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편의점 (벚꽃 에디션) 불편한 편의점 1
김호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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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뭐래도 참 술술 읽히는 책이다. 소문이 무성한 책은 잘 안 읽는 편인데 소재 자체가 편의점이라는 게 독특하기도 하고, 책 이름이 "불편한 편의점"이라는 이름이 좀 거시기해서 읽었다.

사람마다 그 소감이 다 다르고 다양하겠지만 참 재밌게 후딱 읽었다. 

개인적으로는 동네 편의점을 잘 이용하지 않지만 편의점에 대해 잘 모르는 데 책을 읽으면서 "아~ 그럴 수도 있겠구나."하는 생각을 했다.

Always라는 역사 교사로 퇴직한 편의점 주인과 파우치를 주어준 노숙자 독고로부터 시작되는 이 이야기는 우리가 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할 지 생각하게 한다. 

넘치게 욕심 부리지 않고 자신의 것을 이웃과 나누면서 사는 삶이 주는 따스함, 안정감. 

각박하고 삭막하다고는 하지만 이 세상에 아직 우리가 살 수 있는 이유는 뭐라 해도 좋은 사람들이 훨~~~씬 많기 때문이리라.  

요즘 넘 힘들고 지쳐서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다면 잠깐 시간을 내서 읽어 보라고 하고 싶다.

힘들어도 조금만 배려하고 서로 보듬고 기대고 온기를 나누면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니까.


"역사 교사로 정년을 보낸 내가 한마디 하자면, 국가고 사람이고 다 지난 일을 가지고 평가받는 거란다."

"시간은 그 차이를 알려주었다. 스타트라인부터 앞선 놈들은 해가 거듭할수록 여유가 생겼고 능력과 돈을 축적할 수 있었다. 반면 이제 경만은 탄약이 고갈되어 곧 맨몸으로  돌진해야 하는 참호 속 병사가 된 심정이었다. 아무리 벌어도 써야 할 돈은 늘어만 가는 반면 자신의 체력은 갈수록 깍여나가는 게 느껴졌다."

"생각을 이불처럼 폈다 개고 정돈하기 좋은 산책로를 매일 걸었고, 건강한 식단으로 구성된 식사를 제공받았다. 각자가 하나의 행성 같은 작가들이 서로 조슴스레 공전하며 눈길을 나누는 일상도 신선했다."

" 딜런의 외할머니가 어린 밥 딜런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해요. 행복은 뭔가 얻으려고 가는 길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길 자체가 행복이라고, 그리고 네가 만나는 사람이 모두 힘든 싸움을 하고 있기때문에 친절해야 한다고.˝

"성공이 왜 좋은 줄 아나? 발언권을 가지는 거라고."

"편의점이랑 사람들이 수시로 오가는 곳이고 손님이나 점원이나 예외없이 머물다 가는 공간이라는 걸, 물건이든 돈이든 충전을 하고 떠나는 인간들의 주유소라는 걸"

"여러분 이 채널 이름이 편편채널이지만 사실 편의점 일은 힘듭니다. 일이니까요. 무엇보다 손님이 편하려면 직원은 불편해야 하고요. 불편하고 힘들어야 서비스 받는 사람은 편하지요."

"따지고 보면 가족도 인생이란 여정에서 만나 서로의 손님 아닌가? 귀빈이건 불청객이건 손님으로만 대해도 서로 상처 주는 일은 없을 터였다."

"결국 삶은 관계였고 관계는 소통이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내 옆의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데 있음을 이제 깨달았다."

"강은 빠지는 곳이 아니라 건너가는 곳임을, 다리는 건너는 곳이지 뛰어내리는 곳이 아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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