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판에 무슨 말이 있는지 알아? 정치인들은 부고빼고는 욕먹는 얘기라도 신문에 실리는 걸 좋아한다. 그만큼 무조건 자기 이름을 알리고 싶어서 환장하는 족속들이라고˝- 본문중

국민이란 하루하루 먹고사는일에 정신팔려 허둥지둥 바삐 살아가며 세상 돌아가는 일에는 아무런 관심 없이 제각기 흩어져 있을 때가 귀엽고 예쁜 것이다.-본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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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01 11: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1. 열하일기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먹거리는 ? 

2. 열하일기에서 돈보다 더 유용한 교환가치를 지닌 물건은?

3. 가장 큰 해프닝은?

4. 가장 자주 출현하는 낱말은?











----------------- p.250 발췌







<정답>

1. 술

2. 청심환

3. 판첸라마대소동

4. 포복절도







1949년 중국은 티베트를 무력으로 점령했고, 수많은 인민을 학살했으며,6천여개의 사원을 파괴하였다. 마침내 59년 인도의 다람살라로 망명을 단행한 뒤 현재 달라이라마인 텐진 가쵸가 티베트 망명정부를 세웠다.-p 242

실제로 열하일기 전체에서 가장 튀는 부분을 꼽으라면, 단연 연암이 판첸라마를 만나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판첸라마는 명목상으로는 대법왕 달라이라마를 잇는 소법왕이지만, 서로 번갈아가며 통치하기 때문에 사실은 같은 위상을 지닌 존재이다. 결국 요즘으로 치면 연암은 달라이라마를 만난 셈이다!-235쪽

웃음이란 기본적으로 자아와 외부가 부딪히는 경계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프롤로그에서도 말했듯이,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웃음이야말로 그 꽃들 가운데 하나다-283쪽

봉상스(bon sens:양식)를 해체하기 위해서는 우선 감각에 의한 ‘알음알이‘로부터 벗어나야 한다.울음은 단지 슬픔에만 귀속하는 것이 울음의 잠재력을 위축시키는 것과 마찬가지로 감각에 사로잡히는 순간, 인간의 지식은 한없이 비루해진다. 이목에 좌우되어 대상의 본래 진면목을 보지 못하는 사유의 한계, 그것을 격파하고자 하는 것이 연암의 진정한 의도이다.-288쪽

열하일기에 따르면 지배집단인 만주족은 극구 금했으나 한족 여인들은 만주족과 자신들을 구별하기 위해 법령을 어기면서까지 전족을 고집하고 있었다. 만주족에 의해 명나라가 멸망하고 청나라가 세워지자, 한족 남성들이 자신들은 만주족의 변발을 수용하는 대신, 여성들에게는 전족을 고수함으로써 서로 역할분담을 했다는 것이다. (......) 어처구니없어 보이겠지만, 억압의 기호가 졸지에 저항의 징표가 되어버리는 아이로니컬한 상황은 우리 시대에도 적지 않다. 이슬람권 여성들의 ‘부르카(얼굴을 가리는 천)‘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여성억압의 대표적 습속임에도, 서구 제국주의 침략속에서 그것이 이슬람 문화의 상징이 되어 버리는 바람에, 이슬람 여성들은 ‘벗을 수도 없고, 뒤집어 쓸 수도 없는‘ 이중적 질곡에 빠지고 말았다-29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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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벨루치 2019-08-17 11: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잘 지내시죠? ㅎ

북프리쿠키 2019-08-17 11:26   좋아요 1 | URL
카알님도 평온하시죠?
네. 평화로운 주말입니다.
잘 지내고 있어요^^;

cyrus 2019-08-17 12: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번 정답은 왠지 술일거라고 예상하고 찍었는데 맞았군요. ^^

북프리쿠키 2019-08-17 23:14   좋아요 0 | URL
박지원이 기골이 장대하고 체력이 워낙 좋았다 합니다.
술 잘 먹는 사람들 보면 딴 건 안 부러운데, 체력좋은건 부럽더라구요..
아마 간이 좋아서 그럴 듯합니다. 엄청 퍼 마셨다 합디다..ㅎㅎㅎ
 



"남을 아프게 하지도 가렵게 하지도 못하고, 구절마다 범범하고 데면데면하여 우유부단하기만 하다면 이런 글을 대체 얻다 쓰겠는가?" 

말하자면 글이란 읽는 이들을 촉발하는 '공명통'이어야 한다.

찬찬이든 증오든 공명을 야기하지 못하는 글은 죽은 것이다. - 133쪽




그럼 과연 연암체란 어떤 것일까. 지금도 수많은 연구자들이 연암의 문장에 대해 분석하고 있지만, 사실 그것은 한 가지로 수렴될 수 없는 '리좀'(rhizom)같은 것이다.

들뢰즈/가타리에 따르면 리좀은 덩이줄기라는 뜻으로, 수목에 대립되는 개념이다.

뿌리를 중심으로 하여 일정한 방향을 향해 가지를 뻗는 것이 수목이라면, 리좀은 뿌리라는 중심이 없을 뿐 아니라 목적도, 방향도 없이 접속하는 대상에 따라 자유롭게 변이하는 특성을 지닌다. 연암의 문체적 특이성을 이 개념보다 더 잘 표현해 주는 것도 없다. - 135쪽




연암체가 과연 그러하다. 그의 글은 소설과 소품, 고문과 변려문 등이 자유자유로 섞이는 한편, 천고의 흥망성쇠를 다룬 거대담론과 시정의 우스갯소리, 잡다하고 황당한 이야기들이 공존하고 있다.

그것은 어떤 하나로 분류되는 순간, 그 그물망을 교묘하게 빠져나가 전혀 다른 표정을 짓곤 한다.

순식간에 얼굴을 바꿔버리는 '변검'처럼. 그리고 그 변화무쌍한 얼굴들의 각축장이 바로 '열하일기'다. -1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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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하일기를 읽다보니.



학식과 인품은 비례하지 않는다. 열심히 공부한다고 인품이 저절로 좋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둘 다 지난한 노력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고귀한 것들이다.

학창시절의 기억은 공부를 잘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에 따라 그 추억의 결마저 다분히 폭력적으로 얼룩져 있다..
공부를 잘하면 모든 것에 면죄부를 받는 세상이다.
이런 엘리트주의 환경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서 달라지기란 요원하다.



진정한 공부와 독서란 학식도 쌓고 인품을 쌓는 데도 도움이 되는 책읽기를 말한다. 마찬가지 맥락에서, 진정한 지식인이라면, 익은 벼가 고개를 숙이듯, 학식을 쌓을수록 겸손해지고 관대해져야 한다. 이성의 칼날을 아무데서나 휘두르지 말고, 지식을 뽐내어 남에게 상처를 주지 말 것이며, 어리석은 사람의 말에도 귀를 기울일 줄 알아야 한다. 


우린 독서를 통해 무엇을 얻고자 하는가.
독서를 하면 할수록 삶에 다가가는 자세에 더욱 더 순수해지고, 지식과 ˝앎˝의 차이에 대해 겸손으로 자신을 탐구해야된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세상을 따뜻하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곰곰히 생각하고 반성하며 ˝글자˝ 뜯어먹는 서생이 되지 말기를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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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내게 대체 왜 이 책을 썼냐고 묻는다면, 나도 이렇게 답할 작정이다.
연암이 얼마나 ‘유머의 천재‘인지 널리 알리고 싶었다고, 열하일기의 웃음을 사방에 전염시키고 싶었다고, 그 웃음의 물결이 삶과 사유에 무르녹아 얼마나 열정적인 무늬들을 만들어내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노라고. - 10쪽 책머리에

보리출판사에서 나온 열하일기(완역본,3권)을 책장에 떡하니 꼽아두고 침만 삼키고 있습니다.
직진하자니 고통스러울 것 같아 우회로로 갑니다.
리라이팅 클래식 시리즈 목차들을 살펴보니
꽤 매력적인 책들이군요.


고미숙 작가의 이 책은 책좀 읽는다(?)는 독자들에게 유명세로 보자면 왠만한 베스트셀러에도 밀리지 않을 만큼 알려져 있습니다.
때론 뜨거운 반론의 도마위에 올라가 공격당할 때도 있더라구요.
왜 그런지 확인해 볼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합니다.



고미숙 작가의 아래 글은 제가 여행을 별로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서 그런지 꽤 공감이 가는 글입니다.
그리고 비평가의 내공이 묻어나오는 문장입니다.

˝하기야 이런 건 사소한 핑계에 불과한 건지도 모르겠다. 내가 여행에 대해 냉소적인 진짜 이유는 일시적으로 스쳐 지나가는 ‘파노라마식 관계‘를 믿지 않기 때문이다. 파노라마란 무엇인가?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의 퍼레이드다. 거기에는 그 공간을 가로지르는 인간의 얼굴과 액션(action)이 지워져 있다. 또, 그때 풍경은 자연이라고 하기도 어렵다. 그것은 생명의 거친 호흡과 약동이 생략된 ‘침묵의 소묘‘일 따름이다. 이런 구도에선 오직 주체의 나른한 시선만이 특권적 지위를 확보한다. 시선이 ‘클로즈 업‘되는 순간, 대상은 전적으로 거기에 종속될 뿐.

도시인들이 보는 전원, 동양인의 눈에 비친 서구, 서구가 발견한 동양, 사실 이런 건 모두 외부자가 낯선 땅을 ‘흘깃‘ 바라보고서 자신의 상상 속에서 만들어낸 허상 아니던가. 그 허상이 막강한 힘을 확보해 한 시대와 사회를 ‘주름잡는‘ 표상이 되면 모두 그것을 자명한 진리로 받아들이고, 그 다음엔 그것을 대상에 위압적으로 덧씌우는 식의 악순환을 얼마나 반복했던지.˝ -18쪽


˝이질적인 마주침과 신체적 변이를 경험하지 못한다면, 어떤 화려한 여행도 타인에게 과시하기 위한 ‘패션‘, ‘레저‘이상이 되기 어렵다. 하나의 문턱을 넘는 체험이 되지 않는 여행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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