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육아 사전 - 그림으로 쉽게 배우는 생애주기별 건강, 심리, 문제 행동, 노화, 스트레스 관리 Pet's Better Life 시리즈
데이비드 브루너.샘 스톨 지음, 폴 키플.주드 버펌 그림, 문은실 옮김 / 보누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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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강아지와의 교감은 어릴적 부터였다. 다른 사람은 모르겠지만 어릴적에 강아지는 내 삶의 일부이고, 내 가족이었다. 물론 지금도 그런 마음이다. 나는 개와 고양이들을 모두 좋아한다.

지금은 여건이 안 되어 키우지 못하지만 은퇴 후 나는 개와 고양이를 키울 것이며 그것도 여러마리를 키우면서 애완견이 아닌 반려견, 반려묘로서 함께 여생을 보낼 것이다.

이 책은 반려견과 행복한 관계를 맺고 싶은 애견인을 위한 지침서이다. 머리말에도 나오듯이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을 필요가 없고, 필요한 내용이 있다면 그때그때 찾아 읽어봐도 무방한 책이다. 그러나 읽어보면 알겠지만 처음장부터 개에 대한 이해도가 확장되면서 애견인이라면 반드시 완독을 추천한다. 들어가기 부분에서 저자는 주의를 주는 포인트를 주고 있는데 '만약 11-16쪽에 실린 개의 신체구조와 감각기관에 대한 설명과 비교해보고 이상이 있다면 즉시 수의사와 상의하라'는 그의 세심한 배려에 마음 깊이 저자의 애견사랑에 경의를 표한다.

들어가기 부분에 나오는 개의 신체구조에 대한 정보인데 눈에 대한 것이다. 개의 눈에는 눈꺼풀이 세 개나 있다고 한다. 윗눈꺼풀(상안검), 아랫눈꺼풀(하안검), 안쪽 구석에 있는 '제 3의 눈꺼풀(제3안검)'이 있다. '제3의 눈꺼풀'은 유리창의 와이퍼처럼 안구 표면세 낀 먼지와 이물질을 닦아내는 기능을 한다. 어떤가? 여러분은 이 사실을 알고 있었는가? 첫 부분부터 읽으며 강아지에게 미안했다. 그 이유는 내 자신이 강아지를 좋아하고, 잘해주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나의 입장에서만 강아지를 좋아하고 있었던 것이다. 사랑하는 감정은 상대방에 대해서 다는 모르더라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하는데 나는 사랑스런 개의 눈을 보고 있었지만 그저 나 위주의 눈을 보고 있었던 것이다. 젖꼭지에 대해서도 그렇다. 나는 암수만 젖꼭지가 있다고 생각하고 수컷은 기껏 사람처럼 두 개정도나 있지 않겠나 했는데 암수 모두 태어날 때부터 다 달고 나온다고 한다.

이러니 내가 개를 사랑한건지 아니면 그저 내 만족에 따른 개를 사랑한건지 매우 미안해 진다.

책은 부록까지해서 쳅터별로 1~11까지 단계별로 매우 잘 정리되어 있다. 개의 품종과 특성부터 시작해서 개(강아지)를 맞이할 준비를 어떻게 해야 되는지 입양부터 몸짓 · 음성 언어 이해하기, 사회화 · 배변 훈련, 문제 행동과 해결법, 질병과 응급상황 대처법, 노견 케어법까지 그리고 마지막 부록엔 문제 행동 솔루션이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단체까지 세심하게 기록해두고 있다. 또한 강아지와 오래 함께한 반려인도 놓치기 쉬운 각종 육아 상식을 꼼꼼하게 알려주고 있다.

그렇다. 이 책의 요지는 제대로 알아야 행복하고 건강하게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자료(농림축산검역본부)에 의하면 한 해 버려지는 반려 동물이 무려 13만을 넘는다고 한다.

한 해 버려지는 반려동물 13만 5,791마리.

이들이 새로운 가족을 만나는 입양 비율 26.4%

과연 반려견을 버리는 이들이 강아지를 제대로 좋아하기는 했는지 의문이다. 그저 인형처럼, 자기 욕망의 도구로서 강아지를 키우지는 않았는지 묻고 싶다. 더군다나 요즘은 유기견 학대 사건도 심상치 않게 들려와서 안타깝기만 하다.

강아지는 결코 필요한대로 쓰다가 버리는 용품이 아니다. 반려견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같은 가족의 개념으로 봐야 한다. 반려견을 통해 얼마나 위로 받고, 얼마나 행복했는가? 얼마나 삶이 아름다운지를 반려견을 통해서 알게 되었건만 그저 어느 순간엔 똥개처럼 취급하며 스트레스를 풀어버리는 대상으로 여기니 기가 막히다 하겠다. 최근 자료를 보면 포항시 북구에 사는 견주 A씨가 자신의 강아지를 목줄을 잡고 2, 3차례 공중에서 쥐불놀이하여 입권된 적이 있다. 과연 그 머리엔 무엇이 들어가 있는지 궁금하다.

이렇듯 강아지를 키우려는 사람이 있다면 이제는 운전면허시험처럼 시험을 치루어서 키우면 좋겠다 생각이 든다. 그리고 학대할 경우 학대 크기에 따라 징역 1년 이상이라도 감옥에 넣을 것이다.

이 책은 다른 책과는 다르게 그림으로 쉽게 강아지에 대해 이해하도록 하였다.

그래서 읽는 재미와 함께 가독성이 매우 좋다. 물론 가독성과 더불어 강아지에 대한 전문적인 부분과 모든 상식들이 눈에 확 들어오도록 편집을 잘 해주었다. 저자의 강아지 사랑이 책에 배어있다.

강아지에 대한 한 권의 책이지만 이 한 권이 마치 강아지에 대한 백과사전처럼 잘 정리되어 있어서 독자로서는 강아지를 입양하려는 사람들에게 필독서로 권하는 바이다.

강아지의 생각과 마음을 행동심리학적으로 읽도록 해주고, 부위별 관리법부터 각종 질병 및 응급상황 대처법과 강아지가 먹는 사료부터 좋은 간식과 나쁜 간식, 털, 피부, 눈, 항문 등 부위별 관리 방법까지 살펴보도록 해주는 이 책은 가히 애견인들에게는 사랑받는 책이 되리라 확신한다.

끝으로 시골에서 키우는 슈나우져가 생각이 난다. 가끔 생각하지만 그 개는 우리 가족에게 매우 깊은 사랑을 안겨주었다. 책을 보면 대형견은 10년, 그보다 작은 개들은 그 두 배까지 살 수 있다고 하는데, 이미 우리 집에 입양 된지 10년이 넘었고, 그 전에 있었던 시간을 합하면 아마도 12살 정도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한 번은 '주몽(강아지 이름)'이가 집에 며칠을 안 들어 온적이 있다. 개는 죽을 때 주인이 안 보는 곳에 죽는 다는 얘기가 있어, 혹시나 죽었나 싶어 매우 걱정을 했다. 언젠가 이 친구가 쥐약을 먹어 죽을 뻔 했던 적이 있는데 이번에도 혹시 그러나 싶어 마음을 많이 조렸는데 다행히도 살아돌아왔다. 그런데 피골 상접한 모습으로 돌아와 너무 안타까웠다.

이 아이가 노화가 되면서 귀도 잘 안들리고 이빨이 거의 다 빠져 먹는 것도 힘는데, 그런데 언제나 가면 너무 반기어 이 아이의 떠남(죽음)을 생각하면 마음이 짠하다. 부디 건강하게 오래 살고 이제는 우리 인간의 사랑을 받아서 너가 행복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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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디스 쉐퍼의 라브리 이야기 - 최신개정판 믿음의 글들 29
이디스 쉐퍼 지음, 양혜원 옮김 / 홍성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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죠지뮬러 목회자의 현대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라브리를 찾아오는 사람들에 대해서 라브리의 간사들이 공통적으로 믿는 한 가지는 하나님께서 기도 응답으로 사람들을 보내 주신다는 것입니다. 모든 것이 상대적이 되고 진리가 피폐해진 시대에 지성인들에게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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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경제 법칙 - 이 정도는 알아야 하는
태지원 지음 / 꿈결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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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나 개인의 상식을 위한 교양 도서로 보게 된 책이다.
최소한의 경제 지식을 알고 싶어서 《이 정도는 꼭 알아야 하는 경제 법칙》에 대한 책을 보게 되었다. 어쩌면 까다롭게 느껴지는 영역이기도 하다. 경제 뉴스나 경제 용어를 보면 그냥 소귀에 경 읽기처럼 느껴지고 피부에 와닿게 느껴지지 않아 그냥 멀리서만 지켜보는 정도였다. 뉴스가 끝난 후에 주식에 대한 뉴스가 나오는데 '코스피 상승세 지속' 이라는 말이 나오면 전혀 마음에 와 닿지 않는다. 그러고 보니 코스피, 코스닥이라는 비슷한 용어가 나오는데 이게 뭘 말하는 것인지 검색 조차 안하고 있는 사람이 바로 나다. 주식을 해서 돈 벌려고 한 적도 없고, 세계 경제가 어떻게 굴러 가는지에 대해서도 별반 나에게 관심없는 안드로메다와 같은 저 멀리에 존재하는 이야기다.

그런데 그래도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인간이라면 최소한의 경제 법칙과 지식은 알고는 있어야 겠다는 마음이 불쑥 일어나면서 이 책은 나에게 손에 잡히게 되었다.

일단 가볍게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었다. 그 부분을 먼저 읽어 보았다.
'유튜브로 동영상을 보는 것은 공짜일까?' 이 부분을 경제 용어로 '기회비용'이라고 부른다.
물론 우리는 이미 유튜버가 광고 이익을 통해서 경제적 이득을 보는 줄을 알고 있다. 자세한 내막을 보려고 살펴봤다. 우리는 무료로 보지만 사실 '광고 시청'이라는 대가를 지불하고 본다. 즉 경제학 용어 중에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 명언은 미국의 서부 개척시대 술집들의 마케팅에서 비롯된 것이다. 당시 술집에서는 일정량 이상 술을 마시면 손님들에게 점심을 공짜로 준 것이다. 그러나 술값에 이미 점심 값이 포함된 것이다. 이처럼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대가가 따른다. 그 이유는 희소성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인간의 욕구에 비해 존재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우리는 하나를 선택하면 반드시 다른 하나를 포기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기회비용이라고 부른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기회비용은 '명시적 비용'과 '암묵적 비용'의 합으로 이루어지는데 예를 든다면 이러하다. 맛집의 음식을 먹기 위해 실제 지출하는 비용은 명시적 비용이다. 그러나 그 시간에 아르바이트를 하여 돈을 벌 수 있다면 이 부분은 암묵적 비용이 되는 것이다.

출산률에 대해 그런 적용도 가능하다. 가구당 월평균 자녀 양육비가 1명인 경우 85만원, 2명인 경우 153만원, 3명인 경우 175만원 소요된다. 이를 산출해서 20년을 계산한다면 1자녀만 하더라도 2억원이다. 명시적 비용(출산 비용, 보육비, 교육비 등)만 생각해도 어마어마하다. 그런데 여기에는 여성이 자녀를 키우기 위해 포기한 수입이 포함되어야 하는데 이것이 바로 암묵적 비용이다.

이것을 계산해 볼 때 즉 명시적 비용과 암시적 비용을 합한 기회비용이 너무 크기에 한국은 결국 출산률에 매우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몇 장 읽었을 뿐인데 이런 부분을 경제 용어로 정리하니 뭔가 경제에 대해 그림이 그려지는 것 같다.

재미난 부분이 또 하나 나와서 읽어봤다. 음식 쓰레기 종량제에 대한 부분이다.
이 부분을 설명하기 위해서 영국에 있었던 '창문세'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는데 일단 흥미롭다. 그 내용은 이러하다. 멀쩡한 건물에 창문이 없는 곳이 있는데 그 이유가 뭘까하니 바로 세금 때문인 것이다. 1696년 영국의 왕 윌리엄 3세는 잦은 전쟁 비용을 조달하기 위해 '창문세'라는 세금을 국민들에게 걷기로 했다. 유리가 비싼 당시 유리창이 있던 건물은 부유함의 상징이었다. 그래서 그 창문의 개수에 따라 세금을 매긴 것이다. 그러니 창문세의 실시로 사람들은 세금을 덜 내기 위해 창문을 합판으로 가리거나 아예 만들지 않은 것이다. 지각생들을 위한 벌금을 통해 지각생들이 지각비를 아끼기 위해 일찍 나서게 되듯 인간은 '합리적 계산'을 하며 계산하는 존재이다.

이처럼 강제나 명령 없이 적절한 보상이나 벌금 등으로 특정 행동을 더 많이 하게 하거나 줄이도록 유도하는 방법을 '경제적 유인'이라 부른다. 쓰레기 종량제는 그러한 효과를 톡톡히 봤다. 사람들은 실제로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시작했다.

또 한 가지 눈에 들어오는 경제적 용어 가운데 '베블런 효과'에 눈이 갔다.
베블린 효과란 '명품백의 가격을 아무리 올려도 많이 팔리는 현상'을 말한다.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가격이 오르는 데도 일부 계층의 과시욕이나 허영심 등으로 인해 수요가 줄어들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대표적으로 한국에는 샤넬 가방이 있다. 2007년만 해도 300만 원대였으나 2017년에는 700만원을 넘어섰다. 재미있는 사례를 말해본다면 오랫동안 팔라지 않던 모피 코트의 가격표에 직원이 실수로 0을 하나 더 붙였더니 금세 팔렸다는 것이다. 따라서 가격을 내리게 되면 누구나 살 수 있는 제품이 되기에 과시적 소비 대상자를 위해서 해당 상품의 수요를 줄이는 것이다.

유독 우리나라에서 명품 브랜드가 많이 팔리는 이유가 있다면 읽으면 씁쓸해 진다. 즉 한국인들은 타인의 눈을 의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타인에게 과시하고픈 심리, 남들에게 뒤처지지 않아야 한다는 부담감과 경쟁심이 한국인의 명품 소비를 부추긴다는 것이다. 베블런 효과는 명품 시장만 아니라 아동용품이나 식품 시장에도 종종 나타났는데 바로 '유모차계의 벤츠'라고 불리는 유럽의 한 유모차 브랜드가 무려 100만원이 넘는 가격에도 불티나게 팔리며 유명 브랜드 책가방 역시 수십만원에서 백만 원대를 넘어 팔렸다. 욕하고 싶은 마음이기도 하다.

"베블런 효과는 사람들의 소비에 얽힌 진실을 알려 준다.
구매자들은 항상 비용과 편익만을 염두에 두고 합리적 소비를 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때때로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자신을 돋보이게 할 만한 소비를 한다."
p59

이 책은 경제학 또는 경제법칙에 대해 알려주면서 따분할 정도로 어려운 용어나 논리를 사용하지 않고 일상 속에 있는 예를 통해 경제 키워드부터 꼭 알아야 할 경제 법칙까지 다양하게 가르쳐 주고 있다. 그 부분이 책을 술술 넘어가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그 예란 이러한데 '가성비'는 어떻게 유행어가 되었을까? 경기가 나쁘면 립스틱을 많이 산다고? 영화 〈기생충〉에 등장하는 맥주에도 비밀이 있다고? 미국 사람들이 차 대신 커피를 많이 마시는 까닭은 무엇일까? 애플, 아이폰 공급으로 수요를 만들어 내게 돈 이유 등등 눈에 익숙한 일상을 가져와 경제학을 가르쳐 준다.

조금 더 읽다보면 어려운 용어와 함께 미국-중국 간 무역 분쟁이나 OPEC의 석유 생산량 결정이 국내 기업과 근로자들의 운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정부가 시장에 어떻게 개입하면서 국가 경제의 두 마리 토끼인, 물가와 실업을 어떻게 잡아가는 지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어서 관심 또는 골치아픈 생각을 가질 수도 있지만 읽어보면 저자는 매우 독자가 읽기 편하도록 설명해 주고 있다.

마지막 부분인 미성년 금수저들에 대해 다루면서 빈부 격차의 미래에 대해, 경제적 불평등에 대해 짚어주고 있는데 이대로 지속된다면 미래가 더 암울하게 다가 올 수 있으니 국가적 정책이 빨리 요구된다는 말에 경제를 하는 주체인으로서 이제는 이 사회의 경제적 단면을 그냥 볼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하였다.

이런 최소한의 경제학에 대해 학교에서 필수로 다루어 준다면 유대인처럼 우리나라도 얼마든지 경쟁력 있는 국가로서 설 수 있다고 보며 이 책에 대한 서평을 마친다.

이 책의 한 문장

경제적 불평등 현상을 연구하는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는 자신의 저서 《21세기 자본》을 통해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되는 것을 바로잡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지금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갈수록 전 세계에서 빈부 격차가 심해질 것이라 예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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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 크레딧 - 빨간 마후라 신영균의
신영균 저자, 박정호.김경희 정리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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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4년에 개봉한 '빨간 마후라'라는 영화 제목은 분명 어디선가 들어보았다그러나 그 주인공인 '신영균'이라는 인물은 사실 잘 알지 못했다.

당시 인물 중에 유명한 배우를 안다고 할 때 그 이름은 바로 '신성일'이라는 배우이다그가 나온 영화는 종종 TV를 통해서 보게 되었고, TV 프로에서도 가끔 나왔기에 신성일이라는 이름은 엄앵란과 더불어 알고 있었다. 그러나 신영균이라는 배우는 미안하게도 잘 알지 못하여 이 책을 읽으면서 미안한 마음을 갖게 된다. 그 미안함이란 다름아닌 신영균이라는 인물에 대한 존경심이 들기 때문이다. 1960~70년대 은막을 주름잡았던 원로배우의 삶의 얘기는 내게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 하나의 이정표가 되었고, 한 사람의 삶이 이렇게도 멋질 수 있구나 하는 것을 알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신영균이라는 배우를 모르는 분이 있을 것이다. 잠시 소개하면 그는 1978년 배우로서 잠정 은퇴하기 전까지 300여 편의 영화를 찍으며 한국 영화계를 이끈 인물이다. 배우 시절부터 금호극장, 명보극장을 인수하고 명보제과를 직접 운영하는 것은 물론, 신스볼링, 한주흥산 등을 설립해 사업가로서도 뛰어난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특히 연예계 최고 자산가로 이름난 신 씨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상징으로 꼽히고 있다. 2010년 명보극장(현 명보아트홀)과 제주신영영화박물관 등 500억 원 규모의 사유재산을 한국 영화 발전에 써달라며 쾌척했을 뿐 아니라 모교인 서울대에도 시가 100억 원 상당의 대지를 발전기금으로 기부하였다.

 

이제 내가 나이 아흔을 넘었으니 살아봐야 얼마나 더 살겠습니까. 그저 남은 거 다 베풀고 가면서 인생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고 싶어요. 나중에 내 관 속에는 성경책 하나 함께 묻어 주면 됩니다.” p390

 

참으로 인물 중의 인물이다. 언젠가 홍콩 배우인 주윤발과 성룡이 자신의 재산을 기부한다고 해서 화제가 되었다. 그런 인물이 우리나라에도 있으니 바로 신영균씨다.


그는 1928116일 황해도 평산군 금암면 팔대리의 작은 마을, 독실한 기독교 집안에서 아버지 신태현과 어머니 신순옥의 차남으로 태어났다. 10살 무렵 즉 초등학교 3학년 때 그는 경성부(서울)로 이사해 동대문구 흥인초등학교를 다녔으며 한성중학교에 진학 하면서 본격적으로 연극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리고 고교 시절인 한성고등학교 재학 시절 극단 청춘극장에서 인연을 맺었던 배우 전옥 씨(배우 최민수의 외할머니이자 강효실 씨의 어머니)를 만나게 되면서 연극부에서 활동을 하게 된다. 연극을 하면서 경제적으로 쪼들리게 되었고, 그는 확실한 직업이 있어야 겠다는 생각에 연극 대사를 외우던 실력으로 공부에 몰입하여 서울대 치대에 입학하게 된다. 요즘처럼 대학에 들어가기가 힘든 시절이 아니라 하지만 대단한 열정으로 가정을 책임지려고 다한 노력이 이런 결실을 맺은 것이라 본다.


책을 펼치면 프롤로그에 이런 말이 나온다. 독일의 대문호 괴테 파우스트에 나오는 대목이다.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하게 마련이다."

 

그는 말한다. "진부한 말로 들릴 수도 있지만 '노력하는 인간'이란 문장은 내 삶을 꿰는 키워드다."

 

남들보다 특별히 잘난 것도, 뛰어난 것도 적지만 노력하나에서 만큼은 그 누구에 뒤지지 않았다고 자부하며 거북걸음이자 황소걸음으로 목표를 향해 내 딛고 내 딛어 결국 영화 배우라는 꿈을 이루고, 사업가와 국회의원으로 활동을 하며 자신의 삶을 멋지게 마무리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어쩌면 노욕, 혹은 과욕이라고 사람들은 말할 수 있겠지만 자신은 신영균이라는 배우가 이 땅을 거쳐갔다는 흔적을 남기고 싶었다고 한다.

 

그의 흔적들이 있기에 한국 영화사 100년의 기록 또한 눈으로 확인하는 혜택을 우리는 누리게 되었고 그의 삶을 다각도로 비춰주는 흔적을 보여줬기에 우리의 삶도 그를 통해 비춰보게 된다.

 

지난 세월 자신이 받은 탤런트를 남김없이 쏟아왔으나 괜히 객담만 늘어놓은 건 아닐까 싶다는 그이지만, 그의 인생이야말로 고난의 20세기를 살아온 많은 한국인의 얼굴이 아닐까 싶다. 이원종 전 서울시장의 말처럼, “선진국의 특징은 기록문화다. 영광과 치욕의 순간을 모두 남겨야한다. 한국영화 전성기를 지냈던 그 시절 배우들이 하나둘 세상을 떠나는 이 시점, “후회 없이 살았다는 한국영화 100년 지킴이 신영균의 비망록이 더 없이 소중한 이유다.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중에서...

 

어머니와 신앙

 

배우 신영균씨를 있게 해 준 두 개의 단어가 있다면 그건 "어머니와 신앙"이라는 단어이다.

 

어머니와 신앙은 구순의 배우를 지금까지 든든하게 받쳐온 두 버팀목임을 밝힌다. 즉 어머니와 신앙은 동전의 앞뒷면처럼 뗄 수 없는 관계이며 모든 것이다. 그는 굳이 기독교가 굳이 아니더라도 종교를 가지고 살기를 권한다. 그건 바로 '언제라도 흔들릴 수 있는 삶을 다 잡아 주는 구심점'이 되기 때문이다.

 

"일평생 교회를 다녔다. 어린 시절엔 어머니 손을 잡고 따라 갔고, 요즘에는 가족들과 함께 간다. 온 가족이 참여하는 주일 예배는 지난 한 주를 마감하는 종착역인 동시에 새로운 한 주를 여는 출발역이다." p7

 

그는 신앙을 어머니를 통해서 체득하였다. 그의 신앙은 여타 신앙인들처럼 1년에 몇 번이나 가는 신앙도 아니고, 프로필 종교란에 어쩔 수 없이 적어야 하는 구색맞추기도 아니다. 그의 신앙은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신실함과 마음이 담겼다. 그는 매주 일요일 불가피한 일이 있지 않고선 예배를 거르지 않았다.

 

그리고 그는 평소 아끼는 물품 중에 '어머니의 기도' 동판을 중요시하며 살펴본다. 이 동판은 90세에 돌아가신 어머니를 그리며 만든 동판인데 어머니를 향한 지극 정성의 마음과 신앙심이 보인다.

 

어머니의 기도 때문에 신앙 때문에 지금의 자신이 있는 거라고 당당하게 밝히며 나아간다.

 

어머니는 30대에 홀로 되셨다. 신영균씨 나이 6살 때 아버지가 병환으로 돌아가셨는데 그 후 가세는 급격하게 기울어졌다. 그러니 얼마나 그 삶이 힘들었겠는가? 삼남매를 키우며 갖은 고생을 한 어머니는 늘 이렇게 말씀하셨다도 한다.

 

"영균아, 너는 절대 탈선하지 마라.

교회도 열심히 다녀야 한다." p36

 

아침저녁으로 어머니는 기도하셨으며, 자녀들이 '아비 없는 자식'이란 소릴 듣는 걸 가장 경계하며 자녀를 길러 나갔다. 그래서인지 평생 술과 담배를 멀리한 것도 어머니의 영향이었다. 교육열에도 남달랐는데 신영균씨 10살 무렵 용단을 내리며 서울로 거쳐를 옮기었다. 이 또한 그의 인생에 큰 획을 긋게 되는 계기가 되어 진다.

 

특히 이 부분을 말하지 않을 수 없는데 수 많는 배우들이 유명인이 되고 소위 성공을 하면서 탈선하게 되는 일이 많다. 요즘이나 과거나 마찬가지로 연예인들은 다른 사람과 다르게 사생활에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많다. 그런데 대배우인 그는 평생 술, 담배와 도박을 멀리했을 뿐 아니라 여자 문제도 단 한번이나 문제를 일으키지 않은 모범 배우로 살았다. 사생활에 절제가 부족했던 다수의 연예인과 달리, 철저한 자기관리와 충실한 가정생활로 연예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드높여 주었다.

 

"나는 아내에게 한 가지 약속을 했다. 절대 한눈팔지 않겠다고 말이다. 국내 쵤영은 물론 해외 로케이션에도 아내와 동행한 경우가 많다. 아내는 지금도 60년 전의 약속을 지켜준 것을 고마워한다. 신뢰는 부부 사이에서 사랑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다. 아내의 뒷받침이 없었다면 배우 신영균 또한 없었을 것이 분명하다." p32

 

배우로서의 모습과 인생 비망록

 

2019년은 한국영화사 100주년이었다. 그해 5,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프랑스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20202월에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까지 4관왕을 차지하며 한국영화로서도 그렇고 아카데미 시상 역사상 유례없는 4관왕을 석권했다.

 

송강호가 이야기하듯, “오늘날 한국영화가 이뤄낸 쾌거는 결코 특정 영화와 영화인만의 것이 아니라, 열악한 제작 환경 속에서도 힘겹게 영화를 만들어온 선배들과 이 시대 모든 영화인의 것이다고 말하고 있는데 그 선배 가운데 신영균씨가 들어가는 것은 당연지사이다.

 

2019년 월간 문화전문지 <쿨투라>에서 영화평론가 전찬일은 한국영화 100년을 빛낸 남성 스타 10을 꼽으며 원로 배우 신영균씨를 한국영화의 남성 아이콘으로 그 이름을 넣었다.

 

그렇다. 그는 한국영화의 전성기로 불리는 1960년대, 제목만 들어도 ~’ 할 만한 영화 중에 <빨간 마후라>(1964)<미워도 다시 한번>(1968)에 출연한 주인공이다. 서울 인구가 갓 400만이 넘었을 당시 각각 25, 37만 명의 관객을 끌어들였을 정도로 요즘으로 치면 최소 1,000만 영화인 셈이다.

 

그 시절 많게는 1년에 30여 편의 영화를 찍은 톱스타로서 300여 편의 필모그래피를 남긴 그는 배우로서 은퇴한 뒤에도 한국영화배우협회장, 한국영화인협회장,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장 등을 역임하며 한국영화를 위해 힘써나가고 있다.


결혼 후 치과의사로 생활했지만, 어린 시절부터 품었던 연기에 대한 갈망에 연극 <여인천하> 무대에 올라가게 되었는데 조긍하 감독의 눈에 띄어, 1960년 영화 <과부>로 영화계에 데뷔하게 되었으며 서른둘 늦깎이 신인이었지만 데뷔 2년 만에 영화 <연산군>을 통해 제1회 대종상 남우주연상을 받게 되면서 소위 <출세작>을 찍게 되었고 벼락 스타가 되게 된다. 그리고 <빨간 마후라>로 제 11회 아시아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으며 연기파 배우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이 책은 한 편의 한국 영화계의 역사이며, 기억해야 할 영화와 영화인들의 이야기는 물론, 원로배우 신영균이 걸어온 삶의 기록이 수많은 사진과 함께 담겨서 우리에게 한편의 영화처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책에는 기사에 싣지 못한 1960~70년대 한국영화계의 정사와 야사가 적혀 있어 책을 읽는 재미가 소소하게 있다.

 

한국 영화계는 놀랍도록 성장하게 되었다. 정말 잘 만들어진 영화다라고 말할 정도로 영화의 수준과 작품성은 이제 세계를 향해 당당히 내딛고 있다. 그 가운데는 수많는 영화계 감독들과 선배 배우들의 노력과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하였음을 이 책은 여실히 세부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 가운데 대배우인 '신영균'의 삶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너무 감사하다.

 

그의 삶과 영화 사랑, 그리고 신앙적 모습은 많은 연예인들만 아니라 신앙인들에게 좋은 귀감이 될 것이다. 한 사람의 곧은 인생을 보게 되어서 좋았다. 그렇다. 탈선에 속한 연예인들이여 당신의 삶을 돌이키라. 깨끗하게 살라. 그리고 신영균씨처럼 가진 것을 나눠주며 베푸는 존재로 살아가라.

 

물론 이 말은 나에게도 하는 말이니 고깝게 듣지 말기 바란다.

 

그의 이 말을 다시금 곱씹고 싶다.

 

후회 없이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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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나 개인의 상식을 위한 교양 도서로 보게 된 책이다.

최소한의 경제 지식을 알고 싶어서 이 정도는 꼭 알아야 하는 경제 법칙에 대한 책을 보게 되었다. 어쩌면 까다롭게 느껴지는 영역이기도 하다. 경제 뉴스나 경제 용어를 보면 그냥 소귀에 경 읽기처럼 느껴지고 피부에 와닿게 느껴지지 않아 그냥 멀리서만 지켜보는 정도였다. 뉴스가 끝난 후에 주식에 대한 뉴스가 나오는데 '코스피 상승세 지속' 이라는 말이 나오면 전혀 마음에 와 닿지 않는다. 그러고 보니 코스피, 코스닥이라는 비슷한 용어가 나오는데 이게 뭘 말하는 것인지 검색 조차 안하고 있는 사람이 바로 나다. 주식을 해서 돈 벌려고 한 적도 없고, 세계 경제가 어떻게 굴러 가는지에 대해서도 별반 나에게 관심없는 안드로메다와 같은 저 멀리에 존재하는 이야기다.

 

그런데 그래도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인간이라면 최소한의 경제 법칙과 지식은 알고는 있어야 겠다는 마음이 불쑥 일어나면서 이 책은 나에게 손에 잡히게 되었다.

 

일단 가볍게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었다. 그 부분을 먼저 읽어 보았다.

'유튜브로 동영상을 보는 것은 공짜일까?' 이 부분을 경제 용어로 '기회비용'이라고 부른다.

물론 우리는 이미 유튜버가 광고 이익을 통해서 경제적 이득을 보는 줄을 알고 있다. 자세한 내막을 보려고 살펴봤다. 우리는 무료로 보지만 사실 '광고 시청'이라는 대가를 지불하고 본다. 즉 경제학 용어 중에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 명언은 미국의 서부 개척시대 술집들의 마케팅에서 비롯된 것이다. 당시 술집에서는 일정량 이상 술을 마시면 손님들에게 점심을 공짜로 준 것이다. 그러나 술값에 이미 점심 값이 포함된 것이다. 이처럼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대가가 따른다. 그 이유는 희소성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인간의 욕구에 비해 존재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우리는 하나를 선택하면 반드시 다른 하나를 포기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기회비용이라고 부른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기회비용은 '명시적 비용''암묵적 비용'의 합으로 이루어지는데 예를 든다면 이러하다. 맛집의 음식을 먹기 위해 실제 지출하는 비용은 명시적 비용이다. 그러나 그 시간에 아르바이트를 하여 돈을 벌 수 있다면 이 부분은 암묵적 비용이 되는 것이다.

 

출산률에 대해 그런 적용도 가능하다. 가구당 월평균 자녀 양육비가 1명인 경우 85만원, 2명인 경우 153만원, 3명인 경우 175만원 소요된다. 이를 산출해서 20년을 계산한다면 1자녀만 하더라도 2억원이다. 명시적 비용(출산 비용, 보육비, 교육비 등)만 생각해도 어마어마하다. 그런데 여기에는 여성이 자녀를 키우기 위해 포기한 수입이 포함되어야 하는데 이것이 바로 암묵적 비용이다.

 

이것을 계산해 볼 때 즉 명시적 비용과 암시적 비용을 합한 기회비용이 너무 크기에 한국은 결국 출산률에 매우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몇 장 읽었을 뿐인데 이런 부분을 경제 용어로 정리하니 뭔가 경제에 대해 그림이 그려지는 것 같다.

 

재미난 부분이 또 하나 나와서 읽어봤다. 음식 쓰레기 종량제에 대한 부분이다.

이 부분을 설명하기 위해서 영국에 있었던 '창문세'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는데 일단 흥미롭다. 그 내용은 이러하다. 멀쩡한 건물에 창문이 없는 곳이 있는데 그 이유가 뭘까하니 바로 세금 때문인 것이다. 1696년 영국의 왕 윌리엄 3세는 잦은 전쟁 비용을 조달하기 위해 '창문세'라는 세금을 국민들에게 걷기로 했다. 유리가 비싼 당시 유리창이 있던 건물은 부유함의 상징이었다. 그래서 그 창문의 개수에 따라 세금을 매긴 것이다. 그러니 창문세의 실시로 사람들은 세금을 덜 내기 위해 창문을 합판으로 가리거나 아예 만들지 않은 것이다. 지각생들을 위한 벌금을 통해 지각생들이 지각비를 아끼기 위해 일찍 나서게 되듯 인간은 '합리적 계산'을 하며 계산하는 존재이다.

 

이처럼 강제나 명령 없이 적절한 보상이나 벌금 등으로 특정 행동을 더 많이 하게 하거나 줄이도록 유도하는 방법을 '경제적 유인'이라 부른다. 쓰레기 종량제는 그러한 효과를 톡톡히 봤다. 사람들은 실제로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시작했다.

 

또 한 가지 눈에 들어오는 경제적 용어 가운데 '베블런 효과'에 눈이 갔다.

베블린 효과란 '명품백의 가격을 아무리 올려도 많이 팔리는 현상'을 말한다.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가격이 오르는 데도 일부 계층의 과시욕이나 허영심 등으로 인해 수요가 줄어들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대표적으로 한국에는 샤넬 가방이 있다. 2007년만 해도 300만 원대였으나 2017년에는 700만원을 넘어섰다. 재미있는 사례를 말해본다면 오랫동안 팔라지 않던 모피 코트의 가격표에 직원이 실수로 0을 하나 더 붙였더니 금세 팔렸다는 것이다. 따라서 가격을 내리게 되면 누구나 살 수 있는 제품이 되기에 과시적 소비 대상자를 위해서 해당 상품의 수요를 줄이는 것이다.

 

유독 우리나라에서 명품 브랜드가 많이 팔리는 이유가 있다면 읽으면 씁쓸해 진다. 즉 한국인들은 타인의 눈을 의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타인에게 과시하고픈 심리, 남들에게 뒤처지지 않아야 한다는 부담감과 경쟁심이 한국인의 명품 소비를 부추긴다는 것이다. 베블런 효과는 명품 시장만 아니라 아동용품이나 식품 시장에도 종종 나타났는데 바로 '유모차계의 벤츠'라고 불리는 유럽의 한 유모차 브랜드가 무려 100만원이 넘는 가격에도 불티나게 팔리며 유명 브랜드 책가방 역시 수십만원에서 백만 원대를 넘어 팔렸다. 욕하고 싶은 마음이기도 하다.

 

"베블런 효과는 사람들의 소비에 얽힌 진실을 알려 준다.

구매자들은 항상 비용과 편익만을 염두에 두고 합리적 소비를 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때때로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자신을 돋보이게 할 만한 소비를 한다."

p59

 

이 책은 경제학 또는 경제법칙에 대해 알려주면서 따분할 정도로 어려운 용어나 논리를 사용하지 않고 일상 속에 있는 예를 통해 경제 키워드부터 꼭 알아야 할 경제 법칙까지 다양하게 가르쳐 주고 있다. 그 부분이 책을 술술 넘어가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그 예란 이러한데 '가성비'는 어떻게 유행어가 되었을까? 경기가 나쁘면 립스틱을 많이 산다고? 영화 기생충에 등장하는 맥주에도 비밀이 있다고? 미국 사람들이 차 대신 커피를 많이 마시는 까닭은 무엇일까? 애플, 아이폰 공급으로 수요를 만들어 내게 돈 이유 등등 눈에 익숙한 일상을 가져와 경제학을 가르쳐 준다.

 

조금 더 읽다보면 어려운 용어와 함께 미국-중국 간 무역 분쟁이나 OPEC의 석유 생산량 결정이 국내 기업과 근로자들의 운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정부가 시장에 어떻게 개입하면서 국가 경제의 두 마리 토끼인, 물가와 실업을 어떻게 잡아가는 지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어서 관심 또는 골치아픈 생각을 가질 수도 있지만 읽어보면 저자는 매우 독자가 읽기 편하도록 설명해 주고 있다.

 

마지막 부분인 미성년 금수저들에 대해 다루면서 빈부 격차의 미래에 대해, 경제적 불평등에 대해 짚어주고 있는데 이대로 지속된다면 미래가 더 암울하게 다가 올 수 있으니 국가적 정책이 빨리 요구된다는 말에 경제를 하는 주체인으로서 이제는 이 사회의 경제적 단면을 그냥 볼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하였다.

 

이런 최소한의 경제학에 대해 학교에서 필수로 다루어 준다면 유대인처럼 우리나라도 얼마든지 경쟁력 있는 국가로서 설 수 있다고 보며 이 책에 대한 서평을 마친다.

 

이 책의 한 문장

 

경제적 불평등 현상을 연구하는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는 자신의 저서 21세기 자본을 통해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되는 것을 바로잡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지금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갈수록 전 세계에서 빈부 격차가 심해질 것이라 예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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