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섀도 워크 저널 - 내 안에 숨겨진 무한한 가능성을 찾는 여정
카일라 샤힌 지음, 제효영 옮김 / 푸른숲 / 2024년 7월
평점 :
날이 더워서일까, 늦은 밤에도 잠을 잘 이루지 못한 날이 계속 되었다. 더워서 혹은 빗소리 때문에 아니면 어쩌다 잠에서 깨고 난 뒤로 새벽 내내 잠이 오지 않을 때 그냥 포기하고 책을 읽었다. 귀신같이 잠이 오길래 몇 번 유용하게 써먹었는데 재밌는 책이 걸리는 날은 밤을 새는 부작용이 있어 위험했다. 어쩌다보니 다른 소리를 하게 됐는데, '섀도 워크 저널'도 그 새벽시간에 읽은 책 중 하나다. 이 책을 소개하는 문구들을 보면 나 빼고 다 '섀도 워크 저널'하는 세계관이 따로 있는건가 싶게 유명하다. '아마존 종합 1위, 전 세계 30여 개국 출간, 22억 뷰의 인증, 전 세계 100만 독자가 선택한 내면 치유 혁명'! 이렇게 유명한데 왜 몰랐지 대체 뭐가 좋길래? 하는 궁금증과 잠이 잘 안오는 건 내 내면에 뭔가 문제가 있기 때문일지도 몰라 싶은 염려증이 콜라보 되어 책을 받아봤다.
새벽에 이 책을 주로 봐서 그런가 솔직히 이런 진지한 내용을 혼자 소화해도 괜찮을까 싶었다. 처음엔 가벼운 마음으로 리뷰를 쓸 때 내가 적어놓은 답변도 몇 개 같이 올려야지 생각했는데, 새벽감성 때문인지 질문에 대한 답을 채워 넣고나니 이 내용을 공개하기엔 너무 사적이라서 부담스러워졌다. 내가 생각한 것, 느낀 것, 원하는 것이 이게 맞나? 내가 이런 답을 적어도 괜찮을까? 나는 왜 이런 생각을 했을까? 스스로에 대해 몇 번이나 질문하고 점검하는 과정들이 생기면서 빈칸을 채우는데 걸리는 시간이 점점 길어졌다. 사람이 너무 무겁고 우울해지지 않으려면 자기 자신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것을 멈춰야 할 때도 있단 생각을 한다. '심연을 들여다보면 그 심연도 나를 들여다본다(니체)'는 말도 있잖은가. 봉인해두었던 어둠의 심연이 깨어나려는 느낌을 받았다. 크큭.....
읽었다라고 하긴 하지만, 이 책은 읽었다기 보다는 참여했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 알맞다. 빈칸도 채우고 글도 쓰고 할 일이 많다. 참여형 독서라는 것이 이런 것일까. 어플로 나온다면 더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미 만들어서 책 마지막 부분에 큐알이 있었다. 종이보다 패드가 편한 독자들은 어플로 가시길. 책에 다양한 질문들이 있는데 나를 깊이 반성하게 했던 인상적인 질문을 꼽아보자면 하나는 '학창시절에 가장 좋아했던 선생님은 누구였나?'다. 신기하게도 좋아했던 선생님은 딱히 특정이 되지 않는데 싫어했던, 나에게 불이익을 주었거나 상처를 주었던 선생님과 상황만 기억이 난다. 과거 선생님들께 심심한 사과의 뜻을 표하며 앞으로는 원한은 잊어도 은혜는 잊지 않는 사람이 되기로 생각한다. 다른 하나는 '나에게 화가 날 때, 어떤 혼잣말을 하는가?'라는 주제에서도 큰 반성을 했다. 화났을 때 하는 말이 뭐가 있겠습니까.
어플에 대한 얘기를 잠깐 했는데 중간에 명상을 위한 유튜브 큐알이 들어가있다. 잠이 오지 않는 새벽에 이 책을 읽었던 터라 마침 잘됐다 싶어서 찍고 들어가보니 차분하니 음악도 좋고 다 좋은데, 영어다. 사소한 것에는 연연하지 않고 배경음악으로 틀어놓고 가끔 심신을 휴식시키는데 쓰기로 했다. 크게 체감되는 내면의 변화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아직 채우지 않은 빈칸이 남아있어서인지, 내 안의 그림자와 아직 화해하지 못했기 때문인지 불분명하다. 자신 안에 있는 그림자를 마주하고 치유하기라는 틀이 있는 책이니 잠이 오지 않는 새벽보다는 미라클 모닝 시간이나 여유있는 오후 시간에 긍정파워를 받으며 이 여정을 함께 하길 추천한다. 일기쓰기나 백문백답 같은 류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도 야무지게 활용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