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리아스
아우구스테 레히너 지음, 김은애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6년 8월
평점 :
절판


서양 고전중에 고전 호메로스(호머)의 <일리아스>는 10년에 걸친 그리스 군의 트로이 공격중 가장 극적인 50일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그렇게 시작된다. 이런 내용에는 여러 신들과 트로이 전쟁의 용맹한 영웅들이 등장하는데.. 고전의 영원한 주제인 신들의 존재와 한 여자로 인한 사랑과 전쟁, 그 속에서 시기와 우정과 용장의 결투 그리고 마지막 허를 찌른 전술로 멸망까지 가는 이야기는 고전떡밥 중에 단골메뉴라 할 수 있다. 결국, 후세의 동시대에 많은 영향을 끼치며 수많은 작품들의 플롯이 되었으니.. 그런면에서 일리아스가 고전중에 고전으로 손꼽는 이유일 것이다. 이런 신들과 영웅들이 함께 벌이는 트로이 전쟁의 줄거리를 보면 의외로 간단한데 이렇다.

트로이 왕자 파리스가 그리스(호머는 아카이아로 말함) 최고의 미녀 헬레네를 유혹해 트로이로 데려가고 마침내 아름다운 한 여인 때문에 벌어진 트로이 전쟁은 9년 동안이나 계속된다. 그러던중 아가멤논과 전리품의 여자 브리세이스를 두고 사이가 틀어진 아킬레우스는 전쟁에서 빠져 버린다. 그러면서 위기에 처한 그리스군은 아킬레우스가 빠진 상태로 계속 되면서 트로이 전쟁에서 그리스는 헥토르의 트로이 군에 몰려 연일 패배한다. 이때 아킬레우스의 친구 파트로클로스는 그리스를 구하기 위해 아킬레우스의 갑옷과 병사를 빌려 전쟁에 나선다.

이를 눈치 챈 헥토르가 파트로클로스를 전장에서 죽이자 그 소식을 들은 아킬레우스는 전쟁에 나가기로 결심한다. 그러면서 그리스는 아킬레우스의 참전으로 큰 힘을 얻고 복수심에 불타는 아킬레우스는 트로이 궁전까지 치고 들어가 헥토르와 마지막 결전을 벌인다. 결국, 헥토르는 아킬레우스의 손에 죽음을 맞이한다. 하지만 아킬레우스도 파리스가 쏜 독화살에 그의 약점인 발뒤꿈치를 맞아 죽게 되며.. 오늘날 아킬레스건의 유래가 된다. 물론, 이후 그리스군은 오디세우스의 지략인 목마작전으로 성으로 들어가 트로이를 멸망시키며 그리스가 승리했다는 이야기다.

이런 <일리아스>는 레히너의 작품으로 읽고 있는 중인데.. 트로이 전쟁을 상세히 다룬 작품이면서도 정작 전쟁의 시작과 결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첫장은 아가멤논과 아킬레우스가 전리품 여자 브리세이스를 사이에 두고 불화를 겪으며 그리스군이 위기에 처하고.. 마지막 이야기의 결말도 헥토르와 아킬레우스의 대결끝에 헥토르가 죽고 그의 아비 프리모가 찾아와 아들의 시신을 거두게 해달려며 간청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이렇게 아킬레우스의 지극히 인간적인 분노로 시작하여 적군의 왕과 눈물겨운 화해로 끝이 나고 있다.

즉, 호머는 진정한 영웅이자 너무도 인간적인 면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아킬레우스의 모습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
이다. 물론, 그 속에 다른 영웅들과 신들의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일리아스>에서 다루지 못한 이른바 오디세우스가 목마 작전으로 트로이를 멸망시킨 결말은 어디에서 나온것일까? 그 이후에 일어난 사건들은 훗날 로마의 위대한 시인 베르길리우스가 호메로스의 영향을 받아 저술한 <아에네이스>에 자세히 언급되어 있다. 즉, <일리아스>는 트로이 전쟁이 한창 진행될때의 이야기를 그린 것이고, 트로이 전쟁 이후 고향으로 돌아가는 영웅 오디세우스의 모험을 소재로 한 것은 <오디세이아>다.

특히, 오스트리아 작가 아우그스테 레히네의 <일리아스>을 읽으면서 느낀점은.. 이런 고전의 이야기의 실낱들을 놀랍도록 생생하게 재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서사시의 문체가 가지고 있는 엄숙하고 정형화된 표현들을 간결하고 생동감있게 되살리며 폭넓은 독자층을 사로잡은 작가다. 그런 작가의 역량은 특히나 전설과 역사 속의 소재들을 흥미진진하고 극적으로 표현하면서 작품속의 인물들과 자기 동일화가 일 정도로 트로이 전쟁 한복판에 선 느낌을 부여한다.

페이퍼북보다 조금 큰 책으로 안의 글씨가 좀 빡빡하지만 읽으면 손놓기 힘든 고전임에 틀림없다. 수많은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가 난무한 가운데 굳이 한책을 선택해 읽는다면 이책을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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