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문구를 하나만을 보더라도 '아모스 오즈'라는 작가가 가진 묵직함과 그가 가진 세계관을 이해해 보게 된다. 이 책은 먼저 책 끝부분에 있는 옮긴이(번역자)의 말을 읽고 살펴보면 좋다. 소설이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무엇을 목적으로 편찬되었지를 이해하기 때문이다. 저자 오즈는 동족의 비난을 무릅써 가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평화를 위해 노력했던 사람이라고 한다. 이스라엘과 아랍의 평화 공존을 주장한다는 것은 N극과 N극이 하나가 되는 것보다 어려운 것이다.(2000년 이후 양국가는 갈들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됨/그리하여 그는 일체의 정치적 발언을 중단하고 작품에만 몰두함) 즉 절대적으로 하나 될 수 없는 상태로 보고 있는데 오즈는 두 국가에 대한 해결책으로 평화 공존을 주장하니 동포들에게 그는 '유다'가 되어버렸다. 그런 그의 면모는 소설 <유다>에서 성서 속 인물 유다와 함께 또 다른 ‘배신의 아이콘’으로 등장하는 지식인 쉐알티엘 아브라바넬의 모습에 짙게 투영되어 있음을 보게 된다. 즉 오즈는 유다와 아브라바넬이라는 두 배신자를 통해 기독교와 유대 민족의 역사 그리고 이스라엘과 아랍의 관계를 자기 나름으로 정리하여 소설 <유다>로 정치적 발언을 하고 있는 것이다. 마치 유언처럼 그는 소설을 통해 지금도 말하고 있다.
특히 아모스 오즈는 세상을 뜨기 두 달 전 암으로 투병하면서 가진 마지막 인터뷰에서 "이 작품을 쓸 때 주저하지 않았나?" 라는 질문을 받았는데 이렇게 대답했다. "절대적으로, 작품을 쓸 때는 물론 작품을 쓴 후에도 여전히 걱정하고 있다. 단지 이 대목 때문만은 아니다. 이 작품은 아이디어 소설이다. 그것은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과 같다. [...] 내 책은 추운 겨울, 세 명이 한 방에 앉아 차를 마시며, 서로 논쟁하는 이야기다. [...] 이념이 꼭 대화를 척살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터뷰 말미에 건강 상태에 관한 소문에 대해서 그는 의미 심장한 말을 남긴다. "나는 좋지 않다. 그러나 나는 싸우는 중이다."
여기서 이 소설에서 가장 논쟁적인 지점을 언급하는 것이 좋겠다. 왜냐하면 독자인 나도 이 부분에서 이 책이 가진 매력과 호기심이 발동 되었으니 말이다. 그건 이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