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고 싶은 말을 했더니 잘 풀리기 시작했다 - 일, 관계, 인생의 고민이 사라지는 말 공부
하라 구니오 지음, 장은주 옮김 / 유영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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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사의 표현도 칭찬도 잘하고 있는 편이라 생각했는데, 책을 읽을수록 그렇지 않았었나 싶어졌다. 상대방에게 전달될만한 말을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이 생각하는 선에서 '이정도면 됐겠지'싶은 말을 건네는 것으로 마음을 표현해왔다고 생각하고 있었던가 싶다. 아니면 길에서 실수로 부딪힌 사람에게 반사적으로 죄송합니다, 하고 말하듯이 튀어나오는 의미없는 말들이었거나. 나는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떤 부분에서는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싶기도 하고, 앞으로는 나도 이렇게 해야겠구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말 한마디가 진짜 대단한 것이 아닌데 사람사이를 좌우할수도 있다는 걸 새삼 되새겨본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때로 아무것도 아닌 말을 실없이 내뱉고나서 후회하기도 하고, 억지로라도 해야할 말을 괜한 오기로 못하겠노라고 어깃장을 놓아 분위기를 망치기도 한다. 전에는 '말 한마디도 내 마음대로 못해? 하고 싶은 말은 하고 살거야' 라고 생각하는 편이었는데, 언젠가부터 웬만하면 말을 줄이자고 스스로를 타이르며 지냈다. 젊을때는 몰랐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한 말이 무겁고 무섭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서다. 말이 그 자체로 무기가 될 수도 있고, 의도와는 다르게 왜곡될 수도 있고, 한번 입 밖으로 떨어지고 나면 다시 돌이킬 수도 없는 것이 크게 다가왔다. 하지만 말을 하지 않고 살아갈 수는 없으니 어떻게하면 말을 잘할까 고민하게 되었다.

 

 하라 구니오의 '듣고 싶은 말을 했더니 잘 풀리기 시작했다'도 말의 중요성을 품고 있다. 말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더라면 책에 나온 수많은 사람들의 고민도 없었을 것이고, 말을 통해 해결의 물꼬가 트여지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같은 칭찬을 하더라도 결과보다는 과정에 대해서 칭찬하라는 말은 아주 기본적이지만 자주 잊는 것이라, 당장 내일부터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칭찬을 건넬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갑자기 칭찬을 하면 듣는 사람은 어색할지 모르지만 한 주를 시작하는 월요일을 뜻밖의 칭찬으로 연다면 서로에게 의미가 되는 일일 것이라 생각한다. 또, 잘 어울리는 옷차림이나 사소한 변화에 대한 작은 칭찬과 관심의 말이 싫은 사람도 없을 것이다.

 

 책에는 여러 칭찬 팁들이 들어있는데 집중해서 읽다가도 살면서 이정도는 주변사람들에게 하고 살아야하는 기본적인 것들 아닌가, 근데 이 정도도 못하고 살았었나 이런 생각들이 들었다. 남과 좋은 관계를 맺으려다가 자신을 부정할 뻔 했다. 샴페인 타워를 채우는 것처럼(141) 책에서 본 듣고 싶은 말, 좋은 말들을 나에게도 해주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타인과의 좋은 관계맺기는 자신의 안에서 시작된다는 생각도 깊이 공감됐다. 어찌보면 남에게 좋은 기운을 전달할 수 있을만큼 자신을 채운다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일지 모르겠다. 특히 요즘은 자신안의 스트레스나 화를 다스리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더 늘어난 것 같아 중요성이 실감된다.

 

 가장 도움이 됐던 것은 황금비율(155)로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특히 부모와 자식, 상사와 부하직원 사이에 많이 쓰이는 '채찍과 당근'의 비율에 대한 내용이다. 이는 사람의 성향이나 상황에 따라 80%의 성과를 낸 사람에게 100%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아쉽다고 말하거나, 80%나 해냈다니 곧 100%도 기대할 수 있겠다고 말하는 태도의 차이로, 개인적으로는 후자의 표현을 들었을 때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더 노력하는 편이다. 예전에는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타인에게 '당근'만을 썼더니 아랫사람을 잘 관리하지 못하는 무골호인이라는 평가를 받는 일이 생기기도 했었다. 책의 내용처럼 5:1같은 '채찍과 당근'의 적절한 조화가 필요하겠다.

 

 책의 유일한 단점은 중학생 딸과 친해지기 위해 노력한 남자(128)의 사례인데, 재혼한 배우자의 중학생 딸이 마음을 열고 '아찌'란 호칭으로 문자를 보내주었다는 내용에서 아, 다른 말로 번역이 되었다면 좋았을텐데 싶었다. 아저씨나 새아빠라고 해도 충분했을 것 같은데 아찌란 말을 요즘 여중생들이 쓰는가 모르겠다. 90년대 영화제목같아서 아쉬웠다. 아. 상대방이 듣고 싶은 말을 하는 법에 대한 책을 읽고 단점을 지적했다. 하지만 책의 전체적인 내용은 명료해서 읽기 편하게 되어 있어서 좋았고 지금껏 책의 좋은점을 말했으니 1개의 채찍은 괜찮겠지 싶다. 책을 읽고 당장 내일부터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어떤 말을 건네볼까 생각하는 하루가 되면 좋겠다. 서로에게 좋은 사람이 되어주며 살면 세상이 좀 더 나아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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