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수생각 : 오늘, 나에게 감사해 광수생각 (북클라우드)
박광수 지음 / 북클라우드 / 2012년 8월
평점 :
품절


 

광수생각이 돌아왔다.

 

광수생각이 돌아왔다는 표현이 맞을까, 궁금해진다. 20대 후반 즈음에서 삼십대, 혹은 사십대 정도까지의 세대에서 광수생각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이 짧고 간결한 만화는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독특한 그림과, 간결한 색감, 그리고 그만의 언어 사용법이 상당히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그리고 손글씨였는지 잘 모르겠지만, 글씨체도 매우 독특하고 개성적이었다. 유행처럼 시리즈가 퍼져나가고 입에 오르내리고, 전해지고, 간직되던 만화였다.

 

어떨때는 10칸 가까이되기도 하고, 어떤때는 단 한칸의 내용만으로도 보는 이의 마음을 온통 들쑤셔놓는 힘을 가진,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전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보는 이까지 그 내용 안에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쏟아내도록 만드는 힘을 가진 만화들이 많았다. 짧고 강렬하게 긴 여운을 준다고 해야 할까. 매력있는 이야기였고, 한편으로는 재미있으면서도 따뜻한 이야기였다. 그런데 어느샌가 '재미'있는 웹툰들이 등장하게 되면서 그보다 덜 강하고, 덜 자극적인 뽀리의 모습이 사라졌었다. 어쩌면 뽀리는 그대로 있었는데, 나의 관심이 그만큼 더 강한 것만을 찾았는지도 모를일이고. 그런데 오늘에서야 오랜만에 광수생각을 다시 마주하게 되니 여러 생각이 떠오르고, 또 새로운 느낌이 들었다.

 

광수생각 책에는 개인적인 추억이 있는데, 한 십년 정도 전에, 사이좋게 지냈던 친구에게서 이 책을 선물받았었다. 시간이 지나고 서로 바쁘게 살아오다 보니, 지금은 잘 지내는지만 간간히 확인하고 제대로 얼굴을 마주할 시간도 여의치않게 되었는데, 책장 한 켠에 꼽혀있는 그 책을 볼 때마다 그 책을 선물해준 친구를 자동적으로 떠올리게 된다. 그러다보면 그 시절도 떠오르고, 또 안부도 새삼 묻게 되고. 그래서 이번에 새로 나온 광수생각을 읽으면서 또 그 시절, 그 친구에 대해 생각하며 읽게 되었다. 광수생각과는 별개로, 나의 추억도 이 책에 따로 묻어있는 셈이다.

 

만화가 한 바닥 차지하고 있으면, 그 옆은 짧은 글귀가 담겨있다. 어떤 것은 정말 짧아서 단상에 그치는 것도 있고, 어떤 것은 에세이같은 느낌으로 조금 분량이 길어서 뒷장으로도 이어지기도 한다. 대부분은 짧고, 가끔은 염병, 하는 비속어도 농담처럼 추임새로 들어가있지만 하나하나가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무게를 갖고 있다. 그 글귀들을 읽어가다보면, 어느새 만화보다 오롯이 광수의 생각에 집중하게 되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사회적인 문제나 개인적인 생각들을 자유롭게 담아놓았는데, 이런 생각을 하고 있구나, 이런 삶을 사는 사람이구나, 하고 작가에 대해 이해하게 된다.

 

여러가지 의미로 '재미있는' 책이다. 주로 감정적인 면을 많이 자극하지만. 생각할 것도 많고, 위안이나 힘이 될만한 문구들도 많다. 누군가에게 선물을 하거나, 선물받기에 좋은 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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