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 Haeundae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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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종료


한여름 8월초 주말에 본 해운대를 이제서야 리뷰를 쓰는데..먼저 이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2004년 역사상 유례없는 최대의 사상자를 내며 전세계에 엄청난 충격을 안겨준 인도네시아 쓰나미. 당시 인도양에 원양어선을 타고 나갔던 해운대 토박이 만식은 예기치 못한 쓰나미에 휩쓸리게 되고, 단 한 순간의 실수로 그가 믿고 의지했던 연희 아버지를 잃고 만다. 이 사고 때문에 그는 연희를 좋아하면서도 자신의 마음을 숨길 수 밖에 없다. 그러던 어느 날, 만식은 오랫동안 가슴 속에 담아두었던 자신의 마음을 전하기로 결심하고 연희를 위해 멋진 프러포즈를 준비한다.

한편, 국제해양연구소의 지질학자 김휘 박사는 대마도와 해운대를 둘러싼 동해의 상황이 5년전 발생했던 인도네시아 쓰나미와 흡사하다는 엄청난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그는 대한민국도 쓰나미에 안전하지 않다고 수차례 강조하지만 그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재난 방재청은 지질학적 통계적으로 쓰나미가 한반도를 덮칠 확률은 없다고 단언한다. 그 순간에도 바다의 상황은 시시각각 변해가고, 마침내 김휘 박사의 주장대로 일본 대마도가 내려 앉으면서 초대형 쓰나미가 생성된다. 한여름 더위를 식히고 있는 수백만의 휴가철 인파와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는 부산 시민들, 그리고 이제 막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만식과 연희를 향해 초대형 쓰나미가 시속 800km의 빠른 속도로 밀려오는데...

하지만.. 영화 런닝타임 2시간동안 초대형 쓰나미는 마지막 30 여분을 남겨두고 나온다. 1시간 넘게 그려진 앞에 내용은 해운대에서 나고 자라며 조그만 항구에 모여사는 가족들의 이야기로 그려진다. 그 이야기의 중심에는 잔잔한 감동과 코믹을 넣었는데.. 이게 웬지 식상한 느낌이다. 하지원의 '굳세어라 금순아' 타입의 울지 않고 억척스럽게 사는 캔디형의 캐릭은 이젠 좀 고루하다. 그리고, 그를 옆에서 지켜보며 흠모해온 설경구의 연기도 매치가 덜 되고.. 대신 야구장에서 이대호에 술주정 떠는 연기는 볼만하다..ㅎ

또 설경구의 남동생이 이른바 된장녀와의 러브 애기는 드라마에서 많이 봐온 소재지만 이민기의 연기는 볼만하다. 그리고, 대형 쓰나미의 경고를 계속 주야장천 외쳐댄 지질학자역의 박중훈은 뭔가 전문성이 결여된 연기로 상황을 급박하게 몰아가지만 역부족이다. 또한 박중훈의 부인역 엄정화는 정말 매치가 안되며 극의 흐름에 반한다. 그나마 코믹캐릭이라면 역시 똘마니로 많이 나온 김인권의 연기는 자연스런 사투리와 함께 웃음이 묻어나온다.

결국, 초대형 쓰나미는 영화가 종국을 치닫는 순간에 해운대를 몰아치며 수 많은 사람들이 죽고 살고 하는 재난속에서.. 극의 중심을 이끌어간 위 가족들은 저마다 재탄생?하며 가족애를 찾게되는 이야기로 귀결된다. 감독은 이 영화를 이렇게 말하고 싶다고 했다. 소위 헐리웃식의 영웅이 나타나 위급에 처한 사람들을 구하는 재난영화가 아니라 우리식의 재난영화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고 한다. 즉, 영화 중심에는 주인공도 없는 우리들 주변에서 많이 보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닥친 재난을 자연스럽게 다루었다는 것이다.

물론, 이 연출은 나름 잘 표현했지만 극의 70프로 이상을 드라마처럼 그려내며.. 9,000원의 비싼 영화료를 지불하고 본 영화스런 퀼리티는 쓰나미가 몰아치는 순간과 피해를 보여주는 몇몇 장면뿐이다. 결국, 해운대는 재난영화라기 보다는 잔잔한 감동을 이끌어 내기 위한 휴먼 코믹물로 그 배경에 드라마의 제단으로 초대형 쓰나미를 사용하며 한국형 블록버스터를 표방한 영화라고 본다. 과연 진정한 재난영화라면 1시간 반의 드라마같은 내용을 어떻게 그려내야 할지 묻고 싶다. 난 영화를 보러 간거지 드라마를 보러 간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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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아스
아우구스테 레히너 지음, 김은애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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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고전중에 고전 호메로스(호머)의 <일리아스>는 10년에 걸친 그리스 군의 트로이 공격중 가장 극적인 50일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그렇게 시작된다. 이런 내용에는 여러 신들과 트로이 전쟁의 용맹한 영웅들이 등장하는데.. 고전의 영원한 주제인 신들의 존재와 한 여자로 인한 사랑과 전쟁, 그 속에서 시기와 우정과 용장의 결투 그리고 마지막 허를 찌른 전술로 멸망까지 가는 이야기는 고전떡밥 중에 단골메뉴라 할 수 있다. 결국, 후세의 동시대에 많은 영향을 끼치며 수많은 작품들의 플롯이 되었으니.. 그런면에서 일리아스가 고전중에 고전으로 손꼽는 이유일 것이다. 이런 신들과 영웅들이 함께 벌이는 트로이 전쟁의 줄거리를 보면 의외로 간단한데 이렇다.

트로이 왕자 파리스가 그리스(호머는 아카이아로 말함) 최고의 미녀 헬레네를 유혹해 트로이로 데려가고 마침내 아름다운 한 여인 때문에 벌어진 트로이 전쟁은 9년 동안이나 계속된다. 그러던중 아가멤논과 전리품의 여자 브리세이스를 두고 사이가 틀어진 아킬레우스는 전쟁에서 빠져 버린다. 그러면서 위기에 처한 그리스군은 아킬레우스가 빠진 상태로 계속 되면서 트로이 전쟁에서 그리스는 헥토르의 트로이 군에 몰려 연일 패배한다. 이때 아킬레우스의 친구 파트로클로스는 그리스를 구하기 위해 아킬레우스의 갑옷과 병사를 빌려 전쟁에 나선다.

이를 눈치 챈 헥토르가 파트로클로스를 전장에서 죽이자 그 소식을 들은 아킬레우스는 전쟁에 나가기로 결심한다. 그러면서 그리스는 아킬레우스의 참전으로 큰 힘을 얻고 복수심에 불타는 아킬레우스는 트로이 궁전까지 치고 들어가 헥토르와 마지막 결전을 벌인다. 결국, 헥토르는 아킬레우스의 손에 죽음을 맞이한다. 하지만 아킬레우스도 파리스가 쏜 독화살에 그의 약점인 발뒤꿈치를 맞아 죽게 되며.. 오늘날 아킬레스건의 유래가 된다. 물론, 이후 그리스군은 오디세우스의 지략인 목마작전으로 성으로 들어가 트로이를 멸망시키며 그리스가 승리했다는 이야기다.

이런 <일리아스>는 레히너의 작품으로 읽고 있는 중인데.. 트로이 전쟁을 상세히 다룬 작품이면서도 정작 전쟁의 시작과 결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첫장은 아가멤논과 아킬레우스가 전리품 여자 브리세이스를 사이에 두고 불화를 겪으며 그리스군이 위기에 처하고.. 마지막 이야기의 결말도 헥토르와 아킬레우스의 대결끝에 헥토르가 죽고 그의 아비 프리모가 찾아와 아들의 시신을 거두게 해달려며 간청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이렇게 아킬레우스의 지극히 인간적인 분노로 시작하여 적군의 왕과 눈물겨운 화해로 끝이 나고 있다.

즉, 호머는 진정한 영웅이자 너무도 인간적인 면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아킬레우스의 모습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
이다. 물론, 그 속에 다른 영웅들과 신들의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일리아스>에서 다루지 못한 이른바 오디세우스가 목마 작전으로 트로이를 멸망시킨 결말은 어디에서 나온것일까? 그 이후에 일어난 사건들은 훗날 로마의 위대한 시인 베르길리우스가 호메로스의 영향을 받아 저술한 <아에네이스>에 자세히 언급되어 있다. 즉, <일리아스>는 트로이 전쟁이 한창 진행될때의 이야기를 그린 것이고, 트로이 전쟁 이후 고향으로 돌아가는 영웅 오디세우스의 모험을 소재로 한 것은 <오디세이아>다.

특히, 오스트리아 작가 아우그스테 레히네의 <일리아스>을 읽으면서 느낀점은.. 이런 고전의 이야기의 실낱들을 놀랍도록 생생하게 재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서사시의 문체가 가지고 있는 엄숙하고 정형화된 표현들을 간결하고 생동감있게 되살리며 폭넓은 독자층을 사로잡은 작가다. 그런 작가의 역량은 특히나 전설과 역사 속의 소재들을 흥미진진하고 극적으로 표현하면서 작품속의 인물들과 자기 동일화가 일 정도로 트로이 전쟁 한복판에 선 느낌을 부여한다.

페이퍼북보다 조금 큰 책으로 안의 글씨가 좀 빡빡하지만 읽으면 손놓기 힘든 고전임에 틀림없다. 수많은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가 난무한 가운데 굳이 한책을 선택해 읽는다면 이책을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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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헤로도토스 역사 서울대 선정 만화 인문고전 50선 2
권오경 지음, 진선규 그림, 손영운 감수 / 주니어김영사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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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에 사마천의 <사기(史記)>있다면 서양에는 헤로도토스의 <역사(Historiae)>가 있다. 사기도 그렇지만 고대 그리스의 역사가 헤로도토스의 <역사>를 역사 전문가나 덕후분들이 아니라면 제대로 읽은이는 많지 않을 거라 본다. 물론, 나도 그렇지만서도.. 그리고, 그가 '역사(Historiae)'라는 말을 처음 쓴 사람이라는 것도 많이 모를 것이다. 그가 쓴 <역사>는 총 9권에 달할 정도로 방대하다. 물론, 내용도 풍부해 수많은 인물들과 지명, 민족들이 등장해 읽는이는 하여금 인내심과 함께 버거움이 있다. 

하지만, '서울대 선정 인문고전 50선'의 두번째 작품인 만화로 보는 헤로도토스의 <역사>는 그렇지 않다. 우선, 내용이 쉽게 쏙쏙 들어온다. 물론, <역사>의 모든 부분을 다루지는 않았지만 페르시아 전쟁사등 큰 줄기를 알기엔 부족함이 없다. 그런데, 헤로도토스는 <역사>를 어떻게 쓴것일까.. 그는 고대 그리스 기원전 480년대경부터 420년대경까지 살았는데 자란곳은 소아시아(현재의 터키 아나톨리아 지방으로 동양과 서양을 연결하는 통로이자 여러 문명이 싹튼 곳) 남서부에 있던 도시 '할리카르나소스' 로 그는 밝히고 있다.

당시 고대 그리스는 패권국가로 번영을 누리고 있었다. 그러면서, 각국들 아테네, 흑해 북쪽 해안, 이집트, 바빌론등을  직접 돌며 현지 답사하고 탐구해서 알아낸 사실과 못가본 곳은 신화나 전설을 통한 지식들을 바탕으로 쓴 것이다. 이런 그의 작업은 "탐구에 의해 배운 사실을 서술하고 과거의 기억이 잊쳐지지 않게 하기 위한 작업'으로 귀결되며 오늘날 역사라는 명제가 생겨나게 한 것이다.물론, <역사>에서는 기존의 신의 뜻인 신탁도 중요하게 서술하며 강조도 했지만.. 신이 아닌 인간이 했던 일 즉, '하늘의 역사'에서 '인간의 역사'로 바꾸며 과거의 사실을 밝힐때 증거를 통한 객관적 방법을 써서 사건의 원인과 결과 그리고 본질을 밝히려는 노력을 계속 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런 그의 <역사>책이 늘 찬사를 받은것도 아니었다. 헤로도토스보다 후에 태어난 투키디데스는 펠로폰네소스 전쟁을 다루었는데.. 그는 헤로도토스가 진실을 말하기 보다는 사람들을 즐겁게 하기 위해 허황된 이야기를 썼다고 폄하했고.. 헤로도토스에게 '역사의 아버지'라 애칭을 달아준 키케로도 헤로도토스의 글에는 거짓된 이야기가 수없이 많다고 빈정거렸다고 한다. 하지만, 헤로도토스의 <역사>가 제대로 평가받기 시작한 것은 18세기 이후 고고학과 고전학등이 발전하면서부터 특히 이집트와 오리엔트 지역의 발굴과 각종 문헌 자료의 해독을 통해서 <역사>가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정확한 사실을 담고 있다는 것이 밝혀지며 지금까지 온것이다.

그럼, <역사>에 담긴 내용은 무엇일까? 주로 '페르시아 전쟁사'로 불리기도 하는데 이 전쟁을 바탕으로 씌어진 것으로 그리스 산문 사상 최고의 걸작으로 손꼽는다. 총 9권중에 1권부터 3권까지는 페르시아 제국의 역사를 다루었다. 즉, 페르시아 제국을 이룩해 가는 과정을 그리며 페르시아의 생활방식이나 문화는 물론 이집트를 비롯한 페르시아에게 속국당한 민족들과 그들의 생할 방식, 문화등도 함께 기록되어 있다. 그러면서 페르시아 주요인물 제국을 만든 키루스, 그의 아들 잔혹한 캄비네스, 다리우스, 크세르크세스는 물론 심지어 이집트의 미이라 만드는 법까지 수록되어 있다.ㅎ

4권부터 6권까지는 유목 민족인 스키타이 인에 대한 설명과 그들의 역사, 흑해에 대한 설명, 이오니아의 그리스 도시들이 페르시아에 맞서서 반란을 일으킨 이야기와 페르시아 군대의 마라톤에서의 패배등이 담겨있다. 6권부터 9권까지는 이 책의 가장 핵심적인 주제인 페르시아 전쟁에 대해서 서술하고 있다. 특, 영화 300의 배경이 된 테르모필레 전투, 세게 4대 해전중 하나인 살라미스 해전, 플라타이아와 미칼레 전투등을 통해 그리스 군이 승리하는 과정을 묘사하고 있다. 물론, 여기서 만화로 보는 인문고전에서는 모든것을 자세히 다루지는 않았지만.. 특히 페르시아 제국의 태생부터 발전과 그리스와 페르시아 전쟁사는 알기 쉽게 다루며 <역사>의 입문서로 전혀 부족함이 없다.

그리고, 책 중간중간에 <역사>를 이해하기 위한 선지식들이 말글로 된 설명도 있어 구성이 좋다. 학생부터 어른들까지 학창시절 '역사'란 무엇인가에 대한 막연했던 논제가.. 이 책을 통해서 가볍게 만나 본다면 한꺼풀 벗겨진 느낌의 '역사'를 만날 것이다. 그것은 바로 인간의 탐구에 대한 것이 바로 역사가 되기 때문이다. 만화라 부끄러워지 하지 말고 당당하게 읽길 권한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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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의 눈물 - 한니발보다 잔인하고, 식스센스보다 극적인 반전
라파엘 카르데티 지음, 박명숙 옮김 / 예담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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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니발보다 잔인하고, 식스센스보다 극적인 반전"의 문구로 유혹한 <마키아벨리의 눈물>.. 이런류의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잔인과 반전이라는 문구에 안 끌릴수 없을 것이다. 물론 한니발, 식스센스를 안다면은 더욱더.. 책은 처음부터 어느 음침한 지하실에서 벌어지는 살육의 고문 현장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데.. 이것이 마치 영화 '쏘우'를 능가할 정도로 긴장감과 함께 잔혹하고 임팩트가 강하다. 이렇게 의문의 가난한 어느 화가가 한 조각의 시체로 변해가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런 이야기의 시대적 배경은 역사 소설답게 1498년 '유럽의 꽃밭'이라 불리며 문화와 예술의 요람이자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의 수도인 피렌체가 로렌초 메디치가가 실권하여 추방당하고 교황과 주변국 프랑스등의 세력 다툼속에 공화정이 수립되던 풍전등화와 같은 시대였다. 물론, 주인공 마키아벨리와 그외 주변 인사들도 실존 인물들이다. 몇몇 인물을 보면은..

마키아벨이의 절친인 프란체스코 베토리와 또 다른 친구이자 음유시인 치치오 귀차르드니는 르네상스 시대의 사상가였고, 가장 대표적인 인물로 사보나롤라가 등장하는데.. 그는 도미니크회의 수도사이자 종교개혁가로 피렌체의 시뇨리아 광장에서 화형을 당했던 '광신적 수도사'였지만.. 여기서는 다른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기도 한다. 

이런 피렌체의 아스트랄한 상황속에서 의문의 참혹한 살육은 계속되는 가운데.. 공화정의 장관 소데리니와 그의 용병 말라테스타가 전사적으로 수사에 착수하고.. 당시 20대의 젊고 혈기왕성한 니콜로 마키아벨리가 상서국 서기관으로 일을 하며 사건을 알게되고 그의 막역한 친구들 베토리, 치치오등과 함께 나름 탐정 수사를 한다. 그러면서 마키아벨리의 약혼녀 아날리자와 그의 삼촌인 老 철학자 피치노.. 특히, 피치노는 마키아벨리의 스승이자 아버지같은 존재로 이 내용에서 중요한 열쇠를 쥔 인물이다.

이렇게 공화정 자체의 수사와 마키아벨리를 중심으로 탐정 수사가 벌어지며.. 피렌체에서 6명이나 참혹하게 눈이 파헤치며 죽어나간 사건은 미궁에서 점점 윤곽이 들어나고.. 피렌체의 군중들은 사건의 주모로 수도사 사보나롤라를 몰고가는데 그 수도사는 운명을 받아들인다. 하지만 사건의 열쇠는 다른 곳에 있었다.

지금의 치면 텐프로같은 매혹적인 고급 콜걸 보카도로라는 여자에게 중점이 맞춰진다. 즉, 그녀와 관련된 인물들이 모두 참혹하게 죽은 것이다. 과연 그녀는 어떤 존재였길래 무고한 사람들을 죽게 했을까.. 또, 마키아벨리의 탐정 수사의 목적은 무엇이고 그는 범인을 잡을 수 있을까.. 물론, 역사스릴러 답게 살인마들 마각은 단순 범행의 차원이 아닌 역사적 외교관계가 있음을 드러내지만 그 속에는 인간의 구차함이 있다. 마치 무엇의 노예처럼 말이다.

하지만 이런 살인마들의 배후가 드러나는 과정에 또다른 이면과 반전이 마지막에 기다리고 있다. 그 반전이 '식스섹스'보다 극적이든 아니든 반전은 반전이다. 그것은 이 책의 제목으로 대변될 수도 있기에.. 여기서 줄인다. 다만, 그 눈물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고나면 수긍이 갈지도 모른다. 즉, <군주론>을 쓴 마키아벨리를 잘 알고 있다면 말이다.

암튼, 역사소설의 베이스 위에 추리와 잔혹과 스릴러가 추가되며 흥미와 호기심을 불러일으킨 팩션 '마키아벨리의 눈물'을 강추하는 바다. 이 정도 스토리라면 영화 시나리오도 충분하다고 본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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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마키아벨리 군주론 서울대 선정 만화 인문고전 50선 1
윤원근 지음, 조진옥 그림, 손영운 감수 / 주니어김영사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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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년전 ’서울대 선정 인문 고전 50선’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면서.. 만화로 만나는 인문고전의 첫번째 작품인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이다. 원전이나 번역서들이 난무한 가운데.. 학생들이나 성인들에게 어렵지 않게 풀어쓴 고전으로 추천할만하다. 하루 날 잡아 다 읽어봤는데.. 학창 시절 막연하게 알았던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에 대한 그림이 그려지는 느낌이다. 더군다나 각양각색의 군주들 모습이 만화라 더 생생하다. 

마키아벨리(Niccolo Machiavelli, 1469~1527)가 중세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살면서 느꼈던 조국의 아스트랄한 상황을 지켜보며 군주론을 쓰게 된 것이다. 당시 이탈리아는 밀라노, 베네치아, 나폴리, 피렌체 등지에서 군주에 의한 봉건체제하의 패권다툼과 교황령의 통치와 함께 강성했던 프랑스, 스페인, 스위스등 강군에게 짓밟혀 나라가 거덜나기 직전의 상황이었으니.. 그 옛날 고대 로마 제국의 번영을 이루었던 선조에 대한 후손의 몸부림였던 것이다. 

이렇게 중세시대 부패와 몰락으로 치닫던 조국 이탈리아를 보며 자수성가해 군사 외교 업무를 담당하는 행정 위원회의 제 2서기국 서기장으로 몸담으며 다른 이탈리아 도시들과 프랑스와 독일등으로 자주 파견되며 각국의 군주에게서 보고 느낀점을 정리하면서.. 패권의 정세속에 세번씩이나 관직에서 축출당하는 불운까지 당한 그의 인생도 파란만장 했음이다. 하지만 ’가장 정직한 정치 교과서’라는 칭송?과 함께 강한 국가를 위한 냉혹한 통치론이라는 결정체인 <군주론>을 세상에 남겼으니 그 내용은 이렇다.

이 책 서두에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착한 사람이 되어서는 안되고 착한 척 잘해야 하고, 때에 따라서는 거짓말도 잘 할 줄 알아야 한다."며 포문을 연다. 이렇듯 기존의 인간 질서를 깨는 도덕적 덕목들을 내팽개치며 군주론의 핵심은 위대한 군주가 되는 방법들을 설파한다. 그 소제들도 보면은 이렇다.

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법, 동맹을 맺는 법, 힘이나 속임수로 정복하는 법, 백성에 의해 사랑받고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법, 군인들을 통솔하고 그들에게 존경을 받는 법, 자기를 해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제거하는 법, 낡은 제도를 새것으로 개혁하는 법, 엄격하면서도 친절하고 관대하면서도 인심을 후하게 쓰는 법, 불충한 군대 용병을 없애고 새로운 자국의 군대를 만드는법, 왕들이나 군주들과 동맹을 맺어 기꺼이 도움을 제공하거나 해를 가하는 것을 조심하게 만드는 방법까지..

이렇게 <군주론>은 군주가 되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한마디로 어떤 경우에는 사자의 힘을 사용하고 또 어떤 경우에는 여우의 꾀를 사용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며 백성들에게는 당근과 채찍을 유용하게 사용하며 정권 유지의 기법등 군주들의 지침서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군주론>을 쓰게 된 배경은 당시 그가 살았던 프렌체의 군주이자 메디치 가의 실력자 로렌초에게 신임을 회복하기 위한 충성의 표시로 쓴 것으로.. 이런 <군주론>의 룰모델은 당시 교황 알렉산데르 6세의 아들 ’체사레 보르자(Cesare Borgia, 1475~1507)’였다.

체사레 보르자는 아버지의 힘과 도움으로 나라를 얻었지만 그곳에 뿌리를 깊이 내리기 위해 할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을 다 사용할 정도로 냉혹하다는 평가를 받은 인물이다. 특히 아버지의 후원으로 교황군 총사령관이 되어 로마냐 지방을 공격하며 당시 이탈리아에서 교황을 지지하는 오르시니 가문과 황제를 지지하는 콜론나 가문을 획책해 세력을 약화시키며 피의 숙청을 단행하며 로마냐를 정복했다. 그는 정복에 있어서 반란의 기미가 될 기존의 가문세력을 다 제거하고.. 로마의 귀족들을 친구로 만들어 새로운 교황을 견제하며 추기경들을 자기편으로 만드는등.. 이렇게 목적을 위한 수단과 방법을 통해 권력을 잡은 그를 모방해야 강력한 군주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여러 갈래로 나뉘며 다른 나라 외세에 무너져가는 이탈리아를 바라보며.. 조국 이탈리아를 구원할 영웅적인 군주를 기다리며 쓴 <군주론>은 지극히 현실주의적이고 때로는 냉소적이라 평가를 받고 있다. 한 나라의 부강이 절대 녹녹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과정이기에 허허실실 대다가는 죽도 밥도 안되기에.. 군주는 냉혹할 정도로 영악스럽게 강력한 권력을 집권해 통치해야 한다는 것이 <군주론>의 핵심 내용인 것이다.

그러면서 마키아벨리는 메디치 가의 로렌초 군주에게 이렇게 말한다. "전하! 지금 이탈리에는 깃발을 들 만한 사람이 도무지 보이지 않습니다. 이제 이탈리아가 희망을 걸 만한 인물은 빛나는 전하의 가문뿐입니다. 전하의 가문이야말로 행운과 능력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라며.. 강력한 군주론가 되기를 설파한 군주론의 내용들은 당신의 깃발 아래서 이 나라는 고결하게 될 것이며.. 당신의 보호 아래서 페트라르카(이탈리아의 인문학자이자 시인)의 시처럼 실현될 거라며 마친다.

"미덕은 야만의 포학함에 맞서 무기를 들 것이다. 전쟁은 짧게 끝날 것이니 고대의 용맹이 이탈리아 인들의 가슴에서 아직 죽지 않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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