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는 게 있는 책 읽기 - 책 읽기는 책 속에서 보물찾기다
김학수 지음 / 두드림미디어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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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책을 읽어도 남는 게 없어요’라고 말하는 자들에게 ‘책을 읽으면 남는 것이 있다고 알려주는 책’이다. 저자 또한 한때 책을 읽어도 남은 것이 없고 삶 또한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꾸준히 읽고, 질문하고, 기록하고, 삶에 적용하는 과정을 거치는 가운데 독서를 통해 인생을 바꾸는 비결을 체득하게 되었다. 이 책은 바로 그 변화의 경험을 바탕으로, 독서를 단순한 정보를 얻는 수단이 아닌 ‘삶에 필요한 책 읽기로’ 바꾸는 방법이 무엇인지 알려준다. 물론 많은 책을 읽다보면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터특하게 된다. 그러나 책을 처음 접하거나 책을 읽어도 남는 것이 없고 지나고 나면 다 잊어버리는 자들에게 이 책은 훌륭한 안내서로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저자는 들어가는 말에 책을 맛있게 읽도록 하는 방법을 소개 한다. 크게 3가지로 말해준다.

첫째, 책 본문을 읽기 전 '목차에서 가장 관심 있는 내용 1개 찾기'다. 사람은 자신이 관심 가는 것에 궁금증이 생기고 자연스레 그것을 알고 싶어진다. 궁금증은 책을 재밌게 읽도록 하는 원동력인 것이다.

둘째, 책을 읽으면서 '실천하고 싶은 내용 1개 찾기'다. 저자는 사실 책을 읽고 남는 것이 없는 이유는 삶에 적용하지 못해서라고 말한다. 재미를 느끼고 위로도 받지만 이 책을 내 삶에 적용 시키지 않으면 남는 게 별로 없다는 것이다.

셋째, 책을 읽고 '다른 사람에게 말해주고 싶은 문장 1개 찾기'다. 사람은 보통 좋은 것을 주변과 함께 나누려는 경향이 있다. 나눔에는 어떤 것을 나눠도 행복하다. 특히 넘 좋은 문장과 깨달음을 나눌 때에 그것은 나에게 다시 한 번 지식이 세포 안으로 스며든다는 것이다.

그렇다. 이 3가지 큰 틀 안에서 책을 읽어 나가면 훨씬 책 읽기는 남는 것이 되고,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 준다. 서평을 쓰는 이유도 그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참 좋은 시간이 되고, 책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서 나만의 지식이 되는 것이다.

글쓰기 독서 모임을 추천하는데 너무 좋은 시간이 된다고 생각된다. 독후감을 통해 다른 사람과 나누면서 내가 보지 못한 부분을 보고, 본인 또한 더 깊은 책 읽기로 몰두하게 되는 것이다. 저자는 독후감을 쓰는 자신만의 방법을 소개한다. 개인적으로 신박한 방법이며 적용해 보면 좋겠다 생각된다. 그 틀은 이러하다. 우선 책을 읽다가 '보물 같은 문장' 3개를 선택한다. 그리고 각 문장마다 읽고 '느끼고 생각한 점'과 '실천할 점'을 적는다. 마지막으로 책 한 권을 읽고 이 책을 '한 마디로 정리'하는 것이다. 너무 좋은 방법이고 적용하고 싶어 본문에 간단히 적어 본다.

책 제목: 《남는 게 있는 책 읽기》를 읽고서

1.

-보물 같은 문장:

마음에 닿는 문장, 그것이 보물이다!

-느끼고 생각한 점:

책이란 마음에 닿을 때 보물이 된다. 책은 하루를 살아갈 버팀목일 뿐 아니라 인생 전체의 큰 방향을 설정해주는 좋은 안내자다. 공자와 주희(朱熹) 등 명인들의 독서 관련 발언을 모은 책인 독경讀經 가운데 공자의 글을 보면 "책을 잘 읽으면 깨달을 수밖에 없고, 깨닫게 되면 인생을 헛되게 살 수 없다. 훌륭한 독서란 책을 읽고 깨달아서 각자의 하나뿐인 소중한 삶을 더 충실히 살아가는 데 있다. 대충 살고 말겠다면 책을 읽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더 나은 사람으로 잘 살고자 한다면 책을 읽어야 한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했는지, 어떤 시대정신으로 당대를 살았는지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즉 책 속에 보물을 발견한 자는 인생을 헛되게 살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독자인 나는 손에 책을 놓을 수 없다. 결국 책 읽기는 올바른 삶을 살기위한 것이다.

-실천할 점:

우선 책을 더 내 삶에 가져오기 위해 저자가 말한 방법 가운데 나에게 맞는 방법을 직접 독서모임을 통해 실천해 보겠다.

▶한마디 정리

책은 반드시 읽으면 보상을 준다. 재미, 의미, 지식, 방법, 위로와 같은 것을 주기에 일단 책을 읽고 나만의 남는 방법을 찾아보자.

위의 형식대로 1,2,3 파트로 나누어 모임을 하면 된다. 그러면 머리 속에 정리가 될 뿐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충분히 나눌 보물을 주는 자가 된다.

책은 가볍게 읽힌다. 독서 초보자부터 오랫동안 책을 읽어온 사람들까지 부담 없이 공감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초중급자들에게 필요한 책으로 보인다. 물론 사람마다 다르게 읽혀서 많은 책을 읽은자들에게도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무엇보다 이 책은 많이 읽는 법보다 ‘깊이 남기는 읽기’를 강조한다. 읽고, 멈춰 생각하고, 자신의 언어로 정리하고, 행동으로 이어지는 길로 가면 독서는 분명 삶에 커다란 궤적을 남긴다는 것을 알려준다.


당신의 책 읽기가

'시간 보내기'가 아니라

'삶을 남기는 일'이 되기를

저자, 김학수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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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진지하게 여기진 말아요 헤르만 헤세, 내면으로 가는 길 1
헤르만 헤세 지음, 배명자 옮김 / FIKA(피카)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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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보듯이 이 책은 진지함과 고독이라는 단어와 먼 유쾌한 이야기다. "모든 귀한 삶의 지혜들을 실현할 수 있는 건 오직 유머뿐이다"라고 말한 헤세의 말에서 보듯이 헤세는 삶을 무겁게만 바라보지 않았다. 삶이 주는 아픔이 그에게도 왜 없었겠는가? 그도 한 인간으로서 세상을 살고 아파하고 힘들어 했다. 그러나 그는 삶의 비극마저 유희로 승화시킬 줄 알았던 ‘고급 유머’의 소유자였다. 이러한 유머는 단순한 웃음이 아니었다. 그것은 삶의 무게에 짓눌리면서도 삶의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가장 단단하고 성숙한 태도였다.

수준 높은 유머는

자기 자신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에서

시작된다.

《황야의 이리, 1927》

이 책은 국내 최초로 공개되는 미발표 산문과 시와 그의 곁에서 헤세를 지켜본 이들의 생생한 날것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특히나 완성된 언어로 다듬어지기 이전의 헤세, 작가가 아닌 한 인간으로서의 헤세가 담겨 있으니 기대감이 오른다. 그는 실로 고독의 작가가 아닌 매우 유쾌하고 자유로운 사람이었다. 처음 책을 열면 「작가와의 만남」에서 상당히 재밌는 에피소드가 적혀 있다. 자신을 초청한 클럽에 가서 책을 소개하며 시와 짧은 글을 읽으면서 문학의 밤처럼 독자들을 만날 줄 알았는데 클럽의 사람들은 전혀 그런 자들이 아니었다. 그저 재미있는 강연가를 통해 즐거움을 누리려는 시간 때움을 하는 자들이다. 그러니 서로 코드가 맞지 않았다. 시 몇 편을 소개하자 사람들은 다양한 얼굴을 보여줬다. 미소를 머금은 얼굴은 그나마 괜찮았다. 대부분은 실망한 얼굴, 분노한 얼굴로 헤세를 쳐다보았고, 여섯 명 정도는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행사장을 나가버렸다. 이어서 짧은 소설 하나를 읽어주겠다고 하자 다시 몇 명이 일어나 밖을 나갔다. 남은 사람은 대략 20명 정도였다. 최고의 작가를 모셔 놓은 곳이 엉망인 된 것이다. 그러나 이때에 헤세는 이 모든 것을 유쾌한 시선으로 그들을 대하고, 특히 초청한 클럽 회장과 부인과의 만남을 익살스럽게 풀어냈다. 재밌게도 그 집에는 앵무새가 있었는데 앵무새는 말하는 앵무새로서 이런 말만 할 수 있는지 헤세가 있는 동안 "맙소사 맙소사 맙소사" 만 되풀이 했다. 이 강연은 강연을 듣는 뜬금 없는 사람들과 그 뜬금함을 즐기며 황당해 하지 않는 헤세의 특유의 시선으로 기록된 글이다.


물론 헤세가 가진 유머나 유쾌함은 우리가 생각하는 웃음 코드는 아니다. 그러나 노벨문학상을 거머진 대문호 헤세는 지식인으로서의 향유를 누리게 하는 '고급 유머'가 있다. 이 코드를 안다면 이번에 나온 미발표의 글들은 상당히 신선하다.

모든 유머 중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것은

역시 의도하지 않은 유머이다.

P. 335

균형이란 시를 보자!

1896년에 지은 시인데

헤세는 위트 있게 지구를 표현했다.

지구는 둥글고, 그래서 건강에 좋다.

지구가 각지고 뾰족했더라면

어떻게 우리가 이토록 편히 앉아 있을 수 있을까?

지구는 둥글지만 우리는 길쭉하다.

그것은 걱정할 일이 아니리.

우리가 똑같이 둥글었더라면,

자연 곳곳을 굴러다녔을 테니까. P. 239


헤세의 글을 좋아하는 사람은 그의 인생도 함께 봐야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독자는 그의 삶에 대해 최근에 알았지만 말이다. 최근에 읽은 책 가운데 모티브 출판사에사 나온 《안부를 전하며》라는 책을 보면서 헤세의 삶이 녹녹치 않음을 보게 되었다. 1차 세계 대전을 비판하는 글을 쓰면서 하루아침에 독일 언론은 그를 매국노, 배신자로 낚인 찍었다. 친구들이 등을 돌리고, 독자들은 증오 편지를 보냈으며, 서점들은 그의 책을 거부했고, 출판사 또한 원고를 거절했다. 같은 시기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고, 막내아들 마르틴 헤세가 중병에 걸리고, 아내 마리아는 조현병이 찾아왔다. 결국 그도 정신병이 찾아와 루체른 근교 요양원에 들어갔다. 이후 첫번째 부인의 아들은 중년에 이르러 자살을 한다. 헤세 또한 우울증이 깊어 권총 자살 충동이 일어나는 기질을 가졌는데, 이런 개인적인 내밀한 붕괴가 일어나고, 당시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겪으며 우울함도 깊었지만 이 상황을 너무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특유의 또 다른 긍정과 웃음으로 이 모든 상황을 다 이겨내고 자연사하였다.

"나는 다시 양극 사이에서 잡아당기는 힘을 느꼈다. 현실과 아름다움 사이의 간극 위에서, 가느다란 다리가 흔들리고 있음을 느꼈다. 바로 유머였다. 그렇다, 유머가 있으면 견딜 수 있었다. 기차역조차도, 병영조차도, 심지어 문학 낭독회조차도."

《뉘른베르크 여행》, 1927

삶의 고통이 겹칠 때 이겨낸다는 것은 쉽지 않지만 그는 세번의 결혼 생활과 더불어 마지막 아내와의 헌신적 사랑과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아픔을 진지하게 바라보지 않으려고 시도를 하며 살지 않았나 싶다. 독일 작가는 진지하다는 라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앙드레 지드'가 말하듯 "헤르만 헤세는 그렇지 않으며, 그는 냉소나 비통함 없이, 쾌활한 존엄성과 솔직한 자기 아이러니를 통해 완벽하게 자기 자신을 웃음거리로 만들 줄 아는 그런 자였다." P. 395

이 책에는 여러 편의 시가 나온다. 글도 글이지만 시 속에 함축된 그의 유머를 보면 입가에 웃음을 살짝 띄게 만든다. 이게 바로 고급 유머인가보다.

그리고 이 책에는 "남들이 본 헤세, 헤세가 모르는 헤세"의 이야기가 나온다. 헤세 곁에서 헤세를 지켜 봤기에 헤세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다. 어머니의 편지와 일기에 등장하는 일화는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다르다는 말이 뭔지 보여준다. 그리고 한 일화를 보면 친해지고 싶지 않는 한 남자로부터 저녁 식사에 초대를 받은 얘기가 나온다. 끝내 이 사람과의 식사를 거절하는데 그 내용이 정말 익살스럽고 헤세스러움을 본다.

식사를 초대한 남자에게 "미안합니다. 불행히도 갈 수가 없네요"하며 거절했다.

"왜 안 되십니까?"

"쉬지 않고 일하는 기간이 있는데, 목요일이 그중 하루입니다!"

"그럼 금요일에 오세요!"

"그날도 안 됩니다. 그때는 시간을 낼 수 없을 만큼 아주 철저히 쉬기 때문입니다!"

거절도 멋지게 할 수 있다니 대단한 능력자다.


이와 같이 이 책은 수록된 글들이 길지 않다. 어느 곳을 펴고 읽어도 무방하다. 그러나 짧고 강렬한 글 한 편 속에는 마음 깊숙한 곳을 건드려 주는 울림이 있다. 삶이란 거세 파도를 마주할 때, 우리는 웃음을 사치라고 여기며 침울 모드로 변한다. 그러나 헤세는 이때가 그때야말로 유머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자기답게 사는 삶을 산다는 것은 어쩌면 자기 자신을 향한 너그러운 웃음에서 시작되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니체와 간디, 탈무드는 이런 말을 했던가?

★환하게 웃는 자만이 현실을 가볍게 넘어설 수 있다. 맞서 이기는 게 아니라, 유머러스하게 넘어서는 것이 중요하다. - 니체

★나에게 유머를 즐길 수 있는 센스가 없었다면, 자살하고 말았을 것이다. - 간디

★모든 생물 중에서 인간만이 웃는다. 인간 중에서도 현명한 사람일수록 유머가 넘친다.

인생을 좀 더 가볍게 여기고 싶을 때 이 책으로 달려와 위로를 받으면 좋겠다.


이 책의 한 문장

나는 예술에서 늘 장난기를 즐겼고, 소년과 청년 시절에도 대개는 오직 나만을 위해 아주 즐겁게 일종의 초현실적인 시를 자주 썼으며, 지금도 여전히, 예를 들어 잠못 이루는 새벽에, 그렇게 한다. 물론 비누 거품처럼 금세 사라지는 그 구절들을 기록해 두진 않는다. P. 234

세상이 없는 듯이 세상에 살기, 법을 존중하면서도 법을 넘어서기, ‘소유하지 않는 듯이’ 소유하기, 포기하지 않는 듯이 포기하기, 자주 인용되고 사랑받는 이 모든 귀한 삶의 지혜를 실현할 수 있는 건 오직 유머뿐이다. P. 314

시인 헤르만 헤세는 같이 있기 아주 불편한 사람들과 한자리에 있었다. 한 지인이 적당한 기회에 그를 따로 불러 물었다. “이렇게 말을 많이 하시다니, 정말 놀랍네요. 이 사람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줄 알았습니다!” “맞습니다.” 헤세가 대꾸했다. “그들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나는 그들 얘기를 듣지 않으려고 계속 말하는 겁... P. 368

독일 작가들 대부분은 자기 자신을 너무 진지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헤르만 헤세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는 냉소나 비통함 없이, 쾌활한 존엄성과 솔직한 자기 아이러니를 통해 완벽하게 자기 자신을 웃음거리로 만들 줄 압니다. P. 395

쳅터 2, 어쩌다 한 번씩 쓴 농담 시

가르침 (1927)

사랑하는 소년아 들어라, 인간의 모든 말은 결국 어느 정도 사기다.

그래서 우리는 기저귀를 찼을 때 가장 정직하고 그다음 나중에 무덤 속에서 정직하다.

그때 우리는 조상들 앞에 무릎을 꿇고 마침내 현명하고 차갑고 명료해져 창백한 뼈로

진실을 말하고 어떤 이들은 차라리 거짓을 말해 다시 살고자 하리라.

노인이 말하기를 (1948)

고귀한 아이야,

엄밀히 말해 우리 인간은

가련한 원숭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고 명심하렴.

-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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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분 걷듯이 달렸을 뿐인데
다나카 히로아키 지음, 나지윤 옮김 / 향기책방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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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지금 '러닝'이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2030 세대를 중심으로 러닝이 확산되면서 사회 전반이 온통 달리고 있다. 한 동안 걷기가 유행일 때 '파워 워킹이니, 노르딕 워킹'이니 하면서 걷지 않는 자가 없었다. 그리고 러닝이 TV 속 연예인들로 인해 멋지게 포장되면서 러닝 관련 제품들이 불티나게 팔리며 사람들은 달리기가 최신 유행인 것처럼 열심히 달리고 있다. 이제는 그런 러닝이 '트레일 러닝(trail running)'으로 전환 되면서 산과 들로 달리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최근 5월 21일자 신문을 보면 대구 스타디움 인근 유건산, 망월산, 진밭골 일대의 산악지대를 달리는 '2026 제2회 대구 키스(KIS) 트레일러닝 대회'가 1천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15, 16일 양일간 펼쳐졌다. 대구산악연맹이 주최하고, 파라마운트가 주관했다. 교촌치킨과 브룩스러닝, DJI는 후원사로 참여할 정도로 관심도가 커진다. 기업 차원에서도 지금 여기에 발을 얹었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최근 2년간 러닝 관련 키워드는 SNS에서 4.5배 증가했으며, 특히 '트레일러닝', '나이트러닝' 등 전문화된 형태의 언급이 늘면서 2023년 상반기 대비 2025년 상반기 트레일러닝 언급량이 76.2% 급증했다는 보고가 있다. 이에 발맞춰 카드사들이 운동·의료 특화 상품을 출시하며 고객 잡기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 대한민국의 흐름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주고 있으니 자연히 이번 신간은 관심폭에 들어올 수 밖에 없는 책이다.


달리는 이유가 뭔가? 달리기는 체중 감량을 넘어서 전신 균형, 체지방 감소, 근육 조화, 자세 교정, 면역력 강화, 심혈관 질환 예방, 스트레스도 해소 등 몸 전체의 조화를 만들어주는 운동이기 때문이다. 특히 달리기를 꾸준히 하면 백혈구 기능이 향상되어 감기와 같은 질병에 걸릴 확률이 줄어든다. 이외에도 달리기 효과는 본 책에도 말하듯이 '만병통치약'이다. 그래서 최근 러닝 문화가 단순 기록 경쟁을 넘어 친구·가족과 함께 즐기는 ‘펀런(Fun Run)’ 트렌드로도 확산되고 있다. 실제 MZ세대를 중심으로 러닝크루 문화가 확산되면서 “달리러 여행 간다”는 수요도 이전보다 훨씬 뚜렷해지고 있다.

그렇다. 달려야 산다. 달리지 않으면 죽는다. 건강을 잃게되면 모든 것을 잃게 되기에 지금 한국은 건강에 민감하고 유행에 민감한 민족이기에 모두다 달리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 발맞춘 맞춤 책이 나왔으니 이 책을 보지 않을 수 없다. 그것도 "하루 10분 걷듯이 달리면" 모든 것이 좋아진다. 아주 쉽다. 그러니 이 책에 자연스럽게 눈이 간다. 슬로 조깅의 창시자 다나카 히로아키 교수가 직접 쓴 이 책은 슬로 조깅 입문서이다. 그는 슬로 조깅이 어떻게 체중 감량부터 고혈압·고혈당 완화, 관절 건강, 뇌 기능 개선,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대사증후군, 심혈관 질환 등을 완화하고 예방하는지 자세히 알려 준다. 그리고 효과를 100% 보기 위한 기본 자세를 알기 쉽게 안내한다. 특히 걷는 속도로 천천히 달리면서도 걷기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슬로 조깅의 원리를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있어 신뢰가 가는 과학적 건강 도서다.


무엇보다 슬로 조깅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천천히 달리는 운동” 때문이 아니다. 핵심은 무리하지 않으면서 심폐 기능을 활성화하고 온몸의 신경세포를 깨우는 절묘한 타이밍에 있다. 2024년 10월에 방영된 KBS 《생로병사의 비밀》 '슬로 조깅을 아십니까'에 방영된 자료에 의하면 각자 저마다의 사유로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세 명의 참가자가 3주 동안 슬로 조깅을 체험한 결과 기적같은 결과가 나왔다. 몸무게의 감소는 물론 공복혈당은 한 참가자의 경우 151mg/dl에서 무려 109mg/dl로 내려갔다. 나쁜 콜레스톨인 LDL은 내려가고 좋은 콜레스톨인 HDL은 올라갔다. 그중 유방암과 당뇨병으로 체력이 떨어져 있던 한 참가자는 눈물을 펑펑 흘리며 감격했는데 그 이유는 공복 혈당이 119mg/dl에서 정상 범위인 91mg/dl로, 당화혈색소가 7퍼센트에서 당뇨병 환자 권고 수치 6.5퍼센트보다 낮은 6.3퍼센트로 내려가는 기적을 보였다.

이 외에도 많은 이들이 효과를 보고 후기를 올렸다. “6개월만에 당화혈색소 수치 앞자리가 바뀌었고, 갑상선저하증이 정상으로 돌아왔고, HDL 수치가 좋아졌어요.”

“3개월 만에 5kg 감량에 성공! 처음엔 하루 20분도 힘들었지만 지금은 매일 30분씩 하고 있어요.”

“엄청난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몸무게가 20kg이나 줄었어요.”

“1년 전부터 하루 20분씩 하고 있습니다. 8년간 복용한 혈압약을 안 먹은지 3개월 되었어요.”

그러니 달리지 않을 수 없다. 그것도 숨차게 힘들게 오래 달릴 필요가 없으니 얼마나 수지맞은 것인가? 현대인들은 작게 투자하고 많은 것을 얻고자 한다. 슬로 조깅이 바로 그런 것이다.


‘걷기 vs. 슬로 조깅 vs. 러닝’

뱃살 빼는 데 최후의 승자는?

그러면 ‘걷기 vs. 슬로 조깅 vs. 러닝’ 가운데 어떤 형태의 운동이 뱃살 빼는 데 최후의 승자일까?

당연히 슬로 조깅이다. 걷기는 쉽지만 운동 효과가 거의 없고, 러닝은 지방 대신 근육 속 단백질을 태우고 무엇보다 힘든 운동이어서 지속하기 어렵고 무릎이 아프다. 그런데 슬로 조깅은 그 둘의 장점만 남긴 절묘한 운동법으로서 압도적으로 효과적이다. 슬로 조깅은 말 그대로 걷는 속도로 천천히 달리는 운동임에도 놀랍게도 걷기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 이 책의 저자는 수십 년간의 연구를 통해 “슬로 조깅이 걷기보다 무려 2배의 칼로리를 소비하면서도 몸의 부담은 훨씬 적다”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슬로 조깅을 시작한 사람들은 가장 먼저 뱃살과 체중 변화를 체감하였고, 러닝처럼 힘들게 숨을 몰아쉬며 운동하지 않아도 지방 대사가 활발해지고 내장지방이 줄기 시작하였다. 특히 오래 앉아 있는 직장인, 운동을 싫어하는 중장년층, 반복된 다이어트 실패로 지친 사람들에게 슬로 조깅은 “꾸준히 할 수 있는 운동”으로 소개 된다. 어렵지 않고 쉬운 운동이기에 매우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독자인 저도 요즘 젊을 때와 다르게 빠르게 달리거나 오래 달리는 것이 어렵다. 걷기를 하고 있지만 이게 큰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슬로 조깅을 하게 되는데, 이 또한 조금씩 하다가 그만두었다. 그 이유는 바로 이 책을 읽지 않고 그냥 뛰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왜 슬로 조깅을 해야 하는지를 알고 뛴다면 분명 나의 러닝은 꾸준함을 넘어 습관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달리기에 관한 책이나 걷기에 관한 책을 여러 개 보았는데 이 책이 종결을 찍을 정도의 정보와 뛰는 자료를 제공해 준다. 슬로 조깅 포인트를 통해 어떻게 달려야 하는지 그림 자료와 함께 매우 자세히 실려 있다. 발뒤꿈치가 아니라 발가락 뿌리 부분으로 착지해야 하는 이유, 보폭은 좁게 종종 걸음으로 달려야 하는 이유, 필요 이상으로 껑충거리지 말라는 이유, 지면을 세게 차지 말고 가볍게 눌러야 하는 이유, 턱을 살짝 들고 바른 자세를 유지해야 하는 이유, 팔은 의식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흐름에 맡기며 달려야 하는 이유에 대해 매우 디테일하게 가르쳐 준다.

책은 가독성이 좋고, 왜 슬로 조깅을 해야하는지 그 이유를 명확히 적음으로 독자의 흥미를 유발한다. 특히나 슬로 조깅이기에 무릎 통증에 대해 겁먹는 자들이 있다. 그런데 말이다. 슬로 조깅으로 인해 오히려 무릎 통증이 싹 사라졌다고 한다. 하루 3킬로미터조차 무릎 통증으로 힘들었는데 이제는 한 달에 200킬로미터 이상을 거뜬히 달린다고 한다.

한 번은 BBC Earth에서 "건강 유지에 대한 모든 것"에 대한 다큐가 나와서 관심있게 보았다. 과학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달리기에 관한 정보를 알려주는데 놀라운 비빌을 알게 되었다. 달리기를 하면 대마초 효과가 있으며, 무엇보다 걷는 것 보다 달리기가 무릎 충격이 덜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특히 달리게 되면 연골이 재생 되었다. 근력에 관한 것도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가벼운 것을 많이 드는 것보다 무거운 것을 짧게 드는게 효과가 더 나았다.


그러니 본 도서에서 말하는 슬로 조깅에 대해 의문이나 효과 검증에 대해 시간을 빼앗기지 말고 하루 10분 3~4주만 꾸준히 해보면 좋겠다. 무엇이든 내가 해보면 그 효과를 알 수 있으니 말이다. 물론 현재 독자는 이 책을 읽고 슬로 조깅을 실천해 보고 있는 중이다. 달려서 그런가? 말라 있던 모세혈관이 살아나고 말단 근육 구석구석까지 새롭게 모세혈관이 만들어지고 있는 거 같다.

결론적으로 슬로 조깅은 러닝이 아니다. 바로 만병통치약이다!!


- 이 글은 컬쳐불룸을 통해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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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온 세계는 디자인에 대한 예술성이 극대화 되는 시대이다. 각 회사며, 상품이며, 브랜드들이 디자인 하나를 뽑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어디를 둘러봐도 모든 것이 디자인이다. 더군다나 로고, 즉 심볼은 상품이나 회사, 심지어 종교에서도 로고 하나를 신중하게 만들어 자신들의 정체성과 의미를 담아낸다. 독자인 나는 디자인 계열의 회사는 아니지만 업무상 필요할 때 회사 업무를 위해 Pinterest - 핀터레스트를 많이 애용한다. 거기에는 수백, 수천만 가지의 디자인들의 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특히 로고에 대한 검색을 해보면 너무나도 놀란다. 독자가 필요한 모든 디자인은 물론 새로운 로고에 대한 눈을 뜨게 만든다. 이렇게까지 다양하고, 이렇게까지 상품에 맞는 로고를 한 그림 안에 담아내다니 놀랍다. 그야말로 로고를 만드는 자들이 진정 천재중에 천재이다.


그렇다. 현대 세계에서 로고는 어디에나 있다. 로고는 삶을 둘러싼 영구적인 위성들과 같다. 어떤 것은 밤하늘의 달만큼 익숙한 반면, 어떤 것은 목성의 일흔아홉 개 위성만큼이나 낯설다. 심볼, 즉 로고는 소비자와 기업 사이의 연결을 구축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그 관계는 마치 어떤 인간관계와도 비슷하다. 사람들은 행복, 안정, 자신감, 바람직한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로고를 사랑하고 있다. 그리고 로고와 이러한 개인적 연상 이면에는 기업과 제품 그 자체가 존재한다. p.12

시장은 소비자 취향의 변화에 따라 상황과 시대에 맞게 끊임없이 개선하고 조정하려고 한다. 동시에 로고 디자인에서의 각색은 로고의 역사성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건 미래의 기업 발전을 제한하지 않으면서도, 알아볼 수 있을 만큼의 인지 가능성은 지켜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픽 디자이너들은 이 어려운 과제를 짊어져야 한다. 유행을 타서도 안 되고, 유행을 거슬러도 안 된다. 전문가는 심볼, 로고, 사인들을 쉽게 알아보고 그것이 만들어진 시대도 식별을 한다. 그러나 유행과 개성 너머에는 수년 동안 변하지 않은 채로 남아 있는 사례들이 있다. 그것들은 마치 내용이 아니라 라벨 자체가 원하는 상품인 것처럼 기억 속에 너무도 깊이 각인되어 있다. 마치 체이스 은행(Chase Bank)처럼 이 로고는 1961년에 도입되었고, 대부분의 커뮤니케이션 형태가 디지털 세계로 옮겨간 뒤에도 그 심볼은 조금도 바뀌지 않았다. 즉 이 마크의 구조는 선명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디지털 매체로 쉽게 전환되도록 디자인되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영화사도 보면 특히 영화관에서의 사자의 포효가 압권인 미국의 영화 배급사 MGM/UA는 1916년부터 지금까지도 로고 디자인에 대한 변경이 없다. ‘20세기 폭스’ 영화사 로고 또한 영화관에서 늘 변함없이 관람객의 시선을 빼앗고 있다.



이 책은 로고, 즉 심볼에 관한 모든 얘기가 기록되어 있다. 로고에 대한 교과서라고 감히 칭하고 싶다. 굉장한 책이다. 책에 소개되었듯이 저자는 인스타그램에서 23만 팔로우를 보유한 인기 로고 디자이너 조지 보쿠아(George Bokhua)이다. 그는 이 책에서 로고 디자인을 연습하고 실험하는 방법을 알려주며, 이를 통해 감각을 기를 수 있도록 안내해 준다. 그리고 사물의 일상적 모습을 기하학적 형태로 바라보는 시선을 길러주면서 사물 뒤에 숨은 구조와 그리드를 읽어내도록 설정하는 법부터 좋은 로고의 특징까지 핵심만 압축해서 설명해 주고 있다. 로고 디자인에 대한 철학은 물론 좋은 로고를 만들기 위해서는 도구를 다루는 법보다 먼저 디자인의 원리와 구조를 보는 눈을 기르게 해주는 책이다. 이것은 리서치, 무드보드, 스케치 같은 실무적 과정이 결국 더 정확한 형태를 찾기 위한 훈련이다. 특히 로고 디자인의 핵심에는 완벽함과 단순화를 향한 집요한 감각이 놓여 있는데 아주 작은 불일치까지도 놓치지 않는 태도가 더 강렬하고 오래 남는 심벌을 탄생시킨다고 분명하게 알려준다.

효과적인 로고 디자인은 단순함을 바탕으로 기억에 남고 인식하기 쉬운 형태와 색상 사용이 중요한데 이 책은 바로 그러한 로고 디자인의 중요성과 원칙을 심도있게 알려준다. 다른 디자인과 다르게 로고는 '기억에 남는 독창성'을 한 그림과 글자 안에 불어 넣는 작업이다. 가장 함축적이며, 가장 철학적인데 저자를 통해 이러한 부분을 어떻게 스케치해야 할 지를 배우도록 해준다.



로고 디자인 실무에 최적화된 길잡이

로고의 구조와 형태의 본질을 이해한다!

23만 팔로워가 극찬한 조지 보쿠아만의 로고 디자인 테크닉!

오래 남는 아이코닉한 로고를 만드는 기준을 제시한다

특히나 지금은 AI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거기에 발맞추어 나가지 않으면 당연히 도태되는 것이다. 이 책은 AI 시대를 맞아 더 의도적이고 더 섬세한 로고를 디자인하는 법을 가르쳐준다. 로고 디자인은 기록하고 수정하고 덜어내는 반복 속에서 더욱 선명하고 단단한 형태로 완성된다. 따라서 디자인을 시작하는 분들은 저자를 통해 디자인에 대한 통찰과 기본적이며 전문적인 지식을 얻게 될 것이며, 현재 로고 디자인을 하는 디자이너들은 더 디테일한 조언과 가이드를 통해 완벽한 로고의 세계로 진입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많고, 로고에 대한 목마름이 있어 이 책은 보물과 같은 책이다. 혹시나 내가 하는 직업을 버리게 된다면 로고 디자이너로서 활동하고 싶다. 로고를 디자인하는 자들은 모두 잠재적인 천재들이다. 그들은 상당한 지식과 함께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와 같은 예술성이 영혼에 깃들어 있다.

효과적인 로고 디자인을 하고자 하는가? 이 책으로 달려오기를 바란다. 그리고 총체적인 지식과 예술성을 가지고 단순함의 미학을 승하시키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하고, 필요치 않은지에 대한 판단하는 눈이 필요하다면 이 책은 분명 도움이 되는 책이다. 책 서문이나 첫 문장을 쓸 때에 작가들은 수십번, 수백번을 고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말을 들었다. 마찬가지로 좋은 디자인은 한 번에 나오지 않는다. 집요한 수정의 과정을 거쳐서 가장 완벽한 디자인이 완성이 된다. 따라서 이 책은 감각만으로 작업하던 디자이너에게 더 정교한 사고의 틀을 제시해 주고, 작업 과정 전체를 다시 돌아보게 만들어 주기에 정독과 필독서로 필요한 책이다.

단순함, 명확성, 의미에만 집중한

실용적이고 직설적인 디자인 가이드

Adobe 선정

"모든 그래픽 디자이너가

읽고 소장해야 할 책"

-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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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부를 전하며 - 헤르만 헤세 x 빈센트 반 고흐 세계문화전집 1
헤르만 헤세.빈센트 반 고흐 지음, 홍선기 옮김 / 모티브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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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출간된 세계문화전집은 문학가와 예술가를 한 권 안에 나란히 놓는 시리즈로 구성되었다. 특히 독일,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일본 등 해외 유수의 박물관과 미술관, 학회 및 유족들의 협력 하에 시작된, 최초의 크로스 문화 전집 시리즈다. 시리즈 1권 『안부를 전하며』의 주인공은 개인적으로 너무나 좋아하는 20세기 독일 문학에 지대한 영향력을 끼친 대문호 《헤르만 헤세》와 미술 역사를 통틀어 가장 사랑받는 화가 중 하나인 네덜란드 천재화가 《빈센트 반 고흐》다. 두 사람 다 아버지가 신학자였다. 헤세의 아버지는 개신교 선교사이자 신학자였고, 반 고흐 아버지는 네덜란드 개혁교회 목사였다. 둘 다 아버지의 뜻에 따라 신학의 길을 갔고, 둘 다 그 길에서 실패했다. 그것으로 인해 둘 다 살고 있던 곳의 이웃들에게 철저하게 외면당했다. 특이하게도 둘 다 정신질환을 앓았고, 둘 다 자살을 시도했다. 알다시피 반고흐는 정신병으로 발작과 자살 시도를 반복하다가 37세에 결국 세상을 떠났다. 다행히도 헤세는 15세에 간신히 위기를 넘겨 간신히 살아남아 오늘날 우리에게 놀랍고 심오한 작품을 남겼다.

얼핏보면 삶의 궤적이 닮은 것 같은 두 사람이지만 결정적인 차이는 하나였다. 바로 '안부를 전하는 방식'이다. 헤세는 세상을 향해 안부를 전했는데 수만통의 편지를 쓰고, 수만 권의 책에 서명하고, 낯선 독자에게도 수채와 엽서를 그려 보냈다. 무려 4만 4천 통의 편지에 답했다. 전 세계에서 매일 쏟아져 들어오는 편지의 양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하지만 아내 '니논'의 도움을 받으며 '모든 편지에 답장한다'는 원칙을 끝까지 지켜냈다. 세상이 그를 배신자라도 불렀을 때도, 건강이 악화되어 심한 통증으로 손이 떨렸을 때도, 헤세는 편지 쓰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시인이 아니면 아무것도 되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신학교 다을 넘은 소년은 이렇게 시인이 되었고, 시인으로서 성공했고, 그 성공의 무게 아래에서 안부를 쓰다가 눈을 감았다. 헤세의 성격과 세심함과 독자를 향한 그 사랑이 보인다. 그 위대한 사람과의 서면 교류는 편지를 받는 입장에선 저자의 숨결과 손길을 건네 받은 것이다. 독자는 수십년 전 연예인에게 싸인 받은 것을 한동안 가지고 있었던 적이 있었는데 이와는 비교도 못할 안부를 독자들은 받았다니 집안의 가보이다.

반 고흐에게 안부는 주로 한 사람 동생 테오 반에게 전해졌다. 더 정확히는 생활비와 물감값을 요청하는 안부였는데 어느 날 35세 때는 마지막 한 줄에서 갑자기 편지 끝에 각주처럼 악수를 덧붙이며 안부를 전했다. 두 사람은 생전 약 1,300통의 편지를 주고 받았다. 현재 동생 테오가 쓴 편지는 39통 밖에 남아 있지 않다. 반면 테오에게 보낸 고흐의 편지는 667통이 있다. 형의 편지를 동생이 소중히 간직한 덕분이다. 그 편지들 끝에 'poignée de main'이 반복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 고마운 마음을 글이라는 악수를 통해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제발, 빨리 물감을 보내줘. 한 푼도 없어.

악수를 보내며. (poignée de main)

얼마나 고마웠을까? 책을 보면 동생 테오가 형을 위해 애쓴 흔적들이 적혀있다. 동생은 유럽에서 매우 큰 규모의 구필 화랑 지점장으로 적지 않은 연봉을 받았다. 그러나 테오는 한순간도 호화로운 생활을 하지 않았다. 대신 10년 이상을 형 빈센트에게 생활비와 물감값, 캔버스값, 심지어 술값과 담뱃값까지 보내주었다.

누군가에게 안부를 전하는 같은 행위는 이렇게 극명하게 달랐다. 한 사람의 안부는 세상에 닿아 수많은 독자들의 마음을 두드렸고, 한 사람의 안부는 한 명에게 집중되어 고마움과 미안함을 전하는 안부이며 필요를 채우는 안부였다. 서문을 보면 이 부분을 이렇게 기록한다.

헤세에게 안부는 타인을 향한 관심과 의식의 표현이며, 상대방의 내면적 본질에 대한 인정이다. 반면 반 고흐에게 안부의 형식은 무엇보다도 부재하는 물리적 현존의 대체이며, 감정의 닻이었다. 즉 헤세는 편지와 문학 작품, 그리고 주변 사람들과의 직접적인 접촉이 바깥세상으로 향하는 '문'이었다면 고흐는 동생 테오에게 안부를 전하면서 더더욱 내면의 혼돈에 굴복하며 스스로를 파괴해간 슬픔의 '문'이었다. p.11-12

책은 헤르만 헤세의 유년시절을 소개하며 그의 일생을 비춰나간다. •11월의 밤 튀빙겐의 어느 기억 •잠 못 이루는 밤들 •1900년 일기 •마지막 시들 등이 실려 있는데 여기를 보면 헤세의 내면을 살피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꼭 읽고 가야만 헤세의 감정선에 닿게 될 것이다. 이어 반 고흐의 일생이 간략하게 적혀 있고 편지가 기록되어 있다. •테오에게 쓴 편지 •여동생에게 쓴 편지 •어머니에게 쓴 편지 •폴 고갱에게∞고갱으로부터 쓰여진 편지가 나온다. 고흐의 세세한 마음과 고민과 가족들과의 친밀한 얘기가 상당히 잘 기록되어 있어 고흐를 바라보는 시각에 상당히 긍정적 역할을 해준다. 어머니에게 편지를 쓰며 가족의 안부를 묻는 장면은 여느 가정과 다를바 없는 따뜻함을 안겨주고, 이모까지 안부를 묻고, 동생의 순산을 기뻐하는 안도하는 장면을 보면서, 고흐의 자살이 조금은 이해가 되지 않기도 했다. 아래의 편지는 고흐를 아는데 상당한 이해를 줄 거 같아 긴 글을 실어본다.

1890년 2월 19일(36세, Letter 855)

생레미드프로방스에서 어머니에게...

"사랑하는 어머니, 며칠째 어머니 편지에 답하려 했지만, 아침부터 저녁까지 그림을 그리느라 쓸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는 사이 시간이 지 나버렸습니다. 어머니도 저처럼 봉어르와 테오를 많이 생각하고 계시겠지요. 순산했다는 소식이 왔을 때 얼마나 기뻤는지, 빌(여동생)이 남아 있어줘서 정말 다행입니다. 저보다 아버지 이름을 따서 지었으면 훨씬 좋았을 텐데-요즘 아버지를 그렇게 자주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 하지만 이미 그렇게 된 것이니, 곧바로 아기를 위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의 침실에 걸 그림.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하얀 아몬드 꽃이 핀 큰 가지.

코르 소식 감사합니다. 편지하실 때 안부 전해주시는 것 잊지 마세요. 미나 이모가 그렇게 참을성 있게 고통을 견디고 있다는 이야기가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방금 빌과 어머니의 편지가 왔습니다. 매우 감사합니다. 더 일찍 써야 했는데, 말씀드렸듯이 꽤 바쁜 작업 때문에 머리가 글 쓰는 쪽으로 향하지 않았습니다. 이제 그림 한 점이 팔린 뜻밖의 행운을 이용해서 파리에 가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테오를 방문하러. 이곳 의사 덕분에 왔을 때보다 차분하고 건강하게 떠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병원 밖에서 어떻게 되는지 한번 시험해보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요. [...] 어쨌든 최선을 바라겠습니다"(병원에 간 이유는 1888년 12월 23일 밤, 빈센트는 자신의 왼쪽 귀를 잘랐기 때문이다. ㅠ)

생각으로 껴안으며, 당신을 사랑하는, 빈센트가.

p. 286-288

마지막 안부 인사는 기존 악수를 하며 안부보다 특이하다. 즉 "생각으로 껴안으며, 당신을 사랑하는 빈세트가"라는 안부 인사 안에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 이상의 만남을 원하는 것이 보인다. 그런데 1890년 7월 29일 새벽 1시 반에 밀밭에서 동생의 품에서 숨을 거둔것으로 보아 그의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안타깝게도 이듬해 동생 테오도 세상을 떠난다. 죽음이란 운명이 이 두 사람에게는 연결된 사랑의 애정일까?

빈센트가 동생 테오에게 특이한 편지 한 통을 또 보낸다. 우울함 가득한 안부를 전하여 혼잣말로 이런 말을 했다. 이것은 마음 속에 혼자만 알아야 될 것임에도 동생 테오에게만은 숨기지 않았다. 그 내용은 "여자 곁에 가고 싶다, 사랑이 없이는 살 수 없다, 여자 없이는"이라는 내용이다. 빈센트에게는 어떤 여성이 있었나 보다. 혼잣말로 다시 말하기를 "넌 그녀뿐, 다른 사람은 안 돼"라고 하는데 이러한 생각이 비합리적이라고 보며 접는다. 그런데 이내 "누가 우선이지, 논리냐 나냐. 옳든 그르든 나는 달리 할 수 없어. 여자를 찾겠어. 나는 사람일 뿐이야, 열정을 가진 사람, 여자에게 가야 해, 안 그러면 얼어붙거나 돌이 되거나, 어쨎든 주눅 들테니까." 말하며 한 여성을 찾았고 만났다. 그런데 그 여성은 다른 여성과 다른 것이 있었다. 아래 그 내용을 적어 본다.

한 여자를 만났어. 프랑스인들이 말하는 우브리에르,

일하는 여자. 많은 고생을 한 게 보였어,

삶이 그녀 위로 지나간 것이.

모든 여자는, 어떤 나이에서든, 사랑하고 선하다면, 남자에게 순간의 무한은 아닐지라도 무한의 순간을 줄 수 있단다. 그 여자는 나를 이용하지 않았어.

나에게 좋았어. 아주 착해어. 아주 상냥했어.

p. 218-219

이때 빈센트 나이 28세이다. 젊은 피가 끓어 오르는 나이며, 한 여성의 사랑 안에 들어가 사랑을 주고 받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빈센트에게 있어 여성은 사랑을 가진 선한자이며, 특히 상대를 이용하지 않는 자이다. 안부를 전하면서 이렇게까지 자신의 연애사를 고백하는 것이 특이하다. 그만큼 빈센트는 동생 테오에게 마음의 의지대상이다.

생각보다 이 책은 특이하게도 잘 읽히며, 두 사람의 인생의 한 부분에 독자가 끼어 들어가 편지를 주고 받는 안부가 되어졌다. 그리고 책을 통해 헤세의 그림과 고흐의 그림이 새롭게 다가오는 계기도 될 것이다. 무엇보다 하드커버로 책을 출간하게 되어 소장품으로 놔둘 수 있어 좋았고, 그 안에 담긴 그림도 인쇄가 매우 잘 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두 사람에게 있어 안부는 어떤 의미였을까를 생각해 본다. 빈센트 반 고흐에게 안부는 '빛'이었다. 갚을 수 없는 빚. 사랑이 죄책감으로 변하고, 죄책감이 절망으로 변하고, 절망이 밀밭에서의 총성으로 변했다. 그러면 헤세에게 있어 안부는 '숨'이 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들이쉬고 내쉬는 것. 보내고 받는 것. 그 호흡이 62년 동안 멈추지 않았기에 85세까지 살았고, 4만 4천 통의 편지와 3천 점의 수채화를 남기게 되었다. 그런 뒤 헤세는 자신의 침실에서 잠들 듯 조용히 눈을 감았다.

안부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책이 출간되었다. 그저 소식을 전하는 안부였는데 여기엔 인간만이 가진 삶의 애환적 일생이 담겼다. 단순히 따뜻하게만 전해진 안부가 아닌 반 고흐에게는 '돈'이라는 생명줄을 얻는 수단이었다. 헤세에겐 단순히 독자에게 보낸 안부이기 보다는 삶을 살아내는 '생존 확인'으로서의 안부였다. 헤세의 삶을 들여다 보면서 세상이 자신을 매국노로 부르고, 아내가 병들고, 아이들이 중병에 걸려 고통에 처한 가운데 어떻게 다정하게 답변을 줄 수 있었을까를 생각해 본다. 삶을 대하는 방식은 각자마다 다른 것이다. 그게 무엇이든 우리는 현재에도 안부를 전하며 살고 있다. 카톡이라는 새로운 문명의 기기가 새로운 안부 문화를 만들지만 이 또한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 가볍게 또는 진지하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는 도구가 되고 있다.


자신을 구원하기 위해 그림을 그려야 했던

대문호, 헤르만 헤세

자신을 구원하고자 글을 써야 했던

불멸의 화가, 빈 센트 반 고흐

이 책은 많은 점이 비슷했던 위대한 두 예술가의 생과 그 엇갈림이 주는 질문으로 구성되었다.


-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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