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순 살, 나는 또 깨꽃이 되어 - 이순자 유고 산문집
이순자 지음 / 휴머니스트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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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자님, 일흔은 이른 나이로 여기며 지금껏 이룬 것보다 앞으로 나아갈 길을 행복하게 꿈꾸셨다는 청각 장애의 경계에서 평~~~생을 열심히 살아 오신 분.

그분이 나이 예순에 자신의 삶을 살아 온 이야기가 몽글몽글, 폭신폭신 느껴지는 내용이다.

매일 새롭게 어려운 노년의 일상이 담백하게 젹힌 글로 처음 글을 읽으면서는 험하고 험한 세상살이에 얼마나 힘드셨을까 하는 마음에 가슴 한 켠이 아리기도 했지만 스스로 힘있게 두 발을 딛고 자신의 삶을 살아내신 걸 읽으니 반성이 된다.

"이에 시작이다. 정진하리라, 죽는 날까지' 본인이 원하는 대로 충실하게 살아내신 분의 이야기가

앞으로 나는 어떻게 살아야 후회 없는, 나름 잘 살아냈다는 자기만족을 할 수 있을까 하는.

난 도무지 따라 갈 수 없을 것 같은 그분의 아름다운 삶이 다른 분들에게도 전달되고 공유되고 실천하는 방향타였으면 좋겠다.


자식들에게 호상이란 있을 수 없지만, 남은 이들의 손에 조금의 수고도, 애태우는 시간도 안겨주지 않으려던 어머니께서 당신의 죽음을 얼마나 감사해할지 알았기 때문입니다.”

장애는 마음을 나누고 관계를 맺는 데에 아무런 걸림돌이 되지 않았고, 어머니는 이를 삶으로 보여주셨습니다. 덕분에 저는 배울 수 있었습니다. 고통과 한계는 흔히 한 존재에 깊은 상처를 남기지만, 이를 용기 있게 마주하는 사람은 자기 안에 상처마저 잘 녹이고 곰삭혀 사랑으로 내놓는다는 삶의 진실을요.”

"고통을 겪는 사람에게는 쓸데없는 위로의 말보다는 침묵하며 같이 아파해주는 것이 필요했다."

길의 끝에서 돌아서면 바로 길의 시작

김대규 시인의 사랑의 십계명 계산하지 말고, 후회하지 말며, 되돌려 받으려 하지 말고, 조건을 달지 말며, 다짐하지 말고, 기대하지 말며, 의심하지 말고, 비교하지 말며, 확인하지 말고, 운명에 맡겨라.”

서로 안 맞는 결혼 생활로 인생을 불행하게 사는 것보다는 이혼을 택할 수도 있다. 처음과 같은 마음으로 살지는 못하더라도 잘 살아보고자 노력하는 것만큼 잘 헤어지는 것도 중요하다. 헤어진 후에도 서로를 존중과 배려의 시선으로 보아야 한다. 나도 귀하고 너도 귀한 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이혼이 결혼의 끝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자녀가 있으면 더더욱 무 자르듯이 끝낼 수 없다. 살아서도, 아니 죽어서도 부모와 자식의 관계는 끝나지 않는다.”

사람의 생김이 다 다르듯 삶의 형태도 다 다르다. 각기 다른 삶을 엿보는 게 문학이 아닐까.”

부모와 함께 사는 아이들은 좀 부실하게 먹어도 괜찮다고, 자신이 데리고 있는 아이들은 부모 사랑르 못 받아서 좋은 것 많이 먹어야 가슴이 채워진다고, 먹는 거라도 좋은 것을 먹어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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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이 모조리 사라진다면
리처드 파워스 지음, 이수현 옮김, 해도연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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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 생명제의 흔적을 찾는 우주생물학자 시오, 지구상의 모든 존재를 사랑한 도물권활동가 얼리사, 그리고 그들 사이에서 태어난 이 세상과 잘 맞지 않는, 상상력은 너무나 생생하고, 다른 생명체의 고통에 대해 무방비하게 공감하고 고통을 겪는 로빈의 이야기이다. 

책 이름 그대로 당혹(Bewilderment)스러운 건 원제와 한국어 번역책의 이름이 너무 다른 데서 오는 이질감이다. 왜 이런 한국 이름을 지었는 지 도저히 추측이 되지 않는....어쨌거나 책을 구성하는 세밀하고 섬세함은 최근 읽은 책 중 최고인 것은 분명하다.

야생 동물로부터 발견되는 병들이 진짜 야생 동물 때문일까 하는 생각과 지금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책을 읽는 내내 제목이랑 내용이 맞나? 하는 생각을 꾸준히 한 책으로 기억될 것 같다.


아내는 이렇게 말하기를 좋아했다. ‘완벽한 사람은 없어요. 하지만 우리 모두가 너무나 아름다운 방식으로 부족하죠.’”

나는 아내에게 사람이 인간 세포의 열 배가 넘는 박테리아 세포를 지니고 있으며 유기체가 계속 살아가려면 인간 DNA의 백 배가 넘는 박테리아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말해줬다.”

얼리사의 삶 자체가 한 가지 주제곡의 변주였으며 그 주제곡은 이것이었다. 어떤 일을 하든 할 수 있을 때 해라, 지금 해라, 앞으로 갈 곳에서는 할 일이 없을 수도 있다.”

잉가는 멍한 기자를 향해 한쪽 눈을 치떴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 경우에 실패할 확률은 압니다.”

우리 그냥 실험이야, 맞지? 그리고 아빠가 늘 말하듯이, 부정적인 결과가 나온 실험이라고 실패한 실험은 아니야. 그래, 나는 맞장구를 쳤다. 부정적인 결과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지.”

로빈이 힘없이 한 손을 들어 올렸다. ’나 기도문을 바꾸고 싶어.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이, 우리에게서 해방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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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길을 잃다 - 식물연구가가 전하는 한반도의 약초와 산 이야기
최유승(봉식) 지음 / 한솜미디어(띠앗)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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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초꾼이면서 대체의학 자연치유사 자격증을 가진 지은이가 산에서 길을 잃지 않고 쉽게 찾아올 수 있는 비법과 야생동물을 피하는 방법, 길을 잃었을 때 쉽게 벗어날 수 있는 대처 방법들에 관한여 이야기로 풀어 쓴 글이다.

이 글을 읽는 동안 먼저 하늘로 가신 산을 너무나 사랑했던 선배도 생각나고 산이 좋아 한참을 산을 타던 때도 생각이 났다. 아주 오랫만에. 

2부 산약초 부분에선 이름으로는 70~80% 알지만 실제로 구분을 하라고 하면 쉽지 않을 것 같고 나머지는 이름도 처음 들어 보는 것들이었다. 만약 필요하다면 직접 구하기 보단 구입해서 복용하는 게 안전할 것 같다. 그게 날 위해서 나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185쪽 효능 부분 세번째 줄 "~~수시로 먹으면 하루만에 낳는다."오타는 좀 치명적인듯.ㅎㅎㅎ

낳는다가 아니라 낫는다 로 수정이 필요하다.  


"우리 나라 산은 아무리 깊은 산이라도 계곡을 따라 내려가면 집이 있고 마을이 나온단다."

"산을 탈 때의 요령, 온몸에 고루고루 힘을 주지요. 상황에 따라서 팔에 더 힘을 줄 때도 있고, 어떤 대는 다리에 힘을 줄 때도 있지요. 우선 우리 주위에누군가 있어 우리를 보지는 못하고 우리 소리만을 듣는다고 생각하십시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죠? 소리가 나지 않게 마치 발뒤꿈치를 들고 가는 듯이 양팔을 벌리고 발자국 소리가 나지 않도록 살금살금, 이렇게 걸을 때는 온몸에 힘이 고루 분산되지요."

"현재 나는 어디에 있는지, 주위는 안전한지,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등산을 하든 생활전선에서 일을 하든 주위의 사물과 나와의 관계를 한 번 더 생각한다면 어떠한 위험이라도 줄일 수 있단다."

"산에서 걸을 때 나무를 잡고 휘며 가는 습관은 곧 뒤에 오는 사람에게는 엄청남 흉기임을 명심해야 한다." 

"태양은 시간이 되면 넘어가버리지, 그리고 어둡기도 전에 공기는 식어서 추워지거든, 그리고 또 하나 알두어야 할 것이 양지쪽에는 대부분 바람이 많고 음지는 기온이 낮이나 밤이나 변동이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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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들의 부엌
김지혜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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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 키친은 말 그대로 책들의 부엌이라고 한다. 음식처럼 마음의 허전한 구석을 체워주는 공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만든 곳이라고. 동네에 이런 곳이 있으면 정말 좋을텐데....찾아보면 비슷한 책방이 있을 수도 있지만. 자연과 함께 어우러진 곳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 설사 있더라도 그 생존권을 유지할 수 있을 지는 알 수 없다. 댓글에서 건물 소유자만이 가능한게 아닐까 하는 의견이 있었는데 내 생각도 비슷하다.

힘든 이들이 쉬어 가려면 어깨 무겁고 지갑은 가벼운 사람들에게 부담이 되지 않아야 하니까.

뭐 어쨌든 책으라도 그런 곳을 상상하니 나름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 같다. 


"하지만 퇴근하고 나면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았다. 정말 말 그대로 아무런 생각도, 집에 들어가면 그냥 침대에 드러눕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사총사의 세계는 점점 경계선이 많아졌다. 그리고 함께 모이는 시간도 점점 줄었다. 20대 초반에는 일상을 함께 하는 게 당연했지만, 20대 후반이 되자 각자의 행성을 개척해서 우주 정거장을 통해서만 교신이 가능한 수준이 되었다."

"꿈이란 건 원래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거라서 자신을 더 근사한 사람이 되도록 만드는 에너지라는 걸, 인생의 미로에 읽히고 설킨 길에서 목적지를 잃어버렸을 때, 가만히 속삭여 주는 목소리 같은 거였어. 꿈이라는 게 그런거였어."

"월급받는 값을 하는 존재가 되려고 온 힘을 쏟았다."

"세상은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으라고 최고가 되라고 요구했다. 특별한 꿈을 가지고 유일무이한 존제가 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라고 강조했다."

"그러게 말이에요. 하아, 정착 내비게이션은 최단 거리라고 해서 섣불리 최적 경로라고 판단하지 않는데..."

"유진의 감정 상태는 폐허가 된 전쟁터처럼 진작에 녹슬어 있었지만 감정을 돌보는 일은 언제나 후순위였다. 일단 성공하는 게 최우선이었으니까. 감정 따위는 내려놓고 목표에만 집중ㅇ해서 전력 질주를 하라고 스스로를 채찍질했다."

"어쩌면 우리는 서른 살쯤 타이캡슐 편지를 열어보는 건지도 몰라. 우리가 다섯 살쯤이던 시절, 부모님이 마음 속에 묻어둔 편지인거지. 부모님은 내가 까마득하게 잊어버린 연락하고 문능했던, 그래서 너무나 사랑스러웠던 순간을 빼곡히 기억하고 있었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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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편의점 (벚꽃 에디션) 불편한 편의점 1
김호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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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뭐래도 참 술술 읽히는 책이다. 소문이 무성한 책은 잘 안 읽는 편인데 소재 자체가 편의점이라는 게 독특하기도 하고, 책 이름이 "불편한 편의점"이라는 이름이 좀 거시기해서 읽었다.

사람마다 그 소감이 다 다르고 다양하겠지만 참 재밌게 후딱 읽었다. 

개인적으로는 동네 편의점을 잘 이용하지 않지만 편의점에 대해 잘 모르는 데 책을 읽으면서 "아~ 그럴 수도 있겠구나."하는 생각을 했다.

Always라는 역사 교사로 퇴직한 편의점 주인과 파우치를 주어준 노숙자 독고로부터 시작되는 이 이야기는 우리가 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할 지 생각하게 한다. 

넘치게 욕심 부리지 않고 자신의 것을 이웃과 나누면서 사는 삶이 주는 따스함, 안정감. 

각박하고 삭막하다고는 하지만 이 세상에 아직 우리가 살 수 있는 이유는 뭐라 해도 좋은 사람들이 훨~~~씬 많기 때문이리라.  

요즘 넘 힘들고 지쳐서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다면 잠깐 시간을 내서 읽어 보라고 하고 싶다.

힘들어도 조금만 배려하고 서로 보듬고 기대고 온기를 나누면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니까.


"역사 교사로 정년을 보낸 내가 한마디 하자면, 국가고 사람이고 다 지난 일을 가지고 평가받는 거란다."

"시간은 그 차이를 알려주었다. 스타트라인부터 앞선 놈들은 해가 거듭할수록 여유가 생겼고 능력과 돈을 축적할 수 있었다. 반면 이제 경만은 탄약이 고갈되어 곧 맨몸으로  돌진해야 하는 참호 속 병사가 된 심정이었다. 아무리 벌어도 써야 할 돈은 늘어만 가는 반면 자신의 체력은 갈수록 깍여나가는 게 느껴졌다."

"생각을 이불처럼 폈다 개고 정돈하기 좋은 산책로를 매일 걸었고, 건강한 식단으로 구성된 식사를 제공받았다. 각자가 하나의 행성 같은 작가들이 서로 조슴스레 공전하며 눈길을 나누는 일상도 신선했다."

" 딜런의 외할머니가 어린 밥 딜런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해요. 행복은 뭔가 얻으려고 가는 길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길 자체가 행복이라고, 그리고 네가 만나는 사람이 모두 힘든 싸움을 하고 있기때문에 친절해야 한다고.˝

"성공이 왜 좋은 줄 아나? 발언권을 가지는 거라고."

"편의점이랑 사람들이 수시로 오가는 곳이고 손님이나 점원이나 예외없이 머물다 가는 공간이라는 걸, 물건이든 돈이든 충전을 하고 떠나는 인간들의 주유소라는 걸"

"여러분 이 채널 이름이 편편채널이지만 사실 편의점 일은 힘듭니다. 일이니까요. 무엇보다 손님이 편하려면 직원은 불편해야 하고요. 불편하고 힘들어야 서비스 받는 사람은 편하지요."

"따지고 보면 가족도 인생이란 여정에서 만나 서로의 손님 아닌가? 귀빈이건 불청객이건 손님으로만 대해도 서로 상처 주는 일은 없을 터였다."

"결국 삶은 관계였고 관계는 소통이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내 옆의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데 있음을 이제 깨달았다."

"강은 빠지는 곳이 아니라 건너가는 곳임을, 다리는 건너는 곳이지 뛰어내리는 곳이 아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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