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 - Hanna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여기 한 편의 첩보 액션 스릴러 무비가 벌써부터 화두가 되고 있다. 극에서는 물론 실제로 16살 소녀를  등장시켜 제대로 이목을 끌고 있는 영화 <한나>, 이미 보기 전부터 나름 기대된다는 이유로 정리를 하며 어느 정도 영화에 대한 내용과 감을 숙지한 상태에서 본 '한나'는 소위 기본은 해주었다. 어느덧 우리에게 헐리웃 방식의 액션 스릴러가 꽤 익숙하게 자리잡은 터라, 사실 이 영화도 그런 류에서 벗어나기 힘들지 않을까 싶었지만 꽤 감각적인 영상미를 과시하며 스타일리쉬한 소녀적 감성을 일깨우며 보는 내내 시선을 끌었다. 다만 가열한 액션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그렇게 많이 표출되지 않아 아쉬움이 남지만, 그래도 영화가 그리고자 하는 느낌은 최대한 살리면서 여기 16살 소녀 '한나'에 초점을 맞추며 색다른 킬러로써 면모를 과시했다.

실제 16살 소녀 '시얼샤 로넌' 주연의 첩보 액션 스릴러 <한나>

바로 이런 역은 실제 94년생으로 만 16살의 '시얼샤 로넌', 2010년작 <러블리 본즈>를 통해서는 어느 마을의 음침한 남자로부터 성폭당해 죽은 그 소녀가 구천을 떠돌며 남겨진 가족을 보듬는 천사로 나와 이목을 끌었고, 올해 개봉한 <웨이 백>에서는 시베리아 강제 노동수용소를 대탈주한 그들과 중간에 동참했다가 사막 한 가운데서 메말라가며 죽었던 그 여린 소녀, 그녀가 이렇게 액션 소녀로 거듭나 살인병기로 태어난 것이다. 그렇다면 왜 그녀는 킬러가 되어야만 했을까? 라는 근원적인 질답 사이에서 영화는 강렬한 비트로 액션과 추격이라는 주된 소재를 갖고 그려진다. 이와 함께 여기 이 소녀를 바라보는 지점은 그녀의 과거지사와 자신을 이토록 만들어 버린 아비에 대한 관계가 묘하게 다가오며 주목을 끌었으니, 영화 <한나>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열여섯 순수하고 치명적인 살인병기

강인한 체력, 치명적인 살인기술, 완벽한 전략! 열여섯 살 소녀 한나(시얼샤 로넌)는 전직 CIA출신 아버지 에릭(에릭 바나)에 의해 완벽한 살인 병기로 키워진다. 극비리에 진행시킨 위험한 임무가 시작된 순간 에릭과 헤어지게 되고, 급기야 정보기관에 납치당한다. 조직의 비밀기지에서 치명적인 기술로 탈출을 시도하는 한나. 이제 그녀는 탄생의 비밀과 그 배후의 거대조직의 음모와 직면하게 되는데.. 지금 그녀의 복수가 시작된다!


(심장을 비켜간 화살에 맞은 순록을 앞에 두고 총을 겨눈 '한나', 마지막에도 그대로 재현된다.)

영화의 시작은 정말 좋다. 개인적으로 유럽의 설원으로 쌓인 풍광을 너무 좋아하는데, 여기 '한나'도 그렇게 포문을 연다. 저기 북유럽 어디 핀란드의 깊숙한 곳 설원에서 한 소녀가 순록 사냥을 하는 모습은 오랫동안 해온 일처럼 관록이 묻어난다. 그리고 순록의 심장을 비켜간 화살을 대신해 총구를 겨누고 가차없이 쏜다. 이 장면은 영화의 마지막과 연결되는 것으로 꽤 의미있는 시퀀스다. 그러면서 뒤쫓아온 아비와 한바탕 육탄전을 벌이며 그동안 배운 액션을 다시 테스트 하는데, 한마디로 이 소녀는 야생에서 길러진 '늑대소녀'로 이름은 '한나'(시얼샤 로넌)다. 그렇게 아비와 그 깊은 산속에서 십여 년을 살아오며 세상과 단절한 채, 살아온 그녀였다. 무슨 이유로 그랬는지 모르지만, 이제 소녀는 세상으로 나가려 한다. 이에 아버지 '에릭'(에릭 바나)은 각오가 됐다는 듯이 꼭꼭 숨겨든 송수신기를 꺼내들고, 스스로 언제든지 준비가 되면 해당 버튼을 누르라고 한다.

깊은 숲속에서 십여 년을 칩거하며 살아온 부녀, 그들이 세상에 나온다.

그러면서 이 부녀는 헤어질 준비를 한다. 독일의 베를린 어느 '그림' 동네에서 만나자고 약속을 하고, 바로 세상으로 나가기 위함인데, 결국 한나는 세상 밖으로 신호를 보내며 아비를 먼저 떠나 보낸다. 그리고 급습한 정보 요원들에 의해 잡힌 '한나', 바로 어디인지 모를 취조실에 감금된 그녀는 그곳에서 탈출을 감행한다. 영화 트레일러 영상에서 있듯이 어느 아줌마 요원의 모가지를 비틀어 죽이고 여러 장정급 남자 요원들과 싸우고 총을 쏘며 미로같은 그곳을 탈출하기에 성공한다. 이런 그림은 감각적인 비트의 음악이 깔리며 한층 돋보이게 하는데, 그러면서 나온 곳은 어느 사막 한 가운데, 이건 뭐.. 다시 '웨이 백'으로 귀환인가?! ㅎ 아무튼 그 사막에서 어느 여행자 가족을 만나며 그들과 동행하게 된 '한나', 바로 모로코를 여행하는 그들과 함께 하며 시시각각 그녀를 쫓는 위기가 찾아오는데, 그때마다 한나는 맞부딪쳐 싸우기 보다는 도망치기에 바쁘다. 왜냐? 자신이 손만 되면 다들 죽기에..


(킬러로 돌변하면 꽤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일관하는 '한나' ㅎ)

'한나'와 '에릭'을 쫓는 요원들과 추격전, 그녀의 정체는 무엇인가?

한편 한나의 아비 '에릭'도 어느 비밀조직으로부터 추격을 당하며, 그 목표 지점으로 갈려고 하는데, 곳곳에 나타난 요원들과 영화 <아저씨>에서 원빈이 보여주었던 그런 스타일리시한 액션을 선보이며 에릭도 위기를 벗어난다. 이렇게 한나와 에릭을 쫓는 이의 수장격은 '마리사 위글러'(케이트 블란쳇)라는 아줌씨, 그런 역에는 케이트 블란쳇가 냉철한 이미지로 변모해 제대로 된 첩보원을 보여주었는데, 한나를 쫓는 모로코 똘마니들과 에릭을 쫓는 요원들, 그리고 그림 동네에서 만나게 되면서 누구라고 할 것 없이 위기가 닥친다. 하지만 그곳에 몰래 숨어있던 한나는 자신의 과거지사를 듣게 되고, 에릭을 만나고선 악다구니를 쏟아내며 자신을 이렇게 만든 원망과 한탄을 쏟아낸다. 그러고서 계속 어딘가로 뛰어가는 '한나', 그리고 그녀의 뒤를 쫓는 마리사 아줌씨..

과연 이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이며, 한나의 숨겨진 과거는 무엇이었을까? 아비 에릭은 왜 한나를 그렇게 킬러로 키워온 것일까? 이것은 영화의 스포일러로 바로 연결되기에 밝힐 수 없지만, 국내 홍보 문구에 나온 '열여섯 순수하고 치명적인 살인병기'라는 수식어를 상기한다면 그녀는 진짜 살인병기였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혹시 싸이보그?! ㅎ

이렇게 영화는 어찌보면 꽤 간단한 스토리다. 세상과 단절된 채 킬러로 키워진 한 소녀가 자신의 진짜 정체는 모른 채, 세상 밖으로 나와 자신을 쫓는 무리에 맞서 복수를 가한다는 이야기, 하지만 그런 복수는 어릴적 총에 맞아 죽었다는 어미에 대한 기억만 있을 뿐, 그녀가 세상을 향해 던지는 칼날의 시위는 사실 대단하지는 않다. 다만 영화가 그리고자 하는 느낌은 소녀의 정체성과 감성의 변화에 초점을 맞춘 느낌이 다분하다. 즉 그 모로코에서 만난 여행자 가족을 통해서 '한나'는 세상 사람과 소통하는 법을 배우고, 거기에서 만난 동녀배 주근깨 소녀와 친구가 되는 과정은 분명, 사춘기적 소녀의 감성을 일깨우며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 영화를 바라볼 때 가열한 액션을 기대하는 이들에게 어느 정도 실망을 안겨주는 전개가 아닐 수 없는데, 하지만 영화는 시종일관 소녀 '한나'에 계속 초점을 맞추며 '왜 그녀가 쫓기는가'에 초점을 맞춘다.


(하얀 설원에서 모습은 마치 야성의 늑대소녀를 보는 듯 하다.)

이 지점에서 관객들은 분명 그 비밀조직과 한나가 관계되어 있다는 점과 에릭이 전직 CIA 출신인 것을 감안한다면, 그녀는 어찌보면 희생양이 아니었을까 추측을 하게 되고, 그것은 대충 들어맞게 돼 이것이 바로 영화의 스포일러가 된다. 아무튼 영화는 꽤 감각적인 영상미를 자랑하듯 포팅돼 추격전의 그림들은 영화 <트레인스포팅>에 나온 음악처럼 경쾌하면서도 강렬한 비트로 무장해 색다른 매력의 액션을 과시한다. 그것은 리얼 첩보액션의 진수 '본'시리즈의 무술감독이 만들어낸 액션과 일렉트로닉 음악의 대부 '캐미컬 브라더스'의 음악과 미술의 조화, 그리고 이런 연출을 웰메이드로 만들어낸 '조 라이트' 감독까지, 특히 조 감독은 <어톤먼트>, <오만과 편견>을 연출하여 세계 영화제에서 트로피를 거머쥐며 명감독 반열에 오른 인물로, 그는 드라마틱한 감성과 강렬한 액션을 완벽하게 조화시킨 이번 작품 '한나'를 통해서 다시 한번 주목을 끌고 있는 것이다.

기존 액션 스릴러와는 색다르고 감각적인 영화 '한나', 볼만하다.

물론 이런 연출진 이외에도 이 영화에서 16살 액션 킬러로 분전한 주인공 '시얼샤 로넌'의 존재감 백프로는 물론, 여기는 두 명의 유명한 배우가 시소처럼 양쪽에서 균형을 잡아주며 그림을 완성시킨다. 먼저 여기 '한나'를 쫓는 비밀조직의 요원으로 나오는 '케이트 블란쳇', 아카데미 골든글로브를 휩쓴 명품배우답게 그녀는 <로비후드>,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반지의 제왕>, 그리고 그녀를 엘리자베스 1세 여왕으로 각인시킨 <엘리자베스>와 <골든 에이지>까지 그녀는 유명작에 나온 여배우로 여기선 한나를 쫓는 비밀요원 역을 냉철하게 제대로 보여주었고, 그리고 이런 한나를 킬러로 키워낸 아버지이자 전직 CIA 요원 역에 '에릭 바나'가 분전해 꽤 매력적인 분위기를 발산하다. 개인적으로 이 배우는 <천일의 스캔들>에서 '헨리8세' 역이 기억에 많이 남는데, 여기서는 한나를 십여 년간 키워낸 어찌보면 그녀의 스승 같은 존재다. 늑대소녀에게 각종 언어는 물론 온갖 지식을 백과사전을 통해서 가르쳤으니 말이다. 

이렇듯 영화는 '한나'를 위시해 두 인물을 대칭시켜 이들이 쫓고 쫓기는 양상으로 그려낸 일종의 첩보물이다. 그런데 이런 첩보의 그림들이 소위 가열한 액션 대신에 16살 가녀린 소녀의 바디 만큼이나 소위 임팩트가 쎄지는 않다. 다만 몇 번의 액션 시퀀스는 당수권을 보듯 호쾌함을 선사하며, 그럴 때마다 깔리는 감각적인 음악과 함께 충분히 볼만하다. 그래서 이 영화는 꽤 스타일리시한 매력의 지점에서 명감독 '조라이트'만의 감각적인 영상미를 선보이며 눈길을 끈 것인데, 때로는 북유럽의 전설속에 나오는 동화적 스타일로 다소 몽환적 연출까지 전반적으로 기존의 액션 스릴러와는 궤적을 분명 달리 하는 느낌이다. 결국 16살 가녀린 소녀였기에 어떤 가열한 액션의 향연 보다는 소녀적 감성으로 터질듯 안 터질듯 감각을 조절하며 그려낸 한 편의 '뮤비' 같은 영화 '한나'였음을 견지한다. 물론 주인공은 바로 '시얼샤 로넌'이다. 

뭐, 말이 필요없는 직접 보면 그 느낌이 온다. 무엇이 색다른지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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