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일과 친일의 역사 따라 현충원 한 바퀴 - 친일파 김백일부터 광복군까지
김종훈 지음 / 이케이북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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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한국인인가? 그렇다면 꼭! 읽어야만 하는 책


'여기 와 있는 동지들 중에 그 병을 앓다 죽은 사람이 많은데, 어떻게 내 아들만 살릴 수 있단 말이냐' -김구가 죽어가는 장남을 두고 며느리에게 한 말.

매국노라는 단어를 청소년기에 처음 들었을 때였다. 그리고 그 사실이 무엇인지 알게 되면서 매국노에 대한 분개가 일어났다. 더 놀라운 사실은 내가 살던 고향에서도 매국노가 있었으며 그 사람이 결국 마을의 부자가 되었다는 사실에 매우 화가 나서 욕아닌 욕을 한 적이 있었다.

한국인으로서 일제를 향한 감정은 어쩌면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 이유는 그들은 여전히 사과하지 않고 있으며 여전히 한국을 향한 악감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면에서 독일 통일의 밑거름을 마련한 '빌리 브란트' 총리가 폴란드 바르샤바의 유대인의 위령탑 앞에서 무릎 끓고 사과한 행동은 역사에 길이 남을 행동이면서 일본인들이 한국인에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좋은 지표가 되리라 생각된다.

1970년 12월 폴란드 바르샤바의 유대인 위령탑 앞에서 무릎 꿇고 사과한 빌리 브란트 총리

왜놈이라고 일컫는 일본인들에 대한 감정도 국민 감정상 좋지 않건만 더 국민 감정을 화나게 하는 자들이 있으니 바로 '친일파'라는 존재들이다. 한국인이라면 친일파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는 할 것이다. 수년 전이었을 것이다. 한국인이 많이 찾는 남양주 남이섬이 친일파 후손이 산 땅이라는 기사가 많이 올라왔다. 친일파에 대한 잔재는 한국에서는 뿌리 뽑히지 않는 앙금이다. 그런데 프랑스는'협력자'(collaborateur)의 약칭인 콜라보(Collaborateur)들에 대한 숙청 작업을 벌였으며 과거사 청산을 어느 정도 처리했음을 알 수 있다.(협력자는 '독일강점기' 나치에 협력한 프랑스인을 의미)

그런 가운데 ' 항일과 친일의 역사에 따라 현충원을 한 바퀴' 도는 책이 나와서 이 책을 통해 한 번은 제대로 친일파에 대한 정리와 기본적인 자료를 알고 싶어 이 책을 보게 되었다.

현충원은 말 그대로 국가와 민족을 위해 목숨을 바친 자들이 안장되어 있는 곳이다. 친구가 수유리에 있어서 4.19 국립묘지를 가본적은 있지만 매스컴에 나오는 현충원은 TV로만 보았다. 그리고 당연히 이곳에는 국가를 위한 목숨을 바친 자들만이 잠들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어 읽으면서도 매우 화가났음을 말하지 않을 수 없겠다.

그렇다. 국립서울현충원과 국립대전현충원에는 일제강점기 항일과 친일의 갈림길에서 다른 길을 선택한 친일파와 독립운동가가 함께 잠들어 있다. 책 18페이지를 보면 2009년 11월 초, 민족문제연구소에서 4400여 명의 친일파 명단을 발표한 내용이 나온다. 이 중 국립서울현충원에는 국가공인 친일파와 비공인 친일파 35명이, 국립대전현충원에는 국가공인 친일파와 비공인 친일파 34명이 누워 있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2009년 반민규명위(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발표한 1000여 명의 '국가공인' 친일파에 들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놓쳐서는 아니 될 '비공인 친일파'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으니 감정을 가라 앉히되 냉정한 마음으로 이 책을 읽어 나가야 한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이런 부분을 이야기 한다.

감정을 최대한 배제한 채 친일파와 지사들의 공식적인 행적에만 집중해 서술했다.

이유는 하나, 이 책을 살핀 뒤 현장에서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기 때문이다. 국가공인 친일파의 묘역에서 독립 운동가의 묘역을 바라보자.

그 감정을 잊지 않기를 희망한다. p05

그렇다. 우리는 절대로 그 '감정'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들의 악행을 지금이라도 처단하고 그들이 가진 재산이나 권력을 빼앗아야 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또 다른 짓밟힘이 있을 때 매국노와 같은 친일파들이 드글드글 꿈틀 될 것이다.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는 책이다.

1부를 보면 국립서울현충원을 다룬다. 2009년 국가기구인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에 의해 국가공인 친일파로 규정된 7인(김백일, 신응균, 신태영, 이응준, 이종찬, 백낙준, 김홍준)을 비롯해 평생 독립운동을 했지만 결국 이들 발밑에 잠들게 된 대한민국 임시정부 및 의열단, 광복군 출신 애국지사들의 이야기가 언급된다. 이외에도 국립서울현충원 최중심부에 잠든 박정희 전 대통령, 애국가의 주인공 안익태, 한국전쟁 때 한강철교를 폭파한 채병덕 육군참모총장에 대해 나온다.

제2부는 국립대전현충원에 대해 다룬다. 100만 평에 육박하는 거대한 땅에 마련된 국립대전현충원은 국가에서 공인한 친일파인 신현준, 김석범, 송석하, 그리고 한참 TV에서 거론되었고, 최근에 광화문 불법 점유에 따른 분향소 철거가 이루어진 '전쟁영웅'이라고 불리는 백선엽 장군에 대한 행적이 나온다. TV에 나왔기에 관심을 가지며 읽은 부분이다. 그런데 국립대전현충원은 계룡산 줄기 따라 뻗은 국가공인친일파의 무덤들 아래 독립운동하다 생을 마감한 지사들의 묘가 펼쳐져 있다. 이분들에게 미안하다.

제3부는 수유리 4.19국립묘지와 서울 효창공원을 다룬다. 이곳 또한 위의 두 곳과 다르지 않게 애국지사의 무덤과 그 안에 기생하는 친일파와 군부독재의 흔적이 함께 펼쳐진다.

이 책은 저자가 3년이라는 시간을 '발로 만들어 간 책'이다. 그만큼 정성과 애국에 대한 마음이 이 책 안에 스며져 있다. 물론 이 책은 친일파에 대한 자세한 악감정을 잘 드러내 주지만 무엇보다 독립운동가에 대한 인물들에 대해서도 다루어주고 있다. 익히 알고 있는 자들도 있지만 새롭게 알게 된 인물이 있어 한쪽 마음은 밝아지게 되었다.

특별히 이 책은 이해를 돕기 위해 그들이 잠든 5곳(국립서울현충원, 국립대전현충원, 국립4.19민주묘지, 수유리묘역, 효창공원)의 위치를 지도에 그려주어서 직접 가보지는 못했지만 사진 자료와 함께 유용하게 볼 수 있는 역사적인 자료가 되는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이 책은 무엇보다 잘 알지 못하여 하마터면 그곳에 잠들어 있는 자들에게 존경심과 경외감을 다 줄 뻔한 우리의 마음을 분별해 주는 귀한 길잡이 역할을 해주어서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

저자의 이 말이 계속 마음에 남는다.

국가공인 친일파 묘역에서 독립운동가 묘역을 바라보자.

그 감정을 잊지 않기를 희망한다.

이 책의 한 문장

김백일 _ : 독립군 때려잡던 친일파, 어떻게 현충원에 묻혔나? p27

신태영 _ : 야스쿠니가 목표라고 외쳤던 대한민국 국방부 장관인 그는 조선인들은 한시바삐 제국의 신민이 되어 동아시아를 개척해야 한다. 내 첫 출진의 목표는 야스쿠니 신사(안장)이다고 말했다. p43

백낙준 _ : 해방 후 독립유공자 심사위원이 된 연세대 총장의 과거. (이 사람에 대해 몰랐다면 훌륭한 사람이라고 했을 것이나 그에 대한 적나라한 사실이 이 책에 나온다)

백낙준이 직접 편집과 살료, 사설을 써가며 자신의 친일 행각을 알린 <기독교신문>은 1942년 4월 29일 일왕 히로이토의 생일인 천장절을 맞아 조선기독교협회가 창간했다.

<기독교신문> 창간 10년 전인 1932년 4월 29일은 윤봉길 의사가 중국 상하이 훙커우 공원에서 폭탄 투척 의거를 성공시킨 날이기도 하다. 반민규명위는 백낙준의 행적에 집중했다.

"백낙준은 1942년 '종교보국'을 사명으로 창간된 기독교 신교 각차의 합동기관지 <기독교신문> 이시와 편집위원으로 재직하면서 황민화 정책과 전쟁 협력을 강조하는 지면을 편집하고 직접 설교와 사설을 썼다. '이영타도' 좌담회에 참석하고 전잰협력설을 역설하는 기고문을 반복적으로 발표하는 등 사회단체를 통해 일제의 식민통치와 침략전쟁을 적극 협력했다." p62-64

그는 어디에 잠들었나? 국가유공자 제1묘역 26번이다. 여기는 이승만 대통령 묘소 바로 뒤쪽에 조성된 곳으로, 친일파 김백일과 신응균이 잠든 장군제1묘역으로 가는 길목이다.

(이걸 보면서 감정을 추수르는 것이 힘들 것이다. 그러나 감정을 추스르고 이놈들의 비열함과 악행을 봐야할 것이다.)

곽낙원 지사 _ : 독립운동가 김구를 만든 사람들 가운데 한 사람이다. 곽낙원 지사는 김구의 오른팔이었던 엄항섭을 찾아가 "돈을 모았으면 내가 알아서 먹고 싶은 것을 사먹을 테니 돈을 달라"고 말한다. 자신의 생일날 곽낙원지사는 임정 지사들에게 보자기 하나를 건넸다. 그 안에는 단총 두 자루가 들어 있었다.

"이 총으로 왜놈들 한 놈이라도 더 죽여라."

김구의 장남이자 관낙원의 손주였던 독립운동가 '김인' 떠나다.

당시 김인의 나이는 스물여덟게 불과했다. 폐렴을 앓다 약을 제때 쓰지 못해 병사했다.

당시 김인의 부인이었던 '안미생'과 시아버지 김구 사이에 일화가 전해진다.

"남편 김인이 폐병으로 쓰러지자 안미생은 시아버지 김구를 찾아가 당시 폐병에 특효약으로 알려진 페니실린을 맞게 해달라고 간청했다. 그러나 김구는 '폐병으로 죽어가는 다른 동지들도 그렇게 해주지 못하는데 아들이라고 특별히 대우할 수 없다'며 이를 거절했다."

김구의 둘째 아들 김신이 당시의 상황을 회고록에 남겼다.

"형님의 병세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기대를 걸어볼 것은 페니실린밖에 없었다. 그러나 일본군의 봉쇄로 물자 수송이 어려워 페니실린을 구하기 힘들었고, 가격도 매우 비쌌다. 형수는 아버지에게 페니실린을 구해달라고 부탁했지만, 아버지는 정색하며 말씀하셨다. '여기 와 있는 동지들 중에 그 병을 앓다 죽은 사람이 많은데, 어떻게 내 아들만 살릴 수 있단 말이냐' 형수는 아버지의 매정한 대답에 마음속으로 원망했을 것이다. p215-216

◎ 국립서울현충원, 국립대전현충원, 국립4.19민주묘지, 수유리묘역, 효창공원까지 독립운동가와 친일파가 함께 잠들어 있는 현충원 역사 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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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자녀 교육에 답이 있다 - 불확실한 시대, 흔들리는 부모 마음을 위한 최고의 지침서
유경선 지음 / 한국경제신문i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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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은 작은 나라지만 신비한 나라라고 말하고 싶다. 예전에는 이스라엘 나라의 면적이 강원도 만하다고 하였다. 그러나 요즘에는 충청도 크기 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 어느 말이 맞는지 조사하려면 또 시간이 낭비되기에 아예 네이버 지식 백과에서 가지고 왔다. 면적은 220만 7천㏊이다.

암튼 국토면적이 세계 150위이다. 참고로 한국은 107위에 든다. 인구는 얼마나 되는가 할 때 책에 나온대로 전 세계 77억 명 가운데 전 세계 유대인 수는 대략 1,500만명이라고 한다. 국가별 분포로 볼 때 미국에 650만명, 이스라엘에 630명이며 나머지는 세계에 흩어져 있다.

이렇게도 작은 나라가 미국은 물론 세계를 실질적으로 지배한다고 하니 이건 분명 연구대상이며 배워야할 그 무엇이 있는 것이다. 유대인의 권력이 결집한 곳이 바로 미국 맨해튼인데 미국 인구의 2%밖에 안 되는 유대인들이 미국 전체소득의 15%나 차지하고 있음을 우리 모두는 눈여겨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처럼 미국의 정치, 경제, 과학기술, 언론, 문화, 예술, 스포츠, 영화 산업들에 이르기까지 모든 중요한 분야를 유대인들이 차지하고 있다.


더욱더 쉽게 말해본다면 "발명왕 에디슨, 사회주의 창시자 칼 마르트스, 상대성 이론을 창안한 아인슈타인, 세계적인 예언가 노스트라다무스, 기업과 공직에서 활약한 뉴욕 시장 마이클 블룸버그, 수십억 지구인을 친구로 만든 페이스북 창시자 마크 저커버그, 커피 성공신화를 만든 스타벅스 CEO 케빈 존슨, 투자의 귀재 조지 소로스, 우리가 너무 또 잘 아는 세계적인 투자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워렌 버핏, 한 동안 전세계 부자가운데 1위를 차지했던 빌 게이츠(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그리고 정신분석학자로 최고봉인 지그문트 프로이트, 안네프랑크(안네의 일기), 마르셀 푸르스트(미국 시인), 메이어 로스차일드(유럽 재벌 로스차일드가의 1세대), 에리히프롬 (사회심리학자. 사랑의 기술) 마지막으로 상상을 뛰어넘는 영화 감독이며 제작자인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등등" 유대인들이 중요한 곳에서 두각을 보이고 활동하고 있다. 노벨수상자의 30%가 유대인이라는 말은 어쩌면 이제 식상하게 들릴 정도로 유대인은 지식 분야의 대가들이다.

따라서 자녀 교육에 무언가 답을 찾는 다면 당연 유대인의 교육이 으뜸이며 최고이며 연구해야만 한다. 나에게도 유대인에 관한 책이 여러 권 있고, 유대인 자녀 교육에 대한 책도 서너 권이 된다.


그런데 왜 또 이 책을 선택하고 살펴보느냐 할 때 "이 책 한 권에 모든 답이 있기 때문이다!"

책을 잘 뽑았고, 저자가 목차를 중심으로 필요한 요소를 조목조목 잘 설명해 주며 전에 내가 알지 못했던 유대인에 관한 지식도 보여주고 있어 흥미요소 또한 있다 하겠다.

그렇다. 유대인의 성공 뒤에는 유대인만의 교육법이 있다. 유대인은 어떻게 아이를 교육시킬까?

우리는 그것이 궁금하고 꼭 배우고 싶은 것이다.

처음 책장을 열면 '유대인 자녀 교육, 이것만은 알아두자'라는 쳅터에서 이런 문구가 적혀있다.

"유대인은 예로부터 자녀를 선인장 꽃의 열매인 '사브라Sabra'라고 부른다. 유대인에게 자녀는 생명체가 좀처럼 살기 어려운 사막이라는 악조건에서 살아남아 꽃을 피우고 맺은 열매처럼 귀한 존재다. 그 이유라면 유대인은 5,000년 고통과 박해의 역사를 통해 지혜로 얻었고, 그 지혜로 자녀라는 열매를 낳아 대를 이어가는 '신이 내린 선물'이기 때문이다."

한국 부모의 자녀관은 대체로 자기 '소유물'처럼 여기는 것에 반해 유대인은 신의 선물로 여긴다.

여기에 대해 더 세부적으로 알려면 생명처럼 여기는 유대인의 율법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

율법의 핵심 사상으로 평등 사상을 꼽는데 즉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는 것이다. 이 사상은 가족 안에서도 적용된다. 따라서 자녀는 동등하게 존중받아야 할 인격체이다. 다만 부모의 역할은 성년이 될 때까지 신으로부터 일시적으로 보호하고, 양육하는 책임을 수탁받는 존재인 것이다. 유대인의 이런 '수탁자 자녀관'에 대한 흥미로운 일화가 있다. "유대인 심리학자 아들러가 공부에 흥미를 보이지 않자 아들러의 아버지는 아들과 밤늦게까지 함께 같은 책을 읽었다. 아들러의 아버지는 아들이 부족한 과목을 잘 할 수 있도록 직접 가르치지 않았다. 대신 아들러 자신이 공부에 흥미를 발견할 수 있도록 옆에서 지켜봐준 것이다." 따라서 유대인 부모는 자녀의 재능을 선택하지 않는다. 재능은자녀의 것이고, 자녀 스스로가 발견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유대 격언 하나를 보자!


아이를 용으로 키우지 전에 바다를 먼저 보여주라.

그리고 부모가 먼저 바다를 바라보라.


이 말은 자녀가 관심 갖는 것을 부모가 먼저 경험하되 그 자녀 스스로 경험하게 하고 관심갖게 하면서 그 경험을 자녀에게 설명해주는 역할로서만 부모의 역할을 하라는 것이다. 그래서 "자녀가 무엇인가에 관심을 가질 때 부모는 기대치나 기대감을 좀처럼 표현하지 않는다"고 한다.

놀랍다. 이러한 교육 이념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 지지 않았을 것이며, 또한 이렇게 수천년간 지켜오고 오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진정 배워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런 자녀관은 유대인 자녀 교육의 궁극적인 목표와 연결된다고 하는데 유대인의 대표적인 신앙의 원리인 "티쿤 올람"이라는 원리이다. 이 뜻은 '세상을 고친다'는 뜻으로 유대인은 세상은 불완전한 상태이며, 하나님과 함께 하나님의 파트너로 불완전한 세상을 개선시키는 것이 자신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즉 유대 부모는 자녀가 티쿤 올람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우리는 이미 유대인들이 '지혜'를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알고 있더. 즉 유대 격언에 ‘오직 지혜를 갖는 것이 일생에 가장 남는다’라는 말과 ‘지혜로운 사람이 최고의 부자’라고 하면서, 책에 꿀을 떨어뜨리는 행위를 아이가 1-2살 때 부터 시작한다. 이것은 배움이 꿀처럼 달콤하다는 것을 심어주기 위함이다. 유대인들은 이것을 토대로 평생 《토라》와 《탈무드》를 공부해 나간다.

유대인에게 배움은 삶의 본질인 것이다. p111-112

반유대주의자 미국 저명한 소설가 마크 트웨인의 말이다.

수천 년간 유대인이 멸망하지 않고 살아남은 불멸의 비밀로 《토라》와《탈무드》그리고 이것에 대한 가르침이 있다. p27

마타호쉐프

유대인 부모나 교사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은 ‘마타호쉐프’이다. 그 뜻은 “네 생각은 어떠니? 네 생각은 뭐니?”란 뜻이다. 이 말은 아이가 질문한 것에 대해 아이의 생각을 다시 물어보며 아이의 생각 머리를 틔우는 것이다. 한국사회에서 중요한 것은 자녀의 생각이 아니라 정답이다. 그러나 유대인에게 중요한 것은 자녀의 생각과 그 논리적 근거다. 그 근거가 엉뚱하더라도 그 창의성 덕분에 유대인은 최고의 나라가 되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마타호쉐프에는 아이의 생각에 대한 존중이 숨어 있다는 놀라운 사실이다. 듣고 싶은 정해진 답이 아닌, 저녀 자신만의 답에 대한 존중이다. 정답이 없기 때문에 유대인 부모는 자녀의 대답을 격려하고, 응원하는 것이다. 그러나 어떤가 한국은 항상 정답만을 원하며,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하지 않는가? 어디에선가 들은 말인데 한국인의 아이큐가 유대인의 아이큐 보다 더 낫다는 것이다. 잘 외운다. 그러나 창의성 부재로 인해 노벨상과는 거리가 멀며 항상 뒤쳐진다. 다행히도 요즘 한국 교육에 창의성에 대해 부각을 시킴으로 IT분야에서는 세계를 휘잡고 있지만 그럼에도 전반적인 교육 시스템은 1+1=2라는 답만 원하고 있다.(질문에는 두 가지가 있다. 수렴적 질문과 정답이 없는 질문인 확산적 질문. "사과 4개 더하기 사과 5개는 얼마일까?" 이건 대표적인 수렴적 질문이다. 그러면 확산적 질문으로 고친다면 "사과가 10개가 되려면 2개 자루에 몇 개씩 들어거야 하니? 왜 그렇게 생각하지?" 이 질문은 답변자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묻는다.)

"좋은 질문, 쓸모 있는 질문은 있을 수 있지만, 세상에 나쁜 질문, 쓸데없는 질문은 없다"(유대인)

"아이들이 던지는 모든 질문은 절대 그릇된 것이 없으며, 오로지 어른들의 빈약하고 잘못된 답변만이 있을 뿐이다."(마빈 토케이어)

p125-126

읽어볼수록 이 책이 주는 장점이 큼을 알 수 있다. 왜 유대인들에게 교육 문제에 있어서 답이 있는 지를 총 7장으로 매우 깔끔하게 정리 되어 있다. 그렇다. 이 책 한 권에 '유대인의 자녀 교육관, 독서 교육, 밥상머리 교육, 인성 교육, 경제 교육, 성공 교육 등에 대해서 상세하게 나와 있으니' 자녀를 키우는 모든 부모와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에게 이 책을 적극 추천하는 바이다.

이 책의 한 문장

유대인 공동체 문화, 시나고그와 랍비

유대인은 공동체 의식이 남다르다. 수 천년 동안 국가가 존재하지 않았지만 살아 남은 이류라면 바로 자신의 가족, 더 나아가 공동체이다. 유대인은 전 세계에 흩어져 살았지만 같은 날, 같은 시간에 같은 페이지의 "탈무드"를 읽었다. 이것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전 세게 유대인을 하나로 묶어 준 것은 유대인의 만든 디아스포라 규칙이다. 디아스포라 규칙은 모두 일곱 가지다.

1. 유대인이 노예로 끌려가면 인근 유대인은 공동체가 7년 안에 몸값을 지불하고 데려온다.

2. 기도문과 '토라' 독회를 통일한다. 이를 통해 나라와 통치자가 없어도 하나의 민족공동체라는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

3. 성인식을 치른 남자가 10명 이상 모이면 반드시 하나님께 예배를 드린다.

4. 성인 남자 120명이 넘는 경우 유대인 공동체센터를 만든다.

5. 공동체 사회 내에 독자적인 세금제도를 만들어 공동체가 속한 국가의 지원을 받지 않도록 한다.

6. 공동체 안에 교육을 받지 못할 정도의 가난한 유대인을 방치하지 않는다.

7. 유대인 공동체가 속한 나라와 무관하게 자체적으로 유대인 자녀 교육기관을 만들어 운영한다. 또한 유대인은 인재 양성을 위한 장학제도를 오래전부터 운영해왔다. 이스라엘은 건국 후 이듬해에 3살 유치원부터 18살 고등학교까지 무료로 공부할 수 있는 의무교육제도를 도입했다.

교육에 대한 유대인 공동체의 연대책임이 아주 남다름을 알 수 있다. 더군다나 유대인 공동체 의식은 가족 공동체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가족 구성원이 결혼을 하거나 또는 사업차 출장 등으로 가족과 떨어져 있는 경우, 유대인은 식사할 때 자리에 없는 가족의 식기를 함께 준비한다. 식사 때마다 멀리 있는 가족을 잊지 않고 생각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남다른 가족 공동체 정신은 민족 공동체 정신으로 확장되는데 유대 공동체에서는 '유대인 거지는 없다'는 말이 있다. 뿐만 아니라 유대인은 모두 형제이기 때문에 '형제처럼'이라는 말이 없다고 한다. 그건 이미 형제처럼 도와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유대인의 남다른 공동체 정신은 유대 사회의 협동심과 단결력을 키원 원동력이다. p3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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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 위로 - 불확실한 삶을 위한 단단한 철학 수업
윤재은 지음 / 현대지성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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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읽은 책 가운데 '인간으로 산다는 그 어려운 일'에 대한 책을 읽었다.

산다는 것이 인간에게는 그렇게 기쁜 일만 아닌거 같다. 오죽 했으면 석가모니가 “인생은 고해(苦海)다"고 말했던가? 조금 괜찮다 싶은데 어디선가 고해의 화살이 날아 온다. 한 고비의 산을 넘어서 이제는 편안하고 행복하려나 했는데 또 다른 커다란 산이 버티고 서있다. 그럴 때면 너무 힘들어 삶을 놓아버리고 싶기도 하다. 그래서 '인간으로 산다는 그 어려운 일'이라는 책에서는 이렇게 말하며 자신에게 좀 더 친근하기를 바란다. "만약 당신이 항상 자신을 다정하게 대한다면, 당신의 삶에 항상 다정함이 깃들어 있을 것이다. 당신은 그저 스스로를 좀 더 자비롭게 대하고 스스로를 용서하는 법을 배우기만 하면 된다. 우리 모두 이렇게 할 수 있으며...."

나에게 다정하게 대해주고 싶다. 즉 위로 받고 싶다는 것이다.

누군가 나를 위로해 주지 못한다면 나 스스로도 위로하고, 내 마음을 다독여 주자는 것이다.

철학의 위로라는 책은 우리에게 "불확실한 삶을 위한 단단한 철학 수업"을 매우 야무지게 해준다.

1부 고대 철학으로 부터 시작해서 2부에서는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의 위로를 가져왔고 3부에서는 중세 철학의 위로, 4부에서는 근대 철학의 위로, 5부에서는 현대 철학의 위로를 가져와서 거대담론적인 위로로 철저하게 학습을 시키고 있다.


그렇다. 안 그래도 지치는 세상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는 우리의 삶을 더 지치게 만들고 있다.

무언가는 불안하고, 무언가는 지쳐있고, 무언가는 우리의 삶을 옥죄는 것만 같다.

그래서 사람들은 너도나도 캠핑에 미쳐있는지도 모른다. 수억짜리 집을 놔두고 몇 십만원 하는 텐트를 들고 굳이 캠핑을 하는 이유는 어디에선가라도 위로 받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우리에게 다가와 단순한 감상적 위로를 벗어나 철학적 위로로 우리에게 단호히 철학적 위로 수업을 해주고 있다. 일단 학생의 마음으로 스승들의 위로를 들으려는 마음이 있다면 이 책은 우리에게 철학적인 위로를 분명히 준다.

철학은 본래부터 본질적인 질문을 통해 진리에 접근하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철학적 의지는 인간이 동물 되기를 거부하고 진정한 인간이 되기를 갈망하는 의지로부터 생겨난다고 한다. 즉 철학적으로 끊임없이 질문하고 반성하며 본질에 접근하려고 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삶은 본질을 보지 못하고 피상적 대상과 물질을 추구하며 살아가고 있다. 따라서 철학적 진리를 추구하지 못하는 사람은 진정한 위로와 안식을 얻을 수 없다. 진정한 안식이란 본질적 삶을 추구하며 자신이 살아가야 할 방향성을 잃지 않는 것으로서 이 책은 우리에게 철학적 위로로 우리를 안내하고 있다.

헤시오도스와 호메르스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신과 인간의 관계를 돌아보면서 인간이 나아가야 할 길을 신에게 묻기도 하며 인간의 성찰을 서양철학의 흐름에 따라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로부터 현대 철학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삶과 본질, 그리고 우리를 둘러싼 세상에 대한 깊은 성찰을 자세히 보여주고 있다.

사실 이 책은 조금 어렵다. 어렵게 위로를 해준다. 읽다보면 머리를 쥐어짜는 시간도 있을 것이고 몇 번이나 문장을 곱씹는 시간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읽으면서 우리의 지성은 철학적으로 개념이 잡히면서 삶을 조율하며 세상을 초연하게 바라보게 하면서 불안을 살며시 또는 명료하게 떠나보내게 된다. 이 책이 주는 묘미는 깊이 생각하게 하는 것이다. 그저 사물을 바라보거나 마음의 불안을 살피지 않고 명민하게 바라보도록 우리를 이끌어 간다. 마음에 다가 온 문장으로 이 책에 대한 나의 서평을 마무리 하고자 한다.


이 책의 한 문장

신은 인간에게 물질보다 더 소중한 것을 주었다. 그것은 생의 시간이다.

생의 시간은 인간의 삶에 있어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다. 생의 끝자락에 서면 세상의 모든 것들은 사소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인간은 이러한 순간을 맞이하게 되면 나약하기만 한 존재가 된다.... 오직 신의 자비와 은총만을 바랄 뿐이다. p19

불안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인간은 믿음이 사라지면 불안이 온다. 불안은 인간의 내면 깊은 곳에 자리한다. 불안은 자신에 대한 믿음의 부족에서 시작되고, 죽음에 대한 미래의 불안에서 온다. 인간의 삶에 있어 불확식성은 실존적 인간에게 현재의 중요성을 인지시킨다. 실존족 인간은 불안의 개념을 미래의 가능성으로 인식한다. 미래의 불안은 실존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 실존은 현재진행형이며 자유의지이다. 실존이란 현재의 내가 미래의 나로 거듭날 수 있는 가능성을 말한다. 실존의 나는 살아 있는 나이고, 현재의 나이다. (...) 현재를 살아가는 실존적 인간은 살아 있음에 감사하고 오늘의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한다. (...) 동물은 불안의 개념을 가지고 있지 않다. 동물은 인간과 달리 현재의 상황만을 직감하기 때문이다. 동물은 불안을 걱정하기보다 불안함을 직감하는 현실적 존재이다. 따라서 동물은 인간보다 불안의 개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인간은 삶의 시간 속에서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부터 불안이 시작된다. 따라서 불안으로부터 벗어나는 길은 현재의 상태에 만족하고 현재만을 바라보는 실존적 삶의 태도가 요구된다. 인간은 원죄의 나약함에서 벗어나 좀 더 현실적이고 실존적인 삶의 시간을 찾아야 한다. 이것만이 우리가 삶의 주인으로서, 세계의 현존재를 향해 나아갈 수 있으며 불안을 극복할 수 있다. p360-368

선험적 직관은 본질이다 : 인간은 자신의 주장에 있어서는 강한 확신을 보여주면서도 남의 주장을 얕잡아보는 것은 오만에서 시작된다. 타인의 관점을 우습게 보고 자신의 지식을 확실한 것으로 믿고 결정 내리는 것은 잘못된 판단을 가져올 수 있다. 이러한 사람은 자신의 이성이 타인보다 우수하다고 믿는 교만스러운 자이다. 하지만 순수직관으로 세계를 바라보면, 세계는 나의 주장과 다르게 자연법칙에 따라 흘러간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자연의 법칙은 신의 법칙이며, 운명의 법칙이다.

인간으로서 직관을 순수의 영역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자신의 정신을 자신의 육체로부터 분리하는 것이다.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지배하느 정신을 육체의 밖으로 내보내고 자신을 들여다보게 하는 것은 순수직관에서만 가능하다. 인간이 이러한 단계에 도달하게 되면,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자신의 육체를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스스로를 바라보는 직관의 눈이 자신을 향하면, 관념에 둘러싸여 있는 자신의 모순을 발견하고 되거. 궁극에 가서 참회의 눈물을 흘리게 된다. 참회의 눈물은 깨달음의 눈물이 아닌 반성의 눈물이다. 이 눈물은 오만하고, 무지하며, 거짓으로 살아온 삶을 되돌아보는 회한의 눈물이다. 반성하는 인간은 스스로의 참회를 통해 눈물 한 방물을 떨어뜨리며 순수한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p303

어제의 상식이 오늘은 통하지 않는 시대,

‘코로나 블루’에 빠진 우리의 진정한 위로는 무엇인가?

변하지 않는 위로를 받고자 한다면 이 책을 손에 들고 수업을 받듯 읽어 나가라.

그러면 읽은 후에 나는 예전의 나와는 달라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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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에 대하여
미키 기요시 지음, 이윤경 옮김 / B612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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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에 대하여라는 책은 고독이 주는 깊은 안식을 알기 때문에 더 고독하고 싶어서 선택한 책이다.

팬데믹으로 인해 요즘 시대를 '언택트 시대'라고 일컫는다. 사회적 단절을 강제적으로 하고 있는 지금 우리는 어떻게 외로움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질문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 외로움을 해결해 주는 책이 나왔다. 그 책에서는 오히려 외로움을 즐겨라고 강조한다. 고독은 인간에게 불행이 아닌 삶의 힘이 된다고 강조한다.(언택트 시대 일상을 버티게 해주는 고독의 힘: 책이 있는 풍경)

그래서 쇼펜하우어는 “정신이 풍부한 사람은 혼자서도 작은 세계를 만든다.”고 말한다.

스토아 철학자인 세네카 또한 “인간의 힘은 조용한 곳에서 최대치가 된다.”고 말했다.

거기에 더해 니체는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에서 이렇게 말했다. “어떤 종류의 사람에게는 혼자 있는 것을 기분 좋게 허락하고, 그러기 위해서 그들은 불쌍한 흉내를 내서는 안 된다.”


이런 말이 있다. 그대가 옆에 있어도 그대가 그립다. 인간은 사랑하는 존재가 옆에 있어도 항상 그리움에 목말라하는 존재이다. 고독함은 이렇게 우리 현실속에 살아 숨을 쉬면서 때론 고독을 씹도록 하고 있다. 고독한 존재가 그렇게 나쁜 것이 아니건만 한국 사회는 그전에 혼밥, 혼술을 대게 불쌍한 존재로 보았다. 그러나 나는 대학시절 어디에선가 본 기억으로 서양적 사고를 하면서 혼밥의 시대를 열어가는데 전혀 부끄러움이 없었다.


그렇다. 고독이란 독거와 다르다!

독거는 고독의 조건 중 하나, 그것도 외적 조건에 불과하다. 심지어 사람은 고독을 벗어나고자 홀로 기거하기도 한다. 은둔자를 보면 그런 경우가 종종 있다. 고독은 산속이 아니라 거리에 존재한다. 한 인간이 아닌, 다수의 인간 '사이'에 있다. 고독은 '사이'에 있다는 점에서 공간과 같다. '진공에 대한 공포' -이는 물질이 아닌 인간의 것이다. p84

고독을 맛보고 싶을 때 서양인은 거리로 나온다. 반면 동양인은 자연 속으로 들어갔다.

그들에게는 자연이 사회 같은 곳이었다. 동양인에게 사회의식이 없다는 말이 있는데, 그들은 인간과 자연을 대립 개념으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p85


이 책은 200만 일본 독자를 사로잡은 책이자 도쿄대 필독서이다. 저자 미키 기요시는 일본을 대표하는 철학자 중 한 명으로서 48세라는 이른 나이에 숨을 거두기까지 세상을 향해 자신의 사상을 묻고 20권에 이르는 전집을 엮을 정도로 방대한 저서를 남긴 사람이다. 얼마나 유명하며, 얼마나 일본을 대표할 만한 사람인지 알고자 작은 소책자이지만 무게감 있게 이 책을 손에 들었다.

현대 시대에 행복을 말할 때 그 정의는 경제적 풍요와 사회적 성공이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삶의 현장은 치열한 경쟁사회와 효율지상주의 풍조를 끊임없이 내 품으면서 자기 자신을 찾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이런 시대에 저자는 인생을 진정으로 풍요롭게 만드는 법에 대해 매무 일반적이며 보편적인 물음의 화두를 가지고 우리에게 말을 건다. 프롤로그도 없이 바로 이 책은 "죽음에 대하여" 훅 들어와 우리가 결국 마주해야 될 죽음을 바라보게 한다. 중국 한족의 얘기가 나오는데 그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웃음지은 채 죽는다'고 한다. 놀라운 사실이다. 파스칼과 다르게 몽테뉴는 죽음에 대해 무관심하듯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최상의 죽음이란 예기치 않은 죽음"이다.

이렇듯 저자는 죽음에 대해 '인간은 아무것도 집착하지 않는 허무의 마음으로 죽지 못하는 것일까'하며 초연하게 바라보고자 한다. 즉 죽음을 준비한다는 것 자체가 집착의 대상을 만드는 것이기에 죽음을 보는 관점이 바뀌길 원한다.

죽음의 문제를 다룬 후 저자는 "행복에 대하여" 논한다. 앞서 죽음을 관념이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삶이란 무엇인가? 삶이란 상상이라고 말한다. 즉 현실은 구상력(상상력)의 논리를 따르는데 이는 인생을 꿈처럼 느끼지 않을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이는 비유가 아닌 실제 감각으로서 구상력은 현실성으로 드러나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삶이 상상력이라면 같은 맥락에서 행복도 상상적이라고 한다. 삶과 마찬가지로 행복이 상상이라는 것은 개성이 행복임을 의미한다고 하는데 이 부분에서는 도무지 연결점이 안 되어 저자의 철학이 조금은 사변적이 있음을 말하고 싶다. 그냥 이 부분은 바로 행복에 대한 끝부분의 논리로 가보자. 괴테의 말처럼 행복의 완벽한 정의는 없다. 행복해진다는 것은 인격의 완성을 뜻하는데 그것은 바로 좋은 기분, 정중한 태도, 친절, 관대함 등 행복은 늘 겉으로 드러난다고 말하다.

행복은 표현적이다.

새가 지저귀듯 저도 모르게 겉으로 드러나 타인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다.


이렇게 고독에 대하여라는 책은 고독에 관한 것만 아니라 회의함에 대해서, 습관과 허영에 대해서, 명예심과 분노, 질투, 성공, 명상, 소문, 이기주의, 건강, 질서, 감상, 가설, 위선, 오락, 여행 등등 우리 일상에 있는 삶의 요소들을 가져와 철학하며 곱씹어 주고 있다. 어떤 부분에서는 저자 자신만의 논리로 명약관화하게 시원스런 답을 주지 못하지만 대부분의 글은 우리에게 좀 더 나은 존재로의 인간을 형성케하고 있다. 짧은 칼럼의 형식이며 소책자로서 주머니에 넣고 벤치에 앉아 낙엽지는 모습을 보면서 가볍게 읽어볼만한 글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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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쓸모 있는 클래식 잡학사전 클래식 잡학사전 1
정은주 지음 / 42미디어콘텐츠 / 202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이 가을에 맞게 클래식 음악의 아름다움을 담은 책이 나에게 다가 왔다.

지금 가을은 여느 해와는 다르게 가을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가을로 생각된다.

하늘은 맑고, 미세 먼지가 없으며, 온도 또한 너무나도 적절하게 내 마음의 온도를 맞춰주면서 가을의 정취를 가져와 주고 있어 너무나 좋다.


클래식 음악이라한다면 '모차르트, 베토벤, 쇼팽, 하이든, 바그너' 정도는 알고 있고 들어보았다.

물론 깊은 지식적 차원이 아닌 감상적 차원에서 듣고 고전음악의 깊은 맛을 느껴 보았다.

요즘 들어 클래식은 거의 듣지 못하고 있다. 아마도 침묵이 주는 음악을 느껴서인지도 모르겠고, 딸과 아내가 트로트를 좋아해서 한 번씩 그런 음악을 들어서인지 모르지만 예전처럼 클래식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듣지 못하고 있다. 물론 나는 어설픈 기타 솜씨로 흘러간 옛 가요를 부르기도 하며, CCM를 부르기도 하면서 내 삶의 음악을 놓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지금은 책과 함께 '침묵이 주는 음악'을 더 느끼며 살고 있다.

그런 가운데 클래식 음악에 관한 잡학 사전이 나와서 반가운 마음에 책을 보며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칼럼과 라디오를 통해 클래식을 소개하는 음악 칼럼니스트 정은주라는 분이 입문자를 위한 클래식 도서로 만든 책이다. 우리가 몰랐던 클래식 거장들의 삶과 에피소드를 소소하지만 쏠쏠한 얘깃거리로 가지고 와서 들려주며 독자들을 마음 설레게 해준다. 저자 스스로도 말하기를 '이 책은 첫 장부터 마지막장까지 기분 좋은 저자의 마음이 듬뿍 담겨 있는 책'이다.

간단하게 책을 언급해 보면 "잘츠부르크를 저주했던 모차르트, 평생 사랑에 빠져 지냈으나 끝내 결혼하지 않은 베토벤, 결혼을 위해 여러 번 재판에 참석해야 했던 슈만과 클라라, 오페라 작곡가로 절정의 인기를 누릴 때 부엌으로 달려간 로사니, 샴 고양이의 언어를 정확히 이해했다는 라벨에 대한 이야기, 바이올린을 사랑한 아인슈타인까지 등등"이 이 책에 수록되어 있다.(p12)

특히 이 책이 가지는 묘미 중에 가장 큰 것은 ​클래식 거장들의 이야기 끝에 QR코드를 통해 그들의 대표작을 들어볼 수 있는 것이다. 마음에 꽂히는 곡이 있다면 나만의 클래식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보면 좋겠다고 저자는 추천한다.

책을 읽으면서 첫 번째 QR 코드를 실행해 보았다.

이거 너무한거 아닌가? 저자의 세심한 배려로 인해 첫 곡부터 내 마음이 녹아졌고 넋이 나갔다.

헨델의 음악인데 《메시아》 중 13번 'pifa'라는 음악이다. 이 곡은 그를 유명한 음악가의 반열에 올려 놓은 곡으로서 오케스트라의 차분하고 조용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음악을 들으면서도 책에 집중할 수 있는 곡이다. 그러나 이 곡을 듣자마자 책은 잠시 덮어 두고 싶었다. 클래식 음악이 이미 내 영혼을 감동 시켰고, 내 주변의 시공간이 사라지는 현상이 일어 났으며, 영혼을 감동 시키는 음악만이 존재하는 놀라움을 경험하게 되었다.


그렇다... 헨델은 영국이 사랑하는 위대한 음악가로서 정말 위대한 인물로 느껴진다.

헨델의 정식 이름과 성은 이러하다. "게오르크 프리드리히 헨델(Georg, Friedrich Händel)"

그의 대한 이 책의 첫 번째 내용은 "기부 천사 헨델"에 관한 내용이다. 읽으면서 감동이 찾아 왔다.

독일 동부 지역의 할레 출신으로서 17세 때 할레의 한 교회 오르간 연주자로 지명되면서 그는 음악가의 길을 걷게 된다. 연주자로 또 작곡가로 재능을 뽑내는 중에 영국에 귀화를 하게 되는데 그러면서 그는 죽을 때까지 존경받는 영국의 국민 음악가로 살아간다.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가 사랑했던 앤 여왕의 총애를 받았으며, 연주회를 열면 항상 만석이었다. 자연히 재산이 매일같이 불어났다.


그러나 그의 삶에도 시련은 있었다. 당시 헨델의 음악적 성공을 질투하던 이탈리아 음악학파에서 무려 세 차례나 살해 위협을 받았고, 다행히 극적으로 살아나게 되었다. 그리고 한 자료에 의하면 헨델은 '낙타와 유명한 음악가를 수술한 경험이 있음'이라고 소개한 돌팔이 의사에게 백내장 수술을 세 차례나 받게 되면서 불행히도 양쪽 시력을 잃게 되었다.

인생이란 누구에게나 힘든 시절이 있고, 원치 않는 고통을 겪는 모습을 보며 한 인간으로 산다는 것이 참으로 고귀하며, 삶은 누구에게도 공평하게 아픔을 선사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자칫 유명인이나 특정한 사람들은 우리와 다른 존재며, 불행 없이 살다간 인생이라 생각되는데 그건 우리의 착각이며, 외눈박이와 같은 사고(思考)일것이다.


그에 관한 에피소드가 재미 있어 더 소개하면 그는 죽기 3일 전에 시력을 잃어 아무것도 볼 수 없는 상황에서 확실히 해두고 싶은 것을 실행하게 된다. 즉 자신이 모은 재산을 재분배 하기로 결정하며 유언장을 고친다. 최초의 유언장은 그가 65세이던 1750년에 작성했으며 총 다섯 차례에 걸쳐 죽기 3일 전인 1759년 4월 11일에 유언장 수정을 마치게 된다. 그 유언장에는 바로 "가난한 음악가를 위한 기부"였다. 기부 금액은 무척 큰 액수였다고 한다. 상류층으로만 살아왔던 그는 어쩌면 죽음의 문턱에서 어떤 회의를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인지 돈을 값지게 쓰고 싶어졌던 것이다.

안타깝게도 그에게는 아내와 자식이 없다. 평생 독신으로 살아온 사람이다. 그는 친구들에게도 기부를 했으며, 함께 살았던 하인들 한 명 한 명에게도 몫을 남겼다고 한다.

더불어 보는 한 가지는 그는 독실한 영국 국교회 신자였다. 그는 성금요일에 죽음을 맞이하고 싶었다. 늘 하느님과 함께 하늘로 올라가는 희망을 품었으며 이게 평생 소원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실제로 그는 영면한 해의 4월 14일 오전 8시에, 예수가 부활했던 날 아침에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저자의 이 부분이 조금은 애매모호한 부분이 있기는 한데 즉 성금요일은 말 그대로 금요일이고 부활한 날은 일요일이다. 이 부분에 대한 해석이 조금 필요하겠지만 암튼 헨델은 죽기 3일 전에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에 잠들고 싶다는 말을 남기면서 결국 그곳에 안치되는 영광을 누리게 되었다.

그의 유언장 첫 문장에 나오는 대목이다.

"신의 이름으로 아멘, 나 게오르크 프리드리히 헨델은 인간 생명의 유한함을 믿습니다"


내게 마음을 준 책은 드물다. 이 책은 내 마음의 문을 열게 했고, 클래식의 마음을 전달해 주었다.

이 가을 클래식 음악을 듣고자 하는 평범한 독자라면 이 책을 통해 더 풍성한 클래식 음악의 세계로 들어가는 관문이 되면 좋겠다. 책 제목이 잡학사전이라고 하지만 이 책은 잡학을 넘어 세계최고의 와인이라 불리는 '토스카나 와인' 정도로 말하고 싶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클래식 음악 한 잔'을 권한다. 복잡하고 어렵고 전문이들만 읽은 책을 벗어나 누구나 음미할 수 있는 책이 요즘 같은 시대에는 필요하리라. 그런 음악에 관한 책이니 읽고 음미해 보면 좋을 것이다.


"신이여, 술 마시지 않는 사람들로부터 저를 보호하시옵소서"

이탈리아 금언

이 책의 한 문장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 ​그토록 화려한 이력에도 불구하고 17세에 그는 고향으로 돌아와 월급쟁이로 살아야 했습니다. 그 시절의 음악가들은 월급을 받으며 음악활동을 했던 일종의 고용된 음악가였거든요. 청소하고 요리하는 하인과 같은 처지였습니다. 이러한 자신의 처지를 비관한 모차르트는 1781년 5월 12일에 아버지에게 한 통의 편지를 보냈습니다. “저는 그저 열심히 일하기 싫을 뿐입니다. 제 건강과 인생이 더 소중하니까요. 저는 제가 하인인지 몰랐습니다. 하인처럼 일을 하도록 강요당하는 삶이 지겹습니다”라는 내용에서 모차르트의 절망을 느낄 수 있습니다. - 2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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