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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의 악보 - 이론의 교배와 창궐을 위한 불협화음의 비평들 ㅣ 자음과모음 하이브리드 총서 1
최정우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읽기에 앞서, -원래 대부분은 그런 일을 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들은 이 책을 어떻게 읽었을까, 찾아보았다. 많은 사람들의 글을 볼 수도 없었을 뿐더러, 대체적으로 어려웠다는 것이 -열심히 읽었으나 자신이 부족하여 텍스트의 온전한 이해가 어려워 아쉬웠다는 내용의- 이 책의 평이었다. 겁을 좀 집어먹었다. 철학과 음악에 대해선 무지몽매한 범인이고, 그런 사람의 입장으로 이 책을 읽는다고 집어드는 것은 독서로 체하는 지름길임을 알면서도 그 길로 들어서는 것과 다름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독서도 체한다. 음식만 먹고 체하는 게 아니라 이해 범위 밖의 것을 지나치게 하면 제대로 소화가 안되고, 한동안 독서에 뜻을 잃고 방황하게 된다. 그리고 체했다.
왜 굳이 이 책을 집어들었냐면, 저자 최정우의 강연회가 있었다. 참가하고 싶었다. 왜냐면 이해하고 싶었기 때문에, 이 책을 읽고 저자를 직접 만나면 나도 뭔가 더 이해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와 그리고 그 밑에 잔뜩 깔린 욕심때문이었다. 저자 최정우의 강연회에는 기쁘게도, 참석하게 되었고, 책을 읽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까만것은 글씨 하얀 것은 종이. 눈 앞에는 저자, 그리고 나는 어디 여긴 누구의 소위 멘탈이 붕괴될 것 같은 시간이었다. 라고 말하지만 약간 과장이고 그래도 직접 어떤 배경을 두고 어떤 글이 나왔는지 이야기를 좀 더 들어보니 책만 읽고 혼자 끙끙 앓았던 때보다는 훨씬 나았었다.
1악장, 폭력의 이데올로기 비판을 위하여"에서 영화 '그랜 토리노'에 대한 얘기가 나오고 "법치에 대한 뒤틀린 믿음"에 대한 언급이 있는데, 그 부분이 반가웠던 이유는 영화 얘기가 나와서 이기도 하고 그 뒤틀린 믿음에 대해서 나는 영화 '그래도 내가 하지 않았어'를 보면서 느꼈다. 거기에서 주인공이 끝부분에 독백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일반인들이 법이라는 것에 대해 갖는 막연한 환상과 그 환상의 무너짐에 대해 이야기한다. 느끼기에는 비슷하게 여겨졌는데, 글쎄 같은 맥락으로 해석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는 확신할 수 없다. 결론은 두 영화 모두 추천이라는 것.
2악장, 페티시즘과 불가능성의 윤리"에서는 직립보행과 발:저속한 것, 냄새 나는 것의 페시티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뭐라고 메모를 해놓았으나 시간이 좀 지난 관계로 해석불가능이다. 다시 읽어보면 알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엄두가 안난다. 슬픈일이다. 그 뒤로 4악장 쯤에 가면 강연회에서 직접 들었던 일화, 사이토 지로의 '아톰의 철학'이라는 책이 만화 코너에 꼽혀있었다는 것, 윤대녕의 소설 '은어낚시통신'이 레저 코너에 있었다는 얘기 등이 나온다. 인상적인 부분이었다. 13악장 쯤에 가면 글렌 굴드와 에드워드 사이드에 대한 언급이 나오는데, 글렌 굴드는 멋있어서 좋아하고 있고, 에드워드 사이드는 바렌보임과의 대담을 정리해 놓은 책을 아직까지 읽고 있는 중의 현재진행형으로 미뤄두고 있기 때문에 관심있는 사람 중 한 명이라 눈에 띄었다.
그리고 이 책의 나머지 내용들은 설명이나 언급 불가입니다. 어려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