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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공의 힘 - 스스로 해내는 공부의 폭발력
송인섭 지음 / 다산에듀 / 2021년 1월
평점 :
나는 언제부터 스스로 학습을 했던가 생각해보면 그 경계가 매우 불분명했다는 것이 떠오른다. 학교를 다니던 때는 주변 어른들의 관리와 어쩐지 공부를 해야될 것 같은 조바심이나 위기의식같은 것들 때문에 공부를 했던 것 같다. 그러다보니 이제 막 진짜 공부하려고 마음먹었는데 '그만 놀고 공부해'라는 잔소리를 들어 잔소리(142)때문에 공부하기 싫어지는 일을 경험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사소한 투정들도 주변의 관리가 있었을 때가 가능한 것이고, 내가 어떤 공부를 어떻게 하는지 아무도 관여하지 않게 되는 대학생이 되어서야 비로소 공부를 어떻게 해야하나 할 것인가 고민하게 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시간표를 스스로 짜고, 과제를 어떻게 해야하는 것인지 몰라 당황하는 초보 혼공러들이 생각 이상으로 한둘이 아니다. 요즘은 취업 면접장에도 일명 헬리콥터 부모(88)들이 함께 찾아온다고 한다.
자기주도학습이나 자율학습이라는 말이 강조되던 때가 있었다. 지금 통용되지 않는 개념이라는 것은 아니지만, 이후로 전인교육이나 창의교육 같은 것들이 주목을 받는 시기도 있었던 것 같다. 예전에는 농담으로 자율학습을 두고 강제타율학습이라는 말을 하곤 했는데 요즘 교육 시스템에서는 확실히 전보다 자율성이 높아졌기 때문에 전과는 다른 분위기일 것이다. '진짜' 자유가 더욱 강조된 시기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르'는 것처럼 스스로 공부해야 하는 힘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아이들에게 배움을 강제할 수 있는 도구는 적어지고 스스로 학습할 수 있도록 관심을 돌릴 수 있는 다른 방법들이 필요한 때이다. '혼공의 힘'을 읽어보고 싶었던 것은 아이들의 학습 환경에 대해 궁금했던 이유도 있지만 평생의 공부를 이어가야 할 스스로에게도 좋은 자극제가 될 것 같다는 기대가 있어서였다.
'혼공의 힘'을 읽으며 뼈를 맞는 순간들이 많았는데, '시험이 끝나는 순간 사라져버리는 지식들(40)'이나 '인터넷에 쉽게 빠지는 아이들(56)' 부분에서는 나이를 초월한 공감을 했다. 특히 인터넷 사용에 관해서는 요즘 개인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라 직접 체크리스트를 따라해보기도 했다. 평소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하는지 기록하는 것도 있고, 자가진단검사(68)도 있다. 결과는 참혹했다. 아마 아이들 뿐 아니라 성인들도 평소 인터넷 사용 시간을 체크했을때 충격적인 결과가 나올것이라 생각된다. 지하철에서 핸드폰을 하지 않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운 시대이니. 이 밖에도 책에 나온 상황들이 공부도 공부이지만, 업무적 상황으로 대입해놓고 생각해봤을때도 적용되는 부분이 많았다. 전략 11(200)의 내용 역시 마감에 쫓기는 타입이나 완벽주의 성향으로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공감을 살만하다.
아이들이나 특히 학부모의 입장에서 가장 공감할만한 내용 중 하나는 '아이돌(187)' 전략 10 부분이 아니었을까 싶다. '응답하라 1998'같은 드라마에서도 나오는 것처럼 연예인을 좋아하는 시기가 되면 그 몰입과 열정이 참 크고 강렬해진다. 이미 그 시기를 지나온 어른들과 세대 차이 등의 문제로 서로 공감하기 어려운 지점이기도 하고, 아이들의 감정적인 부분과 밀접한 문제라 참 어려운 부분일 것 같다. 물론 이 열정을 잘 활용해서 의욕의 밑바탕이 되도록 선순환을 만든다면 참 좋겠지만 그 균형이 어려운 문제다.
전반적인 내용들은 흥미롭게 잘 읽었지만 한가지 아쉬운 부분은 부록의 구성이었다. 전체적인 내용을 바탕으로 혼공 프로그램에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내용으로 되어 있는데 이 부분이 분리형 책자로 있었다면 더욱 좋았을 것 같다. 일체형보다는 관리가 어렵더라도 책 부피가 조금 있기 때문에 부록 부분의 혼공 프로그램만 따로 있다면 활용하기 더 좋았을 것 같아 살짝 아쉬움이 남았다. 교육 문제를 염두에 두어야 할 시기의 성인이 한번쯤 읽어보면 도움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