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챙김 - 1년 52주 하루 15분, 한 줄 성경의 힘
킴벌리 D. 무어 지음, 나수아 옮김 / 아이템하우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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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로, 엄마로, 딸로 살아가는 여성을 위한 책!

1년 365일, 말씀으로 시작하는 하루


이 책은 이렇게 시작한다. "제 삶을 새롭게 이끌어 준 경이롭고 강하며 두려움을 모르는 모든 여성분께 이 책을 바칩니다." 이 책은 '여성의 영혼을 위한 하루하루 말씀 묵상'에 관한 책이다. 물론 남성들이 읽으면 묵상의 내용들이 유대감을 주지 못한다는 것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남성 그룹들이 모여서 읽어도 무방하다 하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여성을 위한 성경 묵상집'임을 알고 이 책을 접하면 좋겠다.

제 삶을 새롭게 이끌어 준 경이롭고 강하며 두려움을 모르는 모든 여성분께

이 책을 바칩니다.

저자 킴벌리 D. 무어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개스토니아에 있는 임마누엘 침례교회의 담임목사이다. 그녀는 침례교단의 첫 번째 여성 목사가 되었는데 목회자가 되기 전에는 이미 충분하게 교회 안에서 다양한 섬김을 해왔다. 주일 학교 교사와 부감, 교회 연주자, 찬양대 단장, 여성 부서 리더, 성경 공부 교사, 교회 간사, 부서 회계 등 많은 직분을 맡아 봉사하였다.

그녀는 이미 준비된 사역자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자는 자신이 습득한 신앙의 원칙과 지식을 다른 여성 목회자들과 나누며, 그들을 격려하고 용기를 불어넣었는데 그 과정 가운데 얻은 결실이 바로 이 책 《말씀 챙김》인 것이다. 이 책의 장점을 저자는 소개하는데 사람들은 성경 읽기를 주저하는데 그 이유는 말이 너무 어렵거나 말씀의 의미를 이해하기가 어려워서이다. 그래서 이 책은 그런 여성들을 위해 매일 말씀을 이해하며 삶에 적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라고 한다. 특히 다른 사람을 격려하고 아픈 곳을 어루만지고 상처를 싸매 주고 싶어하는 부분이 여성의 역할 속에 있는데 그런 여성을 누가 격려해 주고, 누가 북돋아 주느냐 할 때 바로 이 책이 그런 역할을 감당한다는 것이다. 즉 이 책은 여성들의 영혼을 살리며, 상처 입은 곳에 하나님의 치유를 깃들게 하고, 여성 당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일깨워 준다고 약속한다.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여성적 감수성이 곳곳에 보인다. 책의 질감이나 이미지들은 물론 내용 또한 여성적 저자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말씀 묵상과 적용이 풍겨 나온다. 특히 아내로, 엄마로, 딸로 살아가는 여성들에게 위로와 격려, 그리고 새로운 힘을 분명히 줄 것으로 본다.

인간이란 존재는 사실 삶의 무게에 짓눌려 있다. 남성이라고 해서 덜하거나 여성이라고 해서 더 무건운 것이 아닐 것이다. 이처럼 삶의 무게에 짓눌려 지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힘인데 그 힘을 얻기 위해선 하나님이 주신 성경 말씀으로 나아가면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 부분은 신앙인으로서 독자 또한 그렇게 느끼며 말씀을 통해 영적 생명을 공급 받고 있다.

하루 15분이면, 1년에 성경 1독!

《말씀 챙김》은 무엇보다 하루 15분씩, 1년 52주 동안 성경 말씀을 묵상하도록 구성한 책이다. 여성으로서 산다는 것은 때론 누군가의 아내로, 엄마로, 딸로 바쁘게 살게 된다. 그러다 보면, 책 한 권을 제대로 읽기도 벅차게 된다. 물론 남성들 또한 다른 이유로 책을 읽지 못하고 있다. 우리 몸의 습관이 어쩌면 스마트폰이나 TV가 더 편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말씀 챙김》은 하루 15분이면 1년에 성경 1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1년 52주 동안 매일 읽는 ‘하루 말씀’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분량이며 특히 ‘하루 말씀’은 기존 성경 목차나 연대기 순으로 읽는 것이 아닌, 구약과 신약을 번갈아 가면서 읽도록 구성하였다. 이 부분이 적응 안 되는 분도 있지만 천천히 저자가 구성해 놓은 길을 걷다 보면 어느덧 성경 한 권을 통독하며 끝낸 자신을 보게 될 것이다.

 

특히 혼자서 하기에 어려운 점이 많을 것이다. 작심삼일이 대부분일 것인데 이 책은 혼자서는 물론, 교회에서 독서 모임이나 소그룹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별히 그룹 토론을 위해 만든 '그룹 성경 묵상 가이드'가 뒤에 실려 있는데, 이 가이드는 묵상 포인트의 다양한 질문을 활용하여 토론을 유도하고, 개인적인 이야기도 나눌 수 있다. 그럼으로 그룹 내의 대화가 풍성해 질 것이다.

이 책은 목적은 성경을 매일 읽도록 하여 더 하나님과 가까이 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신앙인은 하나님을 아는 지식과 능력으로 더욱 자라게 될 것인데, 초신자는 물론 깊이 있는 묵상을 바라는 신앙인들에게도 유익한 즐거움을 줄 것이다.

또 하나 이 책에 대해 소개하면 이 책은 미국에서 3관왕을 차지했는데 ‘미국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 ‘성경 공부 가이드 1위’, ‘선물하고 싶은 책 1위’를 달성했다고 한다. 그만큼 사람들에게 유익함을 준다는 것임을 말해준다. 실제 읽어보면 이 책은 하나님의 자녀로서 자라는데 충분한 가치가 있는 책임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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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다
아모스 오즈 지음, 최창모 옮김 / 현대문학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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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라는 제목을 가진 책이 출판되었다. 성경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유다가 주는 느낌을 단번에 알 것이다. 바로 '배신'의 아이콘이다. 그는 예수라는 메시야를 팔아넘긴 배신자의 대명사로 여겨진다. 즉 유다라는 이름은 배신자와 동의어가 되었다. 그리고 유대인이라는 말과도 동의어가 되어 버렸다. 당연히 기독교인들의 눈에는 모든 유대 민족은 배신이라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민족으로 보고 있다.

이 책은 이스라엘 작가 아모스 오즈(1939~2018)의 ‘마지막 소설’이라고 한다. 한국에는 이미 그에 대한 책이 번역되어지고 영화로도 만들어져 방영이 되었다고 한다. 특히 내털리 포트먼이 감독과 주연을 맡은 영화의 원작인 <사랑과 어둠의 이야기>는 잘 만들어진 작품으로 한국에 소개되었는데 아쉽게도 아직 보지 못했다. 거기에 나오는 대사가 괜찮아 일단 가져와 본다.

삶의 모든 순간에서

천국과 지옥을 경험하게 된다.

조금만 비열해도 서로에게 지옥이 되고

조금만 베풀어도

서로를 천국으로 인도하리라.

이 문구를 하나만을 보더라도 '아모스 오즈'라는 작가가 가진 묵직함과 그가 가진 세계관을 이해해 보게 된다. 이 책은 먼저 책 끝부분에 있는 옮긴이(번역자)의 말을 읽고 살펴보면 좋다. 소설이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무엇을 목적으로 편찬되었지를 이해하기 때문이다. 저자 오즈는 동족의 비난을 무릅써 가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평화를 위해 노력했던 사람이라고 한다. 이스라엘과 아랍의 평화 공존을 주장한다는 것은 N극과 N극이 하나가 되는 것보다 어려운 것이다.(2000년 이후 양국가는 갈들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됨/그리하여 그는 일체의 정치적 발언을 중단하고 작품에만 몰두함) 즉 절대적으로 하나 될 수 없는 상태로 보고 있는데 오즈는 두 국가에 대한 해결책으로 평화 공존을 주장하니 동포들에게 그는 '유다'가 되어버렸다. 그런 그의 면모는 소설 <유다>에서 성서 속 인물 유다와 함께 또 다른 ‘배신의 아이콘’으로 등장하는 지식인 쉐알티엘 아브라바넬의 모습에 짙게 투영되어 있음을 보게 된다. 즉 오즈는 유다와 아브라바넬이라는 두 배신자를 통해 기독교와 유대 민족의 역사 그리고 이스라엘과 아랍의 관계를 자기 나름으로 정리하여 소설 <유다>로 정치적 발언을 하고 있는 것이다. 마치 유언처럼 그는 소설을 통해 지금도 말하고 있다.

특히 아모스 오즈는 세상을 뜨기 두 달 전 암으로 투병하면서 가진 마지막 인터뷰에서 "이 작품을 쓸 때 주저하지 않았나?" 라는 질문을 받았는데 이렇게 대답했다. "절대적으로, 작품을 쓸 때는 물론 작품을 쓴 후에도 여전히 걱정하고 있다. 단지 이 대목 때문만은 아니다. 이 작품은 아이디어 소설이다. 그것은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과 같다. [...] 내 책은 추운 겨울, 세 명이 한 방에 앉아 차를 마시며, 서로 논쟁하는 이야기다. [...] 이념이 꼭 대화를 척살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터뷰 말미에 건강 상태에 관한 소문에 대해서 그는 의미 심장한 말을 남긴다. "나는 좋지 않다. 그러나 나는 싸우는 중이다."

여기서 이 소설에서 가장 논쟁적인 지점을 언급하는 것이 좋겠다. 왜냐하면 독자인 나도 이 부분에서 이 책이 가진 매력과 호기심이 발동 되었으니 말이다. 그건 이러하다.

슈무엘은 자기 공책에 이렇게 적었다. 가롯 유다는 처음이자 마지막 기독교인, 한 순간도 예수를 떠나지 않고 그를 부인하지 않았던 유일한 기독교인, 예수가 십자가에 달려 있던 마지막 순간까지 그가 하느님이라고 믿었던 유일한 기독교인, 끝까지 예수가 온 예루살렘 앞에서 그리고 온 세계 앞에서 틀림없이 일어나 십자가에서 내려오리라 믿었던 기독교인, 예수와 함께 죽었고, 그가 떠난 이후에 더 살려고 하지 않았던 유일한 기독교인, 예수가 죽었을 때 자기 가슴이 무너져 내렸던 유일한 사람, 바로 그 사람이 [...] 배신의 화신이며 유대교의 화신이고 유대교와 배반이 무슨 관련이 있는지 보여 주는 화신이었다. p284-285

[…] 만약 그가 없었다면 십자가도 없었고 기독교도 없었으며 교회도 없었을 것이고, 그가 없이는 그 나사렛 사람(=예수)도 갈릴리 변방에서 와서 기적을 일으키고 설교를 하던 시골 사람들 수십 명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잊혔을 것이다. p287

아모스 오즈는 지금 소설속 인물을 사용하여 유다를 다르게 보고자 한다. 즉 과연 유다는 배신자인가? 유다는 자신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갔을 뿐인에, 유다야말로 가장 믿음직한 예수의 제자가 아니었을까? 그리고 배신이란 충성과 헌신, 확신과 신념의 한 형태가 아닐까? 라고 질문을 하고 있다.

그리고 이어 작가는 '답 없이 남겨진 어떤 종교적 물음'을 유다의 독백에 담아 이렇게 말한다.

나는 그를 내 목숨처럼 사랑했고 나는 그를 완벽하게 믿었지. [...] 나는 그를 하느님처럼 사랑했어. [..] 하느님은 잔인하고 분노하며 피흘리기를 좋아하지만 그러나 그의 아들은 내가 보기에 사랑이 넘치고 자비롭고 용서하며 동정심이 많고... 가슴이 따뜻하고 재미있는 사람이었지. [...] 그는 나에게 하느님이었어. 나는 죽음도 그에게 손을 대지 못할거라고 믿었지. 나는 바로 오늘 예루살렘에서 가장 위대한 기적이 일어날 거라고 믿었어. 그 기적이 일어나면 이후로는 이 세상에서 죽음이 사라질 최종적이고 궁극적인 기적 말이야. 이후로는 더는 아무런 기적도 필요 없는, 이후로 하늘나라가 도래하고 사랑만이 이 세상에 차고 넘치는 그런 기적 말이야.

p404-405

이 책에 나오는 유다에 관한 전복적인 해석은 사실 기독교에서 이단으로 치부하는 ‘유다 복음서’의 주장과 연결되는데 이 소설의 원제도 ‘유다 복음서’라고 한다. 저자가 소설 속 '슈무엘'이 배신자 유다의 복권을 주장하는 것은 아마도 그에게서 아브라바넬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아브라바넬은 고대 이스라엘 왕족의 후예로 알려져 있으며 유대인기구의 이사였다. 그리고 이스라엘 건국을 반대한 유일한 인물이며 '팔레스타인 땅에서 영국인들을 내쫓고 아랍인과 유대인이 함께 사는 공동체를 꿈꾼 사람'이었다고 한다.

저자인 아모스 오즈가 이 같은 배신자라는 주제에 천착한 것은 결국 자신의 삶과도 관련 있는데 그는 1939년 우파 시온주의 집안에서 태어났음에도 불구하고 평생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갈등을 종식시키기 위해 애썼다. 그러나 그게 말처럼 쉬게 되는 것이 아니기에 결국 그는 우리나라에는 매국노와 같은 '가롯 유다'라는 배신자 취급을 받게 되었기 때문이다. 2002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 700킬로미터 길이의 분리 장벽이 세워졌을 때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하기도 했는데 “나는 이스라엘을 사랑한다. 그러나 아주 많이 좋아하지는 않는다.”

이와 같이 오늘날 유다를 바라보는 입장을 그는 새롭게 다지기를 원한다. 과연 유다는 배신자일까 아니면 앞서 시대를 앞서 나간자일까? 어쩌면 유다에 대한 해석에 대해 억지적 추측과 괴변일 수 있지만 그가 말한 의미는 한 번 깊게 되짚어 볼 만하다. 그 이유는 진정한 하느님의 마음을 나타내는 자가 혹시 유다(저자가 주장하는)일지 모르고, 또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공존을 주장하며 평화를 원하는 저자 자신의 주장이 하느님의 뜻일지 모르니까 말이다. 성경 또한 신약성경 로마서를 보게 되면 15장 9-12절에서 이방인들이 그분의 긍휼하심으로 말미암아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하신다고 말씀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성경에서는 부지런히 언급하기를 평화와 사랑과 용서를 언급해 주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신념(공존)은 배신이 아닌 하느님의 꿈일지도 모른다.

이 책의 한 문장

아모스 오즈는 묻고 있다. 과연 누가 배신자인가? 만약 아브넬이 배신자라면, 역사에 등장하는 수많은 위인 역시 배신자란 말인가? 예레미야도? 엘리샤 벤 아부야도? 링컨도? 드골도? [...] 배신이란 충성과 헌신, 확신과 신념의 한 형태가 아닐까? 세상은 충신과 배신으로 나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종류의 배신자들로 나뉘는 것은 아닐까? 역사를 통틀어 시대를 너무 앞서 태어난 용감한 사람들에게 배신자나 광인이라는 낙인을 찍었던 예는 많다. 배신자란 ‘세상의 회복’, 즉 더 나은 세상을 꿈꾸며 이를 지상에 구현하려 했던 모든 천사의 다른 이름이었다.

p373-374, 517-518


“[…] 이런 모든 종교는, 지난 세기에 태어난 수많은 종교 중에서 오늘까지도 많은 사람을 황홀하게 만들고 있는데, 모두 우리를 구원하러 와서는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 피를 쏟게 만드는 것이라네. 나로 말하자면 나는 세상의 회복을 믿지 않네. 글쎄. 그러니까 나는 어떤 형태로든 세상의 회복을 믿을 수 없다는 말일세. 내가 보기에 이 세상이 그 자체로 매우 완전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건 분명히 아니지, 이 세상은 비뚤어졌고 암울하며 고통으로 가득하지만, 회복시키겠다고 나타난 자들이 순식간에 피의 강에 빠져들기 때문에 그렇다는 말일세. 오시게, 이제 함께 차나 한잔 마시고, 자네가 오늘 내게 가져왔던 말도 안 되는 글들은 한쪽으로 밀어 놓게. 언젠가 이 세상에서 모든 종교와 모든 혁명이 사라지기만 한다면, 내가 장담하건대―마지막 하나까지, 예외 없이―이 세상에 전쟁들이 훨씬 적게 일어날 걸세. 사람이란, 이마누엘 칸트가 쓴 적이 있는데, 결국 본성상 비뚤어지고 닳아빠진 그루터기일 뿐이라고 했지. 우리가 목까지 피에 잠겨 건널 생각이 아니라면 그를 대패질할 생각도 말아야겠지. […]”

p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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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일어서는 용기 - 거침없이 살기 위한 아들러의 인생수업
알프레드 아들러 지음, 유진상 옮김 / 스타북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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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가 있고 없음에 따라 삶은 완전히 바뀐다.

아들러가 말하는 '긍정적 용기'

열등감이 오히려 힘이 되는 아들러 심리학!

 

먼자 알프레드 아들러에 대해 알고 가자. 그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유대계 의사이며 개인심리학의 창시자로서 '지그먼트 프로이트', '카를 구스타프 융'과 함께 세계 3대 심리학자이다. 부유한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아들러는 구루병과 폐렴을 앓았으며 그것은 어렸을 때부터 열등감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그러나 운동을 통해 신체적 열등감을 극복했으며 사회적 편견을 이겨낸다. 그런데 어느 날 동생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경험하며 일찍 의사의 길을 선택하게 되는데 이런 동생의 죽음을 목격한 상처와 가족 내의 갈등을 극복하며 그는 자신의 콤플렉스를 극복한 존재가 된다. 그리고 그는 그 이해를 인간에 대한 포용으로 확장해 나가며 개인심리학의 창시자로 우뚝서게 되었다.

 

이 책에서 아들러는 자기 경험을 바탕으로 인간은 얼마든지 변할 수 있는 존재며, 우리가 변하기 위해서는 지금 이 순간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는 용기와 함께 삶의 과정에서 마주하게 되는 여러 문제들을 직시할 용기가 필요함을 설파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기대나 비난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용기와 실패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도 권해주고 있다. 그렇다. 이 책은 "용기가 있고 없음에 따라 삶이 완전하게 바뀐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정신 의학자이자 심리학자로서 자기계발의 원류, 자기계발의 아버지로 일컬어지고 있는데 그만큼 이 책은 용기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힘을 주고 방향성을 주고 있다. 시작하는 글에 핵심적인 내용이 잘 드러나 있는데 "자신의 괴로움과 불편한 상황에 힘들어하는 사람은 오로지 자기의 문제에만 천착하는 이기주의자가 되어 버리고 말지만 자신을 이해하고 포용하고 사랑하게 된 사람은 주변을 이해하고 돌보고 사랑하는 힘을 갖게 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것은 용기로부터 시작되며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반드시 '사회적 도움'이 필요함을 말해준다. 즉 어린아이가 용기 있고 성숙한 어른으로 자라나는 데는 부모, 교사, 사회가 골고루 도움을 줘야 하는 것이다. 더군다나 그 가운에 자기중심이 없고 미성숙한 부모 및에 태어난 아이에게는 교사나 사회의 관심이 더욱 절실하게 필요함을 강조하였다.

 

한 인간이 인간으로서 성숙한자가 된다는 것은 단순히 하나의 환경에서 배양되는 식물이 아닌 여러 환경과 사람, 경험을 통해서 자아가 만들어짐을 우리는 경험으로 알고 있다. 즉 우리는 외부 사회로 노출되어야 하고, 사회적 존재로서 살아야 한다. 이 모든 것에는 당연히 '사람'이 그 역할을 한다. 사람이 환경이며, 사람이 경험이다. 대부분의 훌륭한 사람 뒤에는 언제나 '사람'이 있었다. 그것의 일등공신은 단연 부모이며, 그 가운데 어머니의 역할이 매우 크다. 그러나 이 부분에 대해 책은 거의 거론하지 않고 단지 부모가 자녀의 인격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에 그 역할에 대해 어떻게 처신해야 될지를 상세히 말해준다. 특히 '아이의 탄생 순위에 따라 부모가 신경 쓸 문제'에 대해서 매우 재미있게 읽었다. 맏이가 가진 성격 형성, 둘째, 막내가 가질 수 밖에 없는 성격에 대해 논하는데 수긍하는 바가 매우 크다. 특히 맏이는 부모를 통해 집중적인 사랑을 받으며 자랐는데 둘째가 태어나는 순간 라이벌이라는 구도가 만들어진다. 이런 변화는 항상 커다란 인상을 남긴다고 저자는 말한다. 들어보자 "이 변화는 항상 커다란 인상을 님긴다. 문제아와 신경증 환자, 범죄자, 알코올 중독자, 도착증 환자들 가운데 많은 수가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자신들의 문제가 시작되었음을 인정하고 있다. 맏이였던 그들은 경쟁자가 생겼다는 사실을 마음 깊이 새겼던 사람들이었고 빼앗겼다는 감정이 그들의 인생 방식 전체를 형성해 버렸다."(p232)

 

또 하나 맏이에 대한 글이다.

 

"그래서 어른이 되었을 때 권위적인 행사에 참가하기를 좋아하고 규칙이나 법의 중요성을 과장한다. 만사는 규칙에 맞추어 이우어져야 하고, 어떠한 규칙도 변할 것은 없다. 권력은 항상 그것을 가질 만한 자격이 있는 사람이 가져야 한다고 생각되어진다. 이로써 유년기의 이러한 영향이 강한 보수주의 경향을 초래하게 된다."(p235)

 

 

맏이로서 나에게 해당되는 부분이 있음을 끄덕여 본다. 둘쨰에 대해서도 의미가 있지만 막내에 대한 부분만 언급해 본다. 막내는 항항 가족의 귀염둥이고 가장 사랑받는 존재이다. 그런데 단점으로는 무조건 사랑만 받기만 하여 여러 곤란한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 그러나 막내는 항상 여러 모로 자극을 받고 경쟁의 기회를 많이 갖게 되므로 종종 평범하지 않게 발달하며, 다른 아이들보다 빨리 달리며, 마침내 모두를 추월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인류 역사의 이야기에 그런 얘기가 많이 나오고 특히 성서를 보면 정복자는 항상 막내라고 한다. 즉 요셉은 막내로 자랐다. 그의 인생 방식은 꿈속에서까지 자신이 우월성을 주장한다. 다른 사람 모두는 그 앞에서 존재가 희미해진다. 특히 막내는 종종 전 가족을 지탱할 기둥이 되는데 그것은 우연한 일이 아니라고 한다. 즉 막내는 실제로 매누 유리한 상황 속에서 자란다. 그들은 부모와 형들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야심을 키워 가는 동시에 배후에서 그들을 공격하기도 하고 주의를 집중하게 만들기도 한다. 막내는 항상 야심적이라는 말이 새삼 새롭게 들린다.

 

간혹 막내는 자신이 야심적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데, 그 이유는 모든 일에서 뛰어나고 싶다고 생각하는 데 있다. 이처럼 뛰어나고 싶어 하는 욕구는 한편으로 막내가 가진 열등감의 표현이 되기도 한다.p240

 

그리고 한 가지 중요한 부분을 언급해 주는데 "나의 경험에 의하면 미국이나 유럽에서 문제아의 비율이 가장 높은 것은 맏이였고 그 다음이 막내였다"는 말이다. 이 모든 것에는 부모의 애정에 비례한다. 왜냐하면 자연적으로 자녀를 낳게 되면 맏이는 맏이의 구조가 되고, 둘째는 둘째의 구조가 되며, 막내는 막내의 모습을 취하기 때문이다. 거기에 따른 역할을 어떻게 해야할지 책은 대부분 문제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쳐가며 해결점을 찾도록 도와준다.

 

 

이 책은 구체적으로 용기를 말하지 않는다. 용기에 대한 큰 주제로 이 책을 본다면 무리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일어서게 만드는 용기를 주는 것은 이 책은 사회적 인간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지를 말해주기 때문일 것이다. 즉 더불어 살아가는 법에 대해, 서로가 서로를 어떻게 대하며 나아가야 되는 지에 대해 다룬다. 결론적으로 보면 이웃에 대한 관심과 편견을 배제한 사랑의 방식이 한 사람을 용기 있게 나아가게 한다. 그래서 부모의 역할, 교사의 역할, 사회의 역할에 대한 어쩌면 거대 담론적인 글로서 다가가고 있다. 특히 이 책은 모든 인간은 세 개의 관계를 중요시 하며 이 관계 형성을 잘 해나가야 함을 시사한다. 첫째, 지구라는 혹성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 마디로 인간은 인류에 속해 있다는 사실이다. 그 속에 살아가는 인간은 불완전한데 따라서 자신의 생명 및 인류의 복지를 위해서 가장 좋은 해답에 도달하도록 힘써야 한다고 말한다. 둘째. 우리 주위에는 인간이 살고 있다. 즉 인간은 관계 속에서 성장한다. 무엇보다 더불어 살아야 함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한다. 셋째, 이성 간의 성적 관계를 잘 유지하며 살아야 함을 말한다. 성생활은 결국 관계 형성을 잘 해나간다는 것이다. 이것은 사회적 관계로 확대된다. 이것을 위해 우리 주위에는 선한 도움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어쩌면 그 결론이다.

 

이 책의 한 문장

 

개인의 행복을 위해 또 인류의 행복을 위해 할 수 있는 최대의 노력은 사람들 사이의 교제다. 인생의 모든 문제에 대한 모든 해답은 우리가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야만 한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만약 우리가 살아남으려 한다면 우리의 감정조차도 그 어떤 과제나 목표 중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에 호응하는 것이어야 한다.

p18

 

열등감이란 어느 정도는 우리들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감정이다.

우리 모두는 항상 좀 더 나아지고 싶다는

바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p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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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허영을 위한 퇴근길 철학툰 : 고대·중세 편 - 고대·중세 철학자 18인의 삶과 철학 이야기 지적 허영을 위한 퇴근길 철학툰
이즐라 지음 / 큐리어스(Qrious)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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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책으로서 이렇게 맘에 드는 책은 드물다.

저자 소개가 책갈피에 나오는데 '이즐라'라는 특이한 이름이다.

그는 자신을 특이하게 소개한다. 아주 날것 같은 소개라고 해야하나? 털털한 소개라고 해야하나? 책의 내용도 그런 식으로 아주 편하게, 그리고 쉽게 부담없이 철학에 대한 심오함을 기분좋게 풀어나가고 있다.

 

만화가.

여기 저기서 이런저런 만화를 그렸다.

좋아하는 것은 서양 철학 외 여러 가지.

싫어하는 것은 자기소개 및 이것저것.?

좋아하는 이야기는 되도록 많이 하고 싶고,

싫어하는 이야기는 될수록 적게 하고 싶다.

-표지 / 저자 프로필

 

그렇다고 이 책이 절대 가벼운 것만 아니다. 지은이는 철학적 깊은 사고를 가지며 자신을 주인공으로 한 소년을 등장시키면서 특히 냥이와 함께 멋진 케미를 구성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 준다.

 

저자의 탁월함은 냥이를 등장시키면서 냥이를 통해 주인공을 한 방씩 먹이는 것이다.

 

오히려 냥이가 더 철학적인 사고와 혜안을 주면서 한 번씩 주인공이 말할 때 마다 옆에서 궁시렁 거리며 말하는데 너무 재미나서 소위 배꼽을 잡았다. 아주 탁월하고 재치있는 저자이다.

 

이 책은 고대·중세 철학을 다룬 철학 웹툰으로, 정말 누구나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서양철학 이야기며 인문 교양 만화다. 작가는 철학적인 질문을 철학적 이론에서부터 시작하지 않고 생활 속에서 문득 찾아온 의문을 가지고 철학적 질문을 떠올리며 철학자를 불러 세운다. 철학사가 기억하는 최초의 철학자인 고대의 탈레스부터 시작하여 피타고라스, 데모크리토스,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를 넘어 중세의 아우구스티누스, 안셀무스, 토마스 아퀴나스, 윌리엄 오컴까지 근현대 철학의 발판이자 서양 철학의 근간에 나오는 인물 중에 18인을 시대적 흐름 안에서 하나씩 등장 시켜나간다.

 

만화가라서 그런지 그림 또한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부분을 매우 설득력 있게, 재미나게, 철학자의 특징을 살려 잘 표현해주고 있다. 이런 웹툰식의 글쓰기가 장차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을 것 같다.

 

그는 그림 안에서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것을 간결한 메시지와 함께 잘 압축하여 골치 아픈 철학을 떠먹기 쉽게 표현해주고 있다. 그래서 철학에 대한 가볍게 읽기와 더불어 심오함을 담은 이 책을 꼭 읽고 다음 단계의 철학의 세계로 가면 금상첨화라고 말하고 싶다.

 

줄을 치고 싶은 부분도 있는데 재미나게 표현한 책에 낙서가 될까봐 줄을 긋지 않고 보았다. 다시 말하지만 특히 냥이는 다음 책에도 꼭 등장 시켜서 책의 심심함을 덜어주고, 번뜩이는 지식을 주는 디오게네스의 등불과 같은 역할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이 주는 특징을 또 하나 말한다면 철학책을 가볍게 읽으면서 한 쳅터마다 각 철학자가 전해주고자 하는 철학적 개념을 아낌없이 설명해 준다는 데 있다. 그만큼 저자는 철학에 대한 사고를 게을리 하지 않았으며, 단순히 쉽고 재미난 철학을 주고자 하지 않았다. 즉 제목에도 보여지듯 "퇴근길에 읽는 가장 편안한 인문 교양" 서적이다.

 

골치 아픈 철학을 쉽고 부담없이 보려면 이 책이 단연 이 시대에 기안84라고 생각된다.

독자들의 지성을 채워 줄 읽고 싶은 철학책으로, 갖고 싶은 철학책으로 추천하는 바이다.

 

이 책의 한 문장

 

디오게네스는 자신의 철학을 설명하지 않고, 오로지 삶 그 자체로 보여주었다.

욕심 없이 가진 것에 만족하며 자족하는 삶을 (...) 실천한 것이다.

 

주인공: 디오게네스의 삶은 욕망과 집착을 감기처럼 달고 다니는 나 같은 사람을 부끄럽게 만든다. 과연 내가 물욕을 버릴 수 있을까? 아니, 무엇보다 나는 디오게네스 같은 삶을 원하는 걸까?

'무엇이 이상적인 삶이지?'

 

'세상에 있는 다양한 인간만큼, 각자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삶의 형태도 다양한 건 아닐까?'

 

'나는 디오게네스의 삶을 진심으로 존경한다. 하지만 디오게네스가 되고 싶지 않다. 디오게네스가 디오게네스의 이상을 추구하며 살았던 것처럼 나는 나대로 내 이상을 추구하며 살고 싶기 때문이다.'

 

'... 이 책도 사고 싶고, 저 책도 사고 싶어.'

 

: '결국 욕심을 버릴 수 없다는 소리군'

 

 

오컴은 이 세상이 신의 '이성'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신의 '의지'에 따라 창조된 것이라고 보았다.(...) 만약 이성이 의지를 지배하는 것이라면, 신 자신의 의지도 이성에 의해 제약을 받을 것이다. 하지만 신은 전능하다. 신은 이성적으로 합당하기에 무언가를 원한 것이 아니라 신이 원했기 때문에 그것이 이성적으로 합당한 것이 된다는 게 윌리엄 오컴의 생각이었다. p283

 

"네 불행은 다른 사람의 심성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고, 육신이라는 네 껍질의 변화나 이상에서 비롯되는 것도 분명 아니다. (...) 그것은 너 자신의 일부, 불행에 관해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네 능력에 자리 잡고 있다." p199

 

철학책을 읽어도 남는 게 의문뿐인 건 당연할 수 있다.

인생에 정답 같은 건 어디에도 없으니까.

사람을 생각하게 만드는 건 완벽한 대답이 아니라 불완전한 질문이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철학의 역할일지 모른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한 리뷰입니다]

#지적 허영을 위한 퇴근길 철학툰, #이즐라, #큐리어스,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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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폰스 무하, 새로운 스타일의 탄생 - 현대 일러스트 미술의 선구자 무하의 삶과 예술
장우진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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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을 창조한 화가는 무하밖에 없었다!


한눈에 보아도 매력적인 배우 혹은 매혹적인 그림이 있다. 알폰스무하의 그림이 바로 그러하다.

 

이 책을 만나기 전에 분명 나는 이 그림을 마음에 둔적이 있다. 마치 맥스필드 패리쉬 작품/Maxfield Parrish처럼 묘한 매력을 느낀다. 영감을 준다고 할까? "도톰하고 뽀얀 살결, 실타래같이 엉킨 머리카락, 유려한 몸의곡선과 몽환적인 표정은" 마치 내 안에 잠들어 있는 내적인 영혼이 깨어나는 것처럼 무언가 꿈틀대게 한다. 이런 책을 내어준 출판사와 저자에게 고마움을 표하는 바이다.

 

무하의 그림은 어떤 사람이 보기에도 눈에 띄는 그림이다. 100년 전에도 그러하지만 100년 후의 사람들에게도 눈에 띄는 것은 그만큼 이 그림은 독특한 매력을 품기 때문일 것이다. 한 가지 유명한 일화가 있다. 그의 그림이 18951월 초 프랑스 파리의 어느 연극 공연 포스터에 붙여지자 대중들과 수집가들은 무하의 포스터를 얻기 위해 전단지를 붙이는 이에게 뇌물을 건네기도 하고 심지어 밤에 몰래 면도칼로 포스터를 뜯어내는 모험을 일삼았다. 또한 사라 베르나르(파리 연극계의 슈퍼 스타)는 즉시 무하에게 포스터 디자인뿐만 아니라 무대와 의상 제작까지 의뢰하였다고 한다.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것은 체코의 국민 화가인 그의 그림이 일본 애니메이션에 영감을 불어넣어 주었다는 것이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라는 애니를 본 후 일본 애니에 빠져 한 동안 명작 애니를 즐겨본 적이 있다. 그 이유는 애니메이션의 차원을 영화 이상으로 승화시켰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본 애니의 출처가 바로 무하의 그림(영감)에서 나왔다고 하니 수긍하는 바이다.

 

이 책은 국내 전시회에서도 볼 수 없었던 무하의 작품들과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리고 그의 삶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 즉 무하의 어린 시절 일화부터 그가 일러스트레이터와 북 디자이너로 활동했을 당시 그렸던 그림들과 광고 포스터, 일생의 대표작인 '슬라브 서사시' 등 다양한 작품들을 이 책에서 만나볼 수 있다.

 

무하가 그린 그림 양식을 이 책에서는 아르누보 양식이라고 말한다. 물론 처음 들어보는 말이다.

 

책에서는 이렇게 말해준다. "아르누보는 미술과 삶이 결합해 주변 환경의 총체적 변혁을 요구하는 예술 운동이다" 다른 매체를 통해서 다시 정의하면 '아르누보(Art Nouveau)''새로운 예술'이라는 의미로 1890-1910년 사이에 유럽, 미국, 남미등 국제적으로 유행한 미술양식을 일컫는 말'이라고 한다. 그리고 중요한 사실 하나는 아르누보는 상류층의 전유물이었던 예술을 시민의 손에 쥐어주었다. 특유의 이미지의 화풍은 분명 그의 이름이 낯선 이들에게도 익숙하게 다가가 안길 것이다.

 

이 책은 목차에도 나오듯이 알폰스 무하라는 존재를 A~Z까지 다 나열하였다고 볼 정도로 짜임새 있게 편집되었다. 스토리가 있는 책이면서도 그림자료가 풍성해 결코 지루할 틈도 없이 독자들에게 눈과 영혼의 즐거움을 주고 있다. 특히 책의 앞쪽을 보면 '무하'라는 존재가 무엇임을 그림으로 증명해 주는 그림 몇 점이 나온다. 이럴때 하는 말이 있다. "말해 본들 뭐하랴? 직접 봐라!"

 

그렇다. 그의 그림이 그를 말해주고 아르누보 양식이 무엇임을 단적으로 말해준다.

 

그 가운데 특히 나에게 강렬하게 다가온 그림이 있으니 그건 1992년도 하츠 인터내셔널잡지 1월호 표지에 실린 그림이다. 다른 그림과 다르게 이 그림은 미소년의 순수함과 어머니라고 말하기에는 눈빛이 묘한 매력의 여성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예상치 못한 선물(행운, 기회)

 

인생이란 어쩌면, 우연과 행운의 그 중간 어디쯤이란 말처럼 무하에게 행운이 찾아온다. 영어 단어 “Chance”라는 단어를 보면 우연을 뜻하는 동시에 기회, 행운이라는 뜻도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우연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더 강력하게 우리의 운명을 좌우하는 경우가 있는데 무하에게 그런 일이 일어났다. 크리스마스 직전 친구의 부탁을 받고 그는 르메르시에 있는 인쇄소의 일을 맡아 보게 되었다. 그 인쇄소는 당시 유명한 미술가들이 그린 전단이나 달력, 포스터를 주로 인쇄하는 곳이었는데 매니저가 갑자기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표정으로 그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르네상스 극장에서 당대의 가장 유명한 여배우인 사라 베르나르가 주연하는 연극 지스몽다의 포스터를 주문한 것이었다. 포스터는 새해 첫 날 거리에 나붙어야 했지만 정작 포스터를 그릴 디자이너가 없었는데 무하가 그것을 그려야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이 찾아 온 것이다. 특히 동방 교회의 전통이 여전히 남아 있었던 모라비아에서 자란 무하에게 비잔틱식 의상(그녀가 연극 무대에서 입고 있는 의상)과 무대, 음악은 친숙하였고, 연극을 통해서 느낀 감동을 그대로 그는 스케치에 옮기게 된다.

 

그런데 그림을 완성한 후 1985년 새해 첫날, 파리의 광고 선전탑에 걸린 무하의 포스터는 곧 파리 전역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비잔티식 모자이크로 이루어진 배경과 함께 화려한 중세풍의 의상, 이국적이면서도 장식적인 느낌을 주는 그의 그림에는 신비감을 주었고 파리지앵들은 그 포스터의 여배우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무하는 하룻밤 사이에 유명한 존재가 되었다.

 

그가 마주한 또 다른 우연

 

무하는 4년 동안 집에서 멀리 떨어진 성 페트로브 수도원의 성가대원의 일원으로서 교육받고 있었다. 그런데 사춘기에 찾아온 변성기로 더는 성가대를 할 수 없게 되었다. 아쉽지만 이곳을 떠나야 했는데 이곳에서의 생활은 음악적 감수성을 가지게 하였고, 바로크 교회(문화)에 대한 짙은 향수와 더불어 그가 본 모든 것들이 작품으로 표출되었다. 특히 친구 유렉의 고향 우스티 나드 오리치로의 여행에서 낯선 거리를 배회하는 중에 우연히 들른 교회의 천장화와 마주하게 되는데 그곳에서 그는 종잡을 수 없는 자신의 꿈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 천장화는 움라우프(Umlauf 1825-1916)라는 지방 화가가 예수의 탄생 장면을 그린 바로크풍의 프레스코화인데 이 그림이 평생토록 무하의 뇌리에 남아 몇 번이나 이곳을 찾게 하였다. 그리고 그는 이곳에서 여비를 마련하며 지내기 위해 낯선 사람들의 얼굴을 그려주며 화가가 될 운명임을 직감하게 된다.(fresco painting : 소석회(消石灰)에 모래를 섞은 모르타르를 벽면에 바르고 수분이 있는 동안 채색하여 완성하는 회화)

 

여기서 인간이 가지는 운명에 대해 생각해 본다. 때로 우리는 인생이 무너지는 경험과 방황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무하에게는 이후 또 한 번의 큰 어려움을 당하며 모든 것을 잃게 되는 순간이 찾아 왔다.(p41-43) 그런데 운명의 신은 그를 점점 화가로서의 삶을 다지는 여정으로 초대되어 나아간다. 이 모든 것을 다 볼 수 있다면 인간은 결코 낙망하거나 좌절하지 않으리라. 그런데 사람들은 쉽게, 아니 나 자신도 절망을 한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내가 가진 꿈을 간직하며 꿈을 향해 달려가는 뚝심이 필요한 것이다. 그럴 때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분명 돕는 일들이 눈 앞에 언젠가는 펼쳐질 것이다.

 

이 책은 무하라는 한 인간을 조명하면서, 그가 지닌 그림의 향연을 시대적 순서로 다양한 그림과 함께 보여주는 책이다. 그림과 함께 그의 삶이 지닌 인생 스토리를 보면서 한 인간의 위대한 삶은 그냥 만들어지지 않고 다양한 조연들이 함께 해주었기에 가능함을 보게 되었다. 무하는 이후 포스터 화가는 물론, 삽화가로서뿐만 아니라 보석 디자이너, 조각가, 실내 장식가, 스테인드글라스, 초상화로서도 그 재능을 사람들에게 알리게 되었고, 파리 유행의 정점을 찍는 가장 독창적인 아르누보 예술가 중의 한 사람이 되었다. 더불어 무하는 장식 패널, 달력, 엽서 등을 선보이며 그만의 스타일인 무하 양식을 형성하게 된다.

 

결론적으로 무하가 지닌 재능과 작품들은 광고를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려놓은 것이다.

 

이 책의 한 문장

 

나는 예술을 위한 예술보다

사람을 위한 그림을 그리는 화가가 되기를 원한다.”

예술가의 힘이란 그런 것이다무하라는 한 사람의 예술가에 의해 사람들은 멀리 떨어진 나라와 민족, 그들이 겪고 있는 사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함께 아파할 수 있게 되었다. -하이신스 공주 1911 / p275

아름다운 백합과 화관, 화려한 장식, 정돈된 윤곽선 안에 굽이치는 머릿결과 사실적인 표정. 그것은 사라 베르나르를 나타내는 전형인 동시에 아르누보의 독특한 여인 이미지로 자리 잡아 갔다. 무하가 제작한 포스터를 통해 그녀의 인기는 프랑스 전역으로 퍼졌고, 바다를 건너 미국까지, 그리고 한 세기를 훌쩍 뛰어넘어 현재의 우리에게도 그녀는 여전히 이상적인 여인으로 기억되고 있는 것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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