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질주: 언리미티드 - FAST & FURIOUS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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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액션무비가 개봉해 이목을 끌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 액션은 가열한 총질과 육탄전은 기본이요, 여기에 자동차로 보여줄 수 있는 최대치 액션을 초반과 마지막에 제대로 보여주며 관객들의 아드레날린을 마구 샘솟게 했다. 바로 대량의 물량공세로 헐리웃 막강 시스템에 의해 만들어진 정통 액션무비 <분노의 질주 : 언리미티드>가 그것이다. 홍보대로 <원티드>와 <본 얼티메이텀> 초호화 제작진에 의해서 만들어졌다는 이들의 비주얼은 가히 독보적이다. 그 비주얼은 바로 자동차 액션을 말하는 것으로, 더이상 말이 필요없는 영화의 하이라이트로 마지막 대미를 장식하며 이들의 무한질주에 방점을 찍었으니, 바로 그 액션 만큼은 甲이 되는 순간이다.

'빈 디젤' 주연의 '분노의 질주' 시리즈, 무한질주로 액션을 내달리다.

액션영화 팬들은 알다시피 여기 '분노의 질주'는 시리즈로 나온 액션무비로, 1편과 오리지널 판에서 주연을 맡은 '빈 디젤'과 전작들 멤버가 그대로 나와 이번에 그 계보를 이었지만 전작을 잘 몰라도 보는데 지장은 없다. 여기 주인공인 '빈 디젤'이 1편인 '분노의 질주'로 유명세를 타며 그를 액션스타로 만든 거. 그 이후 <트리플 엑스>, <디아블로>, <리딕>, <바빌론 AD>, 그리고 2009년 <분노의 질주 : 더 오리지널> 판까지 그의 주요 영화들을 보면 거의 액션무비로 점철이 되어 있다. 그래서 화끈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인데, 그런 점에서 이번 영화도 그런 연장선에서 벗어나지 않고 제대로 볼거리를 제공했으니 영화 <분노의 질주 : 언리미티드>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오리지널 멤버의 정통 액션 블록버스터! 최후의 한방을 위해 그들이 왔다!

경찰이었던 브라이언(폴 워커)은 미아(조다나 브류스터)와 함께 도미닉(빈 디젤)을 탈옥시키고, 함께 국경을 넘어 브라질의 리우 데 자네이루로 도주한다. 자유를 위한 마지막 한방, 최후의 미션을 준비하는 멤버들은 이들을 죽음으로 몰아 놓으려는 음모에 휩싸여 궁지에 몰리게 되는데... 한편 절대 타겟을 놓치지 않는 냉철한 정부 요원 홉스(드웨인 존슨)는 도미닉과 브라이언을 쫓던 중 이들의 둘러싼 커다란 음모가 있음을 직감하게 되고 이들간의 쫓고 쫓기는 숨막히는 대결이 시작된다.


(위 장면은 바로 차가 공중에 뜬 상태, 이들은 저기 강물 밑으로 수직 하강 중이다. ㅎ)

사실 영화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여기 '분노의 질주'팀이 브라질의 마약 갱단을 처단하고 그들의 돈을 강탈해 잘 먹고 잘 살았다는 이야기? 정도로 보면 되는데, 영화 시작부터 아주 화끈하다. 교도차량 폭파와 철도에서 레이싱카 빼내기 신공이 펼쳐지는데, 주인공 '도미닉'(빈 디젤)을 장차 처남이 되는 '오코너'(폴 워커)가 도미닉 여동생 '미아'(조대너 브류스터)와 몇몇 사람들을 끌어들여 교도차량을 폭타시키고 그를 빼낸다. 그리고 이들의 종적은 묘연해지고, 무대는 브라질 환상의 도시 '리우 데 자네이루'라 불리는 '리오'에서 그들은 만난다. 그러면서 영화는 줄곧 여기 '리오'에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들 세 명은 멋진 스포츠카 몇 대를 탈취하는 과정에서 해당 수사관을 죽이는 것으로 오해를 받아 국제적 수배범으로 뜨게 되고, 그들이 탈취한 차량에는 브라질 마약왕의 상거래 정보가 담겨있는 칩을 발견, 이들은 이것을 미끼로 그들 조직을 소탕하고 한탕하려 한다.


(도미닉이 각기 재주를 지닌 이들을 불러모아 한탕을 노린다. 이중 백인녀와 동양인을 주목.. ㅎ)

대신에 자기네 세 명 가지고 안 될 것 같아 여러 명의 인재?들을 끌어들여 그들과 맞세게 되는데, 한편 국제적인 수배범을 잡으러 급파된 첩보 수사국의 정보 요원인 루크(드웨이 존슨)가 그만의 특공 수사대를 이끌고 '리오'로 잠입한다. 그러면서 도미닉 일당을 잡을려고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벌어지는데, 물론 마약왕 쪽 일당도 그 칩을 다시 찾기 위해서 도미닉 일파를 제거하기에 이른다. 그러면서 이들은 서로 총질을 해대고, 그 리오의 달동네를 무람없이 익스트림 스포츠처럼 뛰고 나르고, 자동차로 헤집고 다니며 완전 쑥대밭을 만든다. 제대로 볼거리를 보여주고 있는데, 이렇게 세 명의 조직이 맞부딪치며 이야기는 전개가 된다.

하지만 도미닉 일당의 최종 목표는 마약왕이 보유한 1억 달러가 넘는 거액의 돈다발을 탈취하는 거. 왜? 그들의 프리한 삶을 위해서.. 그런데 이 금고가 경찰서 내부 깊숙한 비밀 창고에 박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어려울 것 같아 이들은 난관에 봉착한다. 하지만 각기 계명구도의 재주들을 부리며 작전 계획에 거의 돌입을 하는데, 루크 수사대가 이들 아지트로 들어오면서 이들 일당이 잡히게 된다. 그렇게 차량에 인도돼 끝나나 싶었는데, 저 마약왕 일당이 총질을 해대는 통에 루크파 요원들이 죽고 도미닉 일당이 이들을 구하면서 루크와 여자 경찰이 합심하게 된다. 그리고 루크 요원이 타던 군용 트럭으로 경찰서를 그냥 무대뽀로 밀고 들어가, 금고를 두 대의 스포츠카에 연결하고 시내로 끌고 나온다.


(두 짐승남 '빈 디젤'과 '더 락'으로 불리는 '드웨이 존슨', 둘의 육탄전도 불만하다. 누가 이겼을까?)

이때부터 정말 화려한 자동차 액션의 백미라는 추격씬이 펼쳐지는데, 정말로 아주 제대로다. 그 엄청난 금고를 두 대의 자동차에 달고 경찰의 추격 속에서 달리며 시내를 쑥대밭으로 만드는 그림은 헐리웃이 아니면 나올 수 없는 시퀀스다. 보는 이들의 가슴이 뻥 뚫릴 정도로 시원하고 호쾌한 액션이 아닐 수 없는데, 그렇다면 이들 도미닉 일당은 그들의 추격을 따돌리고 무사히 대금고 탈취에 성공했을까? 어떻게 마치 '돈을 갖고 튀어라'처럼 정말 돈을 갖고 각자 꿈꾸는 걸 이루었을까? 제목 '언리미티드'처럼 그들의 무한질주는 그렇게 갈무리 됐을까?



자동차 액션이 돋보이는 블록버스터 '분노의 질주 : 언리미티드', 호쾌하다.

이렇게 영화는 한마디로 비주얼 위주의 액션으로 점철된 영화다. 물론 2시간이 넘는 런닝타임이라 중간에 이야기 전개를 위해서 어떻게 이들 세 조직이 물리고 물리는 설정이 나오지만, 종국에 영화가 그리고자 하는 건 바로 액션이다. 초반에 보여주었던 차량 탈취와 리오의 달동네에서 보여준 날고 뛰는 익스트림 스포츠는 정말 볼만했고, 중간중간에 차량 경주씬등은 물론, 나중에 금고를 탈취해 시내를 쑥대밭으로 만드는 시퀀스는 가히 차량 액션의 백미 중 하나다. 이런 액션의 연출은 남미 특유의 레게풍 음악과 함께 강렬한 비트 사운드로 더욱더 흥을 돋구었으니, '분노의 질주'는 원제 'Fast Five'처럼 강렬한 스피드를 제대로 보여주었다.

이런 주인공 역에 '빈 디젤' '폴 워커'가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과 루크 요원으로 나온 전직 스타 레슬러 출신의 '더 락'으로 불리는 '드웨이 존슨'이 만만치 않은 육질을 과시하며, 빈 디젤과의 육탄전을 벌인 것도 백미 중 하나로 두 짐승남이 제대로 붙어 야성미를 과시했다. 개인적으로 '더 락' 저 배우는 영화 '미이라2'였나, 그 괴기스런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 아무튼 영화는 꽤 정석대로 헐리웃 액션 블록버스터의 비주얼대로 액션을 그려냈다. 그것은 어떤 판타지에서 많이 차용하는 CG가 아닌, 대량의 물량공세로 퍼붓은 대규모 차량 공중전과 스피드한 추격전, 그리고 임팩트한 폭파씬까지 제대로 보여주며 그런 그림에 방점을 찍었다.

다만 이야기의 구도나 전개가 다소 이런 액션에 비해 감이 떨어지지만, 어쨌든 볼거리 하나만으로 충만된 영화 '분노의 질주 : 언리미티드'는 제대로 무한질주를 한 셈이다. 특히나 차량 액션에 대해서는 정말 甲이라 할 정도였으니, 제대로 즐기면서 볼 수 있는 액션용 '팝콘 무비'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이런 차량씬만 따로 모아서 보고 싶을 정도로 말이다. 그나저나 영화에서 실제 甲은 그 동양인일지 모른다. 보면 안다. 부러운 넘..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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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유 2011-04-28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도 리뷰 쓰다가 생각한건데..
스토리 전개나 구성 생각하면- 이거 심하게 실망스러울 것 같지만
그래도 눈요기 하기에는 괜찮았어요. 제대로 된 액션을 즐겼던 것 같아요!

북스강호 2011-04-30 16:58   좋아요 0 | URL
뭐.. 이런 류의 영화는 볼거리 위주로 포팅된 거라..
특히 마지막 카 액션은 정말 甲이었죠.. ~
 
마셰티 - Mache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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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편의 액션무비가 매니아틱 감성을 불러 일으키며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으니 바로 영화 <마셰티>다. 바로 극 중 주인공의 이름이기도 한 이 영화는, 연출은 물론 제작이나 각본 등에서 자신만의 색깔이 뚜렷한 '로버트 로드리게즈'의 작품이다. 전작들 중에 <씬 시티> 시리즈나 겁없는 여자들의 남자 후려치기 <데쓰 프루프>와 좀비 액션물의 난장판 <플래닛 테러>를 봐도 확실히 알 수 있듯이, 그가 그려내는 액션은 소위 좀비스러운? 점이 많다. 그래서 피칠갑의 사지가 절단되는 등 슬래셔급 액션의 수위가 깔끄장한 정도를 넘는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마셰티' 또한 만만치 않다. 초장부터 모가지가 댕강은 물론 어디 망나니 칼을 든 채 총질을 해대는 그 앞에 적은 없어 보인다. 그런 무적의 주인공은 바로 '대니 트레조' 할배, 44년생이라니 우리나이로 68세다. ㄷㄷ

드디어 액션 주연으로 나선 '대니 트레조'의 막장 액션무비 '마셰티'

헐리웃 액션무비 등에서 조연급으로 활동하시며 극에서 끝까지 못가고 죽고 마는 처절한 악당으로 나왔던 그가, 생애 처음인지 몰라도, 스타급 배우들을 대동한 채 단연코 주연으로 나서며 액션무비를 이렇게 찍으셨으니 화두가 될 만하다. 이미 전작 <플래닛 테러>에서 동명의 '마셰티'로 나왔던 그, 개인적으로는 그 유명한 <황혼에서 새벽까지> 시리즈에서 나왔던 좀비스런 뱀파이어 모습이 너무나 생생하다. 그리고 이번에 이 영화에서는 사람들을 마치 좀비 대하듯 칼로 도륙내고 총질을 가하는 등, 그의 액션은 난도질을 넘나들며 저기 살아있는 시체 '좀비'도 울고 가게 만들었으니, 홍보대로 '막장 액션의 끝을 보여주겠다'는 영화 '마셰티'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막장 액션의 끝을 보여주마!!

여느 길거리 노동자이자 부패한 정치인 암살범처럼 보이는 마셰티(대니 트레조)는 전직 연방수사관이다. 악명 높은 멕시코 마약 밀매업자 토레스(스티븐 시갈)와 맞붙어 가족의 죽음을 맞게 된 마셰티는 텍사스로 탈출해 끔찍한 과거를 잊고 살고자 했다. 하지만 음모에 휘말린 마셰티는 상원의원 암살범으로 몰리며 쫓기는 신세가 된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미모의 여수사관이 찾아오면서 멈출 수 없는 복수가 시작되는데...


(44년생 대니 트레조 할배, 이젠 조연이 아닌 주연으로 막장 액션을 선보인다.)

사실 영화는 내용보다 볼거리 위주로 포장된 액션무비다. 그런데 그 포장이 과할 정도로 수위가 높다. 정통의 액션이 아닌 폭력과 과장이 뒤섞이고 여성의 헤어누드까지, 이 영화가 바라보는 지점은 호색적인 대중의 구미에 맞게 포팅된 오락을 추구하는 한마디로 '익스플로이테이션' 무비라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여기서 전개된 줄거리는 어찌보면 이것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일 뿐, 그리 중요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주인공 '마셰티'가 전직 연방수사관이라는 설정에서 가족을 잃고, 나락으로 떨어진 불법 노동자 신분으로 변모돼 복수를 가한다는 이 플롯은 여러 헐리웃 영화들이 차용한 소재이기도 하다. 그러면서 그 속에서 멕시코 국경지대를 넘나들며 불법적인 이주 노동자의 삶과 애환을 그릴려고, 아니 영화는 그런 게 아니라, 이들과 관련된 정책을 입안하고 거대한 마약조직의 정치자금 후원을 받는 한 상원의원의 권력을 그리며, 여기 '마셰티'는 그들을 응징하는 '퍼니셔'로 갖다 놓는다.


(여러 명의 스타 배우들 출연으로 화제를 몰고온 '마셰티')

그렇기에 가족을 잃고 불법 노동자로 전락한 그는 돈을 벌고자 상원의원 암살범으로 몰리면서 복수극의 양상으로 치닫는다. 즉 마셰티의 액션 여정을 쫓는 거. 그러면서 그 속에서 이름만 들어도 유명한 미모의 여자들 '제시카 알바', '린제이 로한', '미쉘 로드리게즈'까지 꼬이며 그를 조력하는 인물로 나온다. 대니 할배가 제대로 회춘을 한 셈인데, 알바는 입국 관리국 경찰이지만 그의 진정성?을 알고 도와주는 인물로, 린제이는 수영장에서 어미와 함께 가슴 노출로 뜨거운 키쓰신을 작렬하고 나중에는 수녀로 분해 총질을, 조연급 여전사로 각인돼 버린 미쉘은 탑차에서 행상을 하지만 그녀는 여기서도 전사로 변모한다.

이렇게 이들이 마셰티를 조력하는 인물로 나온다면, 마셰티를 제거하려는 상대는 권력을 가진 상원의원 존 맥로린으로 나오는 '로버트 드니로'옹과 그의 보좌관 부스역의 '제프 파헤이', 그리고 거대한 마약상 거래업자 토레즈로 나온 말총머리 '시티브 시갈'옹까지.. 그 면면도 화려하다. 결국 이들과 마셰티의 맞대결로 치닫으며 본 잭슨(돈 존슨)이 운영하는 사설 국경수비대에서 마지막 액션의 난장판을 보이며 이 영화는 막장 액션의 방점을 찍는다. 아래처럼 말이다. 시갈옹 이젠 늙으셨쎄요.. ㅎ


(영원한 액션무비의 달인 '스티븐 시갈' 옹이 '대니 트레조' 할배 앞에서 무릎을 꿇을까?)

좀비물을 능가하는 B급 정서의 매니아틱한 막장 액션무비 '마셰티'

이렇듯 영화는 복수극이라는 흔한 소재로 다가오지만, 그런 복수극의 양상이 이른바 정통 액션보다는 B급 액션으로 점철돼 슬래셔급으로 수위가 꽤 높다. 마치 좀비물에서 보는 사지가 절단되고 모가지가 댕강 잘리는 등, 특히 내장을 털어 그 내장으로 줄타기 막타워를 하는 시퀀스는 정말 막장의 백미가 아닐 수 없다. 개인적으로 좀비물을 즐겨본 터라 내장을 뜯어 먹는 건 흔하게 봤어도, 그런 장면은 처음이자, 이런 것을 싫어하는 이들에게는 목불인견이 따로 없을 정도다. 그러니 여기서 보여주는 액션은 소위 말하는 막장급이다. 물론 영화기에 가능한 것이고, 그것을 호색적인 대중적 기호를 파고 들어가 컬트적이자 오락적 재미로 승화시킨 전형적인 B급 무비 '마셰티'. 물론 여기서 말하는 B급은 영화의 '수준'이 아닌 그 어떤 컬트적 '스타일'을 말하는 것으로, 그런 점에서 여기 '마셰티'는 제대로 방점을 찍은 영화가 아닌가 싶다.

아무튼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오락영화로 철저히 무장한 막장 액션무비 '마셰티', 이런 류를 싫어하는 이들에게는 절대 꺼려하는 영화이기도 하지만, 인간의 내면에 숨겨진 B급의 정서를 끄집어 낸다면 이 영화는 꽤 충실해진다. 특히나 감각적인 비트의 음악과 '맛셰리'로 시크하게 발음하는 나레이션까지 한몫을 하며 '대니 트레조' 할배를 막장 액션의 본좌로 앉힌 '마셰티', 어디 가열한 좀비물에서나 볼 수 있는 막장급 난도질을 이런 스타급 배우들과 함께 하며 연출한 '로버트 로드리게즈'의 역량에 매니아들은 그래서 '하악'되는 게 아닌가 싶다. 그것은 작품의 싸구려틱한 저질 논란을 떠나서 그 스타일부터 컬트적이자 상당히 매니악한 느낌으로 다가 오기 때문인데, 그래서 이런 매력적이고 색깔있는 팝콘무비가 더 맛나는 게 아닐까 싶다. 무엇을 망설이는가.. 이 개성강한 마셰티의 액션을 당장 즐겨보자.


PS : 여기에 여러 스타급 배우들이 있지만, 강호는 특히 여전사 '미쉘 로드리게즈'가 좋더라..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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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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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드라마성이 짙은 한국영화들이 대거 포진한 가운데, 오랜만에 만나보는 액션 범죄물이 나왔으니 바로 영화 <나는 아빠다>다. 물론 이것도 드라마적이긴 하지만, 마치 모 인기 예능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를 본뜬 듯한 이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여기서는 '아빠'라는 소재로 제대로 된 '아버지상'을 그리고자 했다. 그런데 이게 휴먼틱한 드라마라면 어떤 가슴 아프고 따뜻한 부성애로 점철되게 그려질텐데, 이 영화는 아빠의 가열한 부성애로 가기 위한 수단과 방법들이 따스함 대신에 지독함을 더 전달하기 위해서 애쓴 흔적이 다분하다. 이미 홍보 포스터의 문구나 표정에서 보듯이 여기 아빠는 심장 이식이 필요한 '딸'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서 '악당'을 자처한 대한민국의 경찰, 그것도 '비리형사'다. 그렇기에 그는 올곧은 형사가 아닌 범죄자 들보다 더 막나가는 스타일로 종횡무진 활약한다.

이런 역에는 오랜만에 아니 작년에 <포화 속으로>에서도 나왔지만, 어쨌든 영화판에서 나름 임팩트한 모습이나 흥행을 보이지 못한 배우 '김승우'가 제대로 된 나쁜 아빠인 비리형사를 자처하며, 나름 꽤 어울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이런 비리형사 때문에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져 딸까지 죽고 부인마저 잃게 된 평범한 착한 아빠 역에는 '손병호'가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그런데 손병호 이분 하면 그 페이스 만큼이나 <파이란>의 그 악역이 아직도 생생하듯, 절대 선한 것보다는 악역이 어울려 보이는 게, 여기서는 연기 인생의 처음인지 몰라도 착하게 살고자 '마술'로 먹고사는 그런 아빠로 나온다. 그러면서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빼앗아 간 그 비리형사와 대결을 벌이게 되고, 그런 두 아빠의 사투를 그린 영화가 '나는 아빠다'였으니, 먼저 시놉시스는 이렇다. 

세상이 악당이라 불러도… (나는 아빠다)

비리형사 종식(김승우)은 딸 민지(김새론)의 심장이식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장기밀매조직 황사장의 살인사건을 은폐하고 뒷돈을 받는다. 종식 때문에 억울한 살인범 누명을 쓴 상만(손병호)은 감옥에서 딸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그에 대한 복수를 결심한다.  2년 후, 무혐의로 출소한 상만은 종식을 쫓기 시작하고 종식의 동료 김형사는 2년 전 나상만이 연루된 살인사건을 다시 파헤친다. 그러던 와중 종식은 마지막 희망인 이식할 심장을 찾았다는 연락을 받지만, 그 심장의 주인이 상만의 아내란 사실에 절망한다. 더 이상 물러설 곳 없는 종식은 민지를 살리기 위해 상만을 없앨 계획을 세우는데….


(마술사 나상만과 비리형사 한종식, 두 남자의 사투가 볼만하다.)

두 남자가 서로 물리고 물리는 대결을 그린 '나는 아빠다'

영화의 시작은 임창정 주연의 '불량남녀'에서 극 중 방극현 형사가 빚독촉 전화에 시달리는 코믹한 상황처럼, 여기 형사 한종식(김승우)도 깍두기들을 소탕하는 가열한 현장에서 돈 갚으라는 전화를 받자마자 욕을 하며 그의 상황을 대변한다. 불철주야 범인 검거에 혈안이 된 한 형사는 바로 그렇게 오늘도 바쁘게 움직인다. 그러는 사이 어느 사채업자가 죽게 되고, 그 살인 용의자로 나상만(손병호)이 검거된다. 평범하게 유치원을 돌아다니며 마술쇼를 하던 그가 순간 살인자가 된 것인데, 그로써는 미칠 노릇이지만 목격자 진술 때문에 빼도 박지 못하고 2년간 깜방 생활을 하게 된다. 그렇게 착하게 살려던 이 가족은 급기야 어린 딸이 사고로 죽게 되고, 부인마저 자살기도를 해 뇌사 상태에 빠진다.

그러는 가운데 종식은 심장병을 앓고 있는 딸 민지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서인지 몰라도, 그의 스타일대로 어떻게든 장기밀매 조직이 저지른 살인사건을 은폐하고 뒷돈까지 챙기게 된다. 한마디로 비리형사가 된 거. 그러면서 딸의 심장과 맞는 사람을 찾아야 하는데 쉽지가 않다. 그러는 사이 이번 살인 사건의 진범이 나상만이 아닌 게 밝혀지면서 상만은 2년 뒤 출소하고, 종식은 궁지에 몰린다. 진범을 잡는 과정에서 자신의 비리가 들어나기 때문인데, 이에 상만은 딸까지 죽었고 부인마저 사경을 헤매게 만든 이 철천지 원수 종식을 가만두지 않는다. 어떻게든 그를 처단하려 하는데 이게 쉽지 않다. 어느 똘마니로부터 총까지 구했지만 말이다.


(심장 이식이 필요한 딸 민지를 바라보는 아빠 한종석, 김새론 양은 영화내내 저렇게 있었다.)

한편 합법적 장기거래 코디네이터 최정윤의 도움으로 맞는 심장이 있다는 소식을 들은 종식, 그런데 그 심장은 바로 나상만의 부인 꺼. 이 아이러니한 상황에서 그는 꼭 수술을 시도하려 하고, 상만은 아내의 병간호로 민지의 상황을 알게 되고 부인의 장기를 기증키로 하는데, 그 딸의 아비가 종식인 것을 나중에 알게 되며 그는 울부짖는다. 결국 종식과 상만은 맞부딪치게 되고, 한쪽은 딸을 어떻게든 살리기 위해서 그 여자의 심장이 필요했고, 한쪽은 그 남자로 인해 부인마저 잃게 된 상황에 몰리며 부인의 심장 기증을 했지만, 그게 종식의 딸이라는 사실에 놀란다. 결국 상만이 최후에 선택한 것은 종식의 딸 민지.. 과연 그는 더이상 잃을 게 없는 상황에서 극단의 조치를 취할 것인가? 아니면 그가 보여준 마술의 세계처럼 한 편의 꿈속을 거닐게 될 것인가? 마지막은 때꾼한 센치함으로 그리며 급 반전으로 갈무리가 된다.

이렇듯 영화는 딸의 목숨을 두고 벌이는 두 남자의 사투를 그린 영화로 그들의 위치는 '아빠'다. 물론 한쪽은 이미 딸을 잃어 그가 복수의 대상이 되었고, 한쪽은 딸을 살리기 위해서 그의 도움이 필요했지만, 어디 그렇게 읊조리는 그림이 아니다. 즉 어떻게든 비리로 뒷돈을 챙겨서 심장을 사는 한이 있더라도 그는 사실 무법으로 질주했다. 그것이 결국에는 모두 밝혀져 궁지에 몰리게 되면서 그는 딸만은 살리고자 한 아빠였다. 그렇기에 비리형사 '종식'은 나쁜 남자를 자처하며 스스로 악당이 된 것인데, 그러면서 그가 비리형사로 깍두기들과 벌이는 액션의 그림들은 '하드보일드'풍으로 그려져 나름 볼거리를 제공했다. 물론 원빈이 보여준 '아저씨'처럼 엣지있는 액션은 아니지만, 실제 육탄전을 보듯 생활형 액션을 과하게 보였다. 그런 모습은 범죄의 현장에서 매 순간마다 스스로 '짭새'라 부르고, 욕지거리를 해대는 그런 캐릭터에서 물씬 묻어난다. 하지만 병실에 누워 있는 딸 앞에서는 한 없이 작아지는 '아빠'


(김승우의 막가파식 비리형사 역이 제격이었고, 마지막 시퀀스도 의미심장하다.)

비리형사 김승우의 지독한 부성애를 그린 '아저씨' 버전의 '나는 아빠다'

그것은 나상만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평범하게 마술쇼를 하면서 나름 행복하게 살던 그였는데, 한순간에 비리형사 종식의 올가미에 걸려들어서 살인용의자로 2년간 감옥 생활을 한 상만, 그래서 그에게 있어 복수의 대상은 단연코 종식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가 종식처럼 액션이 가열한 것도 아니고, 총까지 구해서 그를 쏘려했지만 총도 못쓰는 그런 인사다. 오히려 그런 상만을 윽박지르고 더욱더 패주고 궁지로 몬 것은 비리형사 종식이었다. 그러면서 이 둘이 마지막까지 대결을 펼쳐지는 게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인데, 이게 좀 소위 닭살 돋게 연출된 부분이 있어 '풋'하게 된다. 바로 상만이 해온 마술쇼 때문인데, 그건 영화를 보면 알 터. 하지만 그런 상만을 먼발치에서 바라본 종식의 반전이 있었으니, 나름 기대해도 좋다. '친구'에서 장돈건을 오마주했나.. ㅎ

아무튼 영화는 초중반까지 범죄 액션물을 표방했듯이 나름 힘있게 전개가 된다. 그것은 마치 영화 <아저씨>에서 납치된 김새론 어린 소녀를 구하려는 원빈처럼 여기선 김승우가 딸 김새론의 목숨을 구하는 상황으로 그려진다. 그리고 영화 <심장이 뛴다>의 설정처럼 목숨이 위태로운 심장 이식이라는 소재로 서로가 필요한 그림이 교차하듯이 그려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영화들을 차용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그 종합판을 보는 듯 하는데, 하지만 오랜만에 보는 김승우의 막가파식 비리형사의 모습은 과하면서도 꽤 어울려 보여 그만의 존재감을 알렸고, 기존의 이미지와는 다르게 착한 아빠로 복수를 하게 되는 '손병호'의 사투도 좋았다. 대신에 김새론 양은 환자로 나와 계속 병실에 누워만 있어서 '아저씨'에서 보여주었던 그런 폭풍 대사가 한마디도 없었다는 게 아쉽다.

어쨌든 영화는 하드보일드풍으로 비리형사의 그림을 제대로 그리고, 그 속에서 형사 딸의 목숨을 담보로 벌이는 두 남자의 상황을 대비시켜 사투식으로 그려나간 게 '나는 아빠다'다. 전체적으로는 액션 범죄물의 하드보일드로 포팅이 되고, 그 속에 장기밀매 조직이 가담된 범죄극이라 원빈 주연의 '아저씨'를 다운그레이드 한 느낌이 다분하지만, 그래도 두 아빠의 '부성애'라는 지점이 관통하고 있다. 그런데 그것은 어떤 휴먼드라마가 보여주는 진정한 부성애를 그리기 보다는 지독하고도 마지막까지 몰리며 악당이 되버린 두 남자가 벌인 한 편의 버디무비로 그림을 완성한다. 물론 궁극의 그 지점은 둘다 '아빠'라는 사실에 있기에, 제목처럼 둘 중 누가 진정한 아빠인지를 영화는 되묻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것은 감동의 부성애가 아닌 궁지로 몰리며 지독해진 부성애로 표출되었고, 딸의 목숨을 위해서 모든 게 용서된다고 본다면 그건 말 그대로 영화이고, 현실은 거기에 마침표를 찍는다. 여기 마지막 그림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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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236 2011-04-20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자 아이가 아저씨의 그 아이 같네요. 이건 뭐...요즘은 이렇지 않으면 아빠가 될 수 없는 것인지. 딸 바보라는 말이 왠지 부성애를 상품화 한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프네요.

북스강호 2011-04-22 00:59   좋아요 0 | URL
네.. 그 여자 아이는 그 유명한 '김새론'양이고요..
그리고 요즈음 뉴스에도 나올 정도로 '딸 바보'가 화두긴 합니다만..
어차피 상업영화기에 충분히 부성애적 측면에서 이런 설정이 나올 수 있는 것이지요.. 아버지와 딸.. 그 자체로도 울림이 있지 않나요.. ~~
 
한나 - Hanna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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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한 편의 첩보 액션 스릴러 무비가 벌써부터 화두가 되고 있다. 극에서는 물론 실제로 16살 소녀를  등장시켜 제대로 이목을 끌고 있는 영화 <한나>, 이미 보기 전부터 나름 기대된다는 이유로 정리를 하며 어느 정도 영화에 대한 내용과 감을 숙지한 상태에서 본 '한나'는 소위 기본은 해주었다. 어느덧 우리에게 헐리웃 방식의 액션 스릴러가 꽤 익숙하게 자리잡은 터라, 사실 이 영화도 그런 류에서 벗어나기 힘들지 않을까 싶었지만 꽤 감각적인 영상미를 과시하며 스타일리쉬한 소녀적 감성을 일깨우며 보는 내내 시선을 끌었다. 다만 가열한 액션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그렇게 많이 표출되지 않아 아쉬움이 남지만, 그래도 영화가 그리고자 하는 느낌은 최대한 살리면서 여기 16살 소녀 '한나'에 초점을 맞추며 색다른 킬러로써 면모를 과시했다.

실제 16살 소녀 '시얼샤 로넌' 주연의 첩보 액션 스릴러 <한나>

바로 이런 역은 실제 94년생으로 만 16살의 '시얼샤 로넌', 2010년작 <러블리 본즈>를 통해서는 어느 마을의 음침한 남자로부터 성폭당해 죽은 그 소녀가 구천을 떠돌며 남겨진 가족을 보듬는 천사로 나와 이목을 끌었고, 올해 개봉한 <웨이 백>에서는 시베리아 강제 노동수용소를 대탈주한 그들과 중간에 동참했다가 사막 한 가운데서 메말라가며 죽었던 그 여린 소녀, 그녀가 이렇게 액션 소녀로 거듭나 살인병기로 태어난 것이다. 그렇다면 왜 그녀는 킬러가 되어야만 했을까? 라는 근원적인 질답 사이에서 영화는 강렬한 비트로 액션과 추격이라는 주된 소재를 갖고 그려진다. 이와 함께 여기 이 소녀를 바라보는 지점은 그녀의 과거지사와 자신을 이토록 만들어 버린 아비에 대한 관계가 묘하게 다가오며 주목을 끌었으니, 영화 <한나>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열여섯 순수하고 치명적인 살인병기

강인한 체력, 치명적인 살인기술, 완벽한 전략! 열여섯 살 소녀 한나(시얼샤 로넌)는 전직 CIA출신 아버지 에릭(에릭 바나)에 의해 완벽한 살인 병기로 키워진다. 극비리에 진행시킨 위험한 임무가 시작된 순간 에릭과 헤어지게 되고, 급기야 정보기관에 납치당한다. 조직의 비밀기지에서 치명적인 기술로 탈출을 시도하는 한나. 이제 그녀는 탄생의 비밀과 그 배후의 거대조직의 음모와 직면하게 되는데.. 지금 그녀의 복수가 시작된다!


(심장을 비켜간 화살에 맞은 순록을 앞에 두고 총을 겨눈 '한나', 마지막에도 그대로 재현된다.)

영화의 시작은 정말 좋다. 개인적으로 유럽의 설원으로 쌓인 풍광을 너무 좋아하는데, 여기 '한나'도 그렇게 포문을 연다. 저기 북유럽 어디 핀란드의 깊숙한 곳 설원에서 한 소녀가 순록 사냥을 하는 모습은 오랫동안 해온 일처럼 관록이 묻어난다. 그리고 순록의 심장을 비켜간 화살을 대신해 총구를 겨누고 가차없이 쏜다. 이 장면은 영화의 마지막과 연결되는 것으로 꽤 의미있는 시퀀스다. 그러면서 뒤쫓아온 아비와 한바탕 육탄전을 벌이며 그동안 배운 액션을 다시 테스트 하는데, 한마디로 이 소녀는 야생에서 길러진 '늑대소녀'로 이름은 '한나'(시얼샤 로넌)다. 그렇게 아비와 그 깊은 산속에서 십여 년을 살아오며 세상과 단절한 채, 살아온 그녀였다. 무슨 이유로 그랬는지 모르지만, 이제 소녀는 세상으로 나가려 한다. 이에 아버지 '에릭'(에릭 바나)은 각오가 됐다는 듯이 꼭꼭 숨겨든 송수신기를 꺼내들고, 스스로 언제든지 준비가 되면 해당 버튼을 누르라고 한다.

깊은 숲속에서 십여 년을 칩거하며 살아온 부녀, 그들이 세상에 나온다.

그러면서 이 부녀는 헤어질 준비를 한다. 독일의 베를린 어느 '그림' 동네에서 만나자고 약속을 하고, 바로 세상으로 나가기 위함인데, 결국 한나는 세상 밖으로 신호를 보내며 아비를 먼저 떠나 보낸다. 그리고 급습한 정보 요원들에 의해 잡힌 '한나', 바로 어디인지 모를 취조실에 감금된 그녀는 그곳에서 탈출을 감행한다. 영화 트레일러 영상에서 있듯이 어느 아줌마 요원의 모가지를 비틀어 죽이고 여러 장정급 남자 요원들과 싸우고 총을 쏘며 미로같은 그곳을 탈출하기에 성공한다. 이런 그림은 감각적인 비트의 음악이 깔리며 한층 돋보이게 하는데, 그러면서 나온 곳은 어느 사막 한 가운데, 이건 뭐.. 다시 '웨이 백'으로 귀환인가?! ㅎ 아무튼 그 사막에서 어느 여행자 가족을 만나며 그들과 동행하게 된 '한나', 바로 모로코를 여행하는 그들과 함께 하며 시시각각 그녀를 쫓는 위기가 찾아오는데, 그때마다 한나는 맞부딪쳐 싸우기 보다는 도망치기에 바쁘다. 왜냐? 자신이 손만 되면 다들 죽기에..


(킬러로 돌변하면 꽤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일관하는 '한나' ㅎ)

'한나'와 '에릭'을 쫓는 요원들과 추격전, 그녀의 정체는 무엇인가?

한편 한나의 아비 '에릭'도 어느 비밀조직으로부터 추격을 당하며, 그 목표 지점으로 갈려고 하는데, 곳곳에 나타난 요원들과 영화 <아저씨>에서 원빈이 보여주었던 그런 스타일리시한 액션을 선보이며 에릭도 위기를 벗어난다. 이렇게 한나와 에릭을 쫓는 이의 수장격은 '마리사 위글러'(케이트 블란쳇)라는 아줌씨, 그런 역에는 케이트 블란쳇가 냉철한 이미지로 변모해 제대로 된 첩보원을 보여주었는데, 한나를 쫓는 모로코 똘마니들과 에릭을 쫓는 요원들, 그리고 그림 동네에서 만나게 되면서 누구라고 할 것 없이 위기가 닥친다. 하지만 그곳에 몰래 숨어있던 한나는 자신의 과거지사를 듣게 되고, 에릭을 만나고선 악다구니를 쏟아내며 자신을 이렇게 만든 원망과 한탄을 쏟아낸다. 그러고서 계속 어딘가로 뛰어가는 '한나', 그리고 그녀의 뒤를 쫓는 마리사 아줌씨..

과연 이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이며, 한나의 숨겨진 과거는 무엇이었을까? 아비 에릭은 왜 한나를 그렇게 킬러로 키워온 것일까? 이것은 영화의 스포일러로 바로 연결되기에 밝힐 수 없지만, 국내 홍보 문구에 나온 '열여섯 순수하고 치명적인 살인병기'라는 수식어를 상기한다면 그녀는 진짜 살인병기였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혹시 싸이보그?! ㅎ

이렇게 영화는 어찌보면 꽤 간단한 스토리다. 세상과 단절된 채 킬러로 키워진 한 소녀가 자신의 진짜 정체는 모른 채, 세상 밖으로 나와 자신을 쫓는 무리에 맞서 복수를 가한다는 이야기, 하지만 그런 복수는 어릴적 총에 맞아 죽었다는 어미에 대한 기억만 있을 뿐, 그녀가 세상을 향해 던지는 칼날의 시위는 사실 대단하지는 않다. 다만 영화가 그리고자 하는 느낌은 소녀의 정체성과 감성의 변화에 초점을 맞춘 느낌이 다분하다. 즉 그 모로코에서 만난 여행자 가족을 통해서 '한나'는 세상 사람과 소통하는 법을 배우고, 거기에서 만난 동녀배 주근깨 소녀와 친구가 되는 과정은 분명, 사춘기적 소녀의 감성을 일깨우며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 영화를 바라볼 때 가열한 액션을 기대하는 이들에게 어느 정도 실망을 안겨주는 전개가 아닐 수 없는데, 하지만 영화는 시종일관 소녀 '한나'에 계속 초점을 맞추며 '왜 그녀가 쫓기는가'에 초점을 맞춘다.


(하얀 설원에서 모습은 마치 야성의 늑대소녀를 보는 듯 하다.)

이 지점에서 관객들은 분명 그 비밀조직과 한나가 관계되어 있다는 점과 에릭이 전직 CIA 출신인 것을 감안한다면, 그녀는 어찌보면 희생양이 아니었을까 추측을 하게 되고, 그것은 대충 들어맞게 돼 이것이 바로 영화의 스포일러가 된다. 아무튼 영화는 꽤 감각적인 영상미를 자랑하듯 포팅돼 추격전의 그림들은 영화 <트레인스포팅>에 나온 음악처럼 경쾌하면서도 강렬한 비트로 무장해 색다른 매력의 액션을 과시한다. 그것은 리얼 첩보액션의 진수 '본'시리즈의 무술감독이 만들어낸 액션과 일렉트로닉 음악의 대부 '캐미컬 브라더스'의 음악과 미술의 조화, 그리고 이런 연출을 웰메이드로 만들어낸 '조 라이트' 감독까지, 특히 조 감독은 <어톤먼트>, <오만과 편견>을 연출하여 세계 영화제에서 트로피를 거머쥐며 명감독 반열에 오른 인물로, 그는 드라마틱한 감성과 강렬한 액션을 완벽하게 조화시킨 이번 작품 '한나'를 통해서 다시 한번 주목을 끌고 있는 것이다.

기존 액션 스릴러와는 색다르고 감각적인 영화 '한나', 볼만하다.

물론 이런 연출진 이외에도 이 영화에서 16살 액션 킬러로 분전한 주인공 '시얼샤 로넌'의 존재감 백프로는 물론, 여기는 두 명의 유명한 배우가 시소처럼 양쪽에서 균형을 잡아주며 그림을 완성시킨다. 먼저 여기 '한나'를 쫓는 비밀조직의 요원으로 나오는 '케이트 블란쳇', 아카데미 골든글로브를 휩쓴 명품배우답게 그녀는 <로비후드>,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반지의 제왕>, 그리고 그녀를 엘리자베스 1세 여왕으로 각인시킨 <엘리자베스>와 <골든 에이지>까지 그녀는 유명작에 나온 여배우로 여기선 한나를 쫓는 비밀요원 역을 냉철하게 제대로 보여주었고, 그리고 이런 한나를 킬러로 키워낸 아버지이자 전직 CIA 요원 역에 '에릭 바나'가 분전해 꽤 매력적인 분위기를 발산하다. 개인적으로 이 배우는 <천일의 스캔들>에서 '헨리8세' 역이 기억에 많이 남는데, 여기서는 한나를 십여 년간 키워낸 어찌보면 그녀의 스승 같은 존재다. 늑대소녀에게 각종 언어는 물론 온갖 지식을 백과사전을 통해서 가르쳤으니 말이다. 

이렇듯 영화는 '한나'를 위시해 두 인물을 대칭시켜 이들이 쫓고 쫓기는 양상으로 그려낸 일종의 첩보물이다. 그런데 이런 첩보의 그림들이 소위 가열한 액션 대신에 16살 가녀린 소녀의 바디 만큼이나 소위 임팩트가 쎄지는 않다. 다만 몇 번의 액션 시퀀스는 당수권을 보듯 호쾌함을 선사하며, 그럴 때마다 깔리는 감각적인 음악과 함께 충분히 볼만하다. 그래서 이 영화는 꽤 스타일리시한 매력의 지점에서 명감독 '조라이트'만의 감각적인 영상미를 선보이며 눈길을 끈 것인데, 때로는 북유럽의 전설속에 나오는 동화적 스타일로 다소 몽환적 연출까지 전반적으로 기존의 액션 스릴러와는 궤적을 분명 달리 하는 느낌이다. 결국 16살 가녀린 소녀였기에 어떤 가열한 액션의 향연 보다는 소녀적 감성으로 터질듯 안 터질듯 감각을 조절하며 그려낸 한 편의 '뮤비' 같은 영화 '한나'였음을 견지한다. 물론 주인공은 바로 '시얼샤 로넌'이다. 

뭐, 말이 필요없는 직접 보면 그 느낌이 온다. 무엇이 색다른지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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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고객들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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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한국영화는 작년의 그런 임팩트한 분위기와는 많이 다르게, 드라마성이 짙은 영화들로 대거 포진돼 우리네 일상의 이야기를 주로 다루고 있다. 즉 살인과 폭력으로 점철된 범죄형 스릴러가 아닌, 말 그대로 현재 우리의 삶과 일상을 그려내는 그림들로 포팅돼 많은 동질감을 부여하며 이목을 끌고 있는데, 그런 점에서 본다면 이번에 개봉한 류승범 주연의 <수상한 고객들>도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제목에 '수상한'이 들어가서 마치 스릴러가 아닐까 하지만 이 영화는 다분히 드라마적이다. 그것도 보험계약을 맺은 고객들을 상대로 우리네 일상을 보여주며 여기 힘들어하는 고객들을 통해 삶의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다.

야심충만 보험왕 배병우의 고군분투기 '수상한 고객들'

물론 이들을 상대하는 보험왕 '배병우'라는 인물이 자신의 고객들을 만나며 고군분투하는 그림이 주류를 이루지만, 종국엔 '고객님의 꿈이 자신의 꿈'이라고 말하며 영화는 그 어떤 휴먼으로 귀결시키고 있는 거. 하지만 그가 앞만 보고 달려온 실적에 희생양이 된 고객들은 그냥 '호갱님' 수준으로 진정한 고객님은 외형에 불과했다. 그러면서 영화는 그가 그들을 통해서 따뜻한 휴먼을 배우게 되면서 개과천선? 하는 그림을 베이스로 깔고, 진정한 고객님을 통한 한 편의 휴먼적인 드라마로 완성시킨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들이 수상하다고 했을까, 또 처음 호갱님에서 후에 진정한 고객님으로 어떻게 탈바꿈이 되었는지, 먼저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웃음보장성 코미디 (수상한 고객들) | 고객님~ 이러시면 안됩니다!!!

한때는 야구왕을 꿈꾸던, 업계 최고의 안하무인 보험왕 배병우(류승범). 어느 날 고객의 자살방조혐의로 인생 최대 위기에 처한 그는 몇 년 전, 고객들과의 찜찜한 계약을 떠올리고 그들을 찾아 나선다. 우울모드 기러기 아빠 오부장(박철민)과 까칠한 소녀가장 소연(윤하), 입만 열면 욕설을 내뱉는 꽃거지 청년 영탁(임주환)과 애 넷 딸린 억척 과부 복순(정선경)까지. 방심하다간 한 순간에 한강물로 뛰어들 기세인 그들의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병우는 온갖 감언이설과 허세를 총동원, 고군분투 한다. 불순한 의도로 접근했지만, 예상치 못했던 그들의 순수함과 가족애에 점점 감화되는 병우. 수상한 고객들을 위한 그의 A/S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보험왕으로 등극한 배병우, 그를 만들어준 고객들은 진정한 고객님이었나? 호갱님이었나?)

영화의 시작은 여기 '수상한 고객들'이라 칭한 그들이 한곳으로 모이며 다소 의미심장하게 포문을 연다. 임팩트한 교통사고 현장과 함께.. 그로부터 2년이 흐르고, 여기 업계 최고 보험왕에 오른 배병우(류승범)는 거액의 스카웃 제의를 받고 다른 보험업계로 이전을 준비하며 부푼 꿈에 사로잡힌다. 대한민국 상위 1% VVIP 고객의 자산관리 플래너로 다시 시작을 할려는 찰나, 얼마 전 삶의 희망을 잃고 찾아온 중년신사가 자살로 생을 마감하며 그는 자살방조혐의로 위기를 맞는다. 생명보험에서 있어서 인지된 자살은 보험금 지급은 고사하고 방조죄로 몰리기 때문에 그는 소송과 내사에 휘말리게 된다. 이때 2년 전 교통사고 현장에 모인 사람들이 생각나면서, 그때 명퇴당한 오부장(박철민)의 권유로 실적 때문에 생명보험을 들게 한 게 찜찜해진 배병우, 곧바로 그들을 찾아 나서기 시작한다. 생의 희망이 없어보였던 그들이라 더욱 불안해진 그는 일일히 그들을 찾아가 생명보험 대신 연금보험을 들라며 감언이설을 쏟아낸다. 그런데 이들이 사는 모습은 궁핍하게 살 정도로 삶이 척박해 보인다.

보험왕 배병우가 2년 전, 계약한 생명보험을 떠돌리며 그들을 찾아 나선다.

남편을 교통사고 잃고 애 넷 딸린 독종 과부로 사는 복순(정선경)네는 한마디로 달동네에서 어렵게 살아가는 소시민이다. 큰딸 중학생을 빼고는 모두 코흘리개 아이들, 복순은 남편 대신 청소부 일을 하며 근근히 생활고를 버티지만 이마저도 힘들어 보인다. 그런 그녀에게 보험 얘기를 꺼내드니 말이 안 먹힌다. 그리고 두 번째로 찾은 고객은 남동생과 함께 살아가는 소녀가장 소연(윤하), 어디 한강 다리 밑에서 다 쓰러져간 캠핑카로 사는 그녀는 라이브 카페에서 노래 부르며 하루 벌어 먹고 사는 그런 아가씨다. 집안이 풍비박산나 돈이 필요했던 그녀에게 삶은 고달픈 뿐이다. 그리고 세 번째로 찾은 고객은 외모는 꽃미남인데 풍찬노숙으로 찌든 꽃거지 출신의 영탁이(임주환), 이 청년은 어렵게 사는 누나와 조카와 함께 살지만 틱장애를 심하게 앓고 있어 매번 괴성과 X새끼 비스름한 욕지거리를 쏟아내는 장애인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기러기 아빠로 명퇴당해 삶이 외롭고 우울해진 오부장(박철민)까지.. 여기 배병우가 만나는 고객들은 어느 하나 활기찬 모습이 아닌, 삶의 비전과 희망도 없이 어렵게 사는 이들이다.


(남동생과 힘들게 사는 소녀가장이자 라이브 카페 가수 역 '윤하', 노래 만큼이나 연기도 굿)

그렇기에 이들을 찾아가 온갖 감언이설과 허세와 넉살로 생명보험에서 연금보험으로 바꿀려고 해도, 도통 듣지를 않는다. 이미 이들에게 보험은 의미가 없이, 그저 언제든지 한강에 뛰어들 기세로 삶은 고달프고 힘든 거. 그러니 언제든 자살할 위험에 빠질 수 있는 이들을 어떻게든 막아내는 게 배병우의 일차적 목표가 되는 것인데, 그러면서 그는 이들을 만나며 과거 자신이 실적 때문에 대충 보험을 들게 한 걸 자책하고, 때로는 열받아 하며 어떻게든 그들에게 계속 접근해 이들을 막으려 한다. 그러면서 병우는 이들의 삶의 현장을 직접 체험도 해보면서 신세계를? 맞본다.

자신이 그토록 잘나가던 시절에는 꿈도 못꾸었던 말로만 듣던 새벽에 쓰레기도 치워보고, 풍찬노숙도 해보고, 직접 주사까지 다 받아주는 등, 그는 자의 반 타의 반 이들 고객과 한몸이 된다. 그렇다면 배병우는 종국엔 이들을 감동시켜 삶의 자살 같은 위기에서 새 희망을 찾아주게 될 것인가? 아니면 모두 그렇게 생을 마감하게 될 것인가? 굳히 스포일러라 하기엔 이 영화가 휴먼드라마로 귀결된다는 점에서 예상이 되는 그림들이다.


(폐지나 지하철에서 무가지를 수거하는 틱장애우 영탁이, 그는 진정한 꽃거지였다.)

이렇게 이 영화는 보통 우리네 사람들의 사는 이야기 그것도 소시민들 특히나 힘들어 하는 이들을 담아내는데, 그런 모습은 돈이 없어 가난에 찌들고 사채빚에 시달리고 또는 병마에 힘들어 하는 모습으로 이들 처지를 그리고 있다. 그래서 여기 고객들은 배병우에게 있어 정말 진정한 고객이 아닌 '호갱님' 수준으로 접근해 처지곤란의 대상으로 처음 접근하게 된다. 그러면서 그속에서 자신만의 연기 색깔을 확고히 갖고 있는 '류승범'이 온갖 넉살과 허세를 펼치며 생활형 코믹 대사와 연기가 몸에 배여 제대로 웃음을 선사하는데, 이게 극 중반까지 그의 개인기의 향연을 보듯 유머를 선사한다. 정작 그 고객들은 심각한데 말이다. 물론 그런 배병우와 함께 그의 매니저로 나온 성동일도 애드립을 치며 소소한 웃음을 주었지만, 어쨌든 류승범은 여기서 그 이름값 만큼이나 제대로 보여주었다. 이견이 있을 수 없을 정도로.

4인4색의 보험계약 고객들, 우리네 지치고 힘든 삶의 자화상들이다.

이외에도 삶에 힘들어하는 4인4색의 고객들도 저마다 색깔을 보이며, 꽤 호연을 펼쳤으니 그것은 배병우에게 들었던 보험 고객들의 상황으로 그려진다.  우울모드로 기러기 아빠 오부장(박철민)과 까칠지존 소녀가장 소연(윤하), 애 넷 딸린 독종 과부 복순(정선경), 입만 열면 19금의 일명 꽃거지 영탁(임주환), 그리고 배병우의 애인으로 외모도 마음도 퍼펙트한 무결점의 여친 혜인(서지혜)까지, 이 영화는 색깔이 뚜렷한 주요 캐릭터들이 배병우의 생명보험 고객으로 나와 눈길을 끌고 있는 거. 이미 <위험한 상견례>에서 걸쭉한 전라도 사투리를 펼친 중년남자 '박철민'이 또 나와 존재감을 과시했지만 그의 우울한 연기는 웬지 부합이 잘 안 된 느낌이었고, 대신에 오랜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정선경이 삶에 힘들어하는 과부 연기는 나름 좋았으며, 소녀가장 역의 윤하는 실제 노래 실력만큼이나 연기도 좋았다. 그리고 틱장애 연기를 제대로 선사한 영탁이 역의 임주환은 새롭게 발굴한 인물이었는데, 틱연기가 아주 제대로였다는.. 개쉐끼..ㅎ



'호갱님'이 진정한 '고객님'이 되는 과정의 코믹한 휴먼드라마

이렇듯 영화는 4인4색의 삶의 캐릭터를 뚜렷히 보여주고, 주인공인 배병우와 그들을 결합시켜 어떤 시너지를 내는 드라마적인 요소가 다분하다. 그러면서 그런 이야기는 정작 배병우 입장에서 펼쳐지며 그들을 대하는 방식으로 펼쳐진다. 즉, 그놈의 실적 때문에 교통사고 현장에 모인 이들의 내막도 자세히 모른 채, 무조건 실적과 성과주의에 급급히 보험계약을 한 것이 화근이 된 셈. 그러니 이제와서 이들이 자살도 서슴치 않을 것 같으니 계약을 해지하거나 다른 것으로 전환케 할려는 그의 고군분투기가 코믹하게 펼쳐지는 것이다. 물론 종국에는 이들과 같이 체험하며 동화돼 진정한 고객님을 상대하는 스킬을 배우게 되는 배병우, 그가 마지막에 그렇게 외친 "고객님의 꿈은 저의 꿈입니다."가 바로 이루어지는 순간인 셈이다.

그렇기에 영화는 꽤 교과서적으로 흐르며 이른바 따스한 인간애와 가족애를 담아 귀결시키고 있다. 그래서 때로는 이런 모습 때문에 가르치려드는 느낌마저 배제할 수 없지만, 어쨌든 류승범이었기에 그가 펼쳐낸 코믹한 보험영업의 현장은 보는 이들에게 재미는 물론 종국엔 예측 가능한 감동과 마지막 그의 연애담까지 그리며 영화는 갈무리된다. 결국에 자본이 지배하는 우리 사회에서 보험이란 필수불가결한 우리의 족쇄와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그들의 실적 때문에 또 자신의 그 어떤 상황 때문에 '호갱님'으로 몰려 맺은 그 계약을 통해서, 이렇게 진정한 '고객님'이 된다면 그게 바로 사람 사는 세상이 아닐까 싶다. 영화는 그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 거다.

희망이 없어진 우울한 인생의 A/S를 받으실 '호갱님'은 어디 없으신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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