읽고 나서야 왜 <상실의 시대>에 이어 또다시 대히트작으로 부상했는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이 책에 나오는 등장인물 모두 조금씩 특이한 구석이 있는, 만약 일상생활이나 직장생활에서 관계를 맺는 사람들이라면 정상 범주에서 벗어난 특이한 인물이라고 볼 수 있지만, 깊이 음미해서 읽으면 다 개인의 마음속에 있는 불완전성의 총합이라고도 볼 수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좋아하는 구절이 떠오르네요.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무사태평하게 보이는 사람들도 마음속 깊은 곳을 두드려보면 어딘가 슬픈 소리가 난다"


키키, 메이, 유키, 아메, 고탄다, 유미요시, 딕노스, 마키무라히라쿠


이번엔 왠지 등장인물의 이름이 잊혀지지 않을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특히 유키와 유미요시는 <상실의 시대>의 와타나베와 미도리, 나오코 <1Q84>의 아오마메만큼이나

오래도록 각인될 것 같습니다.

좋은 책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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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는 주인공은 상급 학교 진학을 기준으로 15세에 최초의 선별을 당하고, 18세, 그리고 22세의 가장 다정다감한 시기에 몇 번이나 체에 담겨 걸러지곤 한다. 그래서 탈락을 면한 사람은 물론 탈락된 사람도 그에 걸맞은 역할이 주어지도록 강제당하는 현대사회에서, 정녕 자기 나름대로의 댄스 스텝을 밟아갈 수 있는지를 진지하게 묻고, 또 대답을 제시한 이 작품은, 오늘을 사는 젊은 세대들의 삶의 의미와 가치관, 그리고 사랑과 섹스, 죽음이라는 삶의 근원적인 문제를 깊이 있고 예리하게 추구했다. - 36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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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키는 자기 한 사람을 지탱하고 살아가는 일만으로도 벅찬 것이다. 자신 주변 사람들의 감정까지 일일이 살펴가며 그에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갈 만큼의 여유가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 타인에게 상처를 입히고, 또 그럼으로써 타인을 통해 스스로도 상처를 입는다. - 9쪽


여행이란 그런거야. 생각이 나면 바로 떠나는 거야. 그게 요령이지. 별다른 준비물도 필요없어. -41쪽


"기다리면 된다는 말이야"라고 나는 설명했다.

"천천히 그런 때가 오기를 기다리면 돼. 무엇을 억지로 변화시키려 하지말고, 사물이 흘러가는 방향을 지켜보면 돼. 그리고 공평한 눈으로 사물을 보려고 노력하면 되는 거야. 그러면 어떻게 해야할 지 자연히 알 수 있게 돼. 하지만 모두들 너무 분주해. 재능이 넘쳐, 해야 할일이 너무 많아. 공평함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기에는, 스스로에 대한 관심이 너무 많거든" - 96쪽


우리 세계에서는 취향을 따지는 사람은 살아남을 수 없어.  거기서는 '취향이 좋은 사람'이란 '성격이 비뚤어진 가난뱅이'라는 말과 같은 뜻이야. 동정받을 뿐이지. 아무도 칭찬해주지 않아." - 177쪽


평범함이란 흰 옷에 묻은 숙명적인 얼룩과 같은 것이다. 한번 묻은 건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다. -208쪽


어떤 종류의 일은 입 밖에 내서는 안 되는 거야. 입 밖에 내면 그건 거기서 끝나버려. 다시 몸에 깃들지 않아. -209쪽


사람이란 건 어이없이 죽어버리는거야. 사람의 생명이라는 건,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취약한 거야.

그러니까 사람은 회환이 남지 않도록 사람과 접촉해야 해. 공평하게, 되도록이면 성실하게.

그런 노력은 하지 않고, 사람이 죽으면 간단히 울면서 후회하곤 하는 인간을 나는 좋아하지 않아. 개인적으로 - 211쪽


시간은 자꾸 지나가지. 과거가 불어나고 미래가 적어져 가거든. 가능성이 줄어들고, 회환이 늘어나는거야. -247쪽


귀를 기울이면 원하는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 뚫어지게 바라보면 그 사람이 뭘 원하는지 그 대상물이 보여. -34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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