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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헤로도토스 역사 ㅣ 서울대 선정 만화 인문고전 50선 2
권오경 지음, 진선규 그림, 손영운 감수 / 주니어김영사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동양에 사마천의 <사기(史記)>있다면 서양에는 헤로도토스의 <역사(Historiae)>가 있다. 사기도 그렇지만 고대 그리스의 역사가 헤로도토스의 <역사>를 역사 전문가나 덕후분들이 아니라면 제대로 읽은이는 많지 않을 거라 본다. 물론, 나도 그렇지만서도.. 그리고, 그가 '역사(Historiae)'라는 말을 처음 쓴 사람이라는 것도 많이 모를 것이다. 그가 쓴 <역사>는 총 9권에 달할 정도로 방대하다. 물론, 내용도 풍부해 수많은 인물들과 지명, 민족들이 등장해 읽는이는 하여금 인내심과 함께 버거움이 있다.
하지만, '서울대 선정 인문고전 50선'의 두번째 작품인 만화로 보는 헤로도토스의 <역사>는 그렇지 않다. 우선, 내용이 쉽게 쏙쏙 들어온다. 물론, <역사>의 모든 부분을 다루지는 않았지만 페르시아 전쟁사등 큰 줄기를 알기엔 부족함이 없다. 그런데, 헤로도토스는 <역사>를 어떻게 쓴것일까.. 그는 고대 그리스 기원전 480년대경부터 420년대경까지 살았는데 자란곳은 소아시아(현재의 터키 아나톨리아 지방으로 동양과 서양을 연결하는 통로이자 여러 문명이 싹튼 곳) 남서부에 있던 도시 '할리카르나소스' 로 그는 밝히고 있다.
당시 고대 그리스는 패권국가로 번영을 누리고 있었다. 그러면서, 각국들 아테네, 흑해 북쪽 해안, 이집트, 바빌론등을 직접 돌며 현지 답사하고 탐구해서 알아낸 사실과 못가본 곳은 신화나 전설을 통한 지식들을 바탕으로 쓴 것이다. 이런 그의 작업은 "탐구에 의해 배운 사실을 서술하고 과거의 기억이 잊쳐지지 않게 하기 위한 작업'으로 귀결되며 오늘날 역사라는 명제가 생겨나게 한 것이다.물론, <역사>에서는 기존의 신의 뜻인 신탁도 중요하게 서술하며 강조도 했지만.. 신이 아닌 인간이 했던 일 즉, '하늘의 역사'에서 '인간의 역사'로 바꾸며 과거의 사실을 밝힐때 증거를 통한 객관적 방법을 써서 사건의 원인과 결과 그리고 본질을 밝히려는 노력을 계속 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런 그의 <역사>책이 늘 찬사를 받은것도 아니었다. 헤로도토스보다 후에 태어난 투키디데스는 펠로폰네소스 전쟁을 다루었는데.. 그는 헤로도토스가 진실을 말하기 보다는 사람들을 즐겁게 하기 위해 허황된 이야기를 썼다고 폄하했고.. 헤로도토스에게 '역사의 아버지'라 애칭을 달아준 키케로도 헤로도토스의 글에는 거짓된 이야기가 수없이 많다고 빈정거렸다고 한다. 하지만, 헤로도토스의 <역사>가 제대로 평가받기 시작한 것은 18세기 이후 고고학과 고전학등이 발전하면서부터 특히 이집트와 오리엔트 지역의 발굴과 각종 문헌 자료의 해독을 통해서 <역사>가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정확한 사실을 담고 있다는 것이 밝혀지며 지금까지 온것이다.
그럼, <역사>에 담긴 내용은 무엇일까? 주로 '페르시아 전쟁사'로 불리기도 하는데 이 전쟁을 바탕으로 씌어진 것으로 그리스 산문 사상 최고의 걸작으로 손꼽는다. 총 9권중에 1권부터 3권까지는 페르시아 제국의 역사를 다루었다. 즉, 페르시아 제국을 이룩해 가는 과정을 그리며 페르시아의 생활방식이나 문화는 물론 이집트를 비롯한 페르시아에게 속국당한 민족들과 그들의 생할 방식, 문화등도 함께 기록되어 있다. 그러면서 페르시아 주요인물 제국을 만든 키루스, 그의 아들 잔혹한 캄비네스, 다리우스, 크세르크세스는 물론 심지어 이집트의 미이라 만드는 법까지 수록되어 있다.ㅎ
4권부터 6권까지는 유목 민족인 스키타이 인에 대한 설명과 그들의 역사, 흑해에 대한 설명, 이오니아의 그리스 도시들이 페르시아에 맞서서 반란을 일으킨 이야기와 페르시아 군대의 마라톤에서의 패배등이 담겨있다. 6권부터 9권까지는 이 책의 가장 핵심적인 주제인 페르시아 전쟁에 대해서 서술하고 있다. 특, 영화 300의 배경이 된 테르모필레 전투, 세게 4대 해전중 하나인 살라미스 해전, 플라타이아와 미칼레 전투등을 통해 그리스 군이 승리하는 과정을 묘사하고 있다. 물론, 여기서 만화로 보는 인문고전에서는 모든것을 자세히 다루지는 않았지만.. 특히 페르시아 제국의 태생부터 발전과 그리스와 페르시아 전쟁사는 알기 쉽게 다루며 <역사>의 입문서로 전혀 부족함이 없다.
그리고, 책 중간중간에 <역사>를 이해하기 위한 선지식들이 말글로 된 설명도 있어 구성이 좋다. 학생부터 어른들까지 학창시절 '역사'란 무엇인가에 대한 막연했던 논제가.. 이 책을 통해서 가볍게 만나 본다면 한꺼풀 벗겨진 느낌의 '역사'를 만날 것이다. 그것은 바로 인간의 탐구에 대한 것이 바로 역사가 되기 때문이다. 만화라 부끄러워지 하지 말고 당당하게 읽길 권한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