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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살아내는 힘, 논어 - 나를 일으켜 세운 논어 한마디
한덕수 지음 / 지니의서재 / 2026년 2월
평점 :
공자를 알고 나서 공자에게 매료 되었다. 또한 그의 제자에 의해 쓰여진 『논어』는 읽으면 읽을수록 이 시대에 필요한 문장들이며 삶의 진리라 생각된다. 물론 한국 사회를 지배해온 유교적 가치가 문제가 되어 답답한 사회를 만들어 나갔지만 그의 가르침은 몇몇 가르침 빼고는 사회 전반에 가져와야 된다고 생각한다. 현대의 시각에서 공자를 바라보면, 그 사상 중 일부가 현대 법치주의와 평등주의 사상에 반대되는 부분이 있다. 특히 《논어》에서 공자가 "오직 여자와 소인은 다루기 어려우니, 가까이 하면 겸손하지 않고, 멀리 하면 원망하느니라" 라고 말한 부분과, 《공자가어》의 '삼종지도와 칠거지악' 부분 등은 여자를 매우 수동적인 존재로 묘사했을 뿐 아니라 평등주의적 관점에서 수많은 비판을 받았다. 여자를 밥짓는 존재로 보고 집밖을 나가지 못하도록 구속하는 것은 시대적 한계가 있는 가르침이다. 삼종지도는 말하나 마나다. 그래서 현대의 학자들은 공자는 사람을 그렇게 중시하고 '내가 싫어하는 일을 남에게 하지마라'라고 까지 말했는데, 과연 여자를 낮추어 보고 속박하는 일을 했을리가 만무하다고 본다. 이처럼 공자의 가르침 중에 반상(班常)의 구별이나 남존여비를 가져온 봉건적인 사상과 같은 것이 지금의 한국사회를 망쳤다는 비판까지 나오는 현실이지만, 공자의 가르침은 그리 단순한 것이 아니다. 매우 필요한 가르침이다.
그렇기에 매번 독자는 논어에 관한 책이 나오면 관심을 가지고 책을 읽어본다. 특히 지금 이 시대는 챗gpt가 인간의 질문에 즉각적인 답을 내놓고 정의를 해준다. 그러나 정작 ‘어떻게 살아내야 하는가’라는 물음 앞에서 챗gpt의 가르침을 받는 것은 인간이기를 포기한 거라 생각된다. 삶에 대한 가르침은 인공지능에 기댈 것이 아니다. 스스로 사유하는 동시에 수천 년의 시간을 견뎌온 인류의 고전과 같은 책인 『논어』를 통해 삶의 기술을 배워야 할 것이다.
이 책은 난해한 원문을 나열하지 않고, 공자의 사유를 오늘의 언어로 풀어낸다. 삶이라는 다양한 상황에서 우리가 풀어낼 숙제는 참 많다. 그런데 저자가 편찬한 이번 논어는 매우 실용적으로 독자에게 다가간다. 『다시 살아내는 힘, 논어』는 고리타분한 훈계를 꺼내 들지 않는다. 그대신 우리 삶의 가장 아픈 지점을 정확히 건드리며 일상과 맟닿은 가르침을 준다. 또한 독자가 해설을 강요받지 않는다. 그저 고전의 문장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스스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생각하게 되고 이럴 때 이렇게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것이구나를 깨닫게 된다.
『논어』를 읽어 나갈 때 사실 현대인들에게 어려운 한자와 이해하기 힘든 해석으로 인해 책을 밀어낸 적이 있다. 그러나 이 책은 다르다. 오늘의 언어로 공자의 문장을 보여주고 있다. 아무리 좋은 진리도 오늘의 언어로 풀어내지 못한다면 그건 흙속에 파묻힌 진주와 같다. 이 책은 정말 『삶의 결을 바꾸어 주는 문장들』로 가득차 있다. 이웃 블로그에 보면 "밑줄은 생각의 자국이다"는 말을 하며 책을 제대로 읽으면 반드시 흔적이 남고, 아무 표시도 없는 책은 겉으로만 읽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말을 보았다. 본 『논어』 책은 줄을 긋고 싶은 내용들이 많고 숙고할 가르침이 많다.
‘학이편’에서 부터 ‘태백편’, ‘안연편’, ‘자장편’에 이르기까지 공자의 가르침은 단순히 지식을 쌓는 공부가 아니라 흔들리는 순간마다 다시 자신을 세워주는 공부이다. 인간관계의 문제, 배움, 삶의 기준, 군자의 품격, 리더십, 판단, 분별과 같은 수양의 장면에서 우리 모두는 배워야 될 것이 참 많다. 자고로 우리는 군자(君子)로서의 삶을 살아야 한다. 이상적인 삶이며, 독자가 추구하는 삶의 질(質, Quality )이다.
책 장을 넘기게 되면 목차 다음에 나오는 문장이 이렇게 실려 있다. 첫 장의 문장부터 마음을 흡족하게 하며, 깊은 수긍으로 이끈다.
“군자는 아홉 가지를 늘 생각한다. 볼 때는 분명하게 볼 것을 생각하고, 들을 때는 똑똑하게 들을 것을 생각하며, 안색은 부드러울 것을 생각하고, 태도는 공손할 것을 생각하며, 말은 성실하게 할 것을 생각하고, 일은 신중하게 할 것을 생각하며, 의심이 날 때는 물을 것을 생각하고, 화가 날 때는 훗날의 어려움을 생각하며, 눈앞에 이득이 있을 때는 옳은가를 생각한다.”_ p.15
사람이 바른길로 나아가게 하는 힘은 바른 마음에서 나온다. 마음은 몸과 삶을 다스리는 주인이기에 마음이 흐트러지면 행동도 쉽게 무너진다. 그런데 그 마음을 바르게 이끄는 가르침이 있으니 바로 공자의 가르침이다. 읽는이로 하여금 삶의 이치를 명확히 배우도록 하는 『논어』는 인류가 얻게 된 보물이라 평가된다.
다만 완전한 인간은 없다. 그래서 프랑스 작가 빅토르 위고는 “잘못을 최대한 줄이는 것은 사람이 지켜야 할 도리이며, 잘못을 전혀 저지르지 않는 것은 천사의 꿈이다.”라고 말했다.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완벽함이 아니라, 잘못을 줄이고 다시 바로 서려는 자세가 아닐까? 공자가 제시한 이상적인 군자는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 끊임없이 자신을 단속하고 돌아보는 사람이다. 따라서 공자가 제시한 아홉 가지 마음가짐은 나를 스스로 돌아보게 하여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책을 통해서만 가르침을 받기에 공자의 가르침이 거칠지 않고 '인(仁)' 의 마음이 느껴지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어떻게 살아야 하며, 내게 현재 필요한 가르침은 무엇인지를 곰곰히 생각한 자들에게는 분명 이 책이 충분히 삶의 기술을 알려준다. 물론 공자의 사유는 단순한 삶의 기술이 아닌 삶을 살아내는 기술로서 현실에서 그것을 따라 견뎌내야만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기에 공자의 사유가 부담이 된다면 이미 삶을 배우려는 자세가 틀린 것임을 알고, 겸손과 배움의 자세로 이 책을 대한다면 성인의 경지는 아니더라도 소인의 삶에서는 벗어난 존재는 되리라 본다.
이 책의 한 문장
임금을 섬길 떄 자주 간언하면 욕을 보고, 벗을 사귈 때 자주 충고하면 소원해진다. _자유 p.86
군자는 마음이 평온하여 너그럽지만, 소인은 마음이 불안하여 늘 걱정한다. p.141
공손하면서 예義가 없으면 수고롭기만 하고, 신중하면서 예가 없으면 사람을 두렵게 한다. 용감하면서 예가 없으면 난폭해지고, 정직하면서 예가 없으면 각박해 진다. 군자가 친지에게 후하게 대하고, 오랜 친구를 버리지 않으면 백성들 사이에는 자연스레 어진 기풍이 일어난다. p.148
작은 고을일지라도 충실하고 믿음직스러운 사람은 반드시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배우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p.102
바른말을 따르지 않을 수는 없으나, 잘못을 고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부드러운 말을 좋아하지 않을 수는 없으나, 그 속뜻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 좋아하기만 하고 뜻을 찾지 않으며, 따르기만 하고 잘못을 고치지 않는다면, 나도 어찌할 도리가 없다. p.178
사람이 도를 넓히는 것이지, 도가 사람을 넓히는 것이 아니다. p.248
내가 하루 종일 먹지 않고 밤새도록 잠을 이루지 못한 채 생각에 잠겨 보았으나 아무런 이익이 없었다. 글을 읽고 실천을 통해 배우는 것만 못하다. p.249
군자는 말만 듣고 사람을 등용하지 않으며, 사람만 보고 말까지 버리지 않는다. p.254
군자를 모실 때 저지르기 쉬운 잘못이 세 가지 있다. 말을 하지 않아야 할 때 말하는 것은 조급함이고, 말을 해야 할 때 말하지 않는 것은 숨기는 것이며, 안색을 살피지 않고 말하는 것은 눈치가 없는 것이다. p.266
군자는 경계할 것이 세 가지 있다. 젊었을 때는 혈기가 안정되지 않았으니 여색을 조심해야 하고, 장년이 되었을 때는 혈기가 굳건하니 남과 다투는 것을 조심해야 하며, 늙었을 때는 혈기가 쇠약해졌으니 욕심을 경계해야 한다. p.267
가장 지혜로운 사람과, 가장 어리석은 사람은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 p.276
너희들은 어찌하여 시를 배우지 않느냐? 시는 감정을 북돋아 주고, 주위를 세심하게 살피게 하며, 남들과 어울리게 하고, 잘못을 바로잡아 준다. 가까이는 부모를 섬기게 하고, 멀리는 임금을 섬기게 하며, 새와 짐승은 물론 풀이나 나무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알게 해 준다. p.280
-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